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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키위 님의 서재입니다.

정비공이 너무 강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제스키위
작품등록일 :
2020.01.01 15:13
최근연재일 :
2020.11.08 22:36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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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0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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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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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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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냥이 아니라

DUMMY

기관포대가 불을 뿜기 시작하고, 총알의 비가 중력을 거스르기 시작한다.

마치 고철 장벽을 세우던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내가 미리 개조해둔 기관포대는 총 20문.

제어탄을 이용한 개조를 끝마쳐둔 덕분에 로봇이 마음대로 조종하며 비행전투병들을 요격한다.

빽빽하게 늘어선 탄막을 미쳐 회피하지 못하고 2마리의 비행전투병이 연기를 뿜으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계속 이대로면 좋겠지만, 기관포대의 사거리에 비행전투병이 들어왔다는 것은 비행전투병 또한 기관포대를 노릴 수 있다는 것.

키에에엑!

기분 나쁜 음파를 내지르며 비행전투병들도 날개에 장착된 기관총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투과가각!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퍼지며 비행전투병들의 기관총이 기관포대를 덮쳤다.

퍼버벙!

기관포 2문이 더 이상 쓰지 못할 정도로 망가지고, 다른 기관포들도 이곳 저곳이 움푹 패였다.

물론 총알이 기관총만을 노리고 덤벼든 것은 아니었다.


[보호막: 61%]


잠시 기관총탄에 스친 것 뿐인데 순식간에 깎여나간 보호막.

물론 그 와중에도 나 또한 반격을 멈추지 않아서 전투병 3기를 더 격추했지만, 적들은 아직도 11기나 더 남았다.

그때, 비행전투병들이 통상적인 일격 이탈 전법을 구사하지 않고 고도를 낮추며 내게 달려든다.

허, 이 녀석들 봐라?

정면 승부라면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는 건가?

도대체 어째서 이런 판단을 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잘 써먹어 주마.


[방전탄: 5개]

[고철류탄: 5개]


비행전투병들 상대로는 고철류탄을 던졌다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짜릿한 맛을 보여주마.


“이거나 먹어라!”


곧장 비행 전투병들을 향해 던져진 2개의 방전탄.

방전탄은 곧바로 허공에서 전기를 발산하며 비행전투병들의 회로를 구워버린다.

스모커의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더 화력을 올린 버전이니만큼 그 효과는 확실했다.


“비행전투병, 9개체 다운.”

“오케이!”


단번에 9마리의 비행전투병이 구워지고 바닥으로 비행전투병들이 추락해간다.

좋아.

남은 2마리는?

쾅!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 남은 2마리의 비행전투병이 기관총탄에 온몸을 꽤뚫리며 기관포대에 추락했다.

조그만한 폭발이 일어나며 남아있던 기관포대의 절반 이상이 박살난다.


“자살 공격?”


잠깐만.

분명히 이 녀석들이 자살 공격을 하는 때는...

후속 공격대가 있는 경우에만 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우우웅-

반중력 장치 특유의 기묘한 엔진음이 허공에 울려퍼진다.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 엔진음이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자,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공중을 가득 메운 비행전투병의 때.

그 수는 어림잡아 50마리는 되어보인다.


“총합 62개체입니다. 주인님.”

“어. 그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줘서 고맙다, 야.”


거의 지하 20m에 위치한 모든 비행전투병이 몰려왔다고 해도 믿을 만한 수.

기관포대를 수리해서 버틸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로봇들이 몰려온 거지?

딱히 내가 저 녀석들의 어그로를 끌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글쎄요. 제 생각에는 여기서 해체되던 로봇들이 내지른 저주의 목소리를 감지한 게 아닐까요?”

“아니, 지금까진 이렇게 해도 이런 적은 없었어!”


20m에서 즉석으로 해체를 했다고 비행전투병의 습격을 받았다는 스케빈저의 사례는 단 한차례도 보고된 적 없다.

설마, 습격을 받은 놈들은 모두 죽어버려서 보고가 된 적이 없다는 결말은 아니겠지?

아무튼 지금은 저게 왜 날 쫓아오는지 생각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일단 도망칠 때다.


“후방 카메라. 작동시켜!”

“알겠습니다. 주인님.”


어째 요즘 내가 함선에 들어갈 때마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것 같네.

나는 품 안에 꼭 껴안고 있던 생체총을 꺼내들고 서둘러 둥지에서 뛰어내렸다.

타다다당!

내가 둥지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함께 기관총탄이 둥지를 휩쓸며 그 위에 있던 모든 것들을 갈아버렸다.


[보호박: 64%]


지금 내가 가진 수준의 보호막이라면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갈려나가겠지.

지금으로썬 도저히 맞서 싸울 방법이 없다.


“제트팩, 가동해!”


제트팩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오며 나를 중력에서 벗어나게끔 도와준다.

흘낏 후방 카메라에 녹화되는 영상을 바라보자 엄청난 기세로 나를 추격하는 비행전투병들의 모습이 보인다.


“우측 15m. 반중력 지대.”

“이젠!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어! 네가 알아서 해라!”


더 이상 내가 제트팩을 컨트롤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는 제어탄을 제트팩에 마구잡이로 쑤셔넣는다.

제트팩이 로봇의 제어 아래로 넘어오고, 나는 서둘러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최선 중 하나는 저 녀석들을 반중력지대로 유인하는 것이다.


“최대한 속도를 높혀! 돌파 가능한 지역을 찾아서! 단번에 돌파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총탄이 빗발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실제로 몇몇 총탄은 보호막을 차분히 두드린다.


[보호막: 45%]


보호막 수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과 함께, 내 몸이 반중력 지대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간다.


“우윽...”


내장이 뒤틀리는 듯한 기괴한 감각이 느껴진다.

그리고 몇 초후, 다시 정상적인 중력의 지배에 놓인다.

나는 잘 빠져나왔는데.

그럼 저 녀석들은?

몇 마리 정도는 추락하지 않을까?


“아, 젠장!”


그렇지만 그런 내 기대가 무색하게, 반중력 때문에 추락한 로봇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마치 미리 반중력 지대가 어딘지 알고 있었다는 것 마냥 반중력 엔진을 전환하며 무사히 반중력 지대를 빠져나온다.

젠장, 빌어먹을 대마법사 놈들.

왜 전쟁 때 중력 마법을 자유자재로 펼쳐서 반중력 엔진을 개발시켜?

아무 잘못 없는 조상님을 괜시리 욕하며 나는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날라간다.

중간중간 반중력 지대들을 몇 번 더 통과해야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췄다간 저 미친 로봇들에 따라잡혀 피떡이 될테니까.

젠장, 이건 또 왜이리 안벗겨져?

내가 팔에 장착된 투영기를 벗겨내려 애쓰는 동안, 내 앞에 두 번째 목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 로봇과 사소한 말다툼을 벌였던 버섯 모양 기둥이다.

좋아.

투영기는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딸칵, 이제 고철류탄을 꺼내서.

손 안에 쥐어들고.


“지금이냐?”

“지금입니다. 주인님.”


로봇의 지시대로.

고철류탄을 내 앞에.

투척.


“전원. 차단.”


로봇이 그렇게 선언하자 제트팩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꽃이 멈추고.

내 몸은 버섯 기둥의 코 앞에.

고철류탄은 내 코 앞에.

이대로 버섯 기둥을.

붙잡으면 되는데.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래서.

폭발.

코 앞에서 고철류탄이 폭발하며 사정없이 보호막을 두드린다.


[보호막: 충전중]


파직!

고철류탄의 충격량을 이겨내지 못하고 보호막이 박살난다.

그리고.


“커흑!”


고철류탄에서 터져나온 고철들이 내 보호복에 틀어박힌다.

그 충격 덕분에 제트팩으로 가속된 내 몸의 속도가 줄어들고.

헛구역질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됐다!”


어떻게든 간신히 버섯 기둥에 달라붙는데 성공했다.

뭐, 버섯의 갓 부분에 박쥐마냥 달라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말이다.

우우우웅-

이제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은 반중력 엔진의 소리의 합주곡이 들려온다.

좋아.

세팅은 완료했고.

나는 투영기를 가동시켜 내 모습을 허공에 투영시켰다.

그리고 투영기를 저 멀리 집어던지자, 마치 동력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곧이어 비행전투병들의 무리가 버섯 기둥을 스쳐 지나가며 투영기를 뒤쫓는다.

최대한 기둥에 딱 달라붙어 비행전투병에 감지되는 것으 피해본다.

나를 감지하지 못한 걸까?

다행이도 비행전투병은 뒤돌아 총격을 가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무사히 버섯 기둥을 지나쳤다.


“휴, 겨우 따돌렸네.”

“탐지기에 잡히는 바에 따르면, 투영기를 쫓아간 개체는 총 61기입니다.”

“61기? 잠깐, 그럼 한 마리가.”

“키에에에엑!!!”


귀가 찢어지는 듯한 불쾌한 음파가 울려퍼지고, 비행전투병 한 마리가 내 곁에 천천히 다가온다.

젠장, 한 마리는 수색용으로 뒤에 남겨둔 건가?

틈이 전혀 없네, 빌어먹을.

비행전투병은 그대로 내 몸을 찢어발기려 에너지 블레이드를 내게 들이밀었고.

나는 생체총을 꺼내들어 비행전투병의 머리에 제어탄을 박아넣었다.


“냥!”

“시스템 해킹중. 제어 권한 탈취 완료.”

“전자석, 해제해!”


슬쩍 고개를 들고 저 앞을 바라보니 투영기를 쫓아갔던 비행전투병이 되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대로 제어권을 탈취한 비행전투병의 위에 올라타고, 나는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


“비행전투병 쪽으로 달려들어!”

“그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요? 주인님.”

“아냐. 저 형태의 비행전투병은 생각보다 난전에 취약해. 계속 도망치는 것보단 난전을 유도하는게 나아.”

“글쎄요... 그냥 후퇴하는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어탄과 수류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충분히 전부 처리할 수 있다.

로봇은 그냥 이대로 거리를 벌리고 지상으로 돌아가는 걸 추천했지만, 그래선 안된다.

아직 20m로 내려온 목적을 전부 달성하지도 못했는데 그냥 돌아가기엔 수지가 안맞다.

어찌됐든 비행전투병들과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지고, 기관총이 다시 작동하며 내게 쏟아부어지기 시작했다.


[보호박: 4%]


막 파괴됐다 재생된 보호막이 또다시 순식간에 깎여나간다.

나는 적당히 기회를 엿보다, 거리가 충분히 좁혀졌다고 판단된 순간 로봇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제트팩 가동하고, 저걸로 방패를 대신해!”

“알겠습니다.”


파바바박!

사선을 대신 가로막고 서며 내 방패가 되어준 로봇이지만, 당연하게도 순식간에 파괴되어 바닥으로 추락한다.

하지만 로봇이 벌어다 준 그 순간.

아주 찰나의 순간.

그 순간 덕분에 나는 무사히 제트팩을 가동해 비행전투병의 아래쪽으로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그대로 고도를 높이며 가까운 비행전투병 몇 마리에 제어탄을 발사해 제어권을 탈취한다.

제어권을 탈취한 로봇을 발판삼아 공중에 발을 디디고 서고.

나는 남아있던 방전탄과 고철류탄을 모조리 허공에 퍼부었다.

그래.

이게 바로 쓰레기장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비장의 전술.

총으로 해결이 안되면 수류탄을 던져라다.

방전탄의 불빛과 고철류탄의 폭발이 만들어내는 불꽃놀이가 허공에서 벌어진다.


“42체, 신호 로스트.”


한 방에 42마리인가?

그럼 남은 놈들은 19마리.

이 정도면 딱 총으로 상대하기 좋은 수다.

로봇은 나를 비행전투병의 무리 한가운데로 진입시켰고, 나는 곧장 4마리의 비행전투병에 제어탄을 발사했다.


[제어탄: 23]


아직 내게 남은 제어탄은 많다.

물론 비행전투병들도 얌전해 당하고만 있진 않아서 회피기동을 실시하며 내 뒤를 잡으려 한다.

하지만.

나는 폴짝 폴짝 제트팩을 이용해 역으로 비행전투병의 등 뒤를 잡으며 각개격파한다.

순식간에 비행전투병의 수가 줄어들어가고, 결국 최종적으로 남은 건.

내가 마지막에 발판으로 사용하던 비행전투병 단 한 체 뿐이었다.


“오케이. 전부 클리어.”

“이걸 전부 다 잡아낼 수 있을거라곤 생각 못했는데요.”

“뭐, 이 타입은 근접전에 취약하니까.”


쩝.

이렇게 되고 나니까 투영기를 괜히 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하지만 괜찮다.

투영기는 마녀한테서 뜯어온게 아직 남아있다.

투영기는 그렇게 수리하면 되겠고, 이제 남은건 평화롭게 재료들을 파밍하는 일만 남았다.


“반중력 장치는 충분히 모았고. 그럼 이제 수정들이나 캐러 가볼까?”

“주인님은 정말 정비공이 맞습니까? 혼자서 저 많은 수의 로봇들을 사냥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뭐, 대처법은 알고 있으니까.”


로봇들과 싸워온 시간이 그렇게 긴데, 간단한 대처법 정도도 모르겠는가?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더 이상 전투가 아닌 작업일 뿐이다.

이번에 저 녀석들에게 쫓긴 것도 평소와는 다른 녀석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수정들이 모여있는 구역으로 로봇을 타고 가자, 이상한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저건...”

“지난번에 봤던 그건가?”


거대한 살덩어리가 꿈틀거리며 수정들을 집어삼키고 있던 것이었다.


작가의말

공돌이: 혼자서 62명의 로봇은 가뿐히 쓸어버릴 수 있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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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지하 30m +5 20.01.31 638 26 12쪽
32 습격 20.01.30 683 25 14쪽
31 너의 이름 +5 20.01.29 680 26 13쪽
30 너의 이름은 +4 20.01.28 649 28 13쪽
29 불시 점검 +2 20.01.27 672 25 12쪽
28 로봇 웨이브 +2 20.01.26 743 27 12쪽
27 인형의 집 +3 20.01.25 763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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