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스키위 님의 서재입니다.

정비공이 너무 강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제스키위
작품등록일 :
2020.01.01 15:13
최근연재일 :
2020.11.08 22:36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47,998
추천수 :
1,570
글자수 :
285,789

작성
20.05.07 04:16
조회
411
추천
12
글자
10쪽

너의 이름은

DUMMY

“저 잘할수 있어요! 있죠, 막 약물투여해서 일주일동안 방치해도 되고요. 가마솥에 넣고 뭉근하게 푹 끓여도 살아남을 자신 있어요! 뭘 해도 좋으니까 제발...!”

“일단 좀 진정해라. 도대체 왜 이렇게 흥분했어?”

“아니, 흥분 안했어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해요, 주인님!”


아니, 도대체 몸에서 영혼을 빼내서 저장한다는 정신나간 실험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건데?

콩.

나는 마녀의 머리를 쥐어박아 잠시 마녀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설명. 자세히.”

“우그극... 네에...”


머리가 간지러운지 머리를 움켜쥐고 바닥을 뒹굴던 마녀는 곧 바닥에 정좌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마녀는요오... 악마와 계약해서 후천적으로 되는 종족이라는 거 아시죠?”

“그래. 너무 잘 알지. 그리고 정확하겐 ‘구 악마’라고 해야 한다? 한 글자 차이지만 뜻이 너무 달라지니까?”

“아무튼, 마녀는 악마들과 계약할 때 몸의 일부 빼앗기고, 영혼을 저당잡혀요. 죽고 나서 영혼을 빼앗기는 불공정 계약인 거에요.”


뭐, 구 악마와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대는 영혼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시대였으니까.


“그래서?”

“그 계약 때문에 마녀들은...”

“언데드가 되지도 못하고, 환생도 못하고, 천국도 못가지. 물론, 부활도.”

“네엣! 죽자마자 영혼을 악마가 회수해 가거든요. 그래서...”

“구 악마.”

“구 악마가요! 그런데 주인님이 설명하신대로라면 저 장치는 제 영혼을 ‘보관’하는 거잖아요? 제가 살아있는 상태로요.”

“뭐, 그렇지.”

“언데드화는 엄연히 제가 ‘죽고’ 언데드가 되는 거라면, 주인님의 장치는 제가 살아있을 때 작동하는거죠? 그렇다면 저는...”

“악마와의 계약을 회피할 수 있다. 뭐 그런 거냐?”

“네! 맞아요! 일종의 망령 상태? 그런 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죠.”


사이버 상에서 망령으로 살아남으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사이버 망령인가?

어찌됐든 이 실험은 이 녀석에게 무척 좋은 일이라는 거구만.

이 녀석에 좋다고 하니까 갑자기 의욕이 팍팍 떨어지는데...


“아, 그냥 알바나 구할까...?”

“여기! 여기 있어요! 저 시켜주세요! 잘할 자신!”

“그래. 그래. 너 해라. 그래.”


뭐, 이 정도쯤은 괜찮겠지.

만약 저 녀석이 정말 사이버 망령이 되는데 성공한다면 이용해먹을 구석이 더 늘어나는 거니까.

거기에다가...

이 녀석, 말은 안하지만 분명 노예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노예계약이 영혼에 작용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육체에는 단단히 작용하고.

영혼 스캔 장치로 할 수 있는건 영혼의 보관 뿐만이 아니니까.


“자, 그럼 여기 앉아. 조금 아플 수도 있으니 발버둥치지 말고~”


영혼 스캔 장치를 내 보호복과 연결해 전원을 공급하며 마녀를 의자에 앉힌다.


“저기... 왜 제 팔을 묶는, 아니, 다리까지 묶어요?”

“아니~ 의식을 잃었을 때 쓰러질 수도 있으니까.”

“...조금 아픈게 아니죠. 주인님...?”

“조금 간지러울 거야~”

“주인님?! 꺄아아악?!”


마녀의 두피와 두개골 사이에 쇠못을 끼워넣는다는 아주 간단한 작업을 하는데도 마녀는 엄살을 사방으로 피워댔다.


“저기, 주인님? 진짜 위험해 보이는데요? 사방으로 피가 튀기는데요?”

“어휴, 너도 참 겁이 많네. 저건 피가 아냐. 마녀의 피는 푸른색이거든. 액체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던 마력이 빠져나올 뿐이야.”

“아니, 아니. 비명 소리가 이거, 의험한데요? 막, 여자아이가 내면 안된는 소리가 들려오는데요?”

“그게 다 남녀차별이다. 이 말이야.”


오곡 시리얼을 찾는 소리가 뭐가 어때서?

아무튼 스캔 장치의 설치가 전부 끝나고, 마녀는 축 처진 상태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럼 가동한다? 정신 잘 놓치고 있어라?”

“흐에엑?”


사이버-틱한 원본 장치와는 다르게, 오컬-틱한 모습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스캔 장치.

푸른빛이 감도는 신비한 불꽃이 마녀의 머리에 꽂힌 대못 사이에서 파직거리고.

마녀가 몸을 벌벌 떨더니 훼까닥, 하고 눈동자가 뒤집어졌다.


“...괜찮은 거 맞죠?”

“아직까진 계산대로네.”


이브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마녀의 영혼은 그대로 성물함을 거쳐 데이터화 되어 보호복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보호복 안으로 들어온 마녀의 데이터를 확인하려는 찰나.


“으엑? 엑? 뭐야? 여긴?”


보호복 안으로 들어온 마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내 귀를 찔렀다.

내가 인상을 찡그리며 마녀의 목소리를 조절하는 사이, 이브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와! 와!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으엑?! 뭐, 뭐야? 누, 누구세요?!”

“아휴, 척 보면 보이잖아요. 제가 누굴 거 같아요?”

“어... 이브 씨..?”

“이브 씨가 아니라. 이브 언니! 이브 언니라고 불러야죠?”

“아... 네...... 언니요?”


어째서인지 잔뜩 들뜬 이브와 마녀는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이브가 말을 늘어놓는 방식이긴 했지만 말이다.


“후후후, 후후. 저도 말이죠. 드디어 여동생을 얻은 거네요! 얏호!”

“언니? 언니? 어째서 언니라고...”

“그야, 당신은 이제 막 사이버 망령이 된거잖아요? 그럼 당연히 제가 언니죠?”

“네? 내? 아니, 그보다 이보씨, 여자였네...요?”

“이브씨가 아니라 언니!”

“이브. 언니...?”

“으흠. 그거에요. 그거!”


음.

영혼의 용량이 고작 168kb밖에 안하다니.

영혼이란 건 생각보다 가벼웠구나?

그만큼 뭔가 건드릴 부분이 적다는 거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며 계속해서 영혼의 데이터를 살펴봤다.


“자, 한번 더!”

“이브 언니?”

“그거에요!”

“얌마, 서로 껴안지 마! 데이터가 서로 섞이잖아!”

“저, 저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이브!”

“네~ 그럴게요~”


도대체 보호복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적당히 이브의 데이터를 살펴보며 적당한 공간을 확보했다.

좋아.

그럼 이제 여기다가 미리 준비해둔 데이터를...


“흐야아아앗? 응앗? 앗? 으읏, 읏?”

“도, 동생? 무슨 일이야!”

“조금 간지러울 거야~”


해킹은 특기가 아니지만, 적당히 코드를 수정하는 정도면 나도 충분히 가능한 짓이다.

본래 영혼에 마법을 세기거나 조작을 가하려면 상당한 양의 마력과 컨트롤 실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영혼을 데이터화 시켜서 코딩을 한다면?

마력?

그딴거 필요없이 누구나 영혼을 조작할 수 있다.

우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만들고 보니 진짜 위험한데?

아니, 그냥 위험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짜 위험해. 이거.

일단 영혼을 건드린다는 것 만으로 교회에서 개거품을 물고 달려들 거고.

쓰레기장 녀석들은 노예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신나서 달려들 게 분명하다.

그리고 드래곤들은 뭔가 신기한게 생겼다며 억지로 뺏어가겠지.

음.

절대 들키면 안되겠다.

이거.


“응기잇, 응호옷, 응힛...”

“뭐, 뭐에요! 이거! 동생한테 막 이상한 문신이 생기는데요?”

“거의 다 끝났어. 임마.”


좋아.

이걸로 노예 계약 인스톨 완료.

이걸로 이제 마녀 녀석이 도망칠 방법은 없어졌다.


“좋아. 작업 다 끝냈으니까, 돌아갈 준비 하고 있어!”

“에, 벌써요? 조금만 더 놀게 해주세요!”

“안돼. 슬슬 육체가 위험해지거든.”

“네?”

“만들땐 몰랐는데, 만들고 보니까 부작용이 좀 있더라.”


음.

사실 부작용은 아니지만?

아니, 부작용인가?

대못을 머리에 꽂아넣고도 몸이 무사할리 없으니까?


“지금 막, 팔다리에서 경련이 일어나는 단계거든? 조금 위험하달까...”

“에엑, 진짜요? 빨리 돌려보내야죠!”

“그래. 빨리 돌려보내야 하니까 좀 비켜봐. 서로 너무 겹쳐있어서...”


마녀의 영혼을 원래의 몸으로 되돌리기 위해 다시 장치를 조작한다.


“좋아. 지금 전송한다?”

“넵! 빨리요!”

“그럼...”

“흐긋읏!”

“으엑, 동생?!”


내가 장치를 조작하는 순간, 마녀의 몸이 발작이라도 일으킨 걸까?

마녀와 이브의 데이터가 갑자기 뒤섞이기 시작하고.


“어, 야. 잠깐만?”

“흐에에에엑?!”


이런, 망했다.

마녀의 몸으로 복귀한 영혼은, 마녀의 영혼이 아니라 이브의 데이터였다.

아니, 잠깐만.

이브는 자동인형이 아니어서 영혼이 아닌데...?

잠깐, 그러면 이 경우엔 어떻게 되는 거지?


“얌마, 이브? 너 괜찮냐?!”


서둘러 이브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이브의 반응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오로지 불길한 정적과 마녀가 약간의 신음소리를 낼 뿐.


“이브? 이브? 얌마, 괜찮냐?!”

“으... 시끄러워요. 큰 소리로 외치지 마세요.”

“...?”


그 때였다.

의자에 묶여있던 마녀의 입에서 투정이 튀어나온 것은.

어라? 진짜?

진짜로?


“...이브. 너냐?”

“그럼. 제가 아니면 다른 누구겠어요?”

“마녀?”


허.

이게 가능한 일이었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의 몸에 인공지능을 집어넣는다고 인공지능이 사람의 몸을 움직일 수는 없다.

그야, 인공지능은 영혼이 아닌 인공지능이니까.

그런데.

이브가 어째서 마녀의 몸을 움직이고 있는 거지?


“으갸갸갸갹...! 머리에 도대체 뭘 꽂아둔 거에요!”

“아, 미안. 지금 빼줄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일어난 일을 설명하자면...


“흠흠, 이게 사람의 신체군요..?”

“에? 어라? 저기요? 연결이 끊긴거 같은데요? 주인님? 주인님?”


이브가 마녀의 육체를 차지하고, 마녀는 내 보호복 안에 갇혀버린 것이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작가의말

이브의 본체를 얻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거 같으니


대신 마녀의 몸을 선물로 줬습니다


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정비공이 너무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 6일 연재 할게요 20.02.02 236 0 -
공지 제목 정비공이 너무 강함 유지합니다 20.01.11 305 0 -
공지 밤 12시에 연재하거나 낮 12시에 연재합니다 20.01.06 391 0 -
공지 쓰레기장 지도입니다 +1 20.01.03 1,313 0 -
50 의식불명 +4 20.11.08 399 10 9쪽
49 미리암의 술집 +6 20.05.31 392 10 12쪽
» 너의 이름은 +5 20.05.07 412 12 10쪽
47 거부하기 힘든 제안 +2 20.05.03 403 12 12쪽
46 자업자득 +4 20.03.31 400 11 14쪽
45 흡혈귀(ㅋ) +5 20.03.12 447 17 14쪽
44 고스트 버스터즈 +3 20.02.29 483 22 12쪽
43 에너지 드레인 +5 20.02.28 448 19 12쪽
42 작업 준비 +4 20.02.22 451 23 13쪽
41 이유 있는 불안 +3 20.02.14 488 25 14쪽
40 커다란 힘 +4 20.02.11 554 25 11쪽
39 크고 아름다운 +2 20.02.09 540 21 13쪽
38 작은 실수 +4 20.02.06 542 21 12쪽
37 생선 앞의 고양이 +2 20.02.05 593 30 12쪽
36 치트키 +2 20.02.04 568 29 13쪽
35 E-V2 +5 20.02.02 610 26 13쪽
34 뇌둥둥 +3 20.02.01 563 24 11쪽
33 지하 30m +5 20.01.31 638 26 12쪽
32 습격 20.01.30 683 25 14쪽
31 너의 이름 +5 20.01.29 679 26 13쪽
30 너의 이름은 +4 20.01.28 649 28 13쪽
29 불시 점검 +2 20.01.27 672 25 12쪽
28 로봇 웨이브 +2 20.01.26 743 27 12쪽
27 인형의 집 +3 20.01.25 763 29 12쪽
26 생체 로봇 +3 20.01.24 778 29 13쪽
25 사냥이 아니라 +3 20.01.23 751 3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