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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64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6.26 07:00
조회
678
추천
8
글자
11쪽

8-18

DUMMY

조영은 주주 총회장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조영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여한모가 올라왔다.


“보스, 뉴욕에서 마이클이 연락을 했습니다. 보스와 직접 통화하고 싶다고 전화를 끊지 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이클이? 지금 뉴욕은 몇 시야?”


“뉴욕 현지는 저녁 6시가 조금 넘었을 겁니다. 일본 증시에 투입된 옵션 행사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마이클이 아주 초조한 모양입니다. 보스가 통화해서 진정시켜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어.”


조영이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마이클? 잘 지내고 있어요?”


[보스, 안녕하십니까? 오늘....아, 그곳에서는 어제인가요? 뉴스 보셨지요? 닛케이지수가 30,789.5 포인트까지 하락했습니다. 이제 옵션을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마이클. 마이클이 흔들리면 직원들이 동요하게 됩니다. 이제 곧 일본 주식 시장이 개장하겠군요?”


손목시계를 들여다본 조영의 말에 수화기를 타고 마이클의 대답이 빠르게 넘어왔다.


[그렇습니다, 보스. 약 30분 정도 후면 장이 시작될 겁니다. 오늘 폭탄을 투하해도 되겠습니까?]


“마이클, 어차피 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했던 대로입니다. 너무 떨지 말고, 30,000 포인트를 기준으로 작전을 시작하세요. 오늘이든 내일이든 시작하는 시점은 마이클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나는 전쟁의 시작을 승인했고, 작전의 시작은 현장의 판단이 중요하니까요”


[보스, 너무 떨립니다. 마치 2차 세계대전을 끝내는 핵폭탄을 일본에 투하한 조종사의 마음이 지금 제 마음과 비슷할 겁니다. 제가 폭탄 창을 개방하는 순간, 일본 전역은 난리가 날 겁니다.]


“마이클, 마이클이 버튼을 눌러야 이 싸움이 끝이 날 겁니다. 마이클과 팀원들이 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세요, 마이클.”


[알겠습니다, 보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수고하세요, 마이클.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조영이 수화기를 내려놓자, 옆에 있는 여한모도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드디어 작전의 시작을 명령하셨군요, 보스?”


“뭐야, 한모 너도 떨고 있는 거야?”


“보스, 우리가 사들였을 때 닛케이지수가 38,000 이었습니다. 무려 8,000 포인트나 하락한 거고요. 21%나 하락한 상태에서 옵션을 행사하는 겁니다. 아마, 오늘 세계 증시가 출렁할 겁니다. 무려 20억 달러의 옵션을 실행하다니요, 보스. 오늘 꼭 한부 건설의 주주 총회를 가셔야겠습니까? 오늘 일본 증시에 대한 옵션 행사가 마무리되면 한부 건설 정도는 그야말로 껌값입니다. 보스가 원하시면 한부 건설을 통째로 사들일 수도 있을 만큼의 자산가가 되실 겁니다.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증시 뉴스나 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한모야, 앉아라. 앉아서 담배 하나 피워. 너무 흥분했다.”


조영의 말에, 여한모가 조영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영이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어 여한모에게 하나를 건네주고, 자신의 입에도 하나를 물었다.

조영이 라이터를 켜서 여한모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고는 자신의 담배에도 불을 붙였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피웠다.


“한모야. 우리가 섬을 떠날 때 마르코 사부가 주신 비밀계좌에 들어있던 돈이 1백만 달러가 조금 넘었었다. 기억하지? 10년 전이었어. 10년 만에 우리는 마르코 사부의 돈을 수백, 수천 배로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놀라운 일이고, 기쁜 일이다. 하지만 운이 따라 주어서 가능한 일이었고, 우리는 항상 올인을 외치고 나서 결과를 기다렸어. 이번 일본 증시에 대한 작전도 올인이었고, 이번 작전이 실패했다면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었을 수도 있어. 하지만 말이다, 한모야. 나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섬을 나온 것은 아니야. 돈을 버는 것은 수단이고 방법인 거야. 나는 그 돈을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복수를 하기 위해서 세상에 나온 것이었다. 나는 지난 10년간 그 사실을 하루도 잊은 날이 없어. 오늘 내가 한부 건설의 주주 총회장에 가는 것은, 복수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가는 거야. 어찌 보면 바보 같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늘 내 통장에 들어올 돈보다도 한부 건설의 주주 총회장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한모야, 네가 흔들리면 안 돼. 우리는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어. 내가 방향을 잃

고 헤매는 순간이 온다면 한모 네가 나를 잡아주어야 하잖니? 네가 흔들리면 안 된다.”


긴 이야기를 마친 조영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여한모를 바라보았다.

여한모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끈 후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조영에게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보스. 제가 잠시 초심을 잃고 흥분했습니다.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일은 마이클과 싱가포르팀에게 맡겨 놓고, 저는 보스를 수행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조영도 담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영이 한 걸음 옮겨서 여한모에게 다가왔다.

조영의 오른손이 여한모의 왼쪽 어깨 위로 올라가면서, 등을 토닥이고는 천천히 여한모의 몸을 당겨 안았다.


“고맙다, 한모야.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이만큼 올 수 있었다. 우리 남은 길도 함께 가자. 고맙다, 한모야.”


여한모가 두 주먹을 말아 쥐면서 힘을 주었다.


* * *


한부 건설의 주주 총회가 열리는 장소는 본사의 대강당이었다.

조영이 탄 승용차가 한부 건설에 도착했을 때는 로비에서부터 매우 혼잡한 상황이었다.

많은 직원들과 보안 요원들이 나와서 질서를 유지하고자 움직이고 있었지만, 총회장에 입장하려고 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여한모의 지시를 받은 경호원 중 한 명이 한부 건설의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다가갔다.

뭐라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조영이 있는 쪽을 힐끗 쳐다본 한부 건설의 직원이 빠르게 로비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에 누군가를 데리고 나왔다.

직원과 함께 조영 일행에게 다가온 사람이 묵례했다.


“안녕하십니까? 한부 건설 비서실에 근무하는 박진호라고 합니다. 정필모 사장님께 미리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조영과 여한모가 박진호의 뒤를 따라서 로비로 향하자, 줄 서 있던 사람들 중에 일부가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야, 뭐야. 저기 저 사람들은 왜 줄을 안 서는 거야? 지금 주주를 무시하는 거야?”


한 사내가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서 동조하는 고함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죄송합니다. 요즘은 민주화 열풍을 타고, 주주 총회장에도 저런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괜찮습니다, 저런 분들이 많이 오시나 보네요?”


“회사 주식을 한 주 가진 분들이 꽤 많이 오십니다. 대부분은 입구에서 차비나 받아서 돌아가는데, 간혹 총회장까지 입장하겠다고 저러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영과 여한모는 박진호의 안내를 받아서, 로비를 가로질러 가서 임원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임원용 엘리베이터 앞은 엄선된 보안 요원들이 철통같이 경비를 서고 있다가 박진호가 다가가자 길을 내어 주었다.


대강당은 3층에 있었다.

대강당 앞에도 역시 보안 요원들이 지키고 서 있었고, 보안 요원들 외에도 험상궂은 거구의 사내들이 제법 서 있었다.

조영과 여한모의 시선이 일단의 사내들에게 향하는 것을 알아챈 박진호가 입을 열었다.


“오늘 행사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 고용한 일용직들입니다. 항상은 아니지만, 가끔 이곳에까지 올라와서 난동을 피우는 일명 [주총꾼]들이 있어서 불가피한 일입니다.”


“회사의 비용처리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회사의 비용으로는 회계 처리가 곤란해서, 대주주이신 사장님께서 사비로 고용한 인원들입니다. 주주님들의 소중한 자금으로 처리하지는 않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마, 박진호는 여한모가 언급한 것이 회사의 공금인 주주의 돈으로 일용직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해서 질문한 것이라고 생각한 듯했다.

박진호의 신호를 받은 보안 요원이 대강당의 출입문을 열었을 때, 내부의 좌석은 이미 일찍 온 주주들로 자리가 가득 차 있었다.

조영과 여한모가 입구에 서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박진호가 총회장 내부를 관리하는 직원을 불러서 무어라고 귀엣말을 했다.

잠시 후에, 강당의 뒤쪽을 차지하고 앉아 있던 양복 입은 젊은 사내들이 우르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조영 일행에게 좌석을 양보했다.


“이거 우리 때문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주총꾼]들의 훼방을 막기 위해서 회사 주식을 한 주씩 나눠 받은 회사 직원들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던 겁니다. 신경 쓰지 말고 자리에 앉으시면 되겠습니다.”


“아, 그럼 이분들이 모두 한부 건설의 직원들이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조금 규모가 있는 회사의 주주 총회장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행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영과 일행들이 자리에 앉는 동안에도, 주주 총회장의 입구는 들어오려는 사람들과 막아서는 보안 요원들이 뒤엉켜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가끔은 고성과 욕설이 오고 가기도 했다.


“규모가 있는 회사인데도, 주주 총회장은 난장판이나 다름이 없군요. 보스.”


“그러게나 말이다. 직접 민주주의가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주주 총회장 입구가 더욱 소란스러워져서, 조영과 여한모는 대화를 중단하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회사의 중역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강당의 앞쪽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앞쪽에 앉아 있던 사내들도 회사의 직원들인지, 중역들이 다가오자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좌석을 양보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중역들이 자리에 앉자, 진행자가 나타나서 회의의 개시를 선포했다.

전년도 사업의 재무성과에 대한 결산보고와 배당에 대한 내용이 별 탈 없이 진행되었다.

이윽고 올 1년간 회사 경영을 담당할 임원에 대한 선임과 사임, 유임에 대한 안건이 회부되었다.

몇몇 소액 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발언권을 달라고 소리를 칠 때마다,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내들이 빠르게 다가가서 흰 봉투를 건네주는 모습들이 조영의 눈에도 여러 번 띄었다.


“보스, 지금 선임이 발표되는 유만호 이사가 알리카에서 선임을 요청한 몫으로 배정받은 사람입니다. 정필모 사장이 추천한 사람입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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