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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776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5.23 07:00
조회
723
추천
7
글자
11쪽

8-9

DUMMY

자리에 앉고 마실 것을 주문한 조영이 차에서 가지고 온 작은 종이 가방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게 뭐예요, 오빠?”


“선물! 열어 봐.”


“우와, 이건 뭘까요. 궁금한데요. 헤헤헤.”


밝게 웃은 이신애가 종이 가방 안에서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포장을 조심스럽게 벗겨내자 투박한 디자인의 검은색 전화기 두 대가 나타났다.


“우와. 전화기네요? 이거, 혹시 통화되는 거예요?”


“아마도? 나도 아직 사용을 안 해봤어. 어디 보자, 이게 내 건가 본데?”


전화기 2대 중 한 대에는 파란색 리본이, 한 대에는 분홍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파란색 리본을 뜯어내고 전화기를 집어 든 조영이 수첩을 꺼내어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에,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두, 세 차례 울리자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네, 보스. 데이트는 즐거우십니까? 흐흐흐.]


“응, 이제 막 네가 준 선물을 개봉했다.”


[제가 보스의 첫 통화 상대인가요? 영광입니다. 흐흐흐.]


“나는 신애하고 밥 먹고, 술 마시고, 한강 쪽에 커피 마시러 왔는데, 한모 너희는 뭐 하고 있냐?”


[저도 말숙이하고 밥 먹고, 영화 보고 시내에서 커피 한잔하고 있습니다.]


“아까 전화했었다고 직원이 얘기하던데?”


[아, 별거 아니에요. 황문달 사장이 연락 온 게 있었는데, 급한 일은 아니니까 내일 말씀드려도 되는 건이고요. 아까, 제가 보스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으셔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직원한테 연락했던 겁니다. 혹시 사용법을 모르시는 건가 싶어서요. 흐흐흐.]


“나를 놀리다니. 우리 조만간 날 잡아서 대련 한번 할까? 운동 삼아서?”


[보스, 이 전화기가 아직은 감도가 안 좋다고 하더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안 들립니다. 저는 커피 마시고 들어갈 거예요. 데이트 즐겁게 하십시오. 끊겠습니다.]


“그래, 말숙 씨한테 우리도 커피 마시고 조금 늦게 들어갈 거라고 전해줘. 이따가 집에서 보자. 끊는다.”


조영이 전화 통화하는 동안 종업원이 가져다준 커피를 마시고 있던, 이신애가 조영을 바라보았다.


“말숙이는 여 팀장님하고 함께 있대요?”


“응, 밥 먹고 영화 보고 지금은 커피 마시고 있다네. 아, 이건 신애, 네 전화기야. 이게 지방은 안 되는 곳이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꽤 잘 연결이 되는 모양이야. 좀 무거운 게 아쉽긴 하지만 가지고 다니면 편리한 점도 있겠지. 이 선물은 한모가 너와 나에게 주는 거야. 나중에 만나면 인사해줘. 한모가 그런 거 잊지 않고 챙겨서 말해주는 거 은근히 좋아한다. 신애 네가 감사 인사를 안 하면 속으로 꿍할지도 몰라. 하하하.”


“여 팀장님이요?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에요?”


“한모가 좀 빨리 써야 하는 돈을 번 게 있어서, 겸사겸사 선물하는 거니까 가격에 부담가질 필요는 없어. 괜찮아.”


“고맙다고 여 팀장님께 먼저 전해주세요. 다음에 뵙게 되면 저도 꼭 인사드릴게요.”


두 사람은 상자에 동봉되어 있던, 사용 설명서를 꺼내놓고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신 전자제품들은 기능도 많았지만, 기능을 익히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젊고 총명한 두 사람은 오래지 않아 기본적인 사용 방법과 주의 사항을 익힐 수 있었다.


“이제, 아무 때나 연락하기가 쉬워지겠는데요?”


“응, 보고 싶을 때는 바로 전화하면 되겠네. 그래도, 수업 중일 때는 전원을 꺼놓아야 하겠는데?”


“오빠도 일하고 있을 때는 전원 차단하셔도 돼요. 괜히 내 전화 기다린다고 농땡이 치고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죠? 제가 보기보다 많이 먹어서, 오빠가 나 먹여 살리려면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야 한다고요. 호호호.”


“하긴, 아까 순대 먹는 거 보니까 정말 돈 많이 벌어야겠더라. 하하하.”


“뭐라고요?”


조영의 입에서 위험한 수위의 발언이 나오자, 곧바로 이어지는 응징이 이신애의 손가락 끝에서 조영의 옆구리로 전달되었다.


“아, 아야. 아냐 아냐, 내가 지금 생각해보니까, 잘못 본 거야. 신애가 너무 조금 먹어서, 걱정된다는 의미였어. 아야, 아야. 잘못했어. 용서해 주라. 응?”


“다음부터는 말조심하셔야 해요? 흥!”


이신애가 짐짓 눈꼬리를 치뜨면서 조영을 노려보자, 조영이 과장된 사과를 하다가 갑자기 이신애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깜짝 놀란 이신애가 얼어붙었다.


“하하하, 내 아킬레스건은 나의 옆구리라고. 자꾸 옆구리를 공격하면, 그때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키스 공격을 할 테니까, 조심하라고, 응? 하하하.”


놀리는 조영의 손에 부드러운 이신애의 손이 다가와서 포개졌다.

한참 동안 도란도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조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네. 다녀오세요.”


조영이 종업원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묻자, 화장실은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조영이 종업원의 안내를 기억하며, 카페의 밖으로 나와서 건물의 모퉁이를 돌자 단독 건물로 된 화장실이 있었다.

화장실 건물은 카페의 외관처럼 깔끔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출입문을 열자 정면에 손을 씻는 세면대가 두 개 위치해 있었고, 대형 거울이 붙어 있었다.

남자 화장실은 왼쪽, 여자 화장실은 오른쪽이었다.

잠시 후에 볼일을 마치고 나온 조영이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 앞에 섰다.


비누칠을 한 손을 비비면서 거울 속의 모습을 보던 조영의 귀에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자 계속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낮지만 거친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였다.

이어지는 소리는 여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조금 높은 톤이었는데, 두 목소리는 다투는 듯했다.


‘뭐지?’


흐르는 물에 비눗기를 닦아 낸 조영이 수도꼭지를 잠그고, 귀를 기울이자 소리는 조금 더 선명해졌다.


[싫어, 싫다고요.]


[이거 왜 이래, 너도 좋아서 여기까지 따라온 거잖아? 가만히 있어 봐.]


[싫다고요. 그냥 갈래요. 보내주세요. 싫어요. 소리 지를 거예요.]


[이런 씨발. 소리 질러봐. 누가 올 것 같아?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니까. 썅.]


짜악. 짜악.


[꺅~ 도와. 읍. 읍. 살려.흡.]


다투는 소리에 이어서 이어지는 소리는 폭력이 행해지는 듯한 소음이었고, 무언가에 막힌 듯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리다, 끊기다를 반복했다.


“후......나 참.”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조영이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입술을 모으고는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삐이~익.

어둡고 조용한 한강 변에서 조영의 휘파람 소리는 높고 날카로웠다.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의 문이 열리고, 조영의 경호원들이 급하게 내리는 모습을 조영이 볼 수 있었다.


삐이~~익.

한 번 더 휘파람을 불어주자, 마침내 경호원들이 조영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고, 조영이 손을 흔들어 신호를 건넸다.

경호원들에게 신호를 보낸 조영이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서는 오른쪽의 여자 화장실 출입문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휘파람 소리를 들었는지, 여자 화장실에서는 억눌린 비명이 약하지만 계속 나오고 있었다.


“도와 달라는 소리를 들어서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입을 뗀, 조영이 거침없이 여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은 세 칸으로 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칸은 열린 채로 비어 있었다.

세 번째 칸에는 사람이 있는지 닫혀 있었는데, 여자의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는 그 마지막 칸의 안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문을 열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문을 부수겠습니다.”


딸칵딸칵.

조영이 문을 흔들었지만, 안쪽에서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경찰이 올 겁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듯하니 문을 부수겠습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조영이 위협하자, 여자 화장실 안쪽은 잠잠해졌다.

그러나, 조영은 문을 부수는 대신 비어 있는 두 번째 칸으로 들어가서 좌변기를 밟고 올라서서 옆 칸을 넘어다보았다.


담장 너머로 살펴본 옆 칸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얇은 셔츠를 입은 젊은 아가씨가 있었는데, 셔츠의 단추는 다 뜯어져서 활짝 열려 있는 상태로 상체의 브래지어가 노출되어 있었다.

브래지어도 한쪽은 밀려 올라가 있어서 젖가슴이 다 드러나 있었다.

몸싸움이 있었는지 머리는 헝클어져서 산발이 되어 있었고, 젊은 사내가 오른손바닥으로 여자의 입을 단단히 막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시선은 문고리를 향하고 있었다.

그 둘은 밖에 있는 누군가가 문을 부수고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옆 칸에서 담을 넘어 내려다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두 손으로 잡은 칸막이의 단단함을 대충 확인한 조영이 가볍게 점프를 해서 칸막이의 꼭대기를 밟았다 싶은 순간 조영의 몸이 남녀가 있는 칸의 좌변기 뒤쪽의 물탱크 위에 발을 디디고 있었다.

그제야 인기척을 느낀 남자가 고개를 돌려 조영을 바라보았다.

남자의 얼굴을 마주한 조영은 치밀어 오르는 살기를 주체하기 힘들었다.


“이 쓰레기 같은 새끼.”


양손으로 양쪽 칸막이의 꼭대기를 잡아서 몸을 지지한 조영의 오른발이 남자의 안면에 적중했다.


우당탕.


“꺄악. 살려주세요.”


조영의 발길질에 얻어맞은 남자가 균형을 잃는 동안, 여자의 입은 자유로워졌고,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문고리를 잡아서 잠금을 해제했다.

여자는 밖으로 뛰쳐나가다가 여자 화장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일단의 사내들에게 막혀서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조영이 마지막 칸에서 젊은 사내의 멱살을 잡은 채로 끌고 나왔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내가 묻겠습니다. 여기 이 남자가 아가씨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강제로 성적인 행동을 하려던 것으로 보였는데 맞나요?”


조영의 시선이 여자를 향했고, 헝클어진 머리에 단추가 뜯어진 상태의 옷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던 여자가 놀라면서 대답했다.


“마....맞아요, 저 오빠가 화장실로 따라와서는 강제로....강제로.....흑흑.”


조영이 고개를 돌려 멱살을 잡힌 사내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들었지? 할 말 없겠지? 이 개XX야!”


조영의 주먹이 거리낌 없이 사내의 복부에 꽂혔고, 사내의 몸이 앞으로 숙여졌다.

조영이 사내의 몸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사내는 힘없이 바닥에 엎어졌다.


“이 더러운 새끼!”


조영은 흥분 상태였다.

이미 조영의 주먹에 한 방을 허용하고, 분위기에 놀라서 저항할 의사를 잃어버린 사내에게 조영의 폭력이 가해졌다.


우두둑.

조영이 쓰러져있는 사내의 팔에 오른발을 올리고 힘을 주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보스, 참으십시오.”


그제야 놀란 경호원들이 조영을 말리기 시작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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