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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84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5.15 07:00
조회
725
추천
10
글자
11쪽

8-6

DUMMY

“네, 충전 시간도 길고, 통화 대기 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연락해서 위치를 파악하는 용도로는 괜찮습니다. 연인 간에 있으면, 연락하기에 편할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이건 회사 공금이 아니라, 제 개인 돈으로 보스와 보스의 연인에게 선물하는 겁니다. 흐흐흐.”


“응? 네 돈으로? 갑자기 왜?”


“지난번 마카오에서 딴 돈을 아직 다 쓰지 못해서, 말숙이한테 줄 전화기 사러 나갔다가 보스 것도 챙긴 겁니다. 흐흐흐.”


“어쨌든 고맙다, 신애한테도 네가 선물하는 거라고 꼭 전해줄게. 하하하.”


화이트데이의 저녁을 기다리게 된, 두 젊은이의 웃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그날 저녁 조영은 이신애와 함께 순대를 먹고 있었다.

깻잎, 양파, 당근 등의 야채에 순대를 함께 넣고 고추장으로 버무려서 볶는 것이었다.

새빨갛게 버무려진 순대는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고, 한 입 떠서 먹어본 맛도 좋았다.


“어우~ 맛있는데? 신애가 이런 맛있는 집은 어떻게 찾았을까? 대학생 되더니 능력도 업그레이드되는 건가? 하하하.”


“오빠는? 제가 원래 한 능력 했다고요.”


조영의 농담에 이신애가 가볍게 눈을 흘기면서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은 학교 선배들이 알려줬어요. 이곳이 유명한 순대 골목이라고 소개해줘서, 얼마 전에 선배들하고 한 번 와봤어요. 어때요, 맛있어요?”


“응. 맛있네. 신애 선배들에게 내가 고마워해야겠는걸. 하하하.”


“오늘 순대는 제가 사드릴게요.”


“응? 내가 계산해도 되는데?”


고추장을 듬뿍 넣은 순대 볶음은 꽤 매웠기 때문에 조영은 함께 시킨 음료수를 연신 들이켜고 있었다.


“맨날 얻어먹기만 하니까, 미안해서 그래요. 순대 가격은 과히 비싸지도 않으니까 제가 사드릴게요. 예전에 공장에서 일하면서 모아놓은 돈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어서, 오빠한테 이 정도는 사드리기에 충분하답니다. 호호호.”


“알겠습니다, 공주님의 마음에 감사하면서 맛있게 먹겠습니다. 신애가 모처럼 사준다는 거니까, 많이 먹어야겠는데? 저쪽에 따라온 우리 직원들도 함께 사주는 거야? 저기도 더 시켜 먹으라고 할까? 하하하.”


조영이 몇 테이블 건너에 앉아서 순대를 먹고 있는 양복 입은 건장한 사내들을 눈짓하면서 말하자, 이신애가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가 결심했는지 입을 열었다.


“좋아요, 저분들도 저와 오빠를 위해서 고생하시는 거니까 제가 오늘 크게 대접할게요. 대신에 저분들이 많이 먹을지도 모르니까, 오빠는 조금만 드세요. 사실은 통장에서 돈을 많이 찾아오지는 않았단 말이에요.”


이신애의 마지막 말은 얼굴을 가까이 디밀고, 조영에게 거의 속삭이듯이 한 말이었다.

이신애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자, 향기로운 샴푸 냄새가 조영의 코를 간질었다.

조영은 불쑥 이 귀엽고, 아름다운 아가씨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지만, 주변에 보는 사람이 많아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네이~~ 소인은 1인분만 먹겠습니다, 공주마마. 하하하.”


“뭐에요, 오빠~ 장난꾸러기.”


조영과 이신애가 장난을 쳐가면서 순대를 먹는 모습은 주변의 여느 젊은이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주변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 보였고, 곳곳에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섞여 있었다.

나이와 복장이 달랐고, 연인과 동성 친구들이 뒤섞여 있었지만 모두 맛있게 먹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불판에 올려진 순대 볶음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조영의 입술 주변에는 빨간 고추장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신애가 냅킨에 물을 살짝 묻혀서는 조영의 입가에 묻은 음식들을 닦아 주었다.

이신애의 손길이 다가오자 좋은 냄새가 풍겨왔기 때문에, 조영은 빙그레 웃으며 이신애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뭐에요, 오빠. 갑자기 그런 웃음은? 마치 아빠 같잖아요?”“그래? 오늘 우리 신애가 너무 예뻐 보여서 그렇지. 하하하.”


“흥, 내가 순대를 사준다고 해서 그런 거는 아니고요? 호호호.”


“그럴지도 몰라. 하하하.”


이신애가 옆에 빈 의자에 놓아두었던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더니 조영의 앞에 불쑥 내밀었다.

분홍색 포장지로 곱게 포장되고, 하트 모양의 리본이 겉에 달린 선물이었다.


“뭐야, 이게?”


조영이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연기하면서 눈을 커다랗게 만들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제 선물이에요. 풀어 보세요.”


조영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리본을 풀어내고, 투명 테이프로 붙여진 포장지를 벗겨냈다.

포장지를 제거하자, 뚜껑이 덮인 네모난 상자가 나타났다.

조영이 뚜껑을 열자, 작은 사탕들이 하얀색으로 5개의 꽃잎 모양을 만들면서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다.


“예전에 오빠가 말해줬던 꽃을 생각하면서 만들어봤어요. 비슷한가요?”


조영이 잠시 사탕을 내려다보면서 말이 없었다.

조영의 표정이 굳어진 듯하여지자 이신애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오빠, 마음.....에 안 들어요? 나는 오빠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고....마워서 그래. 잠깐 보여주고 얘기해 준 건데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고마워. 신애야.”


고개를 든 조영의 얼굴에 활짝 미소가 펼쳐진 것을 본 이신애의 표정도 밝아졌다.


“휴, 다행이에요. 저는 또 오빠가 말이 없길래 선물이 마음에 안 드는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요. 힝.”


“너무 생각지 못한 선물이라서 그랬던 거야. 리라와디 꽃은 나에게 추억이 있는 꽃이거든. 신애가 그걸 기억해준 게 너무 고맙네. 하하, 고맙다, 신애야.”


“저야말로 고마워요, 이 반지를 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지거든요. 저한테 고백해주고, 반지도 선물해줘서 고맙고, 무엇보다 제 곁에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저도 오빠를 많이 좋아해요.”


긴 이야기를 빠르게 뱉어낸 이신애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나야말로 고맙다, 내 곁에 나타나 줘서.”


조영이 긴 팔을 뻗어서 발그레해진 이신애의 양 볼을 가볍게 감싸 안았다.

이신애가 살짝 흥분해서 열이 올랐는지, 조영의 손바닥에 느껴지는 뺨의 온도가 따끈따끈했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조영이 얼굴을 가까이 움직여서, 이신애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해주었다.


“우와아~~”


“삐이~~익. 삐~~.”


“요호~~~ 멋져요.”


갑자기 주변에서 사람들의 박수 소리와 휘파람 소리,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남녀 간의 스킨십을 조심스러워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식당에서 연인의 이마에 키스하는 조영의 모습이 부러워 보인 모양이었다.

몇몇 아가씨들은 옆자리에 앉은 연인의 허리를 찌르거나, 꼬집기도 했다.


“우리.....어...얼른 나가요, 오빠.”


당황한 이신애가 벌떡 일어나서 가방을 챙겨 들었다.

그에 반해 조영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왼손을 들어 흔들어주는 여유로움을 보여주었다.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의 잦은 애정표현을 보아온 조영에게 이런 행동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조영이 이신애의 뒤를 따라갔을 때, 이신애는 카운터에서 지갑을 열고 계산을 하고 있었다.


“돈이 모자라는 건 아니지?”


“네, 괜찮아요. 저쪽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안 드셨네요, 호호호.”


조영이 카운터로 다가오는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보내서, 계산은 이쪽에서 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신애가 지갑을 탈탈 털어 계산을 마치고 돌아설 때 이신애에게 다가오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신애? 신애 맞지? 저쪽에서 보다가 너인 것 같아서 와 본 건데, 맞구나?”


“우와앙~ 신애 언니 맞구나. 약속 있다고 부리나케 도망가더니, 겨우 여기서 나한테 잡히는 거예요? 크크크.”


“혜성 선배? 선미?”


“좀 전에 이곳 순대타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애정행각을 벌인 게 누군가 했더니, 내가 아는 이신애라니, 오호라 통재로다. 이 일을 어찌할꼬?”


“선배....애정 행각이라고 말할 것까지야....”


“얼래? 그게 애정행각이 아니면, 왜 신애 언니의 얼굴이 그렇게 빨개지는 거지요? 죄인의 볼이 빨개짐이 바로, 죄인의 양심이 반응한다는 명백한 증거이올습니다요~~ 사또, 이 죄인을 어찌 징치해야 할깝쇼?”


고선미가 장난스러운 대사로 심혜성에게 공을 넘겼다.

심혜성도 재치 있게 고선미의 대사를 받았다.


“발칙한 죄인에게 고하노라. 사람 많은 곳에서 애정행각을 벌여 수많은 솔로의 마음에 상처를 준 죄인과 죄인의 남자 친구에게도 죄가 있다 할 터이니, 죄인과 죄인의 남자 친구는 솔로 선배와 동기들에게 술을 사도록 하라. 이것이 본관의 판결이노라.”


“우와하~ 명판결 이올습니다.”


“끼야호~~”


심혜성의 말에 함께 온 듯한 학생들이 환호를 질러댔다.


“뭐에요? 몇 명이나 온 거니, 선미야?”


“지난번 MT 갔던 우리 조원들 모여서 오늘 술 한잔하기로 했거든요. 언니한테도 얘기했었는데, 언니가 약속 있다면서 도망갔잖아요. 근데, 오빠가 신애 언니 남자 친구예요? 저는 고선미예요. 신애 언니랑 입학 동기랍니다. 한국대 국문과 90학번입니다. 형부가 오늘 저한테 술 사주실 거죠? 호호호.”


고선미가 넉살 좋게 [형부]를 호칭하면서 조영에게 인사를 건네 왔다.


“저는 국문과 88학번, 3학년인 심혜성이에요. 제가 선배고 신애가 제 후배라서 동생이니까, 동생의 남자 친구는 저한테는 제부가 되는 건가요? 제부, 오늘 시간 많죠? 없어도 많다고 해야 할걸요. 안 그러면 신애의 학교생활이 매.우.많.이. 불편해질 수도 있답니다? 흐흐흐.”


심혜성과 고선미의 연타 공격을 허용한 이신애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다.

그에 반해 귀여운 1학년 신입생이 애교를 부리자, 이미 반은 넘어간 조영은 함빡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이렇게 아름다운 여동생과 선배를 만났는데 당연히 술을 사야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아내의 여동생과 언니는 뭐라고 호칭하나요? 형부? 그것과 비슷한 건가요?”


“어머, 우리 제부가 호칭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군요. 그건 또 제가 전문이랍니다. 국문과를 대표해서 알려 드리지요. 언니의 남편은 형부, 여동생의 남편은 제부, 아내의 언니는 처형, 아내의 여동생은 처제, 아내의 오빠와 남동생은 손위 처남과 처남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키 크고 잘생긴 미남 제부는 나를 [처형]이라고 부르면서 존대하시면 되는 겁니다. 호호호.”


“알겠습니다, 그러면 처형, 처제 어디로 술 마시러 갈까요? 일행분들이 더 있으시면 함께 가시지요. 신애야 어서 가자, 앞장서.”


조영이 심혜성과 고선미에게 둘러싸인 채 호기롭게 외치는 중에 이신애의 얼굴은 썩어가고 있었다.


‘오늘 같은 날, 이게 뭐야. 고백받고 나서 우리 첫 데이트인 셈인데.....히....잉.’


이신애는 아무 거절을 하지않고, 허허 웃고있는 조영이 얄미워졌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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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8-13 21.06.06 709 7 11쪽
187 8-12 21.06.05 706 8 11쪽
186 8-11 21.05.30 697 6 11쪽
185 8-10 21.05.29 69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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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8-8 21.05.22 705 6 11쪽
182 8-7 21.05.16 711 10 11쪽
» 8-6 +2 21.05.15 726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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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8-4 21.05.08 767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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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8-2 21.05.01 82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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