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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89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4.03 07:00
조회
926
추천
7
글자
11쪽

7-19

DUMMY

“맞다. 저 뒤쪽 건물을 경영학과 애들이 쓰는 거래요. 강도수라면 경영학과 4학년이잖아요?”


“응? 저 녀석 경영학과 87이잖아? 군대 갔다가 복학했나?”


“군대 안 갔을걸요? 면제라는 소문도 있고요. 올해 졸업반 올라간 대나 봐요.”


“에잉, 재수 없는 놈이 바로 옆집이라니 기분 안 좋아지려고 하네.”


“형, 옆집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집 신입생들이나 챙기자고요, 하하하.”


강도수는 한국대학교 내에서도 나름 유명 인사였다.

아버지의 돈으로 비싼 차를 타고 다녔고, 옆자리에 태우고 다니는 예쁜 여자들이 수시로 바뀌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했다.


이신애는 조원들과 저쪽 구석에 있었기 때문에 강도수의 출현을 눈치채지 못했다.

차에서 내린 강도수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국문과 학생들이 머무는 숙소 쪽을 바라보았다.

강도수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마주친 몇몇 학생들이 황급히 시선을 옮겼다.

피식 웃은 강도수가 차에서 가방을 꺼내 들더니, 숙소로 향했다.

한참 조별 행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이번 MT를 진행하는 학생회 임원이 각 조장들을 불러 모았다.


“조장님들, 아까 처음에 제가 잠깐 말씀드렸지만, 이곳 숙소가 운동장은 넓은데, 다른 팀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에요. 오늘 우리와 같이 숙소를 나누어 쓰는 팀은 우리 학교 경영학과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경영학과 대표가 찾아왔어요. 우리와 시합을 하고 싶다고 하네요. 승부에서 이기는 쪽이 오후 내내 운동장 사용을 독점하는 겁니다. 종목은 축구, 족구, 남녀 이어달리기까지 세 종목입니다. 두 종목에서 이기는 쪽이 운동장을 넓게, 시간 여유 있게 사용하자는 것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야, 당연히 해야지. 군대 갔다 온 복학생들이 우리가 많으니까 족구는 무조건 이길 거고. 경영학과 애들이야 운동을 평소에 하겠어? 축구도 이길 수 있지 않겠어?”


“그냥 시간별로 나누어서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신입생들도 있는데 괜히 경영학과하고 분위기 과열돼 봐야 좋은 모습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조장들의 의견은 찬, 반으로 나뉘어서 팽팽했다.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진 학생회 임원이 3, 4학년 여학생 대표들을 회합에 참여시켰다.


“야, 그런 건 당연히 해야지. 대 국문과가 겨우 경영학과한테 지겠어? 저놈들 평소에도 돈으로 모든 걸 계산하는 자본주의에 물든 놈들이라고. 우리가 이겨서 낭만의 시간을 독점하는 거야. 아름다운 여학생들의 응원과 복학생 오빠들의 전투적 능력이 있는데 우리가 무서워할 게 뭐가 있어?”


국문과는 과의 특성상 여학생들의 숫자가 절반 정도 되는 데 비하여, 경영학과는 여학생 숫자가 적었다.

대신에 경영학과는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평소에 운동도 부족하고 체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였다.

교내 체육대회에서도 경영학과는 참여율도 낮지만, 성과도 높지 않았다.

그에 반해, 과의 단합이 잘 되는 국문과는 교내 체육대회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얻은 경험이 있었다.

여학생들의 강력한 주장과 꼬드김에 조장들도 고개를 끄덕였고, 학생회 임원이 대표로 경영학과와 만나서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기로 했다.

잠시 후에 돌아온 학생회 임원이 국문과 학생들을 한 자리에 불러보았다.


“자, 집중해 주세요. 오늘 이곳에는 우리 학교 경영학과에서도 MT를 와 있습니다. 경영학과 쪽과 운동 시합을 하기로 했습니다. 종목은 족구, 축구, 남녀 혼성 릴레이 3종목입니다. 이기는 쪽이 오후 남은 시간과 내일 오전에 운동장을 독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각 조장분들이 의논하셔서 종목별 선수를 뽑아 주시고, 남는 분들은 응원을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국문과의 명예와 단합을 위하여 꼭 이깁시다, 파이팅!”


각 조장들이 조원들과 의논해서 종목별 선수를 뽑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족구가 군대에서 유행하는 운동이니만큼, 복학생 남학생들이 대부분 족구 경기에 출전하겠다고 자원하는 바람에 선수를 가려 뽑는 데 시간이 걸렸다.

잠시 후에 운동장에는 양쪽 과(科)의 학생들이 모여서 자리를 잡았다.

양 과(科)의 학생회 임원 간 악수를 나누면서 페어플레이를 약속한 후에 족구 경기부터 시작이었다.


족구 경기는 시작 초반부터 몰아붙인 국문과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국문과 여학생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경영학과 남학생들은 침을 흘리면서 구경하기만 했다.

어떤 남학생들은 자신들이 속한 경영학과가 실점을 하는 순간에도 소리 지르며 방방 뛰는 국문과 여학생들을 쳐다보다가 동료 학생들에게 구박을 받기도 했다.


이어진 경기는 축구였다.

역시나 군대 축구로 다져진 복학생들이 전의를 불태우며 경기장에 나섰다.

경영학과에서도 복학생 위주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전반전은 3:1로 국문과가 앞선 상태에서 끝이 났다.

중간의 쉬는 시간에 다가온 경영학과 학생회 임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국문과 학생회 임원이 큰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모습이 보였다.

학생들이 의구심을 갖고 한쪽 구석에서 진행되는 둘의 이야기에 관심을 표했다.

열 받았는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국문과 학생회 임원이 학생들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저쪽 경영학과에서 새로운 제안을 해 왔습니다. 최종 승자에게 패한 팀 여학생들이 저녁 식사를 차려서 대접하자는 제안입니다. 저는 우리 여학생들이 무슨 가정부냐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소리를 지르고 왔습니다만, 그래도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우리가 지면 우리 여학생들이 경영학과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다만, 저쪽은 여학생의 숫자가 적으니 우리가 이기면 우리가 저녁에 먹을 고기를 1인당 1근(600g)씩 제공하고, 맥주와 소주 각 10박스씩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거의 80명 정도는 될 텐데, 그 인원들 모두에게 고기를 1근씩 준다고요? 우리가 지면 저녁밥만 해주면 되고요?”


“이건, 우리 여학생들을 기만하는 제안입니다. 나는 여학생의 일원으로서 이런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여학생들이 거부의 뜻을 밝혔지만, 가난한 학생들에게 고기 1근은 엄청난 유혹이었다.

게다가 족구는 이미 국문과의 승리로 끝났고, 축구도 전반전까지 2골 차이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것은 일방적으로 국문과에게 유리해 보이는 제안이었다.

남학생들이 특히나 고기와 술의 제공에 흔들렸다.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즉석 다수결 투표에 들어간 결과는 많은 남학생들의 압도적 찬성표로 인하여, 경영학과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양쪽 과의 학생회 임원들끼리 다시 만나서 수정된 조건에 대한 합의를 받아들였다.

국문과 남학생들은 오늘 저녁에 고기반찬에 술을 실컷 마시게 되었다고, 벌써부터 좋아하고 있었다.

이런 국문과 학생들의 행동을 경영학과 학생들이 모여 있는 뒤쪽에 앉아있던 강도수가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다.


“흥, 바보 같은 놈들. 후반전이 되어보라지. 산수를 안 배운 놈들은 머리를 쓸 줄 몰라. 내가 너희에게 일방적으로 좋은 일을 시켜줄 리가 있겠냐? 크크크.”


처음에 국문과에게 시합을 제안한 것도, 중간에 조건의 내용을 수정한 것도 강도수가 주도한 일이었다.

강도수는 아버지의 재력으로 경영학과 내에서 입지가 큰 편이었다.

강도수의 집안이 운영하는 한부 그룹에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만큼, 한부 그룹은 이 나라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재벌 그룹이었다.

시합에 졌을 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강도수가 내기로 약속을 하자 경영학과 학생회 임원은 강도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니, 애초에 이곳으로 MT를 오기로 한 것도 강도수의 제안 때문이었다.


작년 겨울 호텔에서 망신을 당한 사건으로 강도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엄청난 꾸지람을 들어야 했었다.

강도수는 집에서 혼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재벌가의 손자로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고 살아왔던, 강도수에게 이번 일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이신애와 김조영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게다가 이신애는 강도수의 음심을 자극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가시가 날카롭더라도, 그 가시를 피해서 꺾은 장미를 내 품 안에 넣고 말테다.’


강도수는 이신애를 향한 욕망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강원도의 나이트클럽에서, 서울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이신애와 김조영의 정체를 알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3월이 되어서 개강 신청을 위해서 학교에 나왔던 날, 강도수는 대학 본관 앞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다가 지나가는 이신애를 목격했다.

함께 하는 여학생들과 재잘거리며 지나가는 이신애의 모습은 3월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신입생의 모습 그것이었다.

이신애를 뒤따라서 이신애가 향한 강의실까지 쫓아간 강도수는 이신애가 올해 국문과에 입학한 신입생이라는 사실과 이름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 이후에, 강도수는 자연스럽게 이신애에게 접근할 방법을 고민해왔고, 국문과가 MT를 간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국문과와 같은 공간을 쓰는 민박을 선(先) 예약한 후에 경영학과 학생회에 MT 장소로 추천했었다.

평소에도 강도수에게 호의적이었던 학생회 임원은 숙박비를 모두 강도수가 부담한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것이 오늘 경영학과가 이곳으로 MT를 오게 된 뒷이야기였다.


운동장에서는 축구 경기의 후반전을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자, 이제 어디 깜짝 놀라보실까? 크크크.’


강도수가 담배를 피워 물면서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경영학과 쪽에서 선수 교체를 요청하고 있었다.

3:1의 리드를 안고 있던 국문과는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관중석에 앉은 학생들은 술잔을 돌리며 저녁에 먹을 고기 파티를 화제로 삼고 있었다.

그러던 국문과 학생들의 자리가 어수선해진 것은, 경영학과의 교체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설 때였다.


“뭐야? 쟤네 축구부 애들이잖아? 과별 대항전에 축구부원이 들어와도 되는 거야?‘


“말도 안 돼. 야, 심판 이건 말도 안 되잖아?”


경영학과의 교체 선수들의 얼굴을 알아본 몇몇 국문과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체육 특기자로 특례입학해서 한국대학교 축구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교체 선수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선수들의 학과는 경영학과였지만, 사실 무늬만 학생이지 수업은 거의 듣지 않고 축구만 하는 선수들이었다.

비록 다른 대학교보다는 실력이 뒤떨어진다는 세간의 평을 받고 있었지만, 중, 고등학교에서 선수로 축구를 한 학생들이 이런 동네 시합에 출전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국문과 학생들 쪽에서 터져 나왔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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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8-12 21.06.05 707 8 11쪽
186 8-11 21.05.30 698 6 11쪽
185 8-10 21.05.29 69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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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8-7 21.05.16 711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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