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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804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6.12 07:00
조회
686
추천
7
글자
11쪽

8-14

DUMMY

“도수야, 어떻게 된 거야? 팔은 또 왜 그래?”


“일이 좀 있었어. 그나저나 요즘 괜찮은 애들 좀 없냐? 나, 스트레스받아서 아무 생각 없이 놀 애들이 필요한데.”


“팔은 언제 다쳤는데? 그거 부러진 거야? 그러면 당분간은 술 마시지 못할 텐데? 술 안 먹고 맨정신에 놀만 한 애들이 있으려나? 크크.”


“웃지 마, 새꺄. 술 안 마시고도 취하는 방법은 다른 것도 있잖아. 너 지난번에 가지고 있던 그거 아직 남아 있지? 남은 거 나한테 넘겨.”


“그걸? 야,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아껴서 쓰는 건데....”


“아, 씨발, 그냥 넘기라면 넘겨. 돈 주면 될 거 아냐. 내 팔이 이렇게 되었다고 너도 내가 우습게 보이냐?”


강도수가 눈을 치켜뜨며 인상을 쓰자, 강도수의 맞은편에 앉은 사내 나진혁이 다소 움츠러들었다.


“에이, 뭘 그런 거로 화를 내고 그러냐. 줘야지, 줄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도수 네가 달라고 하는 건데 뭐. 그냥 잠깐 농담해 본 거야. 기분 풀어. 그리고, 내가 무슨 너한테 돈을 받겠냐? 물건은 차에 있으니까, 이따가 가져다줄게. 애들은 어떤 애들로 구해줄까? 요즘은 새로운 얼굴들은 없어. 이제 신학기 시작되었으니까, 차츰 구해봐야지.”


나진혁이 꼬리를 내리며, 강도수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비굴한 웃음을 얼굴에 떠올리자 강도수의 표정이 풀어졌다.


“야, 나진혁이. 지난번에 너네 회사에 도움 준 게 나라는 걸 잊지 마. 그런 걸 잊으면 사람이 아닌 거야. 알겠어?”


강도수가 나진혁에게 퉁을 놓았다.

작년 여름 동해안 나이트클럽에서 이신애에게 찝쩍거렸다가 손가락이 부러졌었던 나진혁이였고, 강도수는 한부 건설 비서실을 통해서 나진혁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인 이성 건설과의 거래를 중단시키려고 시도했었지만, 강태수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

아니, 오히려 아버지인 강태수에게 핀잔만 들었었다.

하지만, 강도수는 나진혁에게 사실을 뒤집어서 전달해주었었다.

즉, 아버지인 강태수가 이성 건설과의 거래를 줄이겠다고 한 것을 자신이 나서서 변호해주었고, 덕분에 한부 건설이 이성 건설과 거래를 계속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각색을 한 것이었다.

진실을 알 턱이 없는 나진혁은 강도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에 대한 대가로 나진혁이 강도수에게 술을 산 것이 벌써 몇 번이었지만, 강도수는 심심할 때마다 그 일을 언급하면서 나진혁의 지갑을 제 것처럼 사용하곤 했었다.


“물....물론이지. 도수야. 우리는 친구잖아. 친구가 스트레스받고 마음이 불편할 때, 기분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지. 걱정하지 마. 오늘 내가, 물 좋은 나이트클럽 가서 거하게 쏠게. 하하하”


“그래, 진혁이 너야말로 나의 진정한 친구다. 오늘 한번 찐하게 달려보자.”


강도수가 깁스하지 않은 왼손을 내밀었고, 나진혁이 두 손을 내밀어서 강도수의 손을 마주 잡았다.

커피를 마신 강도수와 나진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수야, 커피 내가 살게. 팔도 다쳤는데 뭘 불편하게....”


“야, 이 새끼야. 커피 정도는 이 형님이 계산할게.”


강도수가 오른팔에 한 깁스 때문에 불편한 동작으로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어 종업원에게 넘겨주었다.

삐삐삐.

강도수에게서 신용카드를 건네받은 종업원이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통과시켰지만, 고개를 갸웃하더니 같은 동작을 두, 세 번 반복했다.


“아, 뭐해요? 빨리 결제하고 카드 주세요.”


강도수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나왔다.


“저.....손님. 죄송합니다. 이 신용카드는 거래가 정지되었다고 나옵니다. 혹시 다른 카드 가지고 계시는 게 있으실까요?”


“뭐라고요? 정지? 그게 무슨.....”


“아, 뭔가 착오가 있나 보다. 도수야, 일단 내 카드로 계산할게. 여기요, 이걸로 계산해 주세요.”


옆에 서 있던 나진혁이 재빠르게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직원에게 건네주었다.

결제는 금방 이루어졌다.

종업원에게서 카드를 돌려받은 강도수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설마? 에이.....썅.”


나진혁이 그런 강도수를 다독여서 카페를 빠져나가서는 바로 앞에 주차되어 있던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나이트클럽에 도착해서 룸에 들어선 강도수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룸에 들어오기 직전에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카드 사용이 중지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상황을 눈치채고 조치를 취한 것이 틀림없었다.

어젯밤 의사도 당분간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엄포를 놓았고, 아까 만난 나진혁도 작년에 손가락이 부러졌던 경험을 토대로 술은 절대 안 된다고 조언을 했기 때문에 강도수는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다.

잠시 후에 나진혁이 룸으로 들어왔다.


“도수야, 여기. 이거야, 남은 건 이게 마지막이야.”


나진혁이 강도수의 앞에 작은 알약 두 개를 꺼내놓았다.


“알았어. 지난번처럼 술이나 음료수에 타서 먹기만 하면 되는 거지?”


“응, 효과야 너도 경험해봤으니까 알잖아. 이따가 내가 여자애들 데리고 올 테니까, 적당히 타서 건네주면 돼. 그러면, 내일 아침에는 네 옆에 미녀가 누워있을 거야. 하하하.”


“빙신, 까불지 말고, 이쁜 애들로 골라서 데리고 와.”


강도수가 나진혁이 건넨 알약을 갈무리하고, 담뱃재를 터는 동안 나진혁이 강도수에게 윙크하면서 룸을 빠져나갔다.

나진혁이 문을 열고 나가는 동안 귀청이 찢어질 듯 요란한 음악이 룸 안으로 잠시 들어왔지만, 문이 닫히자 금세 조용해졌다.

강도수는 잠시 후에 다가올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면서 담배 연기를 천장을 향해 천천히 내뿜었다.


같은 시각, 나이트클럽의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색 승용차 안에서 한 사내가 담배를 피우면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작했다.


“사장님, 여기 강남의 [J 나이트클럽]입니다. 강도수와 나진혁이가 룸을 잡았습니다. 강도수는 팔이 부러져서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인데, 여기 온 걸 보면 아마도 약을 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알았어, 내가 기자들한테 네 전화번호 알려주고 보낼 테니까, 전화 오면 잘 받고 강도수가 있는 룸을 알려주면 돼. 나중에 다시 연락하자.]


“네, 사장님.”


전화를 끊은 사내가 담배 연기를 뱉어내자, 조금 열린 창문 사이로 빠르게 담배 연기가 빨려 나갔다.


* * *


밤늦은 시각.

희미한 조명 아래에 머리가 벗어지고, 배가 나온 두 사내가 술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권 의원님, 한동안 격조했습니다. 그래, 김 총재께서도 평안하시지요?”


“그쪽 김 총재님이 군부 독재 세력과 손을 맞잡는 큰일을 일으켰는데, 저희 총재께서 평안하실 수가 있겠습니까? 화병으로 몸져눕지 않으신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시지요. 커흠.”


“하하하, 우리 총재께서야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열망으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소굴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권 의원님과 김 총재께서도 우리 총재님의 결단이 그야말로 나라와 민주화를 위한 위대한 결단이었음을 받아들이게 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흥, 글쎄올습니다. 민주화를 위해서, 우리 당의 중진 의원을 빼 가신 것입니까? 그런 게 민주화에요?”


“하하하, 윤근식 의원의 일은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총재께서 함께하자고 말을 꺼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받아들인 것은 윤근식 의원의 자의가 아니겠습니까? 제가 옆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좋습니다. 당을 도망 나가는 거야, 윤근식 의원의 결정이었다고 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내가 요즘 듣자 하니 이번 개각에 윤근식이가 들어갈 거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아주 불쾌합니다. 우리 총재께서도 역정을 내고 계세요. 소문이 사실입니까, 이 의원님?”


민주평화당 김중대 총재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권갑노 의원의 말에, 과거 민주통일당 현재는 새나라당의 최고위원이 된 김이삼 총재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이부삼 의원은 말없이 술잔을 들어서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뭐, 능력 있는 분이 내각에 가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윤근식 의원이 그에 적합한 능력이 있다면 못 할 것도 없겠지요. 윤 의원이 호남 출신으로서 장관이 된다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민주평화당 입장에서도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윤근식이는 안 됩니다. 만약 새나라당에서 윤근식이를 장관으로 밀어붙인다면 우리 당과 전면전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정국이 경색되는 걸 원하시는 게 아니라면 야당의 입장에도 귀를 기울이셔야 할 겁니다.”


“권 의원님, 윤 의원이 장관에 적합한지 여부는 국민이 결정하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부삼 의원은 계속해서 확답을 회피하고 있었다.

속이 타는지 권 의원이 술을 한 모금 마신 후에,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이것 보세요. 이 의원님. 그쪽이나, 우리나 모시는 분들이 대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만, 방법에서 이제 큰 차이가 생겼습니다. 한때는 같은 야당으로서 협조하던 사이였지만, 이제 여당과 야당으로 입장이 달라져 버렸지요. 저는 야당의 일원으로서 여당의 중진 의원에게 정치적 결정을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당의 지도부에 야당의 입장을 전달하기는 하겠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지도부에서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에 합당한 절차가 아니겠습니까?”


이부삼 의원의 계속되는 거절에 담배를 피우던 권 의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계속해서 밀어붙이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러면 이런 건 어떻습니까? 제가 한때 독재 권력의 타도를 위해 나란히 서서 투쟁하던 옛 동지의 입장을 생각해서 따끈따끈한 정보를 드리지요.”


권갑노 의원이 예전의 민주화 투쟁을 언급하자 이부삼 의원의 표정도 굳어졌다.

이부삼 의원은 사실 이번 3당의 합당에 반대를 표시하던 인원 중 하나였다.

야당으로서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우던 사람으로서, 어느 날 갑자기 그 독재의 중심 세력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시는 분의 의지가 워낙 견고했기 때문에 자신의 뜻을 굽힌 것이었고, 이제 합당이 완성된 이상에는 당내의 세력 싸움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옛 동지로서 정보를 주시겠다니, 권 의원님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할 뿐입니다. 어떤 정보이길래 이렇게 뜸을 들이시는 겁니까?”


“우리는 윤근식 의원에 대한 상당한 첩보를 확보했습니다. 윤근식이가 불법적으로 받은 정치자금에 대한 자료를 확인했어요.”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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