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66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5.22 07:00
조회
704
추천
6
글자
11쪽

8-8

DUMMY

조영이 오른손을 불쑥 내밀었다.

손현준은 조영이 내민 오른손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들어 조영의 눈을 바라보았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손현준이 씨익 웃으며 오른손을 내밀어서 조영의 손을 맞잡았다.


“눈빛이 좋으시군요, 형님. 마치 할아버지를 뵙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신애의 학교생활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제가 이래 봬도 신애랑 같은 1학년이거든요. 하하하.”


“좋아, 현준이. 오늘 멋진 동생을 사귀었군. 한잔하자.”


조영이 맥주잔을 들었고, 손현준도 거절하지 않고 잔을 들어 부딪친 후에 입으로 가져갔다. 단숨에 각자의 잔을 비운 두 사내가 빈 잔을 머리 위에 흔들어서 잔을 비웠음을 서로에게 보여주었다.

두 사람이 빈 잔을 흔드는 것을 본 종업원이 빠르게 다가와서 빈 맥주잔을 받아 갔다.


“어, 현준 선배? 언제 왔어요?”


“응, 신애구나. 축하해. 정말 멋진 형님을 남자 친구로 삼았네. 신애를 여자 친구로 삼은 조영 형님이 부러우면서도 아쉽다. 혹시 조영 형님이 나이가 많으니까, 일찍 죽으면 나한테 연락해. 젊은 나는 그때까지도 건강하게 살아 있을 테니까...하하하.”


“크크크, 현준이의 농담이 왠지 70년대식인데? 너, 요즘 아가씨들한테 인기 없지? 응?”


“아니, 형님. 제가 병역의 의무를 필한 한국대 대학생입니다. 왜 인기가 없어요, 인기가? 신애의 사랑을 받지 못할 뿐이지만, 다른 아가씨들은 줄을 섰다고요, 줄을....”


“흥, 선배. 그 여학생들의 줄에서 내 이름은 과감하게 빼 주시길 바래요!”


어느새 다가온 심혜성이 손현준의 허리를 꼬집으면서 장난을 쳤다.


“응? 혜성이 너도 선미랑 같이 MT 갔을 때, 내 뒤에 줄 섰었잖아?”


“헉! 그건 선배가 게임의 조장이었으니까, 조원으로서 줄을 선거지요. 그게 어떻게 선배를 남자로 본 여자들이 서는 줄과 같아요? 맥주 몇 잔에 벌써 취했어요?”


“하하하”


“호호호”


나이 어린 후배들과 웃고 장난치는 손현준을 보면서 조영은 재미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고, 연거푸 들이켠 맥주로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 조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자리의 신애와 눈이 마주치자, 화장실이라고 입 모양으로 말해준 조영이 홀을 가로질러 화장실이 있는 구석으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친 조영이 화장실 옆에 나 있는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자, 차량 몇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장 한편에 선 조영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그늘 속에 서 있던 사내가 조용하게 다가와서 라이터로 조영의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조영과 함께 다니는 경호원이었다.


“고마워, 무슨 연락 온 게 있나?”


“네, 여한모 팀장이 전화 연락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잠시 후에 전화해보도록 하지. 다른 건은?”


“특별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경호원이 한 걸음 물러나자, 조영은 담배를 피우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담배 연기를 내뿜던 조영의 눈에 왼손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에 뉴욕에서 이신애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후에 특별히 주문해서 제작한 반지였다.

조영이 좋아하는 꽃인 [리라와디] 꽃을 작게나마 반지에 집어넣었는데, 이신애가 알아보기에는 힘들 거로 생각했었다.

반지에 있는 것을 알아본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신애가 건네준 사탕이 [리라와디] 꽃잎의 형상을 닮았다는 것은 우연이었다고 해도 조영에게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선물이었다.


담배를 다 피운 조영이 꽁초를 근처에 있던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자리로 돌아갔다.

조영이 자리로 돌아오자, 심혜성과 몇몇 고학년 여학생들이 조영의 친구들과 미팅을 시켜달라면서 떼를 썼다.

주변에 여한모 외에는 대부분 30대가 넘는 사내들만이 있다는 것이 생각난 조영이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했지만, 여학생들은 막무가내였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조영을 구해준 것은 손현준이었다.

신촌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친구를 통해 소개팅을 주선해 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여학생들은 언제 조영에게 달려들었냐는 듯이 우르르 손현준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덕분에 조영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인 손현준이 고개를 돌려 조영에게 찡긋 윙크를 해주는 것을 보니, 조영이 곤란해하는 것을 보고 도움을 준 모양이었다.

조영은 손현준이 눈치가 빠른 것을 보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술자리는 화기애애했지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화장실에 다녀오던 이신애와 눈을 마주친 조영이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일어나야 할 시간이라고 신호를 주었다.

고개를 끄덕인 이신애가 심혜성과 고선미에게 다가가서 무어라고 귀엣말을 해주고는 조영의 옆자리로 다가왔다.


“혜성 언니하고, 선미한테는 먼저 일어나겠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제 가요, 오빠.”


“그럴까?”


조영이 의자에 걸어놓았던 겉옷을 챙겨 입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술에 취한 학생 두엇이 조영의 손을 잡았다.


“오빠, 벌써 가시게요? 우리는 이제 시작인데요?”


“하하하, 나는 내일 출근해야 해서 먼저 일어날게요. 오늘 즐거웠고, 남은 분들은 더 드시다가 오세요. 카운터에는 넉넉하게 계산해 놓을게요.”


조영과 이신애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주위의 몇몇과는 인사를 나누었고, 몇몇은 이미 만취해서 두 사람이 일어나는지 마는지 관심이 없었다.

조영이 카운터로 다가가자, 호프집 사장이 함박웃음을 띄면서 계산서를 내밀었다.


“졸업하신 선배님이신가 봅니다? 후배들에게 한턱 크게 내시는 게 무슨 좋은 일 있으셨나 봐요?”


“학교 선배는 아니지만, 인생 선배 정도는 되겠죠. 좋은 일이 있었죠. 모두 얼마입니까?”


“오늘 학생들이 인원도 많고, 많이 먹기도 했습니다. 모두 227,400 원입니다. 우수리는 떼고 22만 원만 계산하시면 됩니다. 국문과 학생들이 저희 집 단골이거든요. 하하하.”


“아닙니다, 제가 오늘 먼저 일어나야 하는데, 다른 학생들은 더 먹다가 갈 겁니다. 남는 술값은 사장님이 보관하고 계시다가 나중에 국문과 학생들이 오면 계산할 때 적당하게 사용해 주시면 됩니다.”


조영이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열어 10만 원권 자기앞 수표를 다섯 장 꺼내어 건네주자, 호프집 사장이 황송하다는 듯이 받아들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남는 돈은 제가 잘 보관해 두었다가 국문과 학생들 올 때마다 계산하겠습니다. 앞으로 한 2주는 마실 수 있겠는데요? 하하하, 죄송하지만 수표는 뒷면에 이서를 해주셔야 합니다만.”


“이서요? 뭘 써야 합니까?”


“성함과 주민등록번호, 연락처를 기재해 주시면 됩니다.”


한국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조영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던, 이신애가 앞으로 나섰다.


“사장님, 오빠가 술을 많이 드셔서 그러는데 제가 써드려도 되지요?”


“물론이에요, 학생.”


이신애가 수표 다섯 장의 뒷면에 사장이 요구하는 내용을 기재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손님. 학생도 고마워. 다음에 또 오시면 기억하고 있다가 서비스 안주 특별하게 준비해서 대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네,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사업 번창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조영과 이신애가 인사를 하고, 호프집 문을 나서자 심혜성과 손현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제부님 덕분에 즐겁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저도 심혜성 씨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우리 신애 잘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되면 또 뵙지요.”


“형님,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신애도 잘 들어가라. 내일 보자.”


“네, 혜성 언니, 현준 선배.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먼저 가볼게요.”


“현준이는 조만간 내가 연락하마. 밥 한번 같이 먹자.”


“네, 형님.”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지도 않은 두 사람이었지만, 손현준은 조영이 연락하겠다는 말에 한 점의 의구심을 표하지 않은 채 받아들였다.

자신과 강도수에 대한 뒷조사를 하는 능력을 보면, 손현준의 연락처를 확인하는 것은 쉬운 축에 들어갈 일일 터였다.

조영과 이신애가 호프집의 건물의 코너를 돌아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차에서 기다리던 운전기사가 얼른 문을 열고 내려서는 조영이 탈 수 있도록 뒷문을 열어주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운전기사인 곽종수 과장에게 안부 인사를 건넨 이신애가 자리에 앉고, 차를 빙 돌아간 조영이 반대편 문을 열고 이신애의 옆자리에 올라탔다.


“신애, 술 많이 마셨니? 속 괜찮아?”


“많이 마시지 않아서 괜찮아요. 오빠는요?”


“나도 적당하게 기분 좋을 만큼만 먹었어. 우리 집에 가는 길에 잠시 커피 한잔하고 갈까? 시간 괜찮아?”


“좋아요. 이따가 커피숍에 가서 말숙이한테 전화해주면 될 거에요.”


“곽 과장님, 지난번에 보니까 한강 주변이 경치가 좋던데 그쪽에 커피 마실만 한 곳이 있을까요?”


“네, 보스. 한강 둔치에 영업하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이 시간이면 손님도 많지 않아서 한적할 겁니다. 그쪽으로 모실까요?”


“그렇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곽종수 과장이 카폰을 들어 뒤에 쫓아오는 경호 차량에게 행선지를 말해주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차가 이동하는 동안 이신애는 조영과 손을 맞잡고서 조영의 오른쪽 어깨에 고개를 기댄 채로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 맞다. 잠깐만요, 오빠.”


갑작스럽게 자세를 바로 한 이신애가 가방을 잡아당기더니, 안쪽을 뒤적거리다가 뭔가를 끄집어냈다.


“저, 과장님. 죄송한데요, 이 테이프 지금 틀어주실 수 있을까요?”


마침 교차로의 신호 대기에 걸려서 정차하고 있던 중이었다.


“물론입니다, 아가씨. 주세요. 아가씨가 좋아하는 음악을 담아 오셨나 보네요? 허허허.”


“저도 좋아하기는 하는데.....”


곽종수 과장이 이신애가 건네준 카세트테이프를 오디오에 집어넣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감미로운 전주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전주를 들은 조영이 활짝 웃으며 이신애의 볼을 쓰다듬었다.


“나를 생각해서 일부러 준비한 거야?”


“네, 오빠 차에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들으라고 밤새 녹음했어요. 호호호.”


흘러나오는 음악은 [Fly me to the moon] 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이신애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조영이 몸을 뒷좌석에 깊숙이 파묻었다.


밤길은 많이 밀리지 않아서, 오래지 않아 차는 한강 둔치에 자리 잡은 카페에 도착했다. 카페는 밝은 조명들로 반짝거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아 보였다.

카페의 주차장에는 몇 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조영이 이신애와 실내로 들어서자,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오빠, 저쪽 창가에 빈자리가 있어요. 우리 저기 앉아요.”


이신애가 앞장서서 조영을 창가의 자리로 이끌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토,일 연재로 전환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8 8-23 21.07.11 650 8 11쪽
197 8-22 21.07.10 642 8 11쪽
196 8-21 21.07.04 674 10 11쪽
195 8-20 21.07.03 691 10 11쪽
194 8-19 21.06.27 685 10 11쪽
193 8-18 21.06.26 679 8 11쪽
192 8-17 21.06.20 690 7 11쪽
191 8-16 21.06.19 669 10 11쪽
190 8-15 21.06.13 688 10 11쪽
189 8-14 21.06.12 686 7 11쪽
188 8-13 21.06.06 709 7 11쪽
187 8-12 21.06.05 706 8 11쪽
186 8-11 21.05.30 697 6 11쪽
185 8-10 21.05.29 695 8 12쪽
184 8-9 21.05.23 723 7 11쪽
» 8-8 21.05.22 705 6 11쪽
182 8-7 21.05.16 711 10 11쪽
181 8-6 +2 21.05.15 725 10 11쪽
180 8-5 21.05.09 775 9 11쪽
179 8-4 21.05.08 766 10 11쪽
178 8-3 21.05.02 823 7 11쪽
177 8-2 21.05.01 821 6 11쪽
176 8-1 21.04.25 854 7 11쪽
175 7-25 21.04.24 818 8 11쪽
174 7-24 21.04.18 816 7 11쪽
173 7-23 21.04.17 834 7 11쪽
172 7-22 21.04.11 872 6 11쪽
171 7-21 21.04.10 870 3 11쪽
170 7-20 21.04.04 899 6 11쪽
169 7-19 21.04.03 926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