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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8,070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0.24 07:00
조회
408
추천
6
글자
11쪽

10-3

DUMMY

윗선에 들키기라도 하면, 아메드가 갖고 있는 모든 사회적 지위와 특권이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해주었다.

후세인은 쿠르드족을 싫어했다.


아메드는 시린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서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 받아들이겠다는 말로 말리키를 안심시켰다.

2년 전에 시린의 부모와 가족들이 살고 있던 북부의 할라비야 지역에 후세인이 보낸 전투기가 독가스를 살포해서 수천명의 쿠르드인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때 후세인을 죽이겠다며 날뛰는 아메드를 진정시킨 것이 말리키였다.

반대로 몇 개월 후에 아저씨인 카멜 한나의 죽음을 맞은 말리키의 분노를 가라앉혀준 것은 아메드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훗날을 기약했었다.


“시린은....시린도 무사히 요르단까지 갈 수 있겠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아메드. 그 정도 힘은 있으니까.”


“만약.....만약에 말이야, 말리키. 내가 잘못되어도 시린은 네가 끝까지 돌봐줄 거지? 너는 나의 친구잖아. 가장 가까운 친구.”


말리키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메드의 눈동자에서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메드. 시린은 네가 돌봐야지. 나는....나는 시린의 슬픔을 감당할 수 없어. 그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아메드.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시린 과의 미래를 생각해. 이제 몇 개월 후면 파도가 치는 푸른 바닷가에서 시린과 사랑을 속삭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될까, 말리키?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아메드는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피워댔다.

말리키는 고개를 돌려서 창밖의 풍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말리키의 머릿속에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말리키는 아메드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 * *


1990년 4월 13일 금요일.

아침 식사를 위해서 조영이 식당으로 내려갔을 때, 여한모가 먼저 와서 식탁에 앉아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보스.”


“새로운 소식이라도 있나, 여 팀장?”


“새벽녘에 황문달 사장과 잠시 통화했었습니다. 정필모 사장은 수술이 잘 되어서 병실로 옮겼다는군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고 의사가 말했답니다. 상대방 차량 운전자가 목포 출신으로 혹시 탁일만의 조직과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조사를 해가면서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음....역시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건가? 너는? 서울에 가볼 거야?”


“아무래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정필모 사장이 자리를 비운 지금, 누군가는 의사 결정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보스도 함께 가시겠습니까?”


“일단 아침 먹고 사무실에 나가본 후에 생각해 보도록 하자.”


“네, 보스. 정 사장에게는 미안하지만, 덕분에 말숙이를 볼 수 있게 된 점은 좋네요, 흐흐흐.”


“싱거운 녀석, 밥이나 먹자.”


식사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갖춘 조영과 여한모가 사무실로 출근했다.

조영과 여한모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직원들이 분분히 인사를 건넸다.

개인 방으로 들어선 조영이 웃옷을 벗어서 옷걸이에 걸치고 책상에 앉는 동안, 빌헬름이 뒤따라 들어오더니 방문을 닫았다.


“오, 빌헬름. 좋은 아침이야?”


“좋은 아침입니다, 보스. 지난 밤늦게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연락이 있었습니다.”


“바그다드라면, 말리키인가?”


“네, 보스. 후세인은 점점 마음을 굳혀가는 듯합니다. 6월 말경에 말리키의 가족을 요르단으로 보낼 테니, 말리키가 올 때까지 보호를 부탁한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건 빌헬름이 알아서 진행하도록 하고, 뉴욕에도 연락을 해줘야겠군. 그건 여 팀장이 진행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보스.”


“말리키의 이야기로는 미국의 상원의원들이 이라크를 방문해서 후세인과 면담을 가졌었답니다. 그곳에서 나눈 이야기가 후세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국? 상원의원?”


“네, 보스”


“그건 좀 더 알아봐야겠군. 자, 그러면 10분 후에 회의실에서 간단하게 모이자고 전해 주겠나, 빌헬름? 커피는 각자 들고 오는 것으로 하지.”


“알겠습니다, 보스.”


빌헬름이 방을 나가고, 여한모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뭐가 이상해?”


“미국 상원의원들을 만난 일과 후세인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그런 정보를 찰스 상원의원에게 묻는 건 실례일 것 같은데?”


“제가 맨해튼 신문사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내가 서울에 동행할지는 회의를 진행해 본 후에 결정하자고.”


“네, 보스.”


* * *


서울 김포공항.

조영과 여한모가 입국장 게이트를 나오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황문달이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보스.”


“오래간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네, 보스. 차를 준비해두었습니다.”


황문달의 뒤에 함께 서 있던 사내들 중 한 명이 다가와서 조영과 여한모의 짐가방을 챙겼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들이 조영과 황문달의 주위에 서 있었다.

조영의 시선을 느낀 황문달이 입을 열었다.


“분위기가 어수선한 때라서 경호 인력을 준비했습니다.”


조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황문달의 뒤를 쫓아 출구로 향했다.


“정필모 사장은 면회가 가능합니까?”


“네, 가능합니다. 병원을 먼저 들리시겠습니까?”


“그렇게 하는 게 좋겠군요.”


“알겠습니다.”


황문달이 손을 들자, 뒤따르던 사내중 한 명이 다가왔고 황문달이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 지시를 내렸다.

아마도 행선지를 조정하는 듯했다.

조영과 일행들이 공항 출입구에 서 있자, 잠시 후에 검은색 승용차 세 대가 줄지어 들어왔다.

가장 앞에 도착한 차량의 뒷좌석에 조영이 앉고, 황문달이 차를 돌아가서 조영의 옆자리에 앉았다.

여한모는 조수석에 앉았다.

뒤따르던 사내들이 다른 차에 나누어 탄 후에 차량 행렬이 출발했다.

평일 오후의 시내 도로는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았다.


“정필모 사장은 장 파열로 인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도 잘 되었고, 수술 후 경과도 좋아서 약 일주일 정도 입원 치료를 받으면 완쾌될 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군요. 동승했던 운전기사는 어떻습니까?”


“다행히 약간의 찰과상 정도입니다. 외상은 심하지 않은데 정신적 충격이 더 컸던 모양입니다. 비서실장이 당분간 휴가를 줘서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했답니다.”


“잘하셨습니다.”


조영이 담배를 꺼내물면서 창문을 조금 내렸다.

봄날의 서울 공기가 '확' 하고 달려드는 듯했다.

조영이 뿜어내는 담배 연기가 창밖으로 빠르게 쏠려 나갔다.


“가해 차량 운전자의 이름은 차동수, 42세, 기혼이며 화물차 운전사입니다. 고향이 목포라는 점이 의심스러운 점입니다. 이 부분은 박상인 과장이 조사 중입니다.”


“목포 출신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공교로운 상황이라서 꼼꼼하게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잘하셨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알려주세요.”


“이번 사건의 배후에 탁일만이 있다면, 뭔가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깡패 놈들은 한 번 당하고 꼬리를 내리면 제 놈들이 뭔가 대단하다는 착각을 하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황문달의 딱딱한 목소리에 조영이 고개를 돌려 황문달과 눈을 맞췄다.


“우선은 배후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면, 적절한 대처 방법을 고민해야겠지요.”


“빠른 시간내에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영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면서 담배 연기를 내뿜어냈다.

일행이 병원에 도착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조영과 여한모가 황문달의 안내를 받아서 입원 병동에 올라갔을 때, 정필모의 병실 앞에는 검은 양복의 사내 두 명이 서 있었다.


“포르투나 경비 실업에서 나온 직원들입니다. 병실은 1인실을 잡았습니다.”


사내들이 조영과 일행에게 묵례하고는 병실 문의 미닫이문 손잡이를 잡고 옆으로 밀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환자용 침대에 누워있는 정필모가 보였고, 옆에는 중년의 여자가 서서 수건으로 정필모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었다.

병실로 들어서는 일행들을 보고 정필모와 중년의 여자가 시선을 옮겨왔다.

조영을 알아본 정필모가 불편한 몸을 일으키기 위해 버둥댔다.

정필모를 만류한 여자가 환자용 침대를 조작하여 등받이를 세웠다.


“그냥 계세요, 정 사장님.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왔습니다. 몸은 어떠십니까?”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서 일주일 정도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면 될 거라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일부러 오실 필요까지는 없었는데요. 송구합니다.”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번 기회에 몸조리 잘하면서 휴식도 좀 취하세요. 그동안 너무 바쁘게 지내셨잖습니까?”


“그래야 할 팔자인가 봅니다. 허허허. 아, 여보 인사드려. 싱가포르 본사 보스이셔. 보스, 제 안사람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조영이라고 합니다.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이이한테서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누추하지만 잠시 앉으시지요. 제가 과일이라도......”


“아닙니다. 정 사장님 얼굴이나 뵐까 싶어서 왔습니다. 휴식을 취해야 하는 환자를 오래 방해할 수야 있나요. 금방 돌아갈 거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여한모가 병원 1층 마트에서 산 과일바구니를 정필모의 아내에게 건네주고, 한쪽 벽에 늘어서 있던 의자를 집어와서 침대 옆에 놓아주었다.


“여보, 잠시 내려가서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와. 나는 보스와 나눌 얘기도 좀 있고.....”


“그....럴까요? 알았어요.”


정필모의 아내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병실을 나섰다.

조영이 정필모의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말을 꺼냈다.


“이만하기를 정말 다행입니다.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서 단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어제는 민주평화당 권갑노 의원이 자당 의원들을 소개해주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광주와 순천을 지역구로 하는 현역의원들이었습니다. 식사와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사고였습니다.”


“사고의 경과는 황문달 사장에게 보고 받았습니다. 가해 차량 운전자도 조사중이라고 하더군요. 권갑노 의원 쪽은 어떻습니까?”


“저에게 호감을 많이 내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소개받은 두 의원도 권갑노 의원의 눈치를 보면서 저와 친해지려고 하는 눈치더군요. 이대로 진행이 잘 된다면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겠지요. 그쪽이 만족할 만큼 쥐여 주세요. 돈은 다른 곳에서 벌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정 사장님, 통증은 좀 어떠십니까?”


조영과 정필모의 대화를 듣고 있던 황문달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지금은 진통제를 투여해서인지 괜찮은 편이오. 황 사장님은 혹시 이번 사고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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