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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558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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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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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10-19

DUMMY

따르르릉. 따르르릉.

신호음이 한참이나 울렸지만, 상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른 전화번호를 찾은 윤근식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기는 여의도요. 탁 회장님 출근하셨소?“


[회장님은 아직 출근 전이십니다. 메모 전해드릴까요?]


”음. 탁 회장님이 휴대 전화를 가지고 계시오?“


[아마 그럴 겁니다만, 번호를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메모 전해드릴까요?]


”음. 여의도의 윤이라고 하면 알 겁니다. 빨리 연락해서 나한테 전화를 하란다고 전해주시오. 급한 일이오.“


[알겠습니다, 여의도의 윤 선생님께 연락 왔었다고 전해 드리겠습니다.]


딸깍.

거칠게 수화기를 내려놓은 윤근식이 새로운 담배를 집어 들고는 불을 붙였다.

다시 신문으로 눈길을 돌리자 구겨진 신문에서 정필모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윤근식의 가슴에도 불을 붙였다.


한편, 정필모의 회사 직원들도 [행운 신문] 조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머, 우리 사장님 웃음이 너무 매력적으로 잘 나왔는데요? 호호호.“


”크하~ 우리 사장님 배포 봐라. 가해자를 용서하고 오히려 도움의 손길을 뻗는 한국판 미리엘 주교라. 이야, 우리 사장님 멋있다.“


”실장님, 실장님도 신문사 인터뷰할 때 함께 있으셨어요? 어때요? 기자들이 막 속기사처럼 빨리 쓰고 그래요? 아니면 녹음기 놓고 녹음해요?“


”하하하. 드라마에 나오는 거랑 비슷해. 녹음기 틀어놓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그런 거지 뭐. 질문 오간 거에 1/10도 안되는구먼. 기사 나오는 것은. 자, 훌륭하신 사장님이 입원해계시는 동안 우리 훌륭하신 직원들도 열심히 일해볼까요? 다들 일합시다, 일.“


하민호 비서실장의 웃음기 묻어나는 말에, 와~하고 웃음을 터뜨린 직원들이 각자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조영은 평창동 자택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2층 서재에서 신문을 펼쳐놓고 커피와 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보스, 기사가 깔끔합니다. 조만간 목포 지역 신문에서도 크게 다룰 겁니다. 기사 내용을 정리해서 미국에도 보내라고 했으니까, 외신에서도 다루게 될 거고요. 정필모 사장의 이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겠는데요? 이런 걸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면 될까요? 흐흐흐.“


”그래, 기사가 잘 나왔구나. 정 사장에게도 도움이 될 거고, 탁일만이와 윤근식이는 배가 아프겠군.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 이 기사 보면서 많은 사람의 희비가 엇갈릴걸요? 흐흐흐.“


”그건 그렇고, 잭손 사와의 협상이 막바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습니다. 오늘이나 내일 중이면 결과가 나올 듯싶습니다. 협상 단계에서는 서로의 의견이 잘 조율되고 있었으니,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잭손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면 우리가 벌여놓은 다른 사업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겠지. 과정을 잘 챙기도록 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보스. 오늘은 미국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들이 출근하는 날입니다. 제가 사무실에 나가서 허대호 사장, 전용수 본부장, 하민호 비서실장과 함께 경비 실업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 의논을 할 생각입니다.“


”그래, 그 일은 여 팀장이 잘 준비하고 요약해서 알려줘. 어차피 나는 다른 약속이 있어.“


”흐흐흐. 알고 있습니다. 즐거운 데이트 하십시오.“


능글능글 눈웃음을 보이는 여한모였다.


조영이 한국대학교에 도착한 것은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었다.

약속 장소는 중앙 도서관 앞이었지만, 대학 캠퍼스를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 조영이 정문을 지나면서 승용차에서 내려서 걷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양복을 벗고, 청바지에 스웨터를 걸쳐 입은 조영은 대학 신입생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군대 다녀온 복학생들도 많았기 때문에 나이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 뜨이는 방문객은 아니었다.

오히려 180cm를 넘는 훤칠한 키에 균형 잡힌 몸매 덕분에 지나다니는 여학생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가는 시선들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4월 중순의 봄날은 걷기에 좋았다.

노란 개나리들이 활짝 피어 있었고, 이름 모를 꽃들도 다양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캠퍼스가 생각보다 넓었지만, 중간중간에 도서관을 가리키는 표지판들도 잘 갖춰져 있었고 가끔 갈림길에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도서관을 물어보면 대부분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특히나 여학생들 중에는 얼굴을 붉히는 학생들도 몇 있었다.

혼자서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걷고 있던 조영의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조영은 무심결에 지나가려고 했으나, 그중에 한 명이 고개를 빼꼼히 돌리더니 조영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말을 걸었다.


”저, 실례합니다. 혹시.....“


”네? 저 말입니까?“


”혹시 국문과 이신애의 남자 친구분 아니신가요?“


”아, 순대타운 호프집에서 뵈었던 분이군요. 성함이 심혜성 씨였던가요? 반갑습니다, 처형.“


”우와! 제부 맞으시구나~ 분위기가 그때하고는 달라져서 깜빡 못 알아볼 뻔했어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오늘은 어쩐 일로? 아, 신애 만나러 오셨어요?“


”네, 신애하고 점심 약속이 있어서요.“


”정말요? 혹시 배고픈 영혼을 한 명 더 구제해주실 생각은 없으실까요, 제부? 호호호.“


점심이라는 말에 심혜성의 눈이 반짝거렸다.

옆에 있던 학생들은 조영과 심혜성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호기심을 보이고 있었다.


”얘들아, 인사해. 이쪽의 잘생긴 분은 우리 과 1학년인 이신애의 남자 친구. 김조영 씨, 맞죠? 이쪽은 신애하고 같은 과 학생들이에요. 국문과 ‘88학번 미녀 삼총사쯤 돼요, 호호호.“


”어멋! 소문은 많이 들었어요, ’88학번 김미소예요.“


”근데 너무너무 멋있게 잘 생기셨다. 직업이 배우나 모델 그런 거예요? 아, 저는 ‘88학번 홍희경이에요.“


”다들 반갑습니다. 김조영입니다. 신애 학교생활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 그런 부탁은 맨입으로 하시면 안 되는 거 알고 계시죠? 우리 오늘 시간 많은데, 호호호.“


”기지배. 너는 오후 수업 있잖아. 저기요, 잘생긴 신애 남자 친구분? 저야말로 오후에 수업이 없어요. 혜성이만 사주시려는 건 아니죠? 저도 같이 가도 되죠?“


심혜성의 자칭대로 국문과 ’88학번 미녀 삼총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수다 삼총사 정도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영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지갑에 밥값이 없어서 못 사줄 형편은 아니었고, 왠지 신애의 대학 생활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흑심을 덧붙여서 조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러면 함께 가시죠. 그런데, 내려가시는 길 아니셨나요? 저는 신애와 약속이 저 위쪽에 있어서 올라가던 중인데요?“


”어머, 신애랑 어디서 만나기로 하셨는데요? 저희가 학교는 빠삭하게 다 알고 있거든요. 약속 장소만 말씀하시면 저희가 최단코스 지름길로 안내할게요.“


”중앙 도서관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만······.“


”자, 이리로 오세요. 도서관은 이쪽으로 가는 게 좀 더 빨라요.“


활기차게 앞장서는 세 명의 여학생의 뒤를 조영이 어색한 표정으로 뒤쫓았다.

역시 재학생답게 지름길을 알고 있는 것인지, 대로만을 걷던 조영과 달리 2개의 건물 내부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여학생들의 발걸음은 제법 빨랐다.

중앙 도서관 앞에는 커다란 잔디밭이, 아니 광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넓은 공간이 있었다.

잔디밭 위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학생들도 있고, 한낮인데도 막걸리를 기울이는 학생들도 눈에 뜨였다.

조영이 신기하다는 기색으로 주위를 살피자, 김미소가 입을 열었다.


”저희 학교 잔디밭 예쁘죠? 조영 씨는 어디 학교 다니세요? 전공은 뭐예요?“


”하하하. 한국대 학생들의 관심사는 다들 비슷하군요. 저는 대학을 다니지 않습니다. 싱가포르를 오가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 죄송해요. 주변에 있는 학생들의 남자 친구들도 대부분 대학생이라서 제가 실례했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사과하실 일은 아니에요. 이곳 캠퍼스는 정말 분위기가 좋네요. 학생들의 모습도 자유로워 보이고요.“


”네, 저희도 가끔 수업 없는 공강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내려와서 잔디밭에서 커피 마시고는 해요.“


”기지배,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이네. 무슨 도서관에서 공부야? 연애소설 빌려다가 잔디밭에 누워 읽는 게 취미생활이면서? 흥.“


”야, 국문과 학생이 소설 읽는 건 다 공부하는 거야, 공부.“


”얘들아, 우리 제부 앞에서 좀 조용히 해줄래? 헛소리 말고, 학교 주변의 맛있는 식당 리스트나 쫘~~악 뽑아봐. 우리 제부가 고르기 쉽게 말이야. 크크크.“


”그래? 그렇구나? 여기 처음 오셨다니까, 맛집을 모르시겠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꽉 잡고 있으니까요, 호호호.“


어린 여학생들의 수다에 조영이 방긋 미소짓고 있을 때, 조영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안녕하세요, 형부. 오래간만이에요.“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이신애의 옆에는 단짝인 고선미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서 와, 선미 씨도 오래간만이에요. 더 많이 예뻐졌는데요?“


”흐흐흐, 형님. 오랜만입니다. 멘트가 많이 느끼해지셨는데요?“


손현준이 뒤에서 나타나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조영이 반갑게 악수하면서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현준이도 같이 왔구나? 그동안 잘 지냈어?“


”언제 오셨어요? 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시는데 연락하셨어요?“


”아니. 아직 연락 못 드렸는데?“


”에이....그럼 제가 연락 드려야겠는데요? 전화로 할아버지한테 형님 들어왔다고 얘기해도 되죠?“


”뭐, 그건 네가 알아서 해. 신애 수업은 잘 받았어? 점심 먹을 시간은 있는 거야?“


”네, 오빠. 앞으로 2시간 동안 공강이에요. 어머, 혜성 선배도 있었군요.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응, 학교 내려가다가 제부를 만나서 모시고 왔어. 점심상에 숟가락 좀 올려볼까 싶어서.“


”신애야, 네 낭군님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걸 우리 미녀 삼총사가 구해준 거란다. 그러니까, 괜한 오해를 하면 안 돼. 밥 얻어먹으러 쫓아왔다거나, 뭐 그런 오해 말이야. 호호호.“


홍희경의 우스갯소리에 다들 웃음이 빵 터졌다.

지나가는 학생들의 시선이 끊이지를 않았다.


”자, 배고프니까 밥 먹으러 가자. 형님, 형님이 사는 거예요?“


”그래, 뭐 먹을지만 정해봐.“


국문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론은 김치볶음밥이었다.

조영과 국문과 학생들이 다 함께 캠퍼스를 걸었다.

봄날의 햇볕은 따뜻했고, 식당은 멀지 않았다.


학교 앞 작은 상가 건물 2층에 있는 아담한 레스토랑이었다.

학생으로 보이는 종업원이 주문을 받았다.

7그릇의 김치볶음밥을 주문받은 종업원이 즐거운 표정으로 주방으로 돌아갔다.

주문을 마친 조영이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화장실 앞에 손현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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