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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8,067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2.01.01 07:00
조회
216
추천
7
글자
11쪽

10-22

DUMMY

”고맙습니다,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이신애의 주변에 한부 그룹 비서실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있었지만, 뒤에 손현준이 연관된 것까지는 알지 못했었다.

조영은 돌아가서 여한모와 다시 이야기를 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지난번에 보내준 선물 말일세. 우리가 준비는 하고 있는데, 자네가 잭손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가? 우리를 화끈하게 도와줄 수 있겠나?“


”지난번에 드린 선물 정도로 만족해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거래를 제안하는 걸세. 자네가 우리를 도와준다면 우리도 자네가 한부를 공격하는 것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겠네!“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자네의 정확한 정체도 알려줄 생각이 없는가? 이건 호의로 물어보는 걸세.“


”나는 회장님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의 친분은 이렇게 아주 가끔 커피 한잔하는 거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길이 다르다?“


”나는 제조업보다는 자본 투자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제조업이 아니면 사업이 아니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음....그건 맞네. 나는 사업가라면 모름지기 물건을 만들어서 이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네.“


조영이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것 보십시오. 나는 제조업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자본 투자와 서비스업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가는 길이 달라서 부딪칠 일도 거의 없을 겁니다.“


”아쉽군. 자네 같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제조업을 한다면 획기적인 물건들을 만들어서 세상에 도움이 많이 될 텐데 말이야.“


”회장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가 때가 된다면 제조업 진출도 생각해보겠습니다.“


”고깝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고맙네. 내가 끝으로 조금 더 살아온 사람으로서 한 마디만 해줘도 되겠는가?“


”귀담아듣겠습니다.“


”지나치게 과거의 일에 얽매이지 말게나. 특히 자네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일에 매이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어지고, 현재 누리는 삶에 만족함이 없으면 앞으로의 삶에서도 만족을 찾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게나. 현실에는 옆자리에 있는 사람의 성장을 고까워하고 빼앗으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네.“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나치게 걱정해서도 안 되지만, 허투루 듣지 마시게. 특히 자네 여자 친구는 너무 아름답더군. 아름다운 꽃에는 벌도 꼬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벌레들도 꼬이는 법이야. 유념하게나.“


”감사합니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니까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부탁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나, 내가 이미 큰 빚을 졌으니 갚을 기회를 주면 내가 고맙지.“


”조만간 국내에 보안 서비스업을 확충할 생각입니다. 성대한 오픈 행사를 계획 중인데, 회장님께서 참석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포르투나 경비 실업을 말하는 건가 보군? 알겠네. 미리 초청장을 보내주면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서, 참석하도록 하겠네. 그리고, 제안서를 보내준다면 우리 그룹 내에 일감을 맡길만한 곳이 있는지 검토해보도록 하겠네. 물론, 인사를 튼 사이니까 가격도 잘 해주리라 믿네.“


작은 틈새에도 파고드는 노회한 장사꾼을 보면서 조영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회장님. 하하하.“


”오늘 비싼 시간 내줘서 고맙네.“


”나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어쩐지 내가 이득을 본 거래 같아서 기쁘면서도 죄송스럽고 그렇습니다.“


”하하하, 장사꾼의 이득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네.“


자리에서 일어나는 조영을 손영주 회장은 만류하지 않았다.

불쑥 내미는 노인의 손을 마주 잡은 조영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손영주 회장이 왼손을 들어 조영의 손등을 두들겨 주었다.


”조만간 또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네!“


조영이 회장실의 문을 열고 나가자, 아까 회장실로 안내해주었던 중년 사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염 실장. 이리 와서 인사하게. 우리가 여러 번 화제에 올렸었던 김조영 사장이야. 김 사장, 이쪽은 내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염일봉 비서실장일세. 얼굴 익혀두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


”처음 뵙겠습니다, 김조영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염일봉이라고 합니다.“


염일봉이 내미는 명함을 받아든 조영이 상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는 몸을 돌려 손영주 회장을 바라보았다.


”회장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들어가게. 멀리 배웅하지 않겠네.“


비서실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조영이 복도로 나섰고, 주홍상 과장이 뒤를 따랐다.

현관 앞에는 미리 연락이 있었는지, 조영이 타고 온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건물의 현관까지 뒤쫓아온 손현수가 승용차에 올라타는 조영의 뒤에서 허리를 숙였다.

승용차가 미끄러져 가듯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후에야 손현수의 허리가 세워졌다.


* * *


”우리의 상대에 대한 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어.“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워물고 혼잣말처럼 내뱉는 조영의 말에 앞자리에 앉은 주홍상 과장이 반응을 보였다.


”혹시 손영주 회장님과 무슨 대화가 오가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우리에 대한 것들이 너무 많이 알려졌어요. 내가 상대를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럽니다. 일단 돌아가서 시간을 갖고 생각해 봐야겠어요.“


조영이 고개를 돌려서 창밖을 내다보면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평창동 집으로 돌아온 조영은 2층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손영주 회장과의 만남을 되새겼다.

대현 그룹 정도 되는 곳이면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 뛰어나리라고 예측은 했었지만, 상대는 조영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손영주 회장이 조영에 대해서 호의적인 분위기였지만, 어느 순간에 호의가 악의로 변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기업의 보안이 점차 중요해질 거라는 생각에 포르투나 경비 실업을 만들었으면서도, 외적으로 보여지는 보안 업무만을 생각했었다는 자책도 들었다.


”무슨 일 있으셨어요? 이신애 씨 만나고 오시는 거 아니에요? 대현 그룹 손 회장님을 만나고 왔다는 이야기는 방금 들었는데 혹시 그곳에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셨던 겁니까?“


언제 올라왔는지 여한모가 머그잔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진한 커피 냄새가 조영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응? 왔어? 커피 냄새가 좋구나. 나도 한 잔 더 부탁할까?“


”일단 이걸 먼저 드세요. 저는 한 잔 더 가지고 올게요. 아직 입은 안 댄 거예요. 흐흐흐.“


여한모가 커피를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잠시 후에 새로운 커피잔을 들고 다가온 여한모가 조영의 옆자리에 앉았다.


”봄 날씨가 좋네요.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평화로워서 좋아요. 이런 좋은 날씨에 우리 보스의 표정은 왜 그렇게 우중충해요?“


무심하게 건네는 말이었지만, 조영에 대한 걱정이 가득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조영이 차분하게 손영주 회장과의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대현의 정보력이 만만치 않군요.“


”응, 나도 그런 생각을 했어. 지금까지는 막힘없는 대로를 달려오느라 우리가 나태해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부 그룹이라면 대현만큼은 아니어도 우리가 무시할 수 없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어.“


”알겠습니다.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옆에서 잘 챙겨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네가 미안해할 일이 아니야. 다만, 우리는 이제 지켜야 할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 거야. 정필모 사장의 일도 많이 다치지 않았고, 범인을 쉽게 찾아냈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했던 거지. 지금쯤 탁일만이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을 수도 있고, 윤근식이도 펄쩍펄쩍 뛰고 있을지 모르니까.“


”황문달 사장과 허대호 사장을 만나서 대책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래, 여러 가지 일로 바쁘겠지만 조금씩 더 힘을 내자“


”잭손에 대한 추가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래? 잘 됐군.“


”알리카를 움직여서 유만호 이사를 통해 한부 건설을 조금 더 흔들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적어도 강태수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효과는 생기겠지.“


”내부가 혼란스러워질수록 우리에게 향하는 시선을 둘 여유가 부족해질 겁니다.“


”손영주 회장님께 포르투나 경비 실업 오픈 행사에 참석해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렸다. 일정이 정해지면 공식적으로 초청장을 보내드리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테이블 한쪽에 올려놓은 조영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오빠, 저에요. 신애. 어디 계세요?]


수화기 건너에서 이신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조영은 아차 싶었다.

점심 먹고 헤어지면서 다시 통화하자고 했는데, 손영주 회장을 만나고 오면서 까맣게 잊어버렸었다.


”아, 응....조금 전에 약속이 끝났어. 그렇지 않아도 신애에게 연락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러셨구나......? 나는 수업 끝나고 도서관에서 오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전화 한 거예요. 혹시 약속이 바쁘시면 다음에 봐요.]


이신애의 목소리가 조금 딱딱한 것 같은 분위기라서 조영이 순간 긴장했다.


”아니야, 내가 갈게. 어디로 갈까? 도서관에 더 있을 거야?“


[오빠가 학교로 오면 얼마나 걸릴까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제가 이동할 테니까 중간쯤에서 봐요. 오빠 지금 어딘데요?]


”내가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음.....지금 가면....“


옆에서 소리 없이 웃고 있던 여한모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세워서 신호를 보냈다.


”1시간 정도면 갈 거야. 도서관 앞으로 갈까?“


[그래 주실래요? 그러면 저는 남은 과제가 있으니까, 그거 마무리하고 있을게요. 저....혹시 오빠 바쁜데 제가 귀찮게 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아니야. 그런 말이 어딨어? 내가 얼른 갈 테니까 공부하고 있어. 내가 근처 가서 전화할게. 이따 보자, 신애야.“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조영이 옷을 꺼내입기 위해서 방으로 걸어가면서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여한모가 웃으며 따라왔다.

통화를 마친 조영이 옷장 문을 열고 옷을 고르고 있을 때, 여한모가 한마디 건넸다.


”보스? 신애 씨하고 점심 먹고, 손 회장님 만나러 갔다가 방금 약속 끝났다고 통화하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점심 먹을 때와 다른 옷으로 나타나면 신애 씨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흐흐흐.“


”아, 그런가? 내가 입었던 옷을 어디에 뒀었지?“


”저기 있네요.“


여한모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세탁물을 넣어두는 바구니에 조영이 낮에 입었던 청바지와 스웨터가 들어 있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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