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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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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657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2.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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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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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1-3

DUMMY

[왜 말이 없어? 설마? 아니지? 그럴 리가 없지? 얼른 대답해라.]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세요. 지만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국내로 옮기기 위해서 현지에서 화장을 마쳤다고 합니다.“


[뭐? 뭐야? 지금 우리 집 장손이 잘못되었다는 거냐? 그런 거야? 너 미쳤어?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이역만리 미국에 보내놓고 어떻게 돌봤길래 그런 일을 당해? 응?]


”아버지. 사고였습니다. 사고였다고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고라니? 자세하게 이야기해봐라.]


”그것까지는 아실 것 없습니다. 좋지도 않은 이야기를 아버지까지 마음 쓰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지 않아도 애 엄마는 쓰러져서 입원했습니다. 제가 지금 수습 중이니까,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아니다. 내가 자세하게 알아야 해. 모두 말해라. 하나부터 열까지. 절대 숨기는 게 있으면 안 돼.]


”아버지!“


[닥쳐라! 내가 이 소식을 어디에서 들었을 것 같으냐? 신문에도 나오지 않았고, 네가 전화도 안 했는데?]


”그러고 보니? 누가 연락했어요? 누구예요?“


[최덕술이었다. 최덕술이가 위로를 전한다고 전화를 했어.]


”최 과장이요? 그 양반이 어떻게?“


[그러니까 이상한 거야. 어서 얘기해봐라.]


”저도 건너 들은 거라서요.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마약이 발견되었고 몸에도 이전에 투약했던 흔적들이 있었다고....“


[자살? 혼자 있을 때 말이냐?]


”아니요, 여자가 함께 있다가 신고했답니다. 그런데, 여자도 마약에 취해서 횡설수설했다고 하더군요.“


[뒷수습은? 누구를 통했어?]


”아는 의원을 통해서 외무부 차관에게 연락했습니다. LA 총영사관에서 나간 직원들이 지만이의 시신을 인수해서 바로 화장했습니다. 적어도 마약에 대한 추문은 말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외무부라고? 그쪽에서 다른 소리 나오지 않도록 신경 단단히 써라. 나중에라도 말이 돌면 너한테까지도 불똥이 튈 수가 있어. 장례는 어떻게 할 거냐?]


”일단 지만이가 돌아오면 치르려고 준비만 해놓고 있습니다. 아버지, 그런데 최 과장이 어떻게 연락했을까요?“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이만 끊으마. 지만이 오는 대로 연락해라.]


윤근식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져 버렸다.


”최덕술?“


윤근식의 머리가 뒤죽박죽되어가고 있었다.


* * *


목포 시내에 있는 작은 유흥주점인 [항구]의 룸에서 아가씨를 옆에 앉히고 술을 마시고 있던 도원호는 바깥의 소란스러움에 짜증이 났다.


”야, 밖에 무슨 일이야?“


도원호가 소리를 질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오빠, 내가 나가보고 올게요.“


옆에서 술을 따라주던 아가씨가 가슴이 훤하게 드러난 옷을 추켜올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이, 새끼들. 장사도 안 되는데 또 술 취한 진상이 왔나?“


도원호는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투덜거렸다.

아가씨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다가 누군가에 밀려서 뒷걸음질로 들어오자, 도원호의 눈에 쌍심지가 켜졌다.


”뭐야? 너네들 뭐야, 새끼야?“


급한 대로 탁자 위에 올려진 맥주병을 거꾸로 잡은 도원호가 호기 있게 소리를 질렀다.

비명을 지르는 아가씨를 밀치고 들어온 것은 건장한 사내들이었다.


”아, 그 새끼. 평화롭게 술 처마시고 있었네? 야, 저 새끼, 치워.“


우두머리인듯한 곱슬머리 사내가 입을 열자 옆에 서 있던 사내들이 손에 들고 있던 야구방망이를 들어 올리면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새끼들, 너네 어디서 왔어? 내가 누군 줄 알아?“


쨍그랑.

맥주병을 테이블에 내리쳐서 반 토막을 내버린 도원호가 맥주병의 손잡이를 잡은 채로 위협적으로 가슴 앞에서 좌·우로 흔들었다.

사내 한 명이 휘두르는 야구방망이를 피하면서 앞으로 달려든 도원호의 어깨 위로 다른 야구방망이가 날아왔다.

퍼억.


”으헉.“


술병을 잡지 않은 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움켜잡으며 쓰러지는 도원호의 몸 위로 여러 번의 야구방망이가 휘둘러졌다.

퍼억. 퍽.

도원호는 숨이 막혀서 비명도 제대로 지를 수가 없었다.


‘어떤 미친놈들이?’


도원호의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형님, 이 새끼 뻗었는데요?“


”끌어다가 차에 실어. 오늘 바쁘다.“


곱슬머리 사내가 방 한구석에 주저앉아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가씨의 어깨에 한 손을 걸쳐 올렸다.


”아가씨, 이 생활 몇 년 차야?“


”3...3년이요.“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겠네? 쓸데없이 입 놀리면 서로 피곤해진다. 너는 오늘 아무것도 못 본 거야, 알겠지?“


”네....네....저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


”그런데, 멀쩡하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거짓말한다고 또 혼날 수도 있어. 이 오빠는 친절하니까, 너를 도와주는 거야. 다른 마음이 있는 건 아니니까 나한테 원한은 갖지 말고.“


곱슬머리 사내의 솥뚜껑 같은 손이 휘둘러지자 여자가 뺨을 부여잡으면서 정신을 잃었다.


”가자.“


곱슬머리 사내가 방을 나서자, 곳곳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웨이터들이 몇 보였고, 술집 앞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에는 인상이 험악한 사내들 네 명이 널브러져 있었다.


”자, 다음은 어디더냐? 어디 보자, 응? 당구장이구나? 얘들아, 가자.“


사내들이 승합차에 몸을 싣자,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끼이익.

사내들을 태운 승합차는 술집에서 멀지 않은 허름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서 있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가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형님. 위에는 마침 일반인들은 없고, 여기 똘마니 애들 일곱 명이 당구 치고 있습니다. 주인은 없고, 아르바이트하는 놈이 하나 있는데 동네 후배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 잘됐네. 거치적거리는 거 없어서 좋네. 야, 올라가서 모두 제껴.“


승합차에서 내려서 대기하고 있던 사내들이 우르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인도 저쪽에서 다가오던 아줌마가 사내들을 보고는 놀라서, 도로를 횡단해서 반대편 길로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쳐다보던 곱슬머리 사내가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이고는 천천히 빨아당기기 시작했다.


”뭐야, 이 새끼들.“


”야, 막아.“


당구장에 들어선 사내들은 아무 말도 없이 다짜고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당구를 치고 있던 사내들 중 두엇이 쓰러지고 난 후에야, 상황을 파악한 듯 들고 있던 큐대를 휘두르기 시작했지만, 이쪽이 숫자가 훨씬 많았다.


와장창.

사내 한 명이 뒤로 쓰러지면서 탁자에 부딪혔고, 탁자 위에 있던 콜라가 들어있던 유리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목포의 작은 당구장은 사내들이 흘리는 피와 신음으로 가득해졌다.

곱슬머리 사내가 담배를 다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내던지고 구둣발로 밟아서 비벼 끄고 있을 때, 부하들이 계단을 내려왔다.


”형님, 다 처리했습니다.“


”그 새끼들 어디 하나씩은 다 부러뜨렸지?“


”네, 형님. 적어도 두 달씩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겁니다.“


”차에 실어.“


사내들이 끌려 내려온 사내들을 승합차에 욱여넣고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했다.


소식을 들은 박철구가 강남에 있는 호텔로 달려간 것은 한밤중이었다.

로비는 한산했다.

항상 데리고 다니는 부하들 세 명을 대동한 박철구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부하들도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서 엘리베이터에는 침묵만이 가득했다.

6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복도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가득했다.


”나오셨습니까, 부장님.“


건장한 사내들이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인사를 건네왔지만, 박철구는 인사를 받을 정신이 없어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607호 앞에는 건장한 체격의 사내 두 명이 지키고 서 있었다.

복도에 서 있는 사내들과 다르게 묵례만을 건넨 두 사내중 한 명이 방문을 두들겼다.

안에서 문이 열리고 박철구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박철구가 방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뭔가가 휙 날아왔다.


쨍그랑.

박철구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옆으로 젖혀서 피하자, 유리잔이 벽에 부딪히면서 박살이 났다.

거실의 소파 중앙에는 탁일만이 앉아 있었고, 오른편에 서 있는 정만용이 씩씩거리고 있었다.


”너는 뭐 하는 새끼인데, 이제야 오는 거야? 너 이 새끼, 어디서 술 처먹고 있었지?“


”죄송합니다, 사장님. 저도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아서요.“


”그만해, 정 사장. 박 부장도 쉬는 날이 있어야지. 일단 앉지.“


허리를 숙인 박철구가 정만용의 시선을 피하면서 탁일만의 왼쪽 자리로 가서 앉았다.


”어디까지 소식 들었어?“


”목포 애들이 깨졌다는 소식까지 들었습니다.“


”그래? 야, 다시 한번 읊어봐라. 박 부장도 알아야지.“


탁일만의 낮은 목소리에 한쪽에 병풍처럼 서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오늘 밤에 목포에 남아 있던 조직원들이 습격을 받았습니다. 습격을 받은 곳은 나이트클럽 1곳, 당구장 1곳, 룸살롱 2곳, 그리고 애들 숙소였습니다. 부상자가 총 25명입니다. 대부분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서 깁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대략 2달 정도는 활동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전격적으로 기습이 벌어져서 대응이 부족했습니다. 이상한 점은 습격한 놈들이 부상자들을 모아서 큰 회장이 계시는 요양원 앞에 던져놓고 갔다는 겁니다. 놈들은 대략 2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정확한 숫자는 사실 알지 못합니다. 아무튼, 승합차 여러 대가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주로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있었고, 칼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조직원들이 있는 곳을 정확하게 알고 습격했다는 점과 큰 회장님께서 계시는 요양원 앞에 부상자들을 떨구고 갔다는 점에서 우리를 알고 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박철구가 고개를 숙이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박 부장, 목포에 남아 있던 애들 수준은 어땠어?“


”예, 거기 애들이야 사실 삼류급입니다. 동네 애기들 수준입니다. 날렵한 놈들은 모두 서울로 불러와서 사실 쭉정이들만 남아 있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목포가 우리 조직의 고향이라는 것을 전국의 조직들이 알고 있는데, 감히 그곳을 쳐들어올 만한 놈들도 없을 거로 생각했었기 때문에......“


”야, 이 새끼야. 그래서 지금 목포 애들이 약해서 깨졌다는 거야?“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사장님. 저는 다만 회장님께서 물어보시길래....“


박철구가 변명을 해대었지만, 정만용이 계속해서 쏘아보자 시선을 내리깔았다.


”이 새끼가, 애들 관리를 이따위로 해놓고 나한테 눈을 치켜뜨는 거야? 이 새끼, 요즘 오냐오냐해줬더니 간덩이가 부었냐? 한번 한따까리 해볼까?“


박철구의 눈에서 불만의 기색을 읽어낸 정만용이 계속해서 다그쳤다.


”어허, 정 사장. 그만하래도. 박 부장과 정 사장 자네가 우리 조직의 핵심들이지 않은가? 지금 외부의 적이 나타난 상황에서 둘이 다투면 어떻게 해?“


탁일만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재를 하자, 정만용도 한걸음 물러섰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박 부장 저놈이 목포에 있을 때는 안 그랬는데, 서울 올라와서 배때기에 기름기가 끼면서부터 애들 관리도 신경 안 쓰고 매일 술만 처마셔서 그렇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일러두겠습니다.“


”그래, 그건 둘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고. 내 생각에는 누군가 조직적으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 같은데, 그럴만한 조직이 남아 있나, 국내에?“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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