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31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1.07 07:00
조회
368
추천
5
글자
11쪽

10-7

DUMMY

”그 친구도 한국 특수부대에서 꽤 오랜 시간 근무했었다고 들었었거든? 그런데, 그 친구 말이 휴가 나온 군인들이 말하는 군 생활은 99%가 허풍이라고 하던데? 하하하.“


”에~~? 호호호.“


조영과 이신애의 대화를 듣던 이신구가 얼굴 가득히 억울한 표정을 만들었지만, 두 사람은 또 그것을 보면서 웃어댔다.


”형님, 신애야. 내 말은 거짓말이 아니지 말입니다. 정말 눈이 펑펑 내려서 가슴까지 찼었지 말입니다.“


”하하하, 신구 네 말이 다 거짓말이라는 게 아니고 일정 부분 허풍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내가 알아서 걸러서 듣고 있다는 뜻이야, 하하하.“


”형님, 그건 그렇고 말입니다. 미국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고 나면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그건 그때 가서 선택할 수 있는 문제지. 요인에 대한 경호업무를 할 수도 있고, 건물이나 회사에 대한 보안 업무를 할 수도 있고, 극소수는 전문적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일을 선택하기도 해.“


”전문적인 전투 말입니까?“


”응, PMC(Private Military Company)이라고 국가가 아니라, 회사에서 운영하는 민간군사기업이 있어. 국제 분쟁 지역에 들어가서 요인 경호나, 간간이 실제 전투를 하기도 하는 일종의 용병들이지.“


”용병 말입니까? 그러면 진짜 총을 쏘고 그럽니까?“


”응, 당연하지. 훈련장에서도 최신형 무기 사용 훈련도 하고, 실전에서는 당연히 무기 사용을 하는 경우도 있는 거지.“


”오빠, 그건 위험한 거잖아요. 나는 신구 오빠가 그런 위험한 일을 하면서 사는 건 싫어요. 동생으로서 반대예요.“


”꼭 그걸 하라는 게 아니고.....그냥 그런 사업도 내가 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 거야.“


조영이 어색한 변명을 갖다 붙였지만, 이신애의 표정은 이미 뾰로통해져 있었다.


”그런 분야가 있다는 것은 처음 들었습니다. 고려해 보겠습니다.“


”한국에는 거의 없던 분야라고 생각하면 돼. 하지만, 앞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생각해서 투자한 거야.“


”그러면, 지금 형님이나 신애를 보호하는 경호원분들도 모두 그 훈련을 받으신 겁니까?“


”모두는 아니야. 몇 달간의 훈련을 받은 직원들은 며칠 전에 귀국해서 이번 주는 휴가라고 들었어. 다만, 지금 근무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특수부대를 제대한 건 맞을걸?“


조영의 설명을 들은 이신구가 오묘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시고는 잔을 비웠다.

조영이 술병을 들어 와인을 따라주었다.


”셉니까?“


”누가?“


”형님 경호하는 분들 말이지 말입니다.“


”글쎄. 직접 손을 섞어보지는 않았는데?“


”이건 정말인데 말입니다. 지금 제가 복무하는 부대에서는 저보다 센 사람이 없습니다. 특수부대를 나왔다는 분들이라고 하시니까, 어느 정도나 센 것인지 궁금해져서 말입니다.“


”기회가 되면 대련 한번 해달라고 해볼까?“


”정말이십니까?“


초롱초롱해지는 이신구를 보면서 이신애가 헛웃음을 흘렸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부지런히 손을 놀린 이신구의 접시들이 텅 비었다.

마지막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은 이신구가 포크를 내려놓으면서 배를 두들겼다.


”배부르게 먹었니?“


”형님 덕분에 오래간만에 고기로 배를 채웠지 말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면회라는 것을 가서 고기를 가끔 먹일 걸 그랬구나.“


”오빠 안 계시는 동안에 휴가 나올 때마다 제가 하루 삼시 세끼를 고기로 먹였었어요.“


”하하하, 잘했구나. 신구는 이렇게 예쁘고 마음 착한 동생을 둬서 좋겠구나!“


”글쎄 말입니다. 예쁘고 착한 여동생이 오빠를 놔두고 집을 나가기도 하고, 오빠 군대 가 있는 동안에 남자 친구도 만들고 그러지 말입니다.“


”뭐라고?“


”하하하.“


이신애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조영은 즐겁게 웃었다.


”신구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웃게 되는구나. 고맙다, 고마워.“


”이래서 형님 곁에는 제가 있어야 하는 거지 말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셔야지 말입니다. 제가 제대하는 대로 형님 곁을 지켜드리겠습니다.“


”흥, 군대에 말뚝이나 박아 버려라.“


귀여운(?) 악담을 날린 이신애가 혀를 날름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조영에게 부끄러운지 손으로 화장실 쪽을 가리킨 이신애가 발걸음을 옮기자, 조영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군대에서도 담배는 피우나?“


”피우다 뿐이겠습니까? 나라에서 열심히 피우라고 매달 담배를 지급해줍니다. 하하하.“


”그래?“


”제가 처음에 훈련소 끝나고 자대에 갔을 때 말입니다.......“


담배를 입에 물고 군복을 입은 이신구의 입에서 또다시 군 생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온 일행은 주차장까지 잘 단장된 오솔길을 걸었다.


”오래간만에 만났으니까 술 한 잔 더하면 좋을 텐데, 선약이 있다니 아쉽구나!“


”아직 휴가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부대에서 같이 휴가 나온 동기들을 만나는 날이라서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나는 신애하고 커피 한 잔 더하고 들어가도록 하마. 신구는 약속이 어디라고 했지?“


”강남역이지 말입니다.“


”그래, 그러면 직원한테 강남역에 내려주라고 할 테니까 차 타고 가도록 하고, 잠시만 있어봐라.“


주차장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이 차에서 내렸다.

타고 왔던 차로 다가간 조영이 직원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자, 직원이 트렁크를 열고는 작은 쇼핑백을 꺼내어서 조영에게 건네주었다.

쇼핑백을 받아 든 조영이 이신구에게 다가오더니 불쑥 쇼핑백을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휴대 전화야. 한번 열어봐.“


”예? 이거 비싼 거 아닙니까?“


이신구가 쇼핑백을 열고 휴대 전화를 꺼내자, 이신애가 다가와서 사용법을 설명해주었다.

남매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조영이 직원에게 받아온 작은 메모지에 펜으로 전화번호를 적었다.


”자, 이건 신애 전화번호고, 이건 내가 서울에서 사용하는 전화번호다.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 연락해. 그리고, 이건 오늘 친구들 만나서 술 한잔하라고 주는 용돈이다.“


조영이 메모지와 함께 작은 봉투를 건넸다.

조영의 손에서 봉투와 메모지를 건네받은 이신구가 허리를 꾸벅 숙였다.


”감사합니다, 형님.“


”그래,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술 너무 과하게 마시지 말고 재밌게 놀다 들어가라.“


”오빠, 오늘 집에는 들어올 거지?“


”전화할게. 먼저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형님.“


”그래. 다시 연락하자.“


조영이 이신애에게 뒷문을 열어주고는 몸을 돌려 이신구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조영과 이신애가 탄 승용차가 출발하자, 경호원들이 탄 차가 한 대 뒤를 따랐다.

경호원들의 차를 바라보는 이신구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남아있는 차 앞에서 기다리는 운전 기사에게 생각이 미친 이신구가 조심스럽게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죄송은요, 제 일인걸요. 강남역에 내려드리면 될까요?“


”그래 주시면 됩니다.“


”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상병이면 반은 꺾어졌나 보네요? 허허허.“


”반이 뭡니까? 이제 딱 1년 남았지 말입니다.“


인사치레로 건네어지는 말에 또다시 군 생활을 입에 올리는 이신구는 천상 휴가 나온 군인일 뿐이었다.


* * *


차동수를 뒤쫓던 박상인은 청량리에 있는 종합병원의 지상 주차장에 있었다.

버스를 타고 차동수를 뒤따랐던 직원이 뒷문을 열고 올라탔다.


”딸이 입원한 병실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아병동의 6인실 병실을 사용하더군요. 버스에서 이동하는 내내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습니다. 딸의 병세 때문인지, 교통사고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어린 딸이 중병으로 누워 있으면 걱정이 많기는 하겠네. 종만이는? 이놈 시키는 또 어디 가서 농땡이 치는 거야? 야, 종만이한테 전화해봐.“


박상인의 지시를 받은 직원이 휴대 전화를 꺼내서 버튼을 눌렀는데, 갑자기 차 밖에서 전화벨 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운전석 뒷문을 열고 들어오던 장종만이 휴대 전화를 들고 있는 직원을 쳐다보더니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다.


”야, 지금 나한테 전화하는 거냐? 저기서부터 걸어오고 있었는데 확인도 안 하고 전화부터 하다니. 세상이 너무 좋아져서 그래, 세상이.“


”헐. 우리 종만이 많이 컸네? 그래, 병원 다녀온 결과부터 보고해 봐.“


”네, 과장님. 차동수의 딸은 차수미라고 국민학교 5학년입니다. 소아 심장병으로 입원해 있는 상태인데, 수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원무과 직원을 꼬드겨서 물어봤더니 수술비에 이런저런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거의 3천만 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큰돈이군.“


”화물차 운전사에, 동네에서 부업 하는 부부의 벌이로는 쉽게 마련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그래서 박철구와 접촉이 있었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뭐,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야겠군. 젠장 3천만 원이면 큰 금액인데.“


잠시 고민하던 박상인이 휴대전화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담배에 불을 붙인 박상인이 휴대 전화를 꺼내 들고 황문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사장님, 접니다.“


[왜? 무슨 일 있어?]


”지금 차동수 뒤를 따르다 보니까, 차동수의 딸이 입원한 병원에 와 있습니다. 차동수 딸은 심장병으로 수술비가 3천만 원 필요한 큰 병이랍니다. 제가 조금 있다가 차동수를 만나볼 건데, 혹시 차동수에게 수술비 빌려줘도 됩니까? 사장님 돈 좀 있으세요?“


[야, 뭔 소리야? 내가 3천만 원이 어디 있고, 그걸 또 왜 차동수를 빌려줘? 나는 얼굴도 못 본 사람인데?]


”아, 그 상황이 그렇잖아요. 차동수의 딸이 이제 5학년이랍니다. 5학년.“


[아니, 5학년인 것도 알겠고. 차동수네 상황이 어려울 것도 짐작은 가는데 그렇다고 내가 그 큰돈을 갑자기 어디서 마련해서 빌려줘? 언제 돌려받을 줄 알고?]


”거시기....혹시 보스에게 여쭤보시면 안 될까요? 혹시 압니까? 수술비 빌려준다고 하면 차동수가 술술 불지도....“


[야, 쓸데없는 소리부터 하지 말고. 사건의 전말부터 확인해. 그러다가 우리가 헛다리 짚은 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원래 돈은 있는 사람들이 더 아끼는 법이다. 괜스레 오지랖 넓은 짓 하지 말고. 확인 먼저 해.]


황문달이 목소리를 높이자 박상인이 휴대 전화를 귀에서 멀리 떨어뜨렸다.


”쳇, 아니면 아닌 거지. 소리를 지를 것까지야....“


박상인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황문달이 들은 건지, 목소리를 낮췄다.


[상인아, 내가 갑자기 소리를 높인 건 미안한데. 우리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그리고,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 아니라고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돼. 일단 사실 확인부터 하고 연락해라.]


”네, 사장님.“


[휴~우. 일단 내가 여 팀장님한테 연락은 한 번 해보겠다만서도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라.]


”네, 사장님.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는 박상인의 가슴이 답답해져서, 괜스레 담배만 깊게 빨아들였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안내 22.02.04 180 0 -
공지 토,일 연재로 전환 20.05.24 2,115 0 -
256 11-6 22.01.30 227 7 11쪽
255 11-5 22.01.29 174 4 11쪽
254 11-4 22.01.23 181 7 11쪽
253 11-3 22.01.22 193 6 12쪽
252 11-2 22.01.16 203 7 11쪽
251 11-1 22.01.15 203 5 11쪽
250 10-25 22.01.09 234 7 11쪽
249 10-24 22.01.08 223 7 11쪽
248 10-23 22.01.02 222 6 11쪽
247 10-22 22.01.01 215 7 11쪽
246 10-21 21.12.26 239 6 11쪽
245 10-20 21.12.25 226 6 11쪽
244 10-19 21.12.19 267 7 11쪽
243 10-18 21.12.18 257 7 11쪽
242 10-17 21.12.12 289 8 11쪽
241 10-16 21.12.11 281 5 11쪽
240 10-15 21.12.05 295 6 11쪽
239 10-14 21.12.04 294 6 11쪽
238 10-13 21.11.28 317 7 11쪽
237 10-12 21.11.27 311 6 11쪽
236 10-11 21.11.21 332 7 11쪽
235 10-10 21.11.20 335 6 11쪽
234 10-9 +1 21.11.14 340 8 11쪽
233 10-8 21.11.13 344 6 11쪽
» 10-7 21.11.07 369 5 11쪽
231 10-6 21.11.06 365 5 11쪽
230 10-5 21.10.31 385 7 11쪽
229 10-4 21.10.30 381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