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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627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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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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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10-15

DUMMY

”정 사장님께서 소개해주신 유만호 이사가 너무 열심히 일하면서, 여러 가지 자료를 원하셔서 엄 실장이 그 자료 만들어다 바치느라고 밤낮이 부족하도록 뛰어다니고 있답니다. 그래서 흰 머리가 늘고 있지요. 허허허.“


”이런, 이거 송구합니다. 유 이사, 그 양반이 일을 너무 FM으로 하나 보군요.“


정필모의 대답에 강태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찡그려졌지만, 금세 원래 표정을 회복했다.정필모의 답변이 마치 [너희 일 처리가 모두 얼렁뚱땅 아니냐, 그러니까 유만호의 FM 적인 요구에 고생하는 거지?]라는 비꼬임으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문 앞에 직원들도 세워 놓으시고?“


”아, 문 앞에 있는 직원들은 저희 포르투나 경비 실업 소속 직원들입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나니까, 직원들이 경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막무가내로 세워 놓은 모양입니다. 강 사장님네 한부 건설도 경비나 경호 업무가 필요하면 연락을 주십시오. 저희가 잘 훈련받은 직원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깨알 같은 틈새에도 영업을 시도하는 정필모 사장이었다.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면서 자리를 피해 주었던 정필모의 비서가 들어왔다.


”사장님, 싱가.....김조영 사장님께서 병문안 오셨습니다.“


”아, 그래? 안으로 모시지.“


”네, 알겠습니다.“


비서가 비켜서고, 조영과 여한모가 들어왔다.


”정 사장님, 몸은 좀 어떠십니까? 어이쿠, 손님들이 계셨군요? 죄송합니다. 조금 있다가 올 걸 그랬나 본데요? 아이고, 병실에 과일과 꽃이 가득하군요. 보스, 저희는 빈손으로 오길 잘했는데요? 가져와 봐야 둘 곳이 없었겠습니다. 흐흐흐.“


여한모가 먼저 너스레를 떨면서 안부를 물었고, 한 걸음 뒤에 서 있던 조영이 앞으로 나섰다.


”정 사장님의 쾌유를 빌러 왔습니다만, 손님이 계시는 데 방해를 한 모양이군요.“


”어디서 뵌 분 같은데요?“


강태수 사장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조영을 바라보자, 조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주 총회장에서 정필모 사장님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 맞네요. 정필모 사장님께 투자하셨다는 젊은 사장님이셨군요?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다시 인사합시다. 한부 건설의 강태수요.“


”김조영이라고 합니다. 바쁘실 텐데 병문안까지 오신 걸 보니, 정 사장님과 친분이 깊으신가 봅니다?“


”하하하, 이제 친분을 쌓아가려고 온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번 뵈었을 때는 외국 이름이셨던 것 같은데요?“


”아~. 투자 업무를 할 때는 데이빗 김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내가 요즘은 주로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편이라서요. 편한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아, 그러시군요. 젊어 보이는데 국제적인 투자를 하신다니 능력이 탁월하신 듯합니다. 다음에라도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대화를 나눠봤으면 좋겠군요.“


”글쎄요, 내가 한부에는 별로 마음이 안 가서요. 그럴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 별일 아닙니다. 한부 그룹에서 내 뒷조사를 하는 것 같아서 한부라는 이름에 좀 예민해졌습니다. 이해하십시오.“


”네? 뒷조사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강태수는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고,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엄태형 실장은 창백해진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집안 내에 대화가 부족한 숙질(叔姪)간이시군요?“


”숙질이라니? 혹시 그룹 전략실의 희수를 말씀하시는 거요?“


”직접 물어보시지요. 아, 혹시 만나시게 되거든 내 얘기를 전해주시겠습니까? 조용히 있고자 하는 사자의 코털을 뽑으면 다칠 수도 있다고요. 큭큭큭.“


강태수와 엄태형은 아무래도 조영의 날카로운 반응에 정신을 못 차리는 모양이었다.

여한모가 조영의 옷깃을 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환자복을 입은 정필모가 두 사람을 중재했다.


”자, 서로 간에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병문안을 오셨으니, 이 정필모의 얼굴을 봐서라도 진정하십시오, 환자가 걱정이 많아지면 병이 잘 낫지 않습니다. 허허허.“


정필모의 짧은 지적을 받은 조영이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미안합니다, 정 사장님. 내가 잠깐 날카로워졌습니다.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 팀장의 제안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영이 되돌아설 분위기이자, 강태수가 조영을 제지하고 나섰다.


”자, 김 사장님. 우리 그룹 전략실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나 본데, 나는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확인해보고 사과해야 할 일이면 사과를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왔고, 저는 병문안을 마쳤으니 김 사장께서 대화를 나누다가 가십시오. 저희가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정 사장님, 쾌차하시고 퇴원하시면 식사 자리 한번 마련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 사장님, 엄 실장님. 퇴원하면 감사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태수 사장과 엄태형 실장이 정필모와 인사를 나누고 병실을 나서는 동안, 조영과 여한모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병실 문이 닫히고, 조영이 정필모의 곁으로 다가가자 여한모가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고마워, 여 팀장. 미안합니다, 정 사장님. 한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지난번 주주 총회 이후에 한부 그룹 강희수 과장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보스의 여자 친구분의 뒤를 밟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보스가 그 일을 생각하고 화가 나셨던 것 같습니다.“


여한모가 상황을 정리해서 설명해주었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보스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여서 좋습니다. 저는 보스가 가끔 너무 차가운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었거든요, 하하하.“


”나는 인조인간이 아닙니다, 정 사장님.“


”사람은 가끔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보스. 잘난 것은 없지만 몇십 년 더 오래 산 사람의 인생 경험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하하하.“


환하게 웃는 정필모의 표정에는 놀리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대견해 하는 모습도 보여서 조영은 입맛을 다실 뿐이었다.


”어쨌든, 여 팀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줘서 고맙습니다.“


”저한테도 도움이 되는 방법인걸요, 보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의 남은 인생은 보스의 것입니다.“


”오우~ 정 사장님이 그런 멘트를 하시니까, 갑자기 제 팔뚝에 소름이 돋는데요? 흐흐흐.“


세 명의 사내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곳은 병실이었다.


병실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향하는 강태수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큰소리라니. 이봐, 엄 실장. 그룹 전략실을 통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도록 해. 내가 겨우 희수가 하는 일의 뒤처리로 대신 욕을 먹고 다녀야겠나?“


”죄송합니다, 사장님. 빠른 시일 내에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자네는 왜 이리 땀을 흘려? 어디가 안 좋은가?“


거친 발걸음을 옮기던 강태수가 발걸음의 속도를 천천히 늦추더니 자리에 멈춰서고는 고개를 돌려서 엄태형 실장을 바라보았다.


”네? 아니...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방금 김조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떠올라서 그렇습니다.“


”무슨 이야기야?“


”강도수 도련님과 얽혔던 사람이 김조영이었습니다.“


강태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낯익다 싶었는데, 도수 팔 부러뜨린 녀석이 저놈이란 말이야?“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보고서에도 정필모 사장과 친분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만, 병문안까지 오는 사이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놈 주주 총회장에도 왔었어. 내가 그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도 나눴었는데. 아, 그때 엄 실장은 주주 총회장 뒷정리하느라 못 봤겠구먼.“


”주주 총회장에서 사장님과 인사를 했단 말씀이십니까?“


”응, 정필모 사장이 소개를 해줘서 악수 한 번 했지. 그런데, 희수 얘기는 또 왜 꺼내는 거야? 거기서 갑자기 강희수 이름이 튀어나오는 이유가 뭐야?“


”그건 확인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래. 일단 자료 정리해서 일목요연하게 보고하도록 해. 빠른 시일 내에.“


”알겠습니다, 사장님.“


병원 현관을 나서자, 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던 비서가 재빠르게 뒷문을 열어주었다.

강태수가 뒷좌석에 앉고, 차를 빙 돌아서 강태수의 옆자리로 가는 동안에도 엄태형 실장의 머릿속에서는 김조영이라는 이름이 떠나지를 않았다.


* * *


쿵쾅쿵쾅.

서울 강남에 있는 3성급 호텔의 지하에 있는 나이트클럽 [불새]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요란한 음악 소리와 함께 현란한 조명이 번쩍거릴 때마다 스테이지에 나와 있는 젊은 남녀들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친구와 웃고 떠들면서 화장실에서 나오던 한 젊은 사내가 검은 양복 안에 하얀 셔츠를 받쳐입은 사내와 어깨를 부딪쳤다.


”아따~ 이 넘이 사람을 치네잉?“


”죄송합니다. 제가 친구랑 얘기하느라 미처 보지를 못했습니다.“


”잘 보고 다니라. 눈깔을 뒀다 뭐에 쓰냐잉?“


양복 입은 사내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언사에 젊은 사내는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때 뒤쪽에서 다가온 웨이터 한 명이 양복 사내를 잡아끌었다.


”뭐시여? 나가 지금 아그들 교육 좀 시키려는데?“


웨이터가 젊은 사내에게 빨리 가라는 손짓을 해대고는 양복 입은 사내의 귀로 입을 가져갔다.


”사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오잉? 사장님이 벌써 오셨단 말이여? 사장님 어디로 모셨냐잉?“


”1번 방으로 모셨습니다.“


”알았다. 나는 지금 바로 사장님께 갈 테니께, 너는 어여 가서 카운터 아그들한테 부장님한테 전화 넣으라고 해라, 알긋냐?“


나이트클럽 [불새]에 나와 있는 조직원들을 이끌고 있는 유달파 조직원인 구완서는 1번 방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오가던 웨이터들이 구완서를 볼 때마다 고개를 숙였지만, 구완서는 인사를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구완서가 1번 방 앞에 도착했을 때, 방문 앞에는 건장한 사내 둘이 장승처럼 서 있었다.

정만용의 호위대였다.


애초 마상녹의 부하로 조직 생활을 시작했던 구완서는 [불새]에서 일하던 말단 조직원이었는데, 탁일만이 마상녹을 밀어낼 때 너무 하급 조직원이라서 축출되지 않고 살아남았었다.

숫자에 빠른 계산능력과 눈치로 살아남은 구완서는 싸움 실력은 별 볼일이 없었지만, 박철구의 눈에 들어서 빠르게 승진해서 [불새]를 책임지는 위치에까지 올라온 인물이었다.

목포에서부터 정만용의 측근이었던 호위대에는 비벼보기가 힘든 인물이었다.


”아이고, 수고들 많으십니다. 형님들. 구완서입니다. 사장님께서 오셨다고 해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들어가 봐도 되겠습니까?“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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