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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792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3.05 20:00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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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88화

DUMMY

마력의 파동과 브레스가 충돌하는 순간, 억지로 얽혀 있던 끈이 풀어지는 것 마냥 나선 형태로 꼬여있던 세 줄기의 마력은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버렸고, 신수의 브레스는 마력의 파동을 갈라내며 폭식의 권능을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뭣이!?"


아무리 그래도 이 일격에는 버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기에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던 폭식의 권능은 미처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신수의 브레스에 직격했고, 폭식의 권능이 서 있던 자리에서는 눈부신 섬광과 함께 대 폭발이 일어났다.


"크으윽!"


그 여파는 멀찍이서 서 있던 갈루에 선생에게도 미쳤고, 폭발의 범위에서 한참은 떨어져 있던 갈루에 선생조차 한 순간 몸이 붕 뜰 정도로 강렬한 돌풍이 불어닥쳤다.


"가, 갈루에 선생님!? 세상에, 괜찮으세요?"


그리고 그 때 수풀을 헤치며 안젤라와 루시퍼가 나타났다. 강렬한 빛에 감싸였던 신수가 느닷없이 거대한 용으로 변하자마자 폭식의 권능에게 날아가버렸기에 이제서야 싸움의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일단 치유를..."


갈루에 선생의 찢어진 날개를 본 안젤라가 신성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갈루에 선생이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전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분명 신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화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순식간에 저런 힘을?"

"그, 그게요..."


설명에는 영 소질이 없는 안젤라가 할 말을 정리하는 사이에 오는 길에서 안젤라에게서 사정을 전해들은 루시퍼가 정보를 취합해 갈루에 선생에게 전달했고, 갈루에 선생은 납득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그렇군요. 신수가 갑자기 급성장을 한 이유는 안젤라양의 신성력 덕분이라..."


신수가 원래 강한 것은 맞지만, 조금 전에 보여준 신수의 압도적인 힘은 아무리 봐도 상식의 범주를 넘어서 있었다. 그 힘의 근원이 궁금했던 갈루에 선생은 그것이 안젤라의 끝을 모르는 신성력에 의한 것이라면 대강은 납득이 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어째서 신수에게서 마기가 느껴지는 거죠?"


그리고 갈루에 선생은 신수를 처음 봤을때부터 느껴졌던 의문을 입에 담았다. 루시퍼에게 전해듣기로는 거대한 용으로 변하기 전에는 분명히 순백의 육체를 가졌었다고 했기에 안젤라에게서 힘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무언가가 작용했기에 저런 모습이 된 것은 명백해보였다.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추측을 해보자면 안젤라가 신수와 계약을 하며 넘긴 마력에 내 마력 또한 섞여들어갔기에 저런 모습이 된 것 같더군."


안젤라는 신수와 계약을 하기 한참 전부터 루시퍼와 계약을 맺은 상태였고, 루시퍼에게 마력을 빌려쓰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신수에게 힘을 주입한 결과, 루시퍼의 마력이 신수에게 흘러들어갔고, 그들은 원리를 알 수 없는 작용에 의해 신수에게서 마기가 느껴지는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루시퍼의 추측이었다.


"잠깐, 그렇게 되면 결국 또 균형이..."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일단은 현장을 확인하러 가자고. 최소한 말은 통하는 놈이 그런 상태가 됐으니까 말이야."


교섭은 커녕 자비조차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폭식의 권능보다는 스스로도 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신수이기에 그 스스로도 본인의 상태가 균형이라는 것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 점을 눈치챈 갈루에 선생이 조금은 편해진 표정으로 앞장섰다.


"일단은 알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갈루에 선생이 방금 전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던 현장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폭발이 일어난 현장 근처의 나무들은 여기저기 불이 붙어 있었으며, 아예 대지에서 뽑혀져 나온 채로 바닥을 뒹굴고 있는 나무들도 있었다. 그리고 폭발의 진원지는 거대 유성이라도 떨어진 것 마냥 학교의 운동장 크기만한 크레이터가 생성되어 있었고, 곳곳에서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우와...이건, 심하네요."

"확실히 그렇군."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안력을 올려 폭발의 중심지를 노려보았다. 그곳에는 산산조각이 난 채로 여기저기 그 육체가 흩뿌려진 폭식의 권능이 보였다.


"%^*@&!&...!"


폭식의 권능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뚝뚝 끊어지는 목소리를 내며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몸 여기저기가 불타오르며 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이번만큼은 확실히 죽음을 피할 길이 없어 보였다.


"드디어 뒤졌군. 정말 끈질긴 놈이었어."


끝장을 냈다고 생각되는 순간은 많았지만 그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끈질긴 명줄을 이어온 폭식의 권능이었다. 본인의 말로는 자신이 죽어도 아무런 상관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행위는 누가 보더라도 끈질기게 삶을 갈구하는 생명체의 처절한 몸부림이었기에, 안젤라는 이 와중에도 약간 안쓰럽다는 감정을 느꼈고,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루시퍼님 말대로. 이건 무른 생각이에요. 하마터면 정말로 큰일이 날 뻔 했으니까요."

"헤에. 조금은 성장한 것 같잖냐."


루시퍼는 대견하다는 듯이 안젤라의 머리를 톡톡 치고는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수 놈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군. 그 덩치로 대체 어디에 숨은거지?"

-으...안젤라. 여기, 여기야.


루시퍼가 신수를 찾는 목소리를 들은 건지 아니면 우연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안젤라의 머릿속에 신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 신수님?"

-조, 존댓말은 하지 말구...이쪽으로 와줘. 한발짝도 못 움직이겠어.

"뭐냐? 신수가 너한테 말을 건 건가?"


루시퍼에게는 안젤라가 뜬금없이 혼잣말을 한 것으로 보였겠지만 특유의 빠른 눈치로 상황을 파악한 루시퍼가 안젤라에게 물었다.


"신수의 위치를 알겠나?"

"네, 네...이유는 모르겠지만. 신수님을 찾고 싶다고 생각하니 어렴풋이 신수님의 위치가 느껴져요."


본인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감각에 의지하며 안젤라는 수풀을 헤치며 걸어갔고, 얼마 가지 않아 수풀 위에 쓰러져 있는 신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신수는 어느 새 다시 작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조금은 자랐네요?"


거대한 용으로 변하기 전에는 날개는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 비늘도 희다기보다는 루시퍼의 말처럼 핏덩이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지금의 신수는 작지만 날개도 제대로 달려 있었고, 어린 모습이지만 확실히 새끼용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자라 있었다.


"흠...검은 얼룩은 사라졌군.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 거대한 용으로 변신했을 때 나타났던 검은 얼룩은 사라지고 양쪽 날개 모두 순백색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기는...거의 느껴지지 않는군요."


달리 말하자면, 정말 아주 미약하게나마 마기가 느껴지기는 한다는 말이었다. 몸에서 마기의 흔적이 남은 부분은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으으...


신수는 신음하며 눈을 떴다. 눈을 뜬 신수의 눈은 어김없이 왼쪽은 푸른색이었지만 오른쪽 눈은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귀, 귀여워요오...앗. 그런데 이럴 때가 아니죠."


새끼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에 안젤라는 표정이 풀어진 채로 치명적 귀여움에 넋을 놓을 뻔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신수에게 치유 기적을 걸어주었다.

안젤라의 치유가 발동하자 새끼용은 한결 편안해진 안색으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 안젤라. 덕분에 살았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에...다행이야. 그런데 왜 갑자기 다시 작은 모습으로 돌아온거야?"

-성장한 상태를 유지하는 건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그래서 변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흡수한 힘에 비해 굉장히 짧아.

"그렇구나."

"...야. 신수."


그리고 옆에 안젤라의 혼잣말을 찌푸린 표정으로 듣고 있던 루시퍼가 그들의 대화에 불쑥 끼어들었다.


"치사하게 둘이서만 대화하지 말고 나도 좀 끼워주지그래? 너 말 못하냐?"

-에~타천사 같은 거 하고는 별로 말을 섞고 싶지 않은데~

"시, 실례잖아. 어...그러니까, 신수야."


안젤라는 신수의 호칭이 애매하다는 생각을 하며 신수를 타일렀고, 루시퍼는 안젤라의 말만 듣고도 신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대충 짐작이 갔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또 타천사랑은 말섞기 싫다는 둥의 말을 지껄인 것 같다만, 그래도 쭉 이 상태면 번거로워지는 건 안젤라인데. 넌 그래도 상관 없다 이거냐?"

"어이쿠, 그건 안 되지. 나의 사랑스러운 안젤라가 곤란할 만한 상황을 그냥 둘 순 없지."

"마, 말 할 줄 알았네요?"

"어허. 존댓말 쓰지 말라니까."


갑자기 입을 열어서 말을 하는 신수의 모습에 안젤라가 또 무의식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했고, 신수는 귀엽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목소리를 듣자하니 이번 신수는 암컷인가."

"암컷이라니. 난 생긴 건 이렇지만 고도의 사고가 가능한 지성체라구. 가급적이면 여자아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는걸?"

"하, 전대의 신수는 위엄이라도 있었지 이건 뭐..."


아무래도 신수는 전생을 거듭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성격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았다.


"그야~그 녀석은 엄밀히 말하면 나와 다른 사람이니까 그렇지."

"엣. 그게 무슨 소리죠? 신수님은 죽으시게 되면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요?"


신수가 죽고 나서도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전대 신수 엘비오니스의 마무리를 지어준 안젤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기억은 이어받게 되지만 인격은 다른 사람이니 엄밀히 말하면 타인이라고 할 수 있어. 하지만 그래도 안젤라가 마음 쓸 필요는 없어. 그 당시 그 녀석의 기분까지는 알지 못하지만...내가 그 상황이었어도 고통뿐인 인생의 황혼에 마침표를 찍어준 안젤라에게는 고마워할지언정 어떤 유감도 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가요."


감정 외에 모든 기억을 계승한 신수의 말은 다른 누구의 말보다 설득력있게 안젤라에게 다가왔고, 안젤라는 그 말을 듣고서야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말

해치웠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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