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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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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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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8화

DUMMY

"여, 여기는 에일린! 현재 결계석이 있는 곳에 절반 가까이 접근했습니다!"


에일린이라는 이름의 통신 담당이 그렇게 외치자 루시퍼의 회신이 들려왔다.


-전황은 어떻지? 잘 버티고 있나?


500m정도를 전진했으니 보호막 안에 있는 루시퍼 쪽에서 육안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었고, 혹시 모를 트러블이 발생할지도 몰랐기에 루시퍼가 물었다.


"네, 넷! 다들 본인의 위치에서 생각 이상으로 잘 싸우고 있어요!"

-좋아. 예정대로군. 그럼 결계석과의 거리가 100m가까이 남았을 때 다시 통신해라. 그 전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통신하고.

"알겠습니다! 대장님!"


감격에 겨워 외치는 에일린의 말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은 루시퍼가 말했다.


"저쪽은 순조롭다는군. 그럼 이쪽도 할 일을 해야지."

"버, 벌써 출발하나요?"


안젤라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말했고, 루시퍼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니, 우리가 출발하는 건 저놈들이 결계석에 100m거리까지 접근했을 때로 충분해. 준비할 건 이 쓸모없는 놈들의 피난 준비다."


루시퍼가 싸우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고, 그 말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움찔했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의외인 것은 비전투인원 중에는 엘레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엘레나의 적은 마력으로는 전투에 별 도움이 안되고, 안젤라가 축복을 걸어줄 여유도 없었기에 별 수 없이 비전투요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갈루에 선생에게 전이 마법의 원리를 들은 뒤로 엘레나는 쉴 새 없이 수첩에 뭔가를 끄적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싸움을 포기한 사람들의 인원은 도합 서른 가까이 되었고, 그 인원들을 지키기 위해서 열 명 가량의 전투 인원이 차출되었다. 좀 적은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무려 그 인원 중에 갈루에 선생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루시퍼는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 듯 했다.


"애초에 작전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네놈들 모두 저 괴물에게 먹혀도 되돌릴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라."


걱정을 줄여줄 의도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위로를 건넨 루시퍼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 적은 인원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 짐덩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장소가 어디가 있으려나."

"음. 루시퍼...군?"

"뭐냐. 교사."


다른 사람들 앞이라 어쩔 수 없이 루시퍼를 높여 부른 갈루에 선생은 일단은 웃고 있었지만 입가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짓궂게 웃으며 무시하는 태도로 루시퍼가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갈루에 선생은 생긋 웃으면서 살기를 보내는 놀라운 재주를 선보였고, 이에 루시퍼는 그러면 네가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쩔 거냐는 뻔뻔한 태도로 갈루에 선생이 보내는 살기를 애써 무시했다.


"불렀으면 용건을 말해...주면 좋겠군."


하지만 조금은 쫀 듯 했다.


"제 생각에는 학교 건물 옥상 쪽이 좋을 것 같군요. 저 검은 액체들이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갈루에 선생이 시커먼 액체로 여기저기가 뒤덮힌 채 살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틀거리는 학교 건물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음, 일리가 있군. 좋아. 그럼 바로 가도록 하지."

"엣. 지금 바로요?"

"그래. 일단 결정했으면 망설이는 시간들은 전부 쓸데없는 시간낭비다."


그렇게 말하며 보호막 밖으로 발을 내디디려던 루시퍼가 문득 발을 멈추었다.


"음...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내 마력까지 전부 저놈이 흡수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여기서는 안젤라 니가 앞장서라."

"에엣. 제가요?"

"그럼 너 말고 누가 있나."

"음, 알겠어요."


확실히 여기서 저 검은 액체에 삼켜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자는 기껏해야 안젤라, 루시퍼, 아니면 갈루에 선생인데 갈루에 선생이야 사람들 앞에서 힘을 쓸 수 없고 루시퍼는 방금 말한 이유대로 싸우지 않으려 하니 남는 선택지는 안젤라뿐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학교 건물 안에 그 검은 형상이 있는지 확인을..."

"굳이 확인을 하고 들어간다고? 올라가면서 지나가는 길에 있는 것들만 정리를 하면 되지 않나?"

"그, 그 편보다는 빠르고 편한 방법이 있으니까요."

"허. 그러냐? 그럼 잠시만 기다려라."


더 빠르고 편한 방법이 뭔지 궁금해진 루시퍼는 스캔 마법으로 학교 건물 전체를 투시했고, 시커먼 액체 삼켜진 다른 희생자가 학교 건물 내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학교 안에는 아무도 없어."

"그런가요? 그럼 갑니다."


지체할 시간이 별로 없다는 루시퍼의 말이 신경 쓰인 것인지 안젤라는 망설임 없이 신성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걸 이렇게..."


안젤라가 시도하려는 것은 신성 주문인 턴 언데드였다. 그저 순수한 신성력을 때려박는 것 외에는 자신의 힘을 잘 다루지 못하고 있던 그녀였지만, 사건 발생 이후에 정화니, 신성 인챈트니 하며 엄청난 양의 신성력을 소모한 그녀는 어느 정도 자신의 힘을 다루는 요령을 깨닫게 되었고, 수업 시간에 배웠지만 사용하는 것이 어려웠던 신성 주문을 시도해보려는 것이었다.

턴 언데드라는 신성 주문은 일정 범위를 지정해 그 범위 안에 있는 언데드 몬스터를 소멸시키는 대 언데드 전용의 신성 주문이다. 일단은 신성력을 기반으로 한 신성 주문이기에 일반적인 마물에게도 효과는 있었지만 역시 언데드에 대한 효과보다는 확연히 효과가 적었지만, 안젤라의 신성력이 사용된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사제에게 있어서 대 언데드전의 필살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신성 주문이니만큼, 턴 언데드 주문은 순수한 신성력을 모아 그것을 일시에 때려박는 주문이었기에 소모되는 신성력의 양은 다른 신성 주문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그렇기에 시전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범위는 아주 좁은 범위밖에 지정을 할 수 없는 턴 언데드 주문은 먼저 언데드 몬스터를 움직일 수 없도록 제압한 뒤에 마무리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정석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턴 언데드 주문의 약점은 안젤라의 경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순수한 신성력을 거의 끝없이 사용하는 안젤라였기에 그녀는 턴 언데드 주문의 발동 범위를 엄청나게 확장시킬 수 있었고, 시전 시간도 범위를 지정하고, 계산하는 데에만 조금 소모할 뿐, 신성력을 모으는 과정 따위는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안젤라가 평소에 활용하는 신성력의 활용에 계산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지만 지금 사용하는 턴 언데드 주문은 마법과 신성력이 결합된 형태인 신성 주문이었기에 안젤라는 익숙치 않은 계산을 한다고 고생을 했지만, 어떻게든 턴 언데드 주문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터, 턴 언데드!"


안젤라는 뭔가 벅찬 기분으로 주문의 이름을 외치며 주문을 발동했고, 그러자 학교 건물 밑에서 희미하게 황금빛의 원진이 생성되지 시작했다.


"턴...언데드?"

"그거 범위 엄청 좁지 않아?"


안젤라가 힘차게 외친 주문에 쑥덕거리던 학생들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황금의 원진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허참. 겔피온 선생님이 이걸 보면 뭐라고 할까요."


겔피온 선생은 현재 전투 집단에 합류한 채 사제 역할을 맡고 있는 학생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기에 갈루에 선생이 아쉽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기본적으로 턴 언데드 마법은 지름 1m정도의 원 크기 정도의 범위가 평균적인 발동 범위다. 하지만 그래서는 좀비 정도라면 몰라도 대형 언데드 몬스터들의 상대를 할 수가 없었고, 그렇기에 그런 상황에서는 사제 여럿이 모여 턴 언데드 마법을 한꺼번에 발동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렇게 되면 서로의 신성력이 뭉쳐 턴 언데드 주문의 범위를 늘릴 수가 있는데 현재 안젤라가 펼치고 있는 턴 언데드 주문만큼의 범위를 위해서는 최소 대체 몇 명의 사제가 필요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안젤라의 선언대로 학교 건물 전체를 감싼 원진은 이제 완전히 그 형태를 완성하고는 빛나는 신성력의 기운을 바닥에서부터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으. 정말 소름끼치는군. 난 안 볼란다."


루시퍼는 표정을 있는대로 찌푸리며 귀를 틀어막고는 고개를 돌려버렸고, 바로 다음 순간 눈부신 섬광을 흩뿌리며 원진에서 빛의 기둥이 올라왔다.

청명한 종소리와도 같은 소리와 함께, 한순간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학교 건물이 서서히 빛기둥이 잦아들며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세, 세상에..."


한 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채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입을 멍하니 벌렸고, 다른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학교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폭식의 권능에 뒤덮힌 채 시커멓게 물들어있던 건물의 외벽은 방금 지은 건물처럼 깔끔해져 있었고, 오히려 신성한 황금빛의 가루가 날리고 있는것이 거의 학교가 아니라 교회 건물같은 경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아직 신성력의 기운이 남아있으니 당분간은 접근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서둘러서 이동하죠."


안젤라가 그렇게 말하며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그 뒤를 이어 어느새 슬쩍 눈을 뜬 루시퍼와 갈루에 선생이 뒤따랐다.

그리고 나머지 생존자들은 그런 안젤라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헐레벌떡 그들의 뒤를 따라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조용하군."


광범위의 턴 언데드 주문이 쓸고 지나간 학교 건물 내부에는 단 한 조각의 폭식의 권능도 남아있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있을 리도 만무했으므로 뭔가 소란스러운 외부의 상황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아무도 없는 학교 건물이라니, 뭔가 신기하네요."


평소에는 늘 북적거리는 복도만을 돌아다닌 기억뿐인 안젤라가 말했다.


"여길 다시 소란스럽게 만들고 싶다면 분발해야겠죠. 다들 힘냅시다."


갈루에 선생이 그렇게 말하고는 옥상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며 집단을 이끌었다.

당연하게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안젤라 일행은 옥상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옥상은 처음 와보네요."


옥상에는 의외로 아무 것도 없거나 하지는 않았고, 교회 측에서 만든 학교니만큼 과하게 화려하지는 않은 소박한 정원이 하나 만들어져 있었다.


"슬슬 다시 몰려오는군. 안젤라. 다시 보호막을 쳐라."

"앗. 네."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옥상을 덮는 돔 형태의 보호막을 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은 이걸로 안심이네요."

"그렇군. 이제 남은 건 그놈들에게서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 뿐..."


루시퍼가 말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루시퍼에게 통신 마법이 걸려왔고, 루시퍼는 통신 마법을 사용하며 말했다.


"무슨 일이냐. 벌써 도착했나?"


생각보다는 일렀지만 빨라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었기에 루시퍼는 기꺼운 듯한 태도로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루시퍼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


-비, 비상 사태에요! 그, 검은 액체에게 먹힌 학생들이 길을 막아서기 시작했어요!

"...뭐라고?"


통신에서 들려온 소식은 루시퍼의 예상에서 벗어난 일이었다.


작가의말

사상 최강의 턴 언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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