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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781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15 20:00
조회
37
추천
2
글자
10쪽

70화

DUMMY

"화, 확실히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고대 인류의 유산인 전이 마법은 그 위험성 때문에 신께서 직접 봉인하셨다고..."

"책에는 그렇게 쓰여 있던가? 뭐, 딱히 틀리진 않은 말이다만 정확하지도 않군."

"네? 그게 무슨..."

"변절자.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하. 왜 그러시나? 뭔가 꿀리는 거라도 있으신지?"

"감춰진 것에는 감춰진 이유가 있는 법이다. 더 이상 인류의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전력으로 배제하겠다."


루시퍼가 마음대로 떠드는 것이 어지간히도 불편한 것인지 갈루에 선생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말했고, 루시퍼는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일단은 입을 다물었다.


"가, 갈루에 선생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정말 선생님이 천사님이셨어요?"


안젤라가 조심스럽게 질문했고, 그 말에 갈루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천사가 맞습니다. 조금 전에 저 변절자가 말했던 대로지요."

"세, 세상에..."

"그런데 안젤라양은 어째서 저런 변절자와 함께하시는 겁니까? 당신만큼 순수한 신성력을 가진 자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저 변절자의 곁에 붙어있다간 그 영혼이 타락하게 될 터이니 한시라도 빨리 그 자 곁에서 떨어지십시오."

"에...저기, 그게..."


갈루에 선생의 말은 지극히 타당했고, 평소 루시퍼의 행실을 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안젤라였지만, 본인 스스로도 알지 못할 마음 속의 무언가가 선뜻 갈루에 선생의 말을 따르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느낀 안젤라는 루시퍼를 힐끔 바라보았다.


"야야. 이제 다 나았다. 이 기분나쁜 것 좀 치워 봐."


이 와중에 루시퍼는 몸 주변을 감싼 신성력을 손으로 떼어내고 싶기라도 한 듯이 팔을 휘적거리며 안젤라에게 말했고, 안젤라는 루시퍼를 치유하고 있던 신성력을 거두었다.


"야. 라구엘. 이놈은 이미 내가 점찍어 뒀거든? 보쌈해갈 생각이라도 아닌 이상은 거들떠도 보지 말라고."

"보, 보쌈이요?"


상황에 맞지 않게 능글맞은 모습을 보이는 루시퍼를 경멸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갈루에 선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 변절자와 더 이상 얘기를 나누다가는 살심을 억누르기 힘들 것 같군요."

"가, 갈루에 선생님...아, 아니. 라구엘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엘레나가 머뭇거리는 태도로 갈루에 선생에게 한걸음 다가오며 물었고, 갈루에 선생은 옅은 미소를 띠며 루시퍼에게 대하는 것과는 현저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태도로 엘레나에게 친절히 대답해주었다.


"갈루에로 됩니다. 잠시 능력을 개방하기는 했지만, 지금의 저는 틀림없는 인간. 갈루에 선생이니까요."

"지금은 나도 인간인데 그 차별 대우는 그만둬주면 안될까?"


루시퍼의 말을 아주 가볍게 씹어버린 갈루에 선생은 옅은 미소로 엘레나에게 말했다.


"뭔가 궁금한 것이 있는 눈치로군요."

"네...물어봐도 괜찮을까요?"

"평소처럼 대해도 좋습니다. 제가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라면 얼마든지 대답을 해 드리도록 하죠."


평소의 갈루에 선생이라면 짓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안심시키는 미소에 역으로 이질감을 느끼는 엘레나였지만, 일단 허가가 떨어졌으니 아까 전부터 신경 쓰이던 것을 질문했다.


"그...갈루에 선생님이 이 학교에 온 이유는 단순히 사람들을 관찰하기 위해선가요? 뭔가 특별한 목적 같은 것은 없어요?"

"특별한 목적은 없습니다. 저는 단순한 방관자. 인간들의 사회에 녹아들어 있기는 하지만, 그저 흘러가는 대로 이치에 따를 뿐입니다."

"그, 그렇군요."

"지랄. 그러면 그 애송이의 목숨을 살린 이유는 뭐지? 천사의 비술까지 사용해가면서 말이야."


루시퍼가 정곡을 찔렀고, 갈루에 선생은 잠시 침묵하더니 엘레나에게 말했다.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건만, 저 변절자놈이 방해로군요. 잠시 자리를 옮기죠."

"네, 네?"

"어엇! 야! 어딜 도망가냐!"


갈루에 선생이 또다시 전이를 사용할 것 같은 기미를 보이자 루시퍼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도약했지만 이미 갈루에 선생의 손은 엘레나의 어깨에 닿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갈루에 선생과 엘레나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야 했지만.


"윽!"

"잡았다!"


어째선지 갈루에 선생은 사라지지 않고 의아한 표정을 지은 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고, 몸을 날린 루시퍼는 갈루에 선생을 붙든 채로 함께 바닥을 굴렀다.


"하하! 어딜 도망가려고!"


이어서 마운트 자세를 취한 루시퍼는 당당한 기세로 외쳤지만 갈루에 선생은 그런 루시퍼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바닥에 누운 자세 그대로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째선지 전이가 되질 않는군요. 음...계산에 오차는 없었는데."

"...내가 막아서 그런 거 아니냐?"

"변절자. 헛소리 하지 말고 저리 비키세요. 오랜 시간 못 본 사이에 머리에 나사가 한두개쯤 빠지기라도 한 겁니까? 당신이 막았으면 당신까지 전이에 말려들었겠죠."

"그, 그렇긴 하군."


루시퍼는 머쓱한 표정으로 마운트 자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갈루에 선생도 옷을 털며 일어났다.


"혼자서 전이를 하려고 해도 마찬가지군요. 뭔지는 몰라도 뭔가 문제가 발생한 듯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의 끔찍한 비명이 울려퍼졌다.


"비, 비명?"

"뭐지? 설마 변절자 네놈이!"


갈루에 선생은 살기를 담은 눈으로 루시퍼를 바라보며 자세를 숙였고, 루시퍼는 순식간에 항복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리고 그 사이에 다른 장소에서도 비명이 울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간간히 폭음 같은 것도 섞여서 들리기 시작했다.


"치잇!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뭐가 됐든 일단 나갑시다!"


갈루에 선생은 그렇게 외치며 빠르게 창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 뒤를 루시퍼와 엘레나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젤라가 그들의 뒤를 따라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 이게 무슨!"


복도의 창틀을 잡고 밖을 바라본 갈루에 선생의 낯빛이 하얘졌다.

바깥에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으아아아! 저, 저리 가!"

"파, 파이어볼! 파이어볼!"


누군가는 도망을 치고, 누군가는 사방으로 마법을 난사하고, 누군가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누군가는 바닥에 엎드린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주위에는 예외없이 꿈틀거리는 검은 액체가 온 사방에 가득했다.


"꺄아악! 저, 저게 뭐야!"


검은 액체를 본 엘레나는 비명을 질렀고, 안젤라는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모, 모두! 보호막 안으로 들어와주세요!"


안젤라는 무작정 거대한 돔 형태의 보호막을 정원 한복판에 생성했고, 안젤라가 만든 보호막에 검은 액체들은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며 밀려나갔다.


"허억, 허억...뭐, 뭐야 이건 또?"

"이 안으로는 못 들어오는데? 사, 살았다."


안젤라가 만든 보호막은 검은 액체들만을 불태우며 학생들과 선생들은 그냥 통과시키며 점점 그 크기를 불려갔다.


"사, 살려줘!"


하지만 보호막이 점점 크기를 늘려가는 그 순간에도 검은 액체에 집어삼켜지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 광경을 본 안젤라는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며 보호막에 더더욱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안젤라의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한 명도 빠짐없이 보호막 안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그 와중에 안젤라가 눈으로 확인한 사람만 해도 10여명 정도가 검은 액체에 삼켜졌다.


"구, 구해내지...못했어요."

"일단 침착해라. 넌 최선을 다했어."

"그렇습니다. 우선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겠군요."


갈루에 선생은 그렇게 말하며 창문을 열고 2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가뿐히 바닥에 착지한 뒤에 가장 가까이에 있던 교사를 붙잡고 상황을 물어보았다.


"메이슨 선생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아. 갈루에 선생님. 그런데 이 보호막은 대체?"

"...안젤라양의 만든 보호막입니다. 우선 상황을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주 잠깐 고민을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숨기려고 해도 숨겨질 일이 아니었으므로 갈루에 선생은 솔직하게 대답한 뒤에 메이슨 선생의 대답을 기다렸다.


"저, 저도 자세한 건 잘 모릅니다. 체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슬라임 같은 것들이 사방에서 몰려오더군요. 싸울 줄 아는 학생들과 제가 대항해 봤지만...검은 애초에 잘 듣지를 않고, 마법은 초반에는 잘 먹히는가 싶더니 시간이 좀 지나면 한번 썼던 마법은 통하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꼼짝없이 당하겠구나...싶었는데. 이 보호막이 나타난 겁니다."

"그렇습니까."


유감스럽게도 메이슨 선생도 자세한 사정을 알지는 못하는 듯 했고, 갈루에 선생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자, 잠깐만. 저건 또 뭐야?"

"뭔가 일어나는데?"


꿈틀거리는 검은 액체의 바다 속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무엇인가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검은 액체에 뒤덮힌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는 있었지만 이목구비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체육 수업이 이렇게나 위험합니다 여러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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