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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788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22 20:00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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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77화

DUMMY

"세상에, 정말로 성공할 줄이야. 안젤라양은 자꾸만 저를 놀라게 하네요."


옆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는 미리엘. 격렬한 전투를 치른 뒤에도 그레고리의 검은 은은한 황금빛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기에, 신성 인챈트의 성능은 확실히 증명된 셈이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죠. 지금 바로 검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을 모아주시고, 무기고를 탈환할 준비를..."

"무기고를 털러 갈 필요는 없습니다 안젤라양."


그 때, 뜬금없이 뒤에서 갈루에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젤라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창이나 칼 같은 것을 줄로 한데 묶어 무더기로 등에 메고 있는 갈루에 선생이 있었다.


"무, 무기? 갈루에 선생님 설마?"

"아하하하. 역시 이런 사태가 터지면 무기부터 챙기고 보는 저의 버릇이 도움이 되는군요. 하마터면 아무런 쓸모도 없을 뻔 했지만, 안젤라양의 그 능력 덕분에 헛고생한 것은 아니게 됐네요."


갈루에 선생은 그렇게 말하며 안젤라에게 살짝 윙크를 하며 신호를 보냈고, 그 신호에 갈루에 선생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학교 건물 내부에 있는 무기고에 전이를 해서 무기를 챙겨온 것을 알아챈 안젤라가 말을 맞추었다.


"그, 그, 그러네요! 역시 갈루에 선생님!"


이번에도 어색하게 경직된 말투로 서툰 거짓말을 하는 안젤라에게 씁쓸하게 웃어보인 갈루에가 말했다.


"아하하하. 그럼 저는 싸울 줄 아는 학생들을 모으겠습니다. 안젤라양은 그동안 이 무기들에 신성 인챈트를 걸어주면 좋겠군요."

"네, 네! 힘낼게요!"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며 바로 인챈트 작업에 착수했다. 모든 것이 새로웠던 첫 번째의 인챈트보다는 확연히 능숙해진 솜씨로 안젤라는 무기들 하나하나에 신성력을 주입했고, 더 적은 양의 신성력으로, 점점 더 효율적으로 인챈트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지나자 안젤라는 갈루에 선생이 가져온 무기들 전부에게 신성 인챈트를 걸어줄 수 있었고, 딱 타이밍 좋게 갈루에 선생과 미리엘이 그레고리와 비슷하게 생긴 우락부락한 남학생 무리와 여학생 몇 명을 데려왔다.


"저희가 딱 좋은 타이밍에 찾아온 것 같군요."

"네! 이쪽도 조금 전에 끝난 참이에요."

"좋습니다.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군요."


안젤라는 검을 수련한 학생들 전원에게 무기를 건네주었고, 무기를 받은 학생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검을 치켜들고는 자신의 용맹했던 무용담을 떠벌리고 있는 그레고리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검은 한번 휘두르자! 내 검에 깃든 안젤라양의 신성력이 저 시커먼 슬라임 같은 놈들을 용서 없이 불태웠지!"

"오, 오오오!"

"으하하하! 이것만 있으면 저 쓸데없이 많기만 한 놈들도 우리의 적수는 되지 못해! 다들 가자!"

"우오오오! 가자!"


지금까지 풀죽어 있었던 것에 대한 반동인지 학생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의지를 불태우며 환호했고, 그 소란을 들은 루시퍼가 여전히 찌푸린 표정으로 걸어왔다.


"뭐야. 뭔데 이렇게 시끄러워?"

"아. 루시퍼. 돌아왔군요?"


루시퍼는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안젤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뭔가 생각이 많아 보이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 이건 일단 뒤로 미뤄두지.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

"무, 무슨 얘기에요?"

"니 썩은 정신머리를 고칠 계획 얘기다."


루시퍼의 그 말에 안젤라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나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고, 그 사이에 대충 주변의 정황을 통해 돌아가는 상황을 알게 된 루시퍼가 말했다.


"헤에, 제법이잖아. 이거면 충분히 가능하겠어."

"그, 그렇죠?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잘 되어서 다행이에요."


신성 인챈트라는 작업은 단순히 보호막을 생성하는 것보다 월등히 많은 신성력을 사용해야만 했기에 안젤라의 안색은 아주 약간이지만 어두워져 있었다.


"좋아. 그럼 주저할 것 없이 바로 시작하지. 이제 반격의 시작이다."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모여 있는 학생들 쪽을 향해 물었다.


"여기 통신을 쓸 수 있는 놈이 있나?"

"아. 저 할 줄 알아요."


학생 중 한 명이 손을 들었고, 루시퍼는 그 학생을 지목하며 말했다.


"넌 연락 담당이다. 다른 놈들은 가급적 저놈은 싸울 일이 없게 하고. 넌 내 쪽에서 오는 지시를 전달하는 일에만 집중해."

"네, 네! 알겠습니다!"


일단은 동급생인 그들이었건만, 어째선지 루시퍼는 당연한 듯이 상전처럼 굴었고, 학생도 루시퍼를 상급자처럼 대우해주는 이상한 풍경이 펼쳐졌건만, 아무도 지적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안젤라가 이걸 굳이 지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는 사이에 루시퍼의 능숙한 지휘에 의해 학생들의 역할이 저마다 맞는 곳으로 착착 정해지기 시작했고, 5분 정도가 지나자 싸우기로 결심한 사람 중에서는 노는 인원은 하나도 없이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게 되었다.


"나나 안젤라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결계석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니 중요한 것은 네놈들이다. 결계석을 무효화시키는 그 순간에 바로 내 쪽으로 연락을 주면 된다."

"그...안젤라양은 마법을 못 쓴다고 하지 않았어요? 안젤라양과의 연락은 어떻게 하면 좋죠?"

"그건 내가 알아서 한다. 네놈들은 다른 것엔 아무 것도 신경 쓸 필요 없이 네놈들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돼."


사람에 따라서는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투였지만 루시퍼가 워낙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원을 배치해놨고, 루시퍼가 거만한 모습은 그저 난폭하기만 할 뿐인 빌리언과는 다르게 묘한 카리스마가 느껴졌기에 딱히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자. 그럼 출진이다. 내가 일러준 대로 진형을 유지하고, 만에 하나 도태되는 놈이 있거든 신경을 꺼라. 네놈들이 성공만 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모두 구할 수 있다."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씨익 웃으며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특별 서비스다. 스타트 지점을 대폭 앞당겨주지."


그 말과 함께 루시퍼의 발밑에 주홍빛 마법진이 그려지마 불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저, 저거!"

"전에 빌리언과의 결투에서 썼던!"

"나와라. 헬파이어 드래곤."


루시퍼의 마법진에서 화염이 격렬하게 솟아오르며 허공에서 거대한 용의 형태를 형성하기 시작했고, 완전히 형태를 구성한 화염의 용이 포효를 내질렀다.


"자 가라. 모조리 집어 삼켜라!"


루시퍼의 손짓에 헬파이어 드래곤이 포효와 함께 결계석이 있는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곧게 날아가며 그 경로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싸그리 불태우기 시작했다. 검은 액체들은 제대로 된 저항은 생각지도 못하고 그저 미친 듯이 춤추는 화염의 용의 경로를 벗어나기 위해 꿈틀거리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재가 될 뿐이었다.


"제아무리 폭식 놈이라도 이 마력을 전부 흡수하는덴 시간이 걸리겠지. 자! 뭘 멍하니 보고만 있나! 길이 열렸으니 얼른 튀어나가!"


루시퍼의 말대로 화염의 용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경로는 검은 액체의 바다 한가운데가 갈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보였다.

루시퍼의 일갈에 정신을 차린 학생들과 몇몇의 교사들은 함성을 내지르며 보호막 밖으로 뛰쳐나갔다.


"와아아아! 가자! 다 쓸어버리자!"


선두에 선 것은 놀랍게도 검술 교사나, 검을 더 잘 다루는 다른 학생이 아닌 그레고리였다. 이미 검은 액체를 베어본 경험이 있는 만큼, 그레고리의 검에는 망설임이 없었기에 루시퍼가 그를 선두로 세웠던 것이다.


결계석이 있는 장소와 안젤라가 친 대형 보호막과의 거리는 대략 1km. 루시퍼가 날린 헬파이어 드래곤은 그 절반 가량인 500m를 날아가 경로에 존재하는 모든 검은 액체를 불태웠고, 검은 액체들이 소실된 자리를 꾸물거리며 메웠지만 생존자 집단은 그 틈을 타 300m 방해 없이 전진할 수 있었다.


"방해다아아!"


슬슬 다시 몰려오며 집단의 앞길을 막는 검은 액체를 그레고리가 망설임없이 베어냈고, 그러자 검은 액체가 황금빛 불길에 휩싸이며 힘없이 베인 부위를 바닥에 뭉텅이로 떨구었고, 그 광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다른 전사 계열의 학생들이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하, 할 수 있어!"

"이거나 쳐먹어라!"


맨 앞에서 전사 계열의 학생들이 뒤에서 따라오는 인원들을 위해 검은 액체들을 베어내며 길을 열었고, 그 뒤를 다른 학생들이 전력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오, 온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내버려둘 폭식의 권능이 아니었고, 폭식의 권능도 우직하게 정면에서만 덮쳐올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집단의 옆구리 부분에서 덮쳐오기 시작했다.


"아이스 월!"

"플레임 스피어!"

"윈드 커터!"


하지만 집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격 마법을 사용 가능한 학생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미리 캐스팅하고 있던 마법을 사용해 폭식의 권능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비록 개인별로 요격이 가능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들의 뒤에서 2진, 3진이 저마다의 마법을 캐스팅하며 대기하고 있었기에 폭식의 권능이 진형의 옆구리를 뚫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뒤, 뒤에서도 온다!"


집단은 전력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기에, 정면에 비해서 몰려오는 기세는 확연히 약했지만 집단의 사방을 폭식의 권능이 둘러싸고 있었기에 당연히 뒤쪽에서도 검은 액체가 집단을 추격하고 있었다.


"바, 바인드!"

"홀리 라이트!"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는 것은 단 두명의 사제 지망생이었다. 검도, 마법도 좋지만 역시 폭식의 권능에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신성력이었고, 그만큼 중요 전력인 사제들은 집단의 곳곳에 배치되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빈틈을 메우는 것을 루시퍼에게 명령받았던 것이다.

루시퍼야 뒤가 물리는 건 신경 끄고 전진하라고 말했지만, 그러면서도 뒤쪽에 사제들을 배치한 것을 보면 추격 정도야 신성력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듯 했다.


"대, 대단해. 정말 우리가 이 괴물과 호각으로 싸우고 있어."


그리고 연락 담당으로 지목받은 학생은 무리의 중심에서 보호받고 있었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집단으로 뭉쳐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검은 액체들을 쓸어내는 광경을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루시퍼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통신 마법을 발동했다.


작가의말

오늘 버X킹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식물성 패티를 쓴 버거를 출시했더군요.

자고로 패티는 고기가 제맛인데 말이죠.
물론 채소 패티가 좋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제각각이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채소 패티의 버거에서는 뭐랄까 버거의 영혼이 빠진 것 같은 맛이 났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1 쥬논13
    작성일
    21.02.23 00:35
    No. 1

    가끔 별식으로 먹을만 한 콩고기지만
    식물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동물만 사랑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위선자로 보고있습니다.
    어떤 숲 애호가는 피 뚝뚝 떨어지는 사슴의 생고시만을 드셨다 합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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