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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776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16 20:00
조회
28
추천
2
글자
10쪽

71화

DUMMY

"제임스!"


그리고 그것을 본 한 여학생이 미처 말릴 새도 없이 보호막 밖으로 뛰쳐나갔다. 검은 형상이 일어난 위치가 바로 제임스가 검은 액체에 삼켜졌던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그녀의 연인이었고, 정말로 한끝 차이로 간신히 자신의 연인인 여학생을 보호막 안으로 밀어넣고는 자신은 검은 액체에 빠져버렸다. 그렇기에 코앞에서 연인을 잃은 여학생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보호막 밖으로 뛰쳐나가 버린 것이었다.


"잠깐만! 야! 누가 데리고 와!"

"미쳤냐! 보호막 밖으로 한발짝만 나가도 저 시커먼 게 득시글거린다고!"

"그럼 쟨 뭔데!"

"그, 그건."


어떤 남학생이 소리를 지르며 방금 뛰쳐나간 여학생을 가리켰고, 그 여학생은 얕게 깔린 검은 액체를 밟고도 무사한 채로 검은 형상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제임스! 제임스 맞지! 정신이 들어?"


여학생은 자꾸만 검은 형상에서 흘러내리는 끈적한 액체를 떼어내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쉴새없이 검은 형상의 몸을 긁었고, 그저 망부석마냥 서있기만 하던 검은 형상이 여학생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였다.


"제, 제임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검은 형상은 마치 여학생을 끌어안으려는 것처럼 느릿한 속도로 양 팔을 벌려 그녀에게로 다가왔고, 여학생은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아, 아아..."

"헬, 렌."


그리고 그 때, 바로 코앞에서도 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여학생은 감았던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


"역시 제임스가 맞았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곧...!"

"헬렌, 헬렌. 크, 크큭. 크키키키키키킥."

"제, 제임스?"


잠시 헬렌의 이름을 읊조리던 검은 형상은 이윽고 팔을 벌린 자세 그대로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고, 다음 순간, 벌리고 있던 팔로 헬렌을 포옹하듯이 붙잡았다.


"꺄, 꺄아악!"

"왜 그래 헬렌? 나야. 제임스라고. 크, 크크카카카카!"

"누, 누가 좀 도와줘요!"


이제야 위기감을 다시 되찾은 헬렌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이제야 여학생의 발이 잠긴 검은 액체의 바다에서 시커먼 액체가 여학생의 다리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크크크크...내가 기껏 몸을 던져서 구해줬는데 말이야. 그런 귀중한 목숨을 이렇게 초개처럼 버리다니. 이러면 내가 섭섭하잖아?"

"너, 넌 누구...읍!"


뭔가 말하려던 헬렌의 입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검은 형상에게서 흘러내리던 검은 액체가 울컥거리며 틀어박혔다."입이 막힌 여학생은 숨이 막힌 듯 버둥거렸지만 검은 형상은 그녀를 단단히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고, 헬렌이 완전히 검은 액체에 뒤덮이고 나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눈앞의 검은 형상과 완전히 똑같은 몰골이 되어버린 헬렌은 바닥에 철퍼덕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고, 잠시 몸을 경련하던 그녀는 무릎을 꿇은 자세 그대로 검은 액체가 준동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걸로...영원히 함께야. 헬렌. 크키키키킥."


마치 쌍둥이같은 모습의 검은 형상을 보며 학생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에 감동한 사람은 아무도 없나? 현대인의 감성이 이렇게 메말랐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아주 지랄 염병을 떨고 있군."


조소를 담고 있는 검은 형상의 말에 아무도 대꾸를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앞으로 나선 것은 루시퍼였다.


"오? 드디어 감상평을 말해줄 관객의 등장인가? 아. 너는 분명..."


앞으로 걸어나오던 루시퍼는 정확히 검은 액체와 학생들 사이의 경계가 되는 보호막에 얼굴이 닿을 듯이 섰고, 검은 형상도 철벅거리며 걸어나와 보호막의 바로 앞에 멈춰 서서 루시퍼와 얼굴을 맞닿을 정도의 거리에 섰다.


"누군지는 몰라도 이 내가 있는 학교에서 이딴 개짓거리를 벌이다니. 각오는 되어 있겠지?"

"크크크크...그래, 확실히 너는 그럴 오만한 말을 할 만한 실력이 되는 자였지. 루시퍼."

"...나를 아나?"


루시퍼는 살짝 경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고, 검은 형상은 애초에 안면이랄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말했다.


"그렇고말고. 빌리언과의 결투. 아주 흥미로웠어."

"그런가. 그걸 봤으면 이제 네놈의 운명이 어찌 될지도 알고 있겠지?"

"크크크크...안전한 보호막 안에 숨어서 말은 잘하는군. 그렇게 자신이 있으시면 나와서 한판 붙어보는 게 어때?"

"소원대로.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이쪽도 나름 사정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야. 지금은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다."


별로 어울리지는 않는 정론을 읊은 루시퍼는 주저 없는 태도로 검은 형상에게서 등을 돌려 멀어졌다.


"어이, 안젤라."

"녜, 녯!"


갑자기 지명을 당한 안젤라는 놀라서 혀를 씹을 뻔 했지만 어떻게든 대답은 했다.


"이 보호막을 유지한 채로 다른 곳에도 보호막을 만들 수 있나?"

"어...안 될 것 같아요. 아직 시야 밖에 보호막을 만드는 건 할 줄 몰라서..."

"그러냐.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어이, 이 근처에 있는 놈들은 다 귀 막아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확성 마법을 사용하고는 허공에다 대고 소리를 질렀다.


"아직 살아있는 놈들은 모두 학교 뒤의 정원에 있는 보호막으로 들어와라!!! 이곳은 안전하다!!!"


귀를 막았음에도 귀에서 이명이 울릴 정도로 크게 울린 목소리였기에 학교 부지 내에 있기만 한다면 어디에 있든 들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루시퍼의 그 말에 학교 건물의 2층 이상의 높이에 있는 이쪽 방면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내밀었고, 부유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자들은 스스로 뛰어내리기 시작했고, 사용하지 못하는 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매달려서 보호막 쪽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쯤이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군. 안젤라, 엘레나. 잠깐 따라와라."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이목을 피해 보호막 구석에서 어느새 보호막 안으로 들어온 겔피온 선생과 같이 있는 갈루에 선생에게 다가갔다.


"가, 같이 가요!"


안젤라와 엘레나는 허둥지둥 루시퍼를 쫓아가 갈루에 선생과 겔피온 선생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을 만한 거리까지 다가갔다.


"...그렇습니까. 상황은 좋지 않군요."

"천만다행으로 신성 주문에 면역을 가지지는 못하는 모양이더군요. 아마 마물에 해당하는 놈인 것 같습니다."

"어이.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루시퍼는 불쑥 둘 사이에 고개를 들이밀고는 부자연스럽게 대화를 잘라먹었고, 겔피온 선생은 그런 무례한 태도에 약간 화가 났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것으로 말다툼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쯤을 알고 있었기에 속으로 화를 삭일 뿐이었다.


"뭡니까. 루시퍼군."


일단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정체를 숨길 생각인지 갈루에 선생은 루시퍼를 학생으로 대했고, 루시퍼는 그런 그를 잡아끌며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 내용이 들리지 않는 장소로 이동하려 했다.


"자, 잠깐만...겔피온 선생님. 일단은 부상자들의 치료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이 정도의 신성력이라면 안젤라양이 치료를 맡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마, 맞아요. 저는 치료를..."

"얘가 치료를 하면 보호막은 누가 칩니까?"

"윽...그것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아, 아니 동시에 할 수 있...읍."


루시퍼는 그런 안젤라의 입을 막으며 이동했고, 어느 정도 이동한 후에 갈루에 선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의외로군요. 변절자. 언제부터 당신이 인명 구조에 이렇게나 열성이었습니까?"

"이놈의 천사가 이제는 비꼬기까지 하는군. 누군 좋아서 하는 일인 줄 아나?"


루시퍼는 툴툴거리며 말했다.


"더 이상 저 검은 것에 사람이 먹히는 건 곤란해. 저 빌어먹을 놈은 희생자가 늘수록 강해지는 놈이니까."

"아아. 확실히 그렇지요."

"저 검은 액체에 대해 알고 있어요?"


어째선지 갈루에 선생도 저 검은 액체의 정체에 대해 짐작 가는 것이 있는 듯한 눈치였고, 안젤라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루시퍼는 표정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잘 알다마다. 이런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지."

"저, 저 슬라임 같은 건 정체가 뭔가요 스승님?"

"후...그래. 뜸 들일 거 없이 대답해주마."


루시퍼는 여전히 찌푸린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알기로 저건 폭식의 권능이 발현된 모습이다."

"포, 폭식의...권능이요?"


신수에게서 대죄의 권능이라는 것의 위험성을 전해들은 안젤라였기에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게 뭔가요?"


사정을 모르는 엘레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루시퍼는 이어서 설명을 시작했다.


"자세한 건 알 필요 없고, 저 검은 것에 닿는 것은 신성력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뭐가 되었든간에 집어삼켜서 자신의 힘을 삼는 것이라고 알아두면 된다. 방금 전의 그 여학생. 기억나지?"

"네, 네. 분명 헬렌양이라고..."

"그걸 보면 집어삼킨 인간의 기억까지도 읽을 수 있는 모양이더군. 아마 나에 대해 아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였겠지."

'눈치를 보아하니 내 진짜 정체까지는 알지 못하는 것 같지만 말이야.'


말하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루시퍼였다.


작가의말

웃음전도사 폭식.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굉장히 웃음이 많은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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