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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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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8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1.0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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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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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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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6화

DUMMY

"혹시 여기서 검이나 창같은 무기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나요?"


처음 위에서 봤을 때, 검을 들고 폭식의 권능을 향해 휘두르는 사람을 본 기억이 있는 안젤라가 손을 들고 말했고, 그러자 척 봐도 전사처럼 보이는 인상의 학생 몇 명이 거수했다.


"있긴 한데, 무슨 일이지?"


우락부락한 인상의 고릴라를 닮은 남학생 한 명이 의기소침한 태도로 말했다.


"잠깐 확인해 볼 게 있어서요. 이게 성공한다면, 전사 분들께서도 마법사 분들처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활약하실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가...도움이 된다고?"


검을 다루는 솜씨에 제법 자신이 있던 그들이었기에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검이 너무나도 무력해지자 평소에 가지고 살던 자부심만큼이나 무력감도 컸던 그들이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며 일축해버릴 그들이었지만, 상대는 단신으로 이 많은 인원들을 저 무시무시한 검은 액체에게서 지키고 있는 안젤라였다. 잘은 모르지만 안젤라가 저렇게 말하니 뭔가 없던 신뢰도 생기는 기분이었던 그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 우리 무기로 뭘 하겠다는 거지? 유감이지만 내 검은 은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인챈트 같은 것도 되어 있지 않은 평범한 철검인데."

"상관 없어요. 아니, 그 편이 오히려 나을 거라고 생각해요."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무기를 양도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금방 돌려드릴게요."

"뭘 하려고 그러는데?"

"음, 일단은 인챈트...비슷한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해요."

"인챈트? 하지만 저놈들은 마법을 흡수하잖아? 인챈트로 검에 마법을 부여해 봤자 그 효과는 잠깐일텐데."


인챈트 마법. 무기나 방어구에에 원소의 힘을 부여하는 마법으로, 해당 마법으로 강화한 무기는 마법이 유지되는 동안 부여된 원소에 해당하는 공격을 할 수 있게 되는 보조계 마법이었다.


"제가 부여할 것은 신성력이에요."

"시, 신성력을? 무기에? 그게 가능해?"


여지껏 없었던 시도에 남학생이 우락부락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반문했다.


"아마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안 되면...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겠지만요."


수업 시간에 인챈트의 원리를 배웠던 안젤라였기에, 머릿속으로 이론은 완성되어 있었지만 전례가 없었던 일인 만큼 자신의 신성력으로도 가능할지 아닐지는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


"무기에 신성력을 부여한다니, 안젤라양? 정말 그런 기행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도미니크 가문에서 나고 자라, 신성력의 운용에 대해서는 제법 일가견이 있는 미리엘은 안젤라의 이론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안젤라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역사상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수번에 걸친 시도가 있었지만 무생물인 무기에 신성력이 깃든 상태를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미리엘이 알기로 무기에 영구적으로 신성력을 유지시킬 수 있었던 무기는 인간의 인지를 초월한 장비인 신성 무구 외에는 없었던 것이다.


"지금 안젤라양은 본인이 신성 무구를 만들 거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답니다."

"아, 아무리 그래도 무기에 영원히 신성력을 깃들게 하는 건 불가능하죠. 제가 하려는 건 딱 30분 정도만 무기에 신성력을 깃들게 하는 거에요."

"흠...그러니까 안젤라양이 시도하려는 것은 말하자면 신성 인챈트. 라는 것이 되겠네요."


인챈트 마법도 장비에 부여된 속성의 지속시간이 존재했기에 적당한 명칭이라고 할 수 있었다.


"네. 수업 시간에 배운 인챈트 마법과, 조금 전에 들었던 신성 무구라는 키워드에서 단서를 얻었어요."

"그런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리엘은 여전히 미심쩍은 눈치였고, 안젤라는 조심스럽게 남학생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되었으니, 잠깐만 무기를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남학생은 잠깐 멍하니 안젤라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뭔가에 홀린 듯한 태도로 검집에 든 검을 내밀었다.


"좋아. 나는 머리가 나빠서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 성공한다면 이 녀석도 기뻐하겠지."


사람마다 자신의 무기에 대한 견해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자신의 애병을 타인에게 건네준다는 것은 제법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하물며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모르는 실험에 자신의 무기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각오로는 할 수 없는 일이겠지.


"정말 고마워요.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래. 정말 잘 부탁한다고."


남학생은 씨익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듯이 팔짱을 꼈고, 안젤라는 검집에서 뽑아든 검을 양손으로 잡고 신성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집중하자.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떠올리는 거야.'


안젤라의 주변에 떠다니던 황금빛 신성력들이 검을 휘감아돌기 시작했다.


'이미지하는 것은, 세바스씨의 도끼.'


지난 번에 볼 수 있었던 세인트 마티아스에서 느껴지던 신성력의 기운을 떠올리며 안젤라가 열심히 신성력을 돌렸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자, 무기 주변을 고속으로 회전하던 신성력이 검에 빨려들어가듯이 흡수되었고, 그러자 검신이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오, 오오...성공, 인가?"

"세, 세상에...고작 무기 한 자루에 저만큼의 신성력을 집중할 수 있다니, 이 보호막도 그렇지만 안젤라양은 대체?"


남학생은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검에서 신성해보이는 황금빛이 뿜어져나오는 것이 기뻐 보였고, 미리엘은 눈앞의 풍경에 경악하고 있었다.


"조, 좀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자꾸만 흩어지려는 신성력을 집중시키는 게 힘들어서 필요 이상의 신성력을 써버린 것 같네요. 그래도 효과는...아마도 확실할 거에요."


그렇게 말하는 안젤라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차 있었고, 안젤라는 손에 든 검을 남학생에게 내밀었다.


"자. 여기요. 이거면, 폭...저 검은 액체를 베어낼 수 있을 거에요."

"오, 오우."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항상 함께하던 자신의 검이건만, 어쩐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검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받아든 남학생은 잠시 그것을 붕붕 휘둘러보았다.


"딱히 특별한 게 느껴지진 않는데. 번쩍번쩍한 것 외에는."

"그런가요? 그...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깐 나가서 저 검은 액체를 베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지, 지금 바로?"


남학생은 보호막 밖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검은 액체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오히려 검을 타고 휘감아오르던 그 끔찍한 풍경이 다시 떠오른 남학생의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괘, 괜찮아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바로 구해드릴게요!"


안젤라가 양손을 불끈 쥐며 화이팅 자세를 취했고, 남학생은 또다시 멍한 표정으로 안젤라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중얼거렸다.


"나도 가입할까...팬클럽."

"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잡념을 떨치려는 듯 머리를 붕붕 흔든 남학생이 호기롭게 검을 치켜들며 외쳤다.


"좋아! 이만큼이나 판이 깔려있는데 뒤로 빼면 사나이가 아니지! 까짓거 해주마!"

"오, 오오! 멋있어요! 그...이름이 뭐죠?"


뻘쭘한 표정으로 곁눈질을 하는 안젤라에게 미리엘이 대답해주었다.


"...그레고리군입니다."

"멋있어요 그레고리군! 힘내요!"


그레고리는 안젤라의 열띤 성원을 받으며,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보호막의 경계 앞에 섰다.


"후우."


그리고 한 번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검으로 바닥을 쓸어 올리듯이 하며 보호막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야아아! 뒤져라 이 가래침 같이 생긴 새끼들아!"


그레고리의 탄탄한 근육이 맥동하며 그의 검이 온 사방에 깔린 검은 액체를 갈랐고, 그러자 그의 검이 닿은 부분이 황금빛 불길에 휩싸이며 빠른 속도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레고리는 자기가 일으킨 현상에 오히려 깜짝 놀라면서도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온 사방이 적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라 등 뒤에 보호막을 끼고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잠깐 방심했다간 저 검은 액체에 언제 삼켜질지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다.

검은 액체는 그레고리를 향해 성난 파도처럼 몰려왔지만, 벨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 남학생은 신이 난 채 노도와도 같은 기세로 검을 내리찍었다.


"크하하하! 전부 썰어주마!"


폭식의 권능은 당장이라고 그레고리를 삼키고픈 욕망이 들끓었지만, 그레고리의 검에 베인 부분은 순식간에 불타오르며 다른 부분에 옮겨붙었기에 베인 부위를 큼지막하게 떼어내 분리할 수밖에 없었기에 폭식의 권능은 좀처럼 그레고리를 감쌀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레고리는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며 신이 나 앞으로 뛰쳐나가며 온 사방을 베어내다가, 어느 새 자신의 주위를 포위한 검은 액체들을 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이런! 너무 성급했다!"

"그레고리군! 일단 돌아와요!"


안젤라가 신성력의 구체를 날리며 그레고리를 엄호했고, 그레고리는 자신이 지금껏 베어낸 양보다 곱절을 많은 양의 검은 액체를 순식간에 불태우는 안젤라의 신성력에 혀를 내두르며 느닷없이 튀어오르는 검은 액체의 덩어리들을 베어내며 도로 보호막 안으로 들어왔다.


"후우, 후후후...할 수 있어. 이거면 할 수 있다고 안젤라양!"


아직 전투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그레고리가 신이 난 채로 외쳤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안젤라가 방방 뛰며 그레고리와 양손으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작가의말

후후후후. 요즘은 찜닭이 참으로 맛있습니다.

학창 시절엔 치킨이 최고였는데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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