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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불사의 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5:30
최근연재일 :
2022.06.16 09:5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175
추천수 :
135
글자수 :
152,061

작성
22.05.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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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추천
13
글자
9쪽

불사의 무사 - 3

DUMMY

오늘의 심사는

지원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조를 나눠


1대1의 승급제로 하지 않고

열 명씩 한꺼번에 난투를 벌여

살아남는 한 사람만을

뽑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흑랑회의 사무총관을 맡고 있는

김경하의 호령에 맞추어

열 명씩 무작위로 나뉜 사내들이

연무장 한가운데서

난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갑옷의 사내는,

자신의 바로 앞에서 달려드는

턱수염의 거한을

복부에 내지른

정권 한 방으로 잠재우고


나머지 여덟 명을 차례차례

주먹과 발차기로 쓰러트렸다.


그 싸움을 지켜보던

연무장의 모든 사람이

사내의 솜씨에 놀라

탄성을 내뱉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내는

별다른 기술도 쓰지 않고

상대의 턱이나 목,

명치 같은 급소에

정확한 주먹 한 방씩,


상대의 무릎관절을 노리는

낮고 빠른

간결한 발차기 한 번씩으로


자신의 경쟁자들을

순식간에 잠재웠기 때문이다.


한 명에게 한 방씩만,

아홉 명이 모두 쓰러지는데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지나질 않았다.




싸움을 유심히 지켜보던

사무총관 김경하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뛰어난 실력자의 등장에

무척이나 놀랍고 반가워,

급히 사내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디 출신이고, 어디서 배웠는가?


요즘은

큰 전쟁도 왜구도 별로 없어서

자네 같은 실전파는

정말 보기가 힘들었는데....."


갑옷의 사내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서쪽에서 오래 일했습니다.


장안근처에서

상인들 호위노릇을 좀 했습죠."


"그랬구만...


그래서 손이나 발 쓰는 법이

그렇게 간결하고 신속했구만...


그래,

더 보여줄 만한 것이나

빼어난 특기 같은 것이 있는가?"


“칼과 창을 좀 다룹니다.”


“오...잘됐군,


좀 이따 있을 최종심사는

살아남은 합격자들끼리

대결하는 것이니

무기를 써도 된다네.


물론 진검은 안 되고

목검이나 봉을 써야하네.”


“알겠습니다.


그런데...나으리,

가급적이면 종신계약을 맺고

선금을 받아

가족에게 보내주고 싶습니다만...


북쪽 장성너머의

전장으로 지원하면

2배는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험한 곳으로

지원하려 하다니...


무슨 사정이라도 있나?"


"...아이가 많이 아픕니다..."


"...알겠네...


최종심사에서 우승한다면

종신계약은 당연한 것이고

북쪽 전장 지원수당은

선금으로 미리 주지.


얼마면 되겠나?"


"반은 현물로 주시고,


반은

여기서 제가 지정한 곳으로

매달 송금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잘 곳과 먹을 곳,

갑주와 병장기만 있으면 됩니다.


나머진 다

제 가족에게 부탁드립니다."


"알겠네. 그럼 건투를 비네."




갑옷의 사내는

집단난투에서 살아남은

11명안에 들었고,


한 시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곧바로 최종심사에 돌입했다.


갑옷의 사내는 목검을 선택했다.


상대편의 사내는

나무로 만든 대련용 갈고리 낫

두 자루를 들고

기세 좋게 덤벼들었으나


이번에도 승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갑옷의 사내가 내지른

찌르기 한 번으로

목울대를 맞은 상대는

뒤로 날아가며

그대로 혼절해버렸다.


급히 진행요원들이 달려가

응급조치를 해봤으나

쓰러진 남자는

영 깨어나질 못했다.


두 번째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장봉을 휘두르며

신중하게 덤벼들었으나


찰나의 순간에 간격을 파고든

갑옷의 사내가

손목과 머리를

목검으로 연속으로 내려치자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첫 번째 상대보다

조금 더 버텼으나

시간차이는 그리 크질 않았다.


세 번째 상대마저

복부 찌르기 한 번으로

순식간에 쓰러지자


갑옷의 사내는

아무래도 힘 조절을 좀 해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때,

사무총관 김경하가

또 다시 규칙을 바꾸었다.


열 명을 다섯 개 조로 나누어

승급제로 선발하려 하였으나,


갑옷의 사내와 다른 이들의

수준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남은 여섯 명은

한꺼번에 덤벼들라 명했다.


대신 갑옷의 사내에게는

만약 1대 6의 대결에서도

살아남는다면

별도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봉, 사슬, 목검, 괴(拐), 극(戟) 등등


각자의 무기를 들고

여섯 명의 남자가

갑옷의 사내를 둘러싸고

신중히 덤벼들 자세를 취했다.


갑옷의 사내는 무기를 바꾸어

이번엔 장봉을 선택했다.


여섯 명의 사내들이

서로 무언의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더니


네 명은 동서남북에서

선공(先攻)으로 치고 들어오고


나머지 두 명은 틈을 노려

후공(後攻)을 선택해

노리고 들어왔다.


그러나

갑옷의 사내가 휘두르는 장봉은

목검보다 훨씬 매섭고 무서웠다.


마치 전장에서

잡병들을 일거에 쓸어버리는

장수의 창처럼


갑옷의 사내는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정확하고 간결한 찌르기와


상대의 하체를 노리는

휘두르기 몇 번으로


일각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여섯 명의 도전자들을

모두 땅바닥에 눕혔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갑옷의 사내는

별 동요도 없이 무기를 반납하고

물을 마시러 걸음을 옮겼다.


사무총관 김경하가 급히 달려와

갑옷의 사내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하구만!


자네 용병을 하지 말고

우리와 같이 일하면 어떻겠나.


대우는 용병 따위보다

훨씬 후하게 쳐주겠네.


어떤가?”


갑옷의 사내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일부러 뜸을 들였다.


일단 물을 마시고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장성 너머 북쪽으로

굳이 가려고 하는 이유는

아이의 치료비 외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장사를 한다고

삼년 전에 길을 떠난 형님께서

소식이 끊어진지

벌써 여섯 달째입니다.


저희 가족은

형님의 벌이로 살아왔습니다.


마지막 모습을 본 것이

장성 너머 요동과의 경계 근처라고

형님의 동료들이

저에게 얘기해주었습니다.


아픈 아이도

제 자식이 아니라 조카입니다.


형님의 아들이지요.


좋은 제안을 해주셨는데

응해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고개를 깊이 숙여

간곡하게 거절의 이유를 고하는

갑옷의 사내를 보자,


김경하도

더 이상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흑랑회 소속 용병으로

종신계약을 맺고

북쪽장성너머로 떠나는 날,


갑옷의 사내는

잠시 짬을 내어

자신이 죽인 농부,

이소준의 집을 방문하였다.


서쪽 마을에 있는

이소준의 집에 도착하니


귀여운 딸과 씩씩한 인상의 아들,


허리가 많이 굽어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노모


그리고 그의 아내로 보이는,

피곤에 찌든 인상에

남루한 옷차림을 한

시골아낙이 있었다.




사내는 농부의 아내에게

밤새워 생각한 거짓말을 시작했다.


이소준이 아주 예전에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던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적이 있고,


그때의 인연으로

상단에서 형제처럼

같이 일해오던 사이라 말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뜸을 들였다가

이번에 같이 일하러 떠났다가

마적들의 습격을 받아

이소준이 목숨을 잃었고,


결국 자신만 돌아오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멀쩡한 얼굴로 길을 떠난 남편이

객지에서 비명횡사했다는

소식을 듣자


농부의 아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다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갑자기 우는 모습을 보자

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이

급히 엄마에게 달려왔다.




갑옷의 사내는,


자신이

계약금과 포상금으로 받은 돈에


우마차에 실려 있던 쌀과

소를 처분한 돈을 합쳐서 담은,


묵직한 나무 상자 하나를

울고 있는 이소준의 아내에게 전했다.


아마도 농부 이소준이

한 푼도 안 쓰고

십년은 벌어야 만질 수 있는 큰돈을,


그의 아내에게 건네주며

그가 남긴 유산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흑랑회라는 곳에서

일정금액의 돈이

매달 지급될 것이니

살아가시는 데는

큰 걱정 없으실 거라 말하며

그녀를 달랬다.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이소준의 아내를 뒤로 한 채

갑옷의 사내는

농부의 집을 떠났다.


자신을 뒤따라오는

그의 아이들에게,


그는 따로 준비한

검은 보자기에 싼

물건 하나를 쥐어주며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꼭 건강하게 살아 남거라.


인연이 있다면 또 보자.


만약 살아가면서

내 도움이 필요한일이 생기거든,


성 안의 청기와 거리에 있는

‘흑랑회’를 찾아가서

‘용병 무명’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면,


아마도

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혹시 세월이 많이 흘러서

너희들이나 나의 모습이

변해 있을지도 모르니,


그때 증표로

이것을 나에게 보여주면 된다."




농부의 아들은

검은 보자기에 싸여진

묵직한 물건을 꼭 끌어안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답지 않은 굳센 눈빛이

사내의 머릿속에 있는

‘이소준에 관한 기억’에

새롭게 각인되었다.


농부의 딸은

해맑은 얼굴로 신기한 듯이

자신의 오빠와 사내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고맙습니다.’ 말하고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여 인사하였다.


사내는

아이들의 머리를

한 번씩 쓰다듬어 주고서

몸을 돌려 길을 떠났다.




사내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아이들은

집 뒤쪽의 공터로 가서

사내가 준 검은 보자기를

풀어 보았다.


‘용병 무명’으로

현생을 시작한 그가

아이들에게 준 것은,


2백여 년 전,

중원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던

전생의 그의 이름,


‘서초패왕 항우’의 상징인

붉은 갑옷과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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