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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불사의 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5:30
최근연재일 :
2022.06.16 09:59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158
추천수 :
135
글자수 :
152,061

작성
22.05.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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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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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불사의 무사 - 12

DUMMY

자신을 주시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워진 그는,


아까 주문을 부탁한

점원을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아까 주문한 만두를 좀 주겠나?”


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점원이

급히 주방으로 달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만두 두 접시를

금세 들고 나왔다.


그가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말했다.


“대나무 잎에 좀 싸주게.

여기서 먹을 것이 아니어서...”


“아, 넵! 죄송합니다.

금방 해드리겠습니다.”




점원이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만두를 포장하는 동안,


소녀가

어느새 식당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그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주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 말을 걸었다.


“미안하게 되었소, 주인장.


하지만,

당신도 보았듯이

내가 먼저 시작한 것이...”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주인이

황망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깊이 숙이며

급히 말을 꺼냈다.


“네네, 그럼요. 그럼요.


손님은 아무 잘못 없으십니다.


저놈들은 평소에도

워낙 질이 안 좋은 놈들이라

언젠간 이렇게 끔찍하게

죽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요.”


“...그렇소?


그럼

부서진 탁자 값과

청소비라도 내고 가리다.


어쨌든 나도

일말의 책임은 있으니...


힘 조절을 할 틈이 없었소.”


“무슨 그런 당치도 않은 말씀을!


그냥 가세요.

그냥 가시면 됩니다!”


주인은 혹시라도

자신에게까지 해가 미칠까 두려워

얼른 그를 내보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는

행전에서 은자 두 냥을 꺼내

주인의 손에 쥐어주고


점원이 가져온 만두를 받아

식당을 나왔다.


전혀 기대치 않았던

은자까지 받은 주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식당 바깥으로 나온 그는

아까 소녀가 들어갔던

골목길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다친 곳 없이,

소녀는 자신의 동생과 함께

아까 주워온 음식을

열심히 먹고 있었다.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찌꺼기를

주워올 수 있었던 소녀는,


동생의 입안에 음식을 넣어주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녀의 뿌듯한 미소를 본

그의 마음이

갑자기 편안하고 행복해졌다.


다른 사람의 심장을 빼앗아야만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자신의 존재가


아주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선해진 느낌이었다.




이 불사의 목적도,

이 여정의 끝도 전혀 모르는...


어찌 보면 무의미한 삶을

몇 백 년 동안 이어가고 있는 그는,


모든 것을 불태울만한

강렬한 삶의 이유를

가슴 깊이 갈구하고 있었다.




‘내 무의식 속에 잠겨있는,

잊고 있는 기억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의 기원,

나의 존재 이유,

내 힘의 목적...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알게 되면

언젠가는 멈출 이 여행의 끝...


난, 그것을 꼭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죽음이라는 진정한 구원을

반드시 얻고 말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조심스럽게

남매들의 근처로 다가가

만두를 살짝 옆쪽에 놔두고

얼른 몸을 돌렸다.


남매는

여전히 먹는 것에 열중하느라

그의 선물을 보지 못했다.


아이들이 눈치 채기 전에

재빨리 사라지려고

그가 서두르려는 찰라,


누군가가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그의 앞을 막아섰다.




“이 분입니다!!!

이 분이어요, 형님들!!!”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크게 소리를 지른 사내는,


아까 식당에서

‘손님’이라 불린 남자에게

죽을 뻔 했던 두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예상치 못한 고수를 만나

저승길 문턱까지 다녀왔던 그들은,


그가 싸움을 시작할 때쯤

겨우 몸을 일으켜

그의 실력을 모두 보았다.


홍가의 건달패들까지

순식간에 혼자서 모두 쓸어버리는

그의 솜씨를 본 둘은,


급하게 달려가

자신들의 두목을 데리고

이곳에 다시 온 것이었다.




'이런...

얼른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일이 귀찮아졌군.'


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난감해 할 때,


뒤에서

소녀가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이거,

저희 먹으라고 주신 거예요?”


소녀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들고

그에게 묻고 있었다.


순간, 귀까지 빨개질 정도로

그가 무척이나 부끄러워하며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으응...


그냥 너희 보니까

고향에 있는

내 조카들 생각이 나서...


별거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말고,

식기 전에 얼른 동생이랑 먹어.”


그가 거짓말까지 만들어

이유를 대자,


갑자기

소녀의 눈에 눈물이 흐르더니,

허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고...고맙습니다. 아저씨.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처음이에요.

이런 진짜 음식을 먹어보는 게...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소녀가 감격에 겨워

선물에 비해

너무 과한 인사를 하자

그의 얼굴이 더더욱 빨개졌다.


누나의 모습을 본 소년도

같이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인사를 전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잘 먹겠습니다.”


소년의 인사까지 받자,

그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때,

그의 앞을 막아서는

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있었다.


한 명은

엄청난 근육질에

밤송이 같은 수염이

얼굴을 반 이상 덮은 거한이었고,


또 한 명은

잘생긴 얼굴에

귀가 유난히 큰

다부진 체구의 사내였다.




잘생긴 사내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두 손을 모아 허리를 반쯤 굽히며

그에게 예의바른 첫 인사를 건넸다.


“근래에 보기 드문

의협심 가득한 영웅이시군요.


저는,

이곳 탁현에서

돗자리를 만들어 먹고사는

유비라는 사람입니다.


대협의 성함을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그는 대답을 잠시 망설였다.


그러자

그 사내의 뒤에 서있던

거한이 입을 열었다.


“현덕 형님,


진짜 직업을 말씀하셔야지,


돗자리장수라고

거짓말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러자

유비라 자기를 소개한 사내가

자신의 이마를 탁 치며

크게 웃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 그렇군요.

제 아우의 말이 맞네요.


첫 대면부터

대협 같은 영웅께

거짓으로 소개를 하다니...

제가 무례했네요.


다시 소개드리겠습니다.


저는,

유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협사대(俠士隊) 청룡(靑龍)을

동생과 함께 이끌고 있는

유비 현덕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쪽은...”


“연나라 사람(燕人) 장비라 하오.

자는 익덕이오.


유비 형님과 함께

청룡을 이끌고 있소.


아까 우리 동지들의 목숨을

대협께서 구해주셨다는데,


정말 고맙소.


다행히 떠나시기 전에

늦지 않게,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소이다.


부디 은혜를 갚을 기회를

저희에게 주셨으면 하오.”


수염이 가득한 거한이

‘유비형님’의 입을 빌리지 않고

직접 자신의 소개를 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냥 겉으로만 보기에도

강한 기운을 풍기는 두 사내가

이렇게까지 나오자


그도 결국 입을 열어

자신을 소개해야만 했다.


“하동 해현 사람, 관우라 합니다.

자는...운장입니다.


그리고 은혜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제가 싸움에 끼어든 것은

저 소녀를 지키기 위함이었지,

장대협의 동지들을

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은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전 곧 떠날 사람이니,

오늘 일을 그렇게

마음에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관우도

두 손을 모아 허리를 살짝 굽혀

예의바르게 자기소개를 하며,

장비의 청을 간곡하게 사양했다.




그러자 유비가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나오신다면...

먼저 이 일부터 해야겠군요.


어이, 간옹! 이리 좀 와보게.”


유비의 부름에


아까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한

두 사내 중

체구가 작은 남자가

급히 뛰어왔다.


“여기 관공께서는

자네와 인태의 목숨을 구한 것이

자신이 아니라

저 소녀라고 말씀하시는군.


그러니 일단

얼른 은혜부터 갚게.”


“어떻게...말인가?”


“저 남매를 배불리 먹이고,

깨끗이 씻기고,

좋은 옷과 신발을 사준 후에


장 영감이 하는 의원으로 가서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잘 살펴보라 이르게.


그 모든 절차가 끝나면,


청룡사로 데려가서

주지스님께

머물 곳을 마련해달라고 하게나.


앞으론 우리가 키울 것이니.”


“....아, 그래.

내가 얼른 움직이겠네.


인태 너는 남자애를 업어라.

난 여자애를 업으마.”




간옹이라 불린 사내가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로

인태라 불린 사내와

재빨리 남매를 업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기연으로 인해

엄청난 행운을 얻은 어린 남매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으나,


아이들의 눈에 두려움은 없었다.


유비의 자상한 미소를 보고

어딘지 안심이 된 모양이었다.




그렇게 두 사내와 남매가 떠나고,


유비가 다시 몸을 돌려

그에게 말했다.


“관공,


저 아이들이

행복해진 모습이라도 보시고

내일쯤 길을 떠나시지요.


저희와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다

저희의 본거지인

청룡사로 같이 가시면,


저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직접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어떤 사람이

이런 호쾌하고 멋진 일처리를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자신의 앞에 있는

유비라는 사내의 큰 그릇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다시 한 번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굽히며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공의 하늘같은 의협심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덕이 넓고 깊으시군요.


여기서

제가 더 이상 고집을 피우면

공께 큰 실례가 되니,


염치 불구하고 대접을 받겠습니다.”


“제 체면을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관공.”


그의 인사에

유비가 다시금 겸손하게

허리를 살짝 굽혔다.


둘의 그런 모습을

웃는 얼굴로 보고 있던 장비도

두 손 모아 허리를 숙이며

예의를 갖춰 다시 인사를 했다.


“제가 복이 있어,

이렇게 관공 같은 영웅과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공과 저 사이에 허락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부디 탄탄한 교분을 쌓길

간절히 바랍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던 어느 봄날,

유주 땅의 어느 골목길에서,


셋은 그렇게

서로를 향해 두 손을 모은 채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것이 셋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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