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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화가많은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 용병의 슬기로운 빙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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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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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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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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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1)

DUMMY

“난 간다.”


“딸! 조심히 다녀와!”


전단지를 두둑이 챙긴 한미영이 가게를 나서고, 튀김옷을 입히던 한철문이 뒤늦게 물었다.


“근데 옆에 분은 누구···?”


“친구예요. 한국에 잠시 일이 있어서 지내는 중이고요.”


“저번에 미영이가 봤다던 외국인이 저 친구였나 보네요. 훤칠하게도 생기셨네. 아, 그 소식 들으셨어요?”


“어떤 거요?”


“이번주 강민준이랑 동영상에 있던 애들 재판이랍니다. 변호사 분한테 전부 일임했다고 들었는데, 가실 거예요?”


“음···. 제가 가는 거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나요? 달라지는 거면 가볼 생각도 있는데.”


“보통은···. 엄벌 탄원서 제출하고 증인 신청해서 증언할 경우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근데 이번 재판은 소년재판이다 보니···. 출석 요구서는 안 받으셨죠?”


“변호사가 그런 말은 없었어요. 엄벌 탄원서는 이미 변호사 선임한 날 작성했으니 제출 됐을 거예요.”


“그럼 굳이 안 가도 될 겁니다. 워낙 이슈가 된 사건이라서 관심도가 높거든요. 대충 넘겨보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형량은 낮겠죠? 미성년자는 그렇지 않나?”


“맞아요. 애초에 소년법이 적용되니까···. 잘 나오면 징역이지만 어지간해선 10호 처분으로 마무리가 될 거예요. 강 회장 쪽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10호 처분···? 그게 뭔데요.”


“소년원 2년이요.”


“이야···. 그 지경이 되도록 사람을 때렸는데 고작 소년원 2년?”


“하하···. 그래도 민사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따로 분류되는 게 없으니 변호사분한테 말이라도 해놓으세요. 강 회장 쪽에서 두둑하게 챙겨줄 겁니다.”


“흐음···. 그렇게 되면 저희 부모님도 아시게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렇···.”


순간 닭을 튀기던 한철문이 나를 바라봤다.


“예? 아직도 부모님이 모르고 계세요?”


“네.”


아마도 이건 다인 대표 강기철의 지인인 부장 검사와 다인 측에서 붙여준 변호사의 공이 클 터였다.


“돈 몇 푼 받자고 부모님 걱정하게 하는 것보단 차라리 안 받는 게 나아요.”


“···그렇긴 하죠. 그래도 족히 몇억은 받을 텐데 아깝긴 하네요.”


“뭐···. 안 아깝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보다, 장사는 좀 어때요? 영 안 좋아요?”


“어휴···. 말도 마세요. 손님으로 올 때는 몰랐는데, 자영업이 이렇게나 힘든 거였다니. 진짜 다른 사장님들 존경하게 된다니까요.”


“혹시 무작정 차리신 건···?”


“절대! 절대 아닙니다. 옛날부터 퇴직하면 장사하고 싶어서 얼마나 조사를 많이 했는데요. 장담하는데 치킨도 맛있을 거예요.”


확실히 냄새는 그럴듯하다.


뭐, 내가 한국 치킨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냐마는···.


‘집에 들고 가보면 알겠지.’


“자, 여기 네 마리요. 한 마리는 서비스.”


“장사도 안된다면서 그렇게 줘도 되는 거예요?”


“드셔보시고 소문만 내줘요.”


“알겠어요. 잘 먹을게요.”


그렇게 계산을 끝내자 거스름돈을 들고 머뭇거리는 한철문.


“그···. 현성 씨.”


“······?”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뭔데 뜸을 들여요? 우리 사이에.”


“다름이 아니라···. 미영이 때문에요.”


“한미영이 왜요? 또 사고 쳐요?”


“아니요. 그게···. 학교에서 일이 있나 봐요. 몸에 멍이 있는 걸 몇 번 발견했는데 도통 말을 안 해주네요.”


“몇 번 발견했다는 거면 생긴 시기가 다르다는 거예요?”


“예.”


“학교에서 맞고 다닐 애 같진 않았는데요. 때렸으면 때렸지.”


“······저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아! 그렇다고 현성 씨한테 어떻게 해달라는 건 아니고 한 번 알아봐 주실 수 있나요? 미영이가 학교에 찾아오면 자퇴한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라···.”


“음···. 알아보는 것쯤은 뭐···.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연락드릴게요.”


“예.”


그렇게 치킨집을 나선 우리는 오피스텔과 빌라의 갈림길인 고바위로 향했다.


이제 치킨 한 마리가 든 봉지를 데이븐의 손에 쥐여주고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문득 마음이 쓰였다.


그 고생을 하고 방구석에서 혼자 치킨을 뜯는 데이븐을 상상하니 말이다.


따라서 집으로 데려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 그 찰스라는 새끼만 없었더라도···.’


추격이 붙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의심 때문에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너나 나나, 당분간은 회복에만 신경 쓰자. 내일은 병원부터 같이 가보고.”


“알았어.”


그렇게 데이븐을 보내고 도착한 집.


문을 열자마자 나를 반겨준 건 다름 아닌 엄마였다.


“아들! 공항에 도착했다는 문자는 받았어. 기다리고 있지, 데리러 갈려고 했는데.”


“먼 거리도 아닌데요, 뭘. 아직 식사 전이시죠?”


“당연히 안 먹었지. 아는 분이 치킨집 오픈했다고 먹지 말라며. 그거야?”


“네. 아빠는요?”


“오늘 회식 때문에 늦으신대.”


“오! 오빠 왔네. 선물은?”


“그런 거 몰라.”


“······.”


그렇게 식탁에 둘러앉아 늦은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는데···. 의외였던 부분이 있었다.


“대박. 그냥 동네 치킨인 줄 알았는데···. 이거 엄청 맛있어.”


“그러게···. 튀김도 바삭하고 누린내도 안 나고.”


“오빠는 어때?”


“···맛있네.”


의외로 한철문은 음식에 소질이 있었다.


아무래도 조사를 했다는 게 거짓은 아닌 모양인데···.


혹시 몰라 데이븐한테 물어봐도 반응은 비슷했으며 이 사실을 한철문에게 말해주자 한철문은 울고 있는 캐릭터의 이모티콘을 보내주었다.


“근데 왜 장사가 안되는 거지?”


“음···. 홍보가 부족한 거 아니야?”


“전단지는 열심히 돌리는 것 같던데.”


“엑! 요즘에 누가 전단지를 돌려! SNS나 너튜브에 홍보하지.”


“···아?”


근데 왜 한미영은 전단지를 돌리고 있던 거지?


먼저 했으면 했지, 절대 까먹을 애는 아닌데?


문득 이유가 궁금해졌으나 오래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일 만나서 물어보면 알게 될 것이기에.


* * *


다음날.


오랜만의 등굣길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역시 학교는 가끔씩 가는 게 맞아.”


“엄빠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어휴.”


“무너지지 않게 네가 잘해야지. 아, 그리고 너 한미영 근황 좀 아냐?”


“한미영? 그년이 또 왜? 뭐라고 해?”


“거, 년이 뭐냐 년이.”


“내가 그년한테 당한 게 얼만데.”


“······아무튼, 근황 알아 몰라.”


“조금은 알아. 학교에서 처맞고 다니던데?”


“···그래. 무슨 일이 있긴 있나 보구나. 너한테 안 찾아갔든?”


“찾아왔었지. 그것도 아주 대뜸, 예고도 없이.”


“그래서?”


“사과하던데? 말로 때우려고 하는 것 같아서 업어치기 몇 번 해서 보냈어.”


“······.”


뒤늦게 동생이 유도를 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난 간다. 나중에 봐.”


“그래.”


그렇게 도착한 교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곳인 만큼 특별한 건 없었다.


물론 내 유일한 정보원인 김세림은 달랐다.


“안녕? 오늘은 학교 나왔네.”


“오, 정보원. 오랜만.”


“···나 아직도 정보원인 거야? 딱히 알려주는 것도 없는데?”


“오늘은 있을 거야. 내가 궁금한 게 조금 있어서.”


“궁금한 거···?”


나는 한미영에 관해 물었고 정보원답게 김세림은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알려주었다.


대충 요약하자면···.


1. 강민준과 무리들이 사라지자 다른 놈들이 설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강민준 때문에 눈치만 보면서 살았다나 뭐라나?


2. 강민준의 무리였던 사람 중 유일한 생존자(?)인 한미영은 평소 자신을 고깝게 보던 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좁아터진 학교에서 뭔 일이 이렇게 많냐···. 근데 생각해 보면 그냥 자기가 남 괴롭히던 거 그대로 돌려받고 있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


“저대로면 오래 못 버틸 거야. 어쩌면 사고를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 말이 마치 이 몸뚱이에게 말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것도 그렇지.”


이후 수업을 받으며 쉬는 시간마다 한미영을 관찰했다.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기 바빴는데, 일반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애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표정이 너무 덤덤하다고 해야 할까?


침을 뱉든 때리든, 상관없다는 사람처럼 보였다.


‘자포자기한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그런 내 호기심은 급식실에 도착해서도 계속되었고, 그러고 있자니 여태껏 보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워진 식판 몇 개를 혼자서 치우고 있는 아이.


식판에 음식을 받아서 열심히 나르고 있는 아이.


잔뜩 웅크린 채 무리에게 둘러싸인 아이.


물론 그런 아이들은 소수였다.


하지만 이들을 괴롭히는 애들은 다수였다.


아마 이 몸뚱이도 저런 아이들 중 하나였겠지.


‘하긴···. 주먹이 무서울 나이긴 하지.’


“뭘 그렇게 봐?”


맞은 편에서 밥을 먹던 김세림의 질문에 나는 턱짓을 했다.


그곳엔 안경을 쓰고 있던 아이가 붉어진 뺨을 어루만지며 혼자 앉아 있었다.


“선생들은 뭐 하나 몰라.”


“요즘은 선생님들도 뭐라고 못해. 박제되면 학교에 부모님 찾아오고 난리가 나거든.”


“그러니까 박제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안 떠오르게끔 확실히 조져야지.”


“······.”


“먼저 일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한 무리의 뒤를 밟았다.


* * *


무리가 향한 곳은 학교 외곽에 있는 소각장.


일전에 하동근과 왔던 곳이기도 했다.


쫘―악!!


“야, 얼굴 때리면 안 된다니까. 이 년 아빠가 형사야.”


“지금은 아니라며.”


그리고 모퉁이를 돌기 전부터 찰진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한미영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런다고 깽값 주는 것도 아닌데, 반항이라도 좀 하지?”


뜬금없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무리들.


반응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부분이 당황스러워하거나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잇었다.


애초에 하동근과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현성? 네가 왜···.”


“너 걱정돼서 온 거 아니야. 너희 아버지 때문에 온 거지.”


“우리 아빠가···?”


“자세한 건 알 거 없고. 거기, 너희들.”


“······.”


“대답이 없네?”


이내 한 걸음 다가가자 무리 중에서 제법 체구가 있는 녀석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가. 네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안 가면?”


녀석은 대답 대신 자세를 잡았다.


가드까지 제대로 올린 걸로 보아 무슨 운동을 배우긴 한 모양.


‘쓰읍···. 실밥 터지면 안 되는데···.’


그렇게 어깨를 슬슬 돌리는 것도 잠시, 녀석이 빠르게 다가왔고 주먹을 뻗었다.


휙―. 탁.


하나 자세를 잡은 것이 무색하게 손목은 허공에서 붙잡혔다.


뒤이어 다리를 걷어차 넘어뜨린 나는 바닥에 배를 깔고 있는 녀석의 등 뒤로 올라탔다.


팔을 뒤로 꺾는 것으로 제압은 끝.


나는 앞에 있는 무리를 쭉 둘러보며 천천히 팔에 힘을 주었다.


“지금 있는 일로 신고해서 귀찮게 하면 전부 똑같이 만들 거야.”


뿌드드···.


“자, 잠깐만! 부러져!”


“뭐, 그때는 팔 하나로 안 끝나겠지?”


우드드득!!


“끄악―”


나는 비명을 질러대는 놈의 턱에 주먹을 내리꽂고선 일어났다.


“너희가 그 뭐냐···. 그···. 아! 일진. 일진이지?”


“······.”


“대답.”


“···아마도···?”


“그럼, 학교에서 딱히 너희들한테 대드는 애들이 없겠네?”


“······.”


“자, 앞으로 내가 할 일을 말해줄게.”


“네가···할 일?”


“어. 잘 외워. 중요한 거니까. 우선 하나. 학교에서 담배 피는 애들이 보이면 너희를 찾아낼 거야. 그리고 저기 누워있는 놈처럼 만들 거다.”


그 말에 담배를 들고 있던 여자애가 바닥으로 꽁초를 버렸다.


“둘. 학교에서 누가 괴롭힘당하고 있는 걸 봐도 마찬가지. 너희 중 한 명을 찾아가서 저렇게 만들어 놓을 거야. 셋. 누군가의 돈을 뺏어도 저렇게 된다.”


“······.”


“그 말은 뭐다? 너희가 사전에 방지하지 않으면 걸릴 때마다 팔다리 하나씩은 부러진다는 거야. 신고하려면 해. 그땐 평생 침대에서 못 일어나게 만들어줄 거니까. 참고로 여자라고 봐주는 건 없어.”


“······.”


“대답해야지?”


“···마, 만약 우리 말을 안 들으면?”


“그땐 나한테 데리고 와. 말 잘 듣게 만들어 줄 테니까.”


탁···. 탁···.


“분명히 말했다. 하나라도 안 지켜지면 찾아갈 거야.”


이내 무리들의 명찰을 모조리 떼어 낸 나는 한미영에게 건네주었다.


“가자.”


한미영은 뒤늦게 쪼르르 달려오더니 물었다.


“이건 왜 나한테 주는데.”


“외우기 귀찮아. 학교 돌아다니다가 아까 말했던 것들 보이면 이름만 말해.”


“······아빠가 부탁한 거야?”


“알아보라고만 하셨는데, 너 그러고 있는 걸 아버지가 아는 것보단 내가 아는 게 더 낫지 않겠냐?”


“···고마워.”


“됐고, 왜 가만히 처맞고만 있었던 거야? 아버지한테는 왜 말 안 하고.”


“일부러 맞은 거야.”


“뭐, 설마 속죄 그런 거냐?”


한미영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랄하네···. 그런다고 잘못한 게 사라지냐?”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밖에 안 떠올라.”


“하지 마.”


“···뭐?”


“하지 말라고. 너도 그냥 자기 위안으로 하는 거잖아. 의미 없어. 그 시간에 네가 피해준 애들한테 가서 머리를 숙여.”


“강민준이랑 다니면서 피해준 애들한테 다했어. 직접 찾아가서. 그러다가 저놈들이랑 휘말린 거고.”


“잘했네. 그럼 이제 네 할 일 해.”


“···그거면 되는 거야?”


“그러면 거기서 뭘 더해? 자살이라도 할래?”


“······.”


“앞으로 똑같은 사고나 치지 마. 아, 그리고.”


“또 뭐.”


“치킨 맛있더라.”


“······.”


“SNS에 홍보하는 것도 가게 때문에 안 한 거지? 저 새끼들 찾아올까 봐.”


“···어.”


“홍보도 하고 착실하게 학교나 다녀. 속죄니 뭐니 궁상떨지 말고.”


우우우우우웅···.


그때 울리는 전화기.


발신자는 다름 아닌 강서준이었다.


“아무튼, 간다. 명찰 잘 보관하고.”


그렇게 발길을 돌리며 받은 전화.


“네. 서준 씨.”


―바쁘세요? 한국에 들어왔다는 문자는 받았는데.


“아니요. 말씀하세요. 왜요?”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그랬잖아요. 나중에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어···. 그랬었죠. 무슨 일인데요?”


―한 달하고 보름 뒤에, 한국에서 요인 경호 일이 하나 있을 예정이에요. 동선부터 장소 섭외, 24시간 밀착 경호까지 저희가 하기로 했는데, 워낙 중요한 사안인지라 구성을 타이트하게 가고 싶어서요.


“음···. 한 달 뒤면 어차피 방학이고 시간은 괜찮을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근데 날짜는 언제쯤이에요?”


―7월 셋째 주 정도 될 거예요.


7월 셋째 주.


참으로 공교로운 날짜였다.


“···누가 오길래 그러는 거예요? 어지간하면 ES 측에서도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들으면 놀라실걸요. 현성 씨도 아는 사람이에요.


“누구요?”


―조던 하르펜이요.


동시에 핸드폰을 잡은 전화기에 힘이 들어가고, 발걸음이 뚝 멈췄다.


―여보세요?


“···듣고 있어요. 그래서, 조던 하르펜을 경호하면 되는 거예요?”


―네. 그쪽에서도 경호가 붙을 거라 저희는 테러나 암살 대비, 정보 유출 방지 같은 것들 위주로 신경 쓰면 될 겁니다.


“한국에서 테러랑 암살 대비라···. 일어날 거라고 보세요?”


혹시나 해서 물으니 돌아오는 답변은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음···. 아마도 일어날 겁니다.


“거의 확신하시는 말투시네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래왔으니까요. 소속된 사람들도 있었고 소속되지 않은 용병들도 있었어요. 노리는 자가 많다는 이야기죠.


“···그렇군요.”


―자세한 건 나중에 만나서 설명해 드릴게요. 시간 되실 때 한 번 오세요.


“···네. 알겠어요.”


뚝.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울리는 수업종.


나는 교실에 도착해서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효율만 생각하면 답은 간단했다.


ES 측을 도와 동선과 장소 섭외를 하고 조던 하르펜을 암살할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짜는 것.


어디까지나 예상이긴 하지만 성공 확률은 높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문제는 반대급부에 있다.


바로 ES 측이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후폭풍의 끝은,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위치를 알아내고 하르펜 정보를 모으는 정도일 줄 알았는데···. 경호라···.’


ES 측을 이용하겠다는 판단은 자충수였을까.


‘···다른 방법이 필요해.’


하르펜의 목을 따기 위해선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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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아이오와 (1) +9 24.09.06 7,694 230 13쪽
42 호르헤 바론 +10 24.09.05 8,006 242 12쪽
41 침투 (4) +21 24.09.04 8,280 269 14쪽
40 침투 (3) +14 24.09.03 8,322 264 14쪽
39 침투 (2) +11 24.09.02 8,340 234 15쪽
38 침투 (1) +9 24.08.31 8,584 221 13쪽
37 삼합회 (2) +6 24.08.30 8,475 204 15쪽
36 삼합회 (1) +7 24.08.29 8,765 208 16쪽
35 타룬 (4) +4 24.08.28 9,107 211 14쪽
34 타룬 (3) +4 24.08.26 8,957 224 12쪽
33 타룬 (2) +7 24.08.25 9,156 2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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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경호팀 (1) +7 24.08.20 10,387 2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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