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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날씨의 마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8.15 20:49
최근연재일 :
2022.11.01 15:17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088
추천수 :
11
글자수 :
311,096

작성
22.10.23 11:38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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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신혼집 같은 한 집 살이?

DUMMY

"오늘 안에 다 정리하겠어요."


"이걸? 무리일 것 같은데..."


하나 하나 선반에 물건을 올리기 시작하는?그녀.


"도움을 청해서 이웃들을 불러와 보는 게..."


그러자 차가운 시선이 내 몸을 훑었다.


"저희가 이곳에 온 지 얼마나 되겠다고 아는 이웃이 있겠어요? 그러니까, 잔꾀 부리지 말고 빨리해요."


"알겠습니다..."


정말 말도 없이 4시간 가까이 한 것 같다.


원래는 조금 일찍 끝날 예정이었지만, 그녀가 청소도 마저 하는 바람에 이렇게 오래 걸렸다.


-풀썩.


"하..."


머리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정말 이사란 걸 두 번 하면 탈진해서 죽겠구나...'


"수고하셨어요."


뜨겁던 뺨에 그녀가 음료수 캔을 가져다 댔다.


"응. 고마워."


-치이이익...


-꿀꺽. 꿀꺽. 꿀꺽...


목을 타고 들어오는 짜릿한 탄산이 몸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저녁은 어떡하죠? 일단은 받은 식재료가 있긴 한데..."


역시 뭐 먹을지 고민될 때는 샤브샤브다.


내가 샤브샤브를 외치려는 순간.


그녀도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바로 손바닥 위를 주먹으로 탁 쳤다.


"역시 이럴 땐 샤브샤브가 있었죠. 샤브샤브 어때요? 설거지가 귀찮긴 하지만, 먹고 나면 볶음밥도 해드릴게요."


차세연 그녀는 신인가?


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도 옆에서 도와줄게."


그러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런데 칼을 쓸 줄은 아시는 거죠?..."


"나? 허 참. 나를 뭐로 보고. 자취생활만 10년 넘게 했다구~.어지간한 요리는 다 할 줄 알아."


놀랍다는 얼굴의 그녀.


"그렇다면 마음 편히 맡겨도 괜찮겠네요. 그저 요리 잘하는 남자가 신기해서 그런 거니, 기분 나빠 하지는 마세요. 후훗."


그녀가 육수를 위한 물을 끓이는 동안 난 채소 손질을 맡았다.


후후후.


도마위는 내 홈그라운드이지.


촤앗!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도마 위를 휘졌는 칼질.


육수용 무는 물론이고, 같이 넣어 먹을 배추 청경채 대파와 여러 종류의 버섯을 눈 깜짝할 새에 손질해 놓았다.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차세연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이래서 요리 잘하는 남편을 두라고 하는군요. 기석씨 고마워요."


"아. 아냐~, 뭘... 이 정도는 기본이지."


늘 당연시하던걸 칭찬받으니 쑥스럽네...


시탁에 놓은 버너 위에서, 재료를 넣은 육수는 끓어갔고.


완전히 색이 진해지자.


그녀는 육수 재료를 건져낸 후 썰어놓았던 야채들을 넣었다.


부엌에 퍼지는 달큰하고 짭조름하며 담백한 육수의 향기.


야채가 다 익자 그녀는 미리 사놓았던 고기를 가셔왔다.


샤브샤브용으로 얇게 썬 고기.


표면에는 새털구름 같은 마블링이 어우러져 있었다.


"그럼, 어디..."


내가 젓가락을 들어 고기를 잡으려던 순간.


어디선가 튀어나온 그녀의 젓가락이 내 젓가락을 멈춰 세웠다.


"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오히려 나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그녀의 얼굴.


"기석씨는 잉스타도 안 하세요~?"


요즘은 젓가락에 고기를 말아서 먹는 게 유행이라구요.


따라하란 듯 그녀가 시험 보였다.


앏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고 마치 풍차를 돌리는 것처럼 휘휘 돌리는 그녀.


회전에 따라 고기는 젓가락을 감쌌다.


"그리고, 이렇게~."


육수에 담구는 그녀.


보글 보글 끓는 육수 안으로 보이는 붉은 육질은 열에 가해지자 점점 갈색으로 변하였다.


그녀는 그걸 확인하고 바로 건져내었다.


"짠~. 이러면 간편하게 한입에 쏙. 으음~!"


행복한 표정을 짓는 그녀.


"고기가 끊길 일도 없고 입가에 육수가 묻을 이유도 없다구요~."


'고기가 그렇게 긴 것도 아니고... 굳이?...'


"으음... 난 그냥 먹을래 귀찮아..."



난 그냥 고기를 집어 육수에 담근 후 꺼내먹었다.


"으으으...기석씨!... 제가 이렇게 가르쳐 드렸는데~ 그러시면 제가 헛일을 한 게 되잖아요."


"그래도 귀찮은 걸?~..."


"알겠어요. 알겠어. 굳이 기석씨에게 강조하지는 않겠어요. 그냥 먹죠 뭐~."


"으음!... 이 고기 완전 맛있는데?!"


"기석씨... 제 말 안 듣고 있었죠?..."


"너도 먹어보라니까~!"


조기석은 푹 익은 고기 한 점을 그녀의 입에 집어넣었다.


솔직히 그녀가 재잘대는 게 귀찮았던 점도 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얼굴이 붉어진 그녀.


내가 그녀의 입에서 젓가락을 빼자 불그스름한 볼을 꿈틀거리며, 먹는 그녀.


-꿀꺽...


"어때 맛있지?"


"으으으으... 그걸 질문이라고..."


"맛없어?"


"그게 아니라...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서 그래요?!"


"응? 난 그냥 고기를 먹여준 것뿐인데?"


난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입에 넣었던 젓가락을 그대로 육수에 넣어 다른 고기를 집어 먹었다.


"그. 그걸 또?..."


"역시 샤브샤브는 맛있네~."


계속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그녀.


"뭐해? 안 먹으면 내가 다 먹어버린다~?"


그 말에 그녀는 새침한 목소리로 나를 쪼았다.


"흥! 됐어요. 저도 먹을 거라구요~! 그런 속셈에 제가 말려들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힘들게 살아온 탓에 먹는 것은 그녀에게 생존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식탐이 많다.


'내가 더 많은 음식을 먹기 위해 그녀를 당황시켰다는 건가? 애초에 왜 당황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지.'


한편으로는 조기석 또한 그동안 무수한 스킨쉽에 살아왔던 터라 그런 부분에서 물러진 것 같다.


분명 차세연이 당황한 건 간접 키스라는 부분 때문인데 말이다.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와 마주 앉아 먹는 샤브샤브.


이런 포근한 분위기.


오랜만이었다.


여태 쭉 무언가에 매달리거나.


무어가에 도망쳐 왔던 삶이 꼭 눈앞에 와 있는 기분인데...


분명 언제 또 이런 평화가 깨질지는 모르지만.


즐기자.


포화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면, 즐기는 수밖에 없으니까.


샤브샤브를 다 먹고 바닥에 눌어붙은 볶은 밥까지 깔끔하게 먹어치웠다.


"하~, 배부르네. 그럼 이제 씻어 볼까나~?"


"아. 그럼, 저도 씻어야겠어요."


'뭐? 잠시만...'


"설마 같이 씻으려는 건 아니지?"


"네? 그거야. 물이 아깝잖아요~, 그러니까 할 수 없이 같이 씻을 수밖에 없죠."


"그건 안되!"


조기석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간접키스는 스스럼없이 하더니, 같이 씻는 간 안된다고 한다.


"씻으려면 먼저 씻어.  너가 씻고 난 다음에 그 물 그대로 남겨두면 내가 가서 씻을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렇게 하면 효율이 떨어지긴 하는데... 뭐, 기석씨가 그러시겠다면 알겠어요."


"그래..."


이곳은 집이 작은 탓에 거실에서 욕실의 문이 한눈에 보인다.


그래서 불투명 유리재질의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의 실루엣 또한 보이는...


차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옷을 벗는 그녀.


그리고 이제 속옷의 끈을 풀고 속옷까지 벗었다.


이렇게 자세히 묘사하지만, 물론 실루엣뿐이다.


하지만, 뭔가 감질나게 하는 게 더 야한 법...


최대한 고개를 돌리려 노력했다.


다행히 탕에 들어감과 동시에 시야에서 사라지는 실루엣.


'그래... 내가 뭔 생각을 하는 건지. 머리에 마구니만 잔뜩 꼈네.'


급 몰려오는 현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가 씻는 동안 책을 보며, 마음의 검은 부분을 정화 시켰고.


그녀가 드디어 씻고 나왔다.


다만, 몸에 타월을 걸친 체.


순간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어째서? 왜 이런 광경이 옛날에 본 적 있는 것 같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옴모을 타고 흐르는 찌르르한 전율.


머리는 기억을 못 해도 몸은 기억한다.


뺨을 가차 없이 강타했던 공포의 스트레이트.


결과는 바로 따운.


욕실에 들어가려 일어선 나를 차세연은 바라봤다.


'큿! 위험해!'


무심코 양팔로 가드를 올렸다.


"기...석씨?"


"때리지 말아줘."


"뭘 말이죠?..."


'주먹이 안 날아와...'


서서히 가드를 내리고 시선으로 그녀의 몸을 훑었다.


남자의 본능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러자, 차세연의 눈가에 드리우는 경멸의 기운.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하하... 미안미안... 나도 본능인지라."


"괜찮아요. 남자는 다 그런걸요... 전 방에 들어가 볼게요."


약간은 나에게 실망이라도 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목소리.


'남자로 태어난 게 죄지. 하...'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본 후.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난.


욕실로 들어갔다.


-찰박.


탕에 몸을 담구는 순간...


잠시만 이거 차세연이 들어갔던 물 아닌가?...


그러면 그녀의 체액이...


그의 천박함은 어쩔 수 없다.


마약 자제력이 없었다면, 유명 19금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극하지 않았을까?


에를 들어 밀XX 헌터라든지.


****


방에 도착한 차세연.


한편으로는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조기석이 싫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본능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책에서 읽기를 남성이 매력적인 여성르 탐하는 건 번식을 하여 더 나은 유전자를 후손에게 남기기 위해서 하고 했으니까.




"잠시만, 이거 맞아?"


"설마 저희."


""한방에서 자야 한다고요?!!!!!!""


왜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


집을 안내해 주시던 분께 말씀 들려야 했는데.


각방을 써야 한다고.


우리 둘을 부부로 착각한 건가?


멘붕이 왔다.


주먹을 부들부들 떠는 그녀.


그래.


맘에도 없는 남자랑 같은 방에서 지내라니. 너도 분명 화가 나겠지...


에휴.


그럼, 당분간은 소파에서 자볼까?


그래도 이성한이 필요한 건 뭐든지 말해라고 했으니.


"그냥 소파에서 잘게. 너도 불편할 거 아니야?"


그렇게 등을 돌려 거실로 가려 하는데.


그녀가 수줍은 얼굴로 나의 옷소매를 잡았다.


"전 괜찮으니까... 그냥 같이 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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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죄송합니다. 전쟁의 서막은 43화인데 제가 착각해서 미리 올려버렸습니다. 22.09.26 31 0 -
69 린의 과거 22.11.01 24 0 10쪽
68 보라머리 린 22.10.28 21 0 10쪽
67 레지스탕스의 군사학교로. 22.10.27 22 0 10쪽
» 신혼집 같은 한 집 살이? 22.10.23 30 0 10쪽
65 새로운 시작 22.10.22 32 0 10쪽
64 퇴각 22.10.20 33 0 10쪽
63 혁명군의 기습(3) 22.10.18 20 0 10쪽
62 혁명군의 기습(2) 22.10.16 29 0 10쪽
61 혁명군의 기습 22.10.15 37 0 10쪽
60 인체 실험 22.10.13 23 0 10쪽
59 차재현의 제안 22.10.13 17 0 10쪽
58 궁지에 몰린 권익현 22.10.12 28 0 10쪽
57 가로막는 차도현 22.10.10 14 0 10쪽
56 차재현의 반란 22.10.09 15 0 10쪽
55 둘만의 전망대 22.10.08 17 0 10쪽
54 맛집 여신 차세연 22.10.08 18 0 10쪽
53 긴장된 상황에서의 자그마한 여유 22.10.06 18 0 10쪽
52 정부 속 능구렁이 22.10.05 20 0 9쪽
51 마지막 한방 22.10.04 20 0 10쪽
50 지원군 등장 22.10.03 18 0 9쪽
49 꺽여버린 빛 22.10.02 20 0 9쪽
48 영웅등장 22.10.01 21 0 9쪽
47 약점 공략 22.09.30 17 0 9쪽
46 깨어난 초대형 거인 22.09.29 19 0 10쪽
45 여단장 김의진의 폭주 22.09.28 19 0 9쪽
44 항공여단의 사투 22.09.27 18 0 9쪽
43 전쟁의 서막 22.09.27 17 0 10쪽
42 단련. 22.09.26 18 0 8쪽
41 불안한 전조의 반복 22.09.26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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