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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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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임규진
작품등록일 :
2016.12.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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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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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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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0. 전서구가 빨리 날고…

DUMMY

“몸은 좀 어떠시오?”

팽보기 부맹주가 모용철에게 안부를 건넸다.

오랜만에 맹주, 부맹주, 총군사, 당주들이 모두 모이는 회합이었다.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팔은 아직 새로 돋아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하하하.”

모용철이 환하게 웃으며, 팔이 없어 헛헛한 옷소매를 흔들며 답했다.

백호당은 난주에서 부상자들의 응급처치를 끝낸 후 바로 무한으로 돌아왔다. 모용철은 무림맹으로 복귀한 후 당주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맹주에게 표시했다. 애초 능력에 닿지 않은 자리였는데 욕심이 과했다는 솔직한 고백과 함께 팔도 하나 잃었으니 세가로 돌아가 쉬겠다고 했다. 맹주가 모용철의 뜻을 받아들여 사직을 처리하려고 할 때 백호당의 대주인 편수천과 동하성이 맹주 알현을 청해왔다. 백호당 무사들 모두가 모용철을 당주로 계속 모시고 싶으니 사직을 반려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난주 작전 이전의 모용철은 개인적인 욕심도 많고 무림맹보다는 모용세가의 이익을 우선하는 등 당주직에 걸맞지 않은 언행으로 백호당 무인들의 인심을 얻지 못했고 무림맹 전체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흥륭산에서 기습을 당한 이후 사람이 돌변했다. 자신의 무능 탓에 백여 명의 무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자책이 사람을 변하게 한 것이었다. 난주에서는 자신이 팔을 잃은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상자들을 성심 성의껏 돌보았으며, 사망자의 시신을 난주에 묻을 때에는 누구보다 슬피 울며 자신의 무능을 탓하고 용서를 빌어 모든 무인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그런 모용철의 태도에 백호당 무인들은 점차 감동받기 시작했고 무림맹으로 복귀했을 땐 백호당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있었다.

그런 사정을 알게 된 수뇌부는 모용철의 사직을 반려했다. 모용철은 처음에는 끝끝내 사직의사를 굽히지 않았으나 대주들과 백호당 무인 모두가 모용철과 공동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마지못해 사직의사를 거두고 그대로 무림맹에 남아 백호 당주직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일들로 인해 모용철의 성격도 이전보다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고 있는 모양이오. 내게도 좀 나눠주시구려. 하하”

“그냥 나눠드릴 수야 있나요? 저녁에 객잔으로 불러주시면 그 곳에서 나눠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리합시다. 허허허.”

부맹주 허세학과 모용철이 농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제갈청은 난주 작전으로 인해 비록 백호당 무인 백여 명을 잃었지만 못지 않게 소중한 것을 얻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마교로부터는 소식이 있었소?”

맹주가 제갈청에게 물었다. 난주 작전으로 인해 마교에 대한 오해가 풀렸고 무림맹과 마교는 군사부 차원에서 서로 정보망도 연결했다. 무림맹과 마교가 서로 정보망을 연결한 것은 무림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또한 난주 작전의 성과라면 작지 않은 성과였다.

“마교 추격대의 소식이 끊어졌다고 합니다. 마교의 분석으로는 적의 단추장 전술에 걸려 든 듯 하답니다. 아쉽게 되었습니다.”

“허허~적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게 되었구려.”

제갈청의 대답에 부맹주 허세학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오?”

부맹주 팽보기가 제갈청에게 물었다.

“정주 작전이라 명명한 작전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저번에도 간단히 말씀 드린 바와 같이 현무당 삼조가 장안에서 입수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하남성 정주鄭州에 흉수들의 본부 내지는 상위 조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단서는 하남성 하평전장에 계좌가 개설되어 있는 후명신이라는 자입니다. 주작당 한 조 20명과 군사부 제 사 조 일부 인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물론 하남성 지부에서도 지원할 것입니다.”

제갈청이 간단히 정주 작전 계획을 말했다. 처음에는 상당한 고수들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흉수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났다면 모르되 아직 정보수집단계이다 보니 정규조직 외 특수조직을 구성하기엔 시기가 맞지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주작당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정보수집과 조사를 주요업무로 담당하는 현무당과 달리 선봉 타격을 위주로 하는 주작당은 개개인의 무공이 현무당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렇다 보니 조사 업무 등에는 약했지만, 그 부분은 군사부 사조원들을 딸려 보내 지원할 계획이었다.

“마교에도 알릴 셈이오?”

맹주가 물었다.

“아직은 알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번 작전은 철저한 보안 하에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정주로 출정하는 주작당 조원들도 목적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정주에서 모종의 단서가 확보된 후 알려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제갈청의 답으로 회합은 대략 끝났다.


무림맹내 한적한 후원後園에 두 사내가 마주보고 걸어오고 있었다. 두 사내가 일장 거리로 가까워졌을 때 한 사내의 귀로 전음이 흘러 들었다.

[정주로 급히 전서구를 날려라. 종오각에서 정보가 샜다. 후명신의 정보를 찾기 위해 주작당 한 조가 정주로 출발하니 대비하라고. 해정海汀건도 더불어 알려라.]

[알겠습니다.]

두 사내는 걸음을 멈춤도 없이 그렇게 어깨를 스치듯 지나갔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 동안 연락도 없이 어찌된 겐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는가?”

남궁이현이 묵진휘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물었다.

“여기도 친구를 배신하는 사람이 있군. 그토록 애타게 찾았더니 여기에서 세월 편하게 있었어.”

서홍이 섭섭하다는 듯이 묵진휘를 째려봤다.

“그 동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 겐가?”

남태혼도 옆에서 물었다.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하게 되었네. 사정이 좀 있었다네. 내 천천히 말할 테니 진정들 하시게. 하하”

묵진휘가 셋에게 동시에 답하며 자리에 앉기를 권했다.

삼조가 해정海汀이란 마을로 작전을 나가는 길에 남경에 들렀고 그 틈에 셋 만 이황야의 장원을 찾은 것이다. 셋은 별 생각 없이 혹시라도 묵진휘의 소식을 알 수 있나 하여 들른 것인데 묵진휘가 장원에 있으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는가?

그렇게 넷이 정자에 앉았고, 묵진휘가 그간의 일을 차분히 말했다. 그리고 얘기가 끝날 때쯤 공녀와 소노, 냉보모가 정자로 걸어왔다.

“그렇게 된 것이군. 그래 몸은 괜찮은가?”

“그 놈들이 어떻게 자네를 찾아 기습을 했을고?”

“천하에 나쁜 놈들이군. 어린 아이까지 동원하여 기습을 하다니.”

“그나저나 집안 내력이 그러하다니 이런 우연이 다 있나 그래. 그 흉수들이 우리가 찾던 흉수들이 아니겠는가?”

남궁이현과 서홍, 남태혼은 정신없이 이것저것 물었고 묵진휘는 어느 것부터 대답해야 할지 곤혹스러워했다.

“그렇게 마구 물으면 이 친구가 어디부터 대답하겠는가? 클클”

소노가 끼어들었고 그제야 셋은 공녀와 소노, 냉보모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장안에서 있었던 일을 서홍이 묵진휘와 소노 일행에게 말했다.

“그랬군. 상단 놈들이 결국 흉수 놈들과 한 패였던 게군. 점점 마각이 들어나는군 그래.”

소노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놈들의 규모가 생각 외로 상당하다는 느낌입니다. 난주에서의 격돌만 봐도 그렇습니다.”

남궁이현이 덧붙였다.

“그렇다면 자네들은 정주로 가야지 왜 이곳으로 온 겐가?”

셋의 얘기에 소노가 의아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그게 말입니다. 에그~ 모두 저희가 못난 탓입니다.”

그러면서 서홍이 삼조가 해정의 밀염 조사를 위해 파견된 일을 얘기했다.

“허허~ 그 놈들이 만만치 않으니 조심해야 하는 건 맞지. 그렇다고 자네들을 해정으로 보낸 것도 그렇구먼. 쯧쯧”

소노가 무림맹의 지시도 이해되고 삼조의 입장도 이해된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찼다.

“밀염 문제는 황실 및 관官과 관련된 일일 터인데 무림맹과도 관련된 일인가요?”

공녀가 남궁이현을 보며 물었다.

“원래 상거래와 관련된 문제는 무림맹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밀염 조직에는 항시 흑도방파가 결합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무림조직이 개입된 정황이 있어 이렇게 무림맹이 나서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가서 자세히 조사해봐야 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궁이현이 공녀의 물음에 아는 범위에서 공손히 답했다.

“그렇군요. 어쨌던 소금은 백성들의 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문제이니 무림맹의 공평 정대한 해결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공녀가 싱긋 웃으며 답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입니다. 공녀님께서 그렇게 큰 기대를 하시면 부담으로 인해 무림맹의 활동이 위축됩니다. 하하하.”

서홍이 농담 삼아 웃으며 말했고 그 소리에 다들 웃었다.

“자네는 어떻게 할 텐가?”

소노가 묵진휘에게 물었다.

“생각해볼게 무엇 있겠는가? 우리와 함께 가세. 오랜 만에 만났는데 또 따로 움직이지는 않겠지?”

남태혼이 진지한 표정으로 묵진휘가 딴소리를 못하게 아예 못을 박았다.

“자네가 그리 말하니 그리하도록 하겠네.”

묵진휘가 싱긋 웃으며 흔쾌히 답했다.

“잘 생각했네. 같이 감세”

남궁이현도 반기고 나섰다.

“그렇다면 해정에서 볼일을 보고 가는 길에 이리로 다시 들러 게나. 나도 따라 나서고 싶지만 내가 나설 일은 아닌 듯 하이.”

소노가 결정하듯 말했다.

“해정에서 일을 마친신 후에는 꼭 다시 들러 주세야 합니다.”

“그리하겠습니다.”

냉보모가 묵진휘를 보며 다짐을 받듯 하는 말에 묵진휘가 냉보모와 공녀를 번갈아 보며 답했다.

인사를 마친 후 넷은 객잔에 있는 삼조와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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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1. 해정海汀으로… +2 17.01.09 3,523 52 11쪽
» 70. 전서구가 빨리 날고… +2 17.01.08 3,256 54 10쪽
70 69. 동행同行 +2 17.01.08 3,559 55 10쪽
69 68. 두 번째 하산 +4 17.01.07 3,645 54 10쪽
68 67. 원점元點 +2 17.01.07 3,322 52 10쪽
67 66. 전열정비戰列整備 +2 17.01.05 3,558 52 9쪽
66 65. 난주 격돌 3 +2 17.01.05 3,178 52 10쪽
65 64. 난주 격돌 2 +2 17.01.04 3,410 51 10쪽
64 63. 난주 격돌 1 +2 17.01.04 3,358 51 10쪽
63 62. 전화위복 +2 17.01.03 3,547 53 10쪽
62 61. 접촉 +2 17.01.02 3,569 53 10쪽
61 60. 포착捕捉 +2 17.01.02 3,614 55 10쪽
60 59. 작전 +2 16.12.31 3,635 56 10쪽
59 58. 출전出戰 +2 16.12.31 3,694 55 11쪽
58 57. 재회 +7 16.12.30 3,741 58 10쪽
57 56. 그리움 +2 16.12.30 3,689 53 10쪽
56 55. 회오리 +2 16.12.30 3,816 57 10쪽
55 54. 궁구窮究 +5 16.12.29 3,872 57 10쪽
54 53. 숙원宿願 +2 16.12.29 3,515 54 11쪽
53 52. 결별의 시작 +2 16.12.29 4,187 55 11쪽
52 51. 멸구滅口 +4 16.12.27 4,207 57 9쪽
51 50. 위장 +3 16.12.27 3,555 56 10쪽
50 49. 생포 +2 16.12.27 3,771 56 11쪽
49 48. 역습 +2 16.12.25 3,606 53 10쪽
48 47. 차질蹉跌 +2 16.12.25 3,746 56 12쪽
47 46. 위기 +3 16.12.25 3,611 51 12쪽
46 45. 유인誘引 +3 16.12.22 3,880 53 9쪽
45 44. 아픔 +3 16.12.22 3,608 58 11쪽
44 43. 확인 +3 16.12.22 3,749 54 10쪽
43 42. 미끼 +3 16.12.21 3,737 5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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