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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와 아가타

혜수, 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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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독자
작품등록일 :
2019.10.11 05:14
최근연재일 :
2019.11.2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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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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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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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 꽤나 다정한 모습

DUMMY

부푼 기대를 안고 신입사원 연수길에 오른 지수는 함께 합격의 영광을 맛볼 동기들을 휘 둘러보았다.

‘학교에서 오고 가다 본 것 같은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얼굴들··· 그리고 공대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남탕이네.’


신입생 환영식과 함께 술판이 벌어졌고, 회사 선배와 상사들은 그들의 재롱에 흥겨워했다.



‘공기 좋은 곳에 와서 낮에 산행을 했으면, 밤에도 건전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거 아닐까? 대학 신입생 환영회나 별반,,, 꼭 이렇게 진탕 술을 마셔야 할까?’


지수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의견을 말할 수 없는 처지이기에 눈치를 살피며 분위기 파악에 힘썼다.

IT부서에 좀처럼 오지 않는 여자 신입 사원에 대한 환대는 대단했다. 지수는 이미 공대에서 터득한 방법으로 입사 동기와 학교 선배들의 술 권유를 적당히 받아 넘기며 대처했다. 약간의 성희롱도 웃음섞인 농담으로 받아 넘겼다.


시끌벅적한 파티를 즐기며 동기와 상사들에게 좋은 점수를 따고 있던 그때에 자꾸 핸드폰이 울려댔다. 찍힌 전화번호를 보니 성준이었다.


“잘 도착했다고 문자 보냈으면 전화할때까지 기다리지. 정말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짜증이 난 지수는 혼자 중얼거렸다.


눈치를 보며 화장실에 다녀 오겠다고 일어선 지수는 조용한 복도 끝으로 가 성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전화를 안받았어?”

“오빠. 나 신입사원 연수 중이잖아. 아까 도착했다고 문자 했으면 바쁘겠거니 생각하고 응원해주면 안돼?”


말이 없는 성준이었다

.

“나 여기서 첫 단추 잘꿰고 싶어요. 내일 시간 날때 전화 할테니까 빨리 자요.”


“지수야. 난 내가 연락하고 싶을 때에 연락하는게 좋아. 넌 내 연락을 잘 받아야 하고.”

“오빠. 입사 후 상사들 모시고 하는 첫 회식자리에요. 나 지금 엄청 눈치보면서 잘해보려고 노력중인데.”

“너가 말한 사회 생활이라는게 고작 함께 술마시며 헤프게 웃어주는 그런거였니?”


지수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헐. 그게 지금 나한테 할 말이에요? 회사 오너 아들인 오빠한테는 취직해서 좋아하는 내가 하찮게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인생의 최대 전환점이고 큰 축제라고요!”


“내가 말했지? 지수 너는 회사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 없다고. 신입생 연수 마치고 돌아오면 바로 전화해! 끊는다.”


#


전화를 끊은 성준은 한참을 자기방 책상에 앉아 손가락으로 타다닥 소리를 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처음 지수를 만난 목적은, 동생 학준의 문제를 시끄럽게 만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만나고보니 당차게 자신을 협박하는 그녀의 모습이 꽤 귀엽기도 하고 눈에 띄게 출중한 미모에 반하는 솔직 대담한 성격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호기심으로 몇 번 만나다보니, 세상 물정 다 아는 듯 발랑까져 있는 여자 아이들과 사뭇 다른 그녀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

2000년 새해를 맞이하며 호텔방에서 사랑을 나누던 그때부터 성준은 지수를 평생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생 자기옆에 두고 먹고 싶을 때에 먹고, 통통 튀는 매력을 자신의 뜻대로 다스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지수는 그의 재력이나 성적 매력에도 언제나 도도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통제하려 들었다.


‘도도함을 지켜주며 내 손안에 머무르게 하고 싶었는데,,,내 손에 맞춰 뛰어 놀던 공이 자꾸 손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


“별수 있나, 손 밖의 세상은 편안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겠지?”


‘그래도 모르면?’


“바람빠져 쓸모없는 공으로 만들어 누구도 갖고 싶지 않게 만들어야지.”


#



지수는 어이없는 성준의 태도에 짜증이나 머리카락을 헝크리며 ‘아~악’ 크게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비명소리에 놀라 그 옆을 지나던 남자가 뛰어와 물었다.


“무 무슨 일입니까? 어디 다쳤어요?”


“아뇨. 아무일 없어요. 그냥 너무 화가 나는 일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너무 크게 소리를 질렀네요.하,,,”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 지수였다.


“난 또 뭐라고. 그리고, 보아하니 이번 신입사원 같은데, 아직 행사 끝나기도 전에 왜 혼자 나와 단독 행동입니까?”


“단독 행동이 아니라 잠시 화장실 다녀오다 통화를 한 것 뿐인데"


“이래서 군대 안다녀온 여자는 사회 생활의 기본을 모른다고 하죠. 어느 부서인지 모르지만 그 부서 사람들 그쪽 가르치느라 속 꽤나 썩겠네.”


지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사납게 말을 덧붙이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으,,,인생 최고의 날이 되어야 할 오늘을 거지같은 두 놈이 최악의 날로 오염시키는구나. 굳세어라 나지수! 굴하지 말고 행복을 만끽하자!!”



“아자!!”

다시 한번 크게 외치는 그녀였다.


#


다음날이 되자, 전날의 숙취는 잊은 채 모두가 기상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조식을 먹고 강당으로 모였다.

강단 보드에는 ‘생각의 크기’ 라는 큼직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그녀가 어제 복도에서 만난 남자가 서 있었다.


‘어라? 어제 복도에서 만난 거지발싸개?’


모두 자리에 앉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강단위 남자가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굿모님 증권 해외투자부 박민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 사람이 그 전설의 박민수? 투자의 귀재래."

"초고속 승진에 현재 회사내 파워 인물 1위라고 하던데?!”


여기저기서 그에 관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여러분에게 어떤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베팅하기 전 고민보다 더 힘든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휘둘러보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긴장이 되는 지수였다.


“음,,, 여러분은 앞으로 일을 하면서 정말 억 소리나는 금액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억 소리나는 큰 금액’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각자 생각한 금액이 다 다를겁니다. 우리 한번 ‘억 소리나는 큰 금액’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말해 볼까요?”


누군가 손을 들었다.

“백 억이요.”

“하하. 처음부터 세게 부르시네요.”

“일 억이요.”

“이런, 저의 말에 바로 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다들 웃었다. 지수가 손을 들었다.

“네. 여자분.”

“돈을 맡기는 고객에 따라 큰 금액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일반 시민에게는 백만원도 큰 금액이고, 돈이 좀 있는 고객이라면 일 억도 껌 값일수 있겠죠.”

몇몇 동기들이 호응했다.

“고객에 따라 다르다,,, 그럼, 고객에 따라 다른 투자처를 알아봐 드려야 할까요? 백만원을 위한 투자처, 그리고 100억을 위한 투자처. 흠,,,”


“솔직히 아직 경험해보지 않아 큰 금액이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남자 동기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자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자, 고객에 따라 큰 금액의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다양한 고객을 관리하는 저희들은 고객 한 사람 마다의 투자 금액을 보는게 아니라, 투자를 위해 내가 얼마를 모을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투자할 것인지, 그 투자에 대한 압박감을 끝까지 견디어 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가령 나는 일분 일초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를 불태우고 있는데, 전산이 버벅댑니다. 내 실수가 아니지만 당장 몇억의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상황. 생각만으로도 끔찍하지요? 전산팀 신입 분들,앞으로 전산에 차질 없도록 고군분투 해 주시고요.”


씨익 웃으며 말하는 그와 다시 눈이 마주치자 지수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말했다.

“칠판에는 생각의 크기라고 적어놓고, 엉뚱한 소리만 해대서 실망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투자 잘하는 비법이라도 알려주는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그쵸?”


“오늘 저는 여러분께 무슨 일을 시작할 때에 자신의 생각의 크기를 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회사에 지원해서 오늘 신입사원 환영회에 오게 된 목표가 있을 것이고 그 목표에 담겨있는 나의 생각의 크기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큰 포부를 지닌 분들은, 나의 능력이 그 생각의 틀을 채울 수 있는지, 아니면 한참 모자라서 큰 양동이에 자작한 물이 담겨 있는 우스운 형태가 될 것인지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생각의 크기를 작게 가지더라도 그 안에 능력이 가득 차 있다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시기에 더 큰 생각의 틀로 바꿀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성공과 실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공할 확률과 실패할 확률은 공평하게 50:50입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생각의 크기와 그 안을 채울 능력에 대해 깊이 고민하시고, 그에 따른 자신만의 투자 형식을 찾아가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박수로 그의 강의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수는 혼자 그의 이름을 되뇌었다.

‘박민수···’


#


혜수는 그동안 철수 동생 영희와 몇 차례 수업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영희는 차츰 마음을 열고 혜수와의 과외 수업에 열중했다.

그리고 고 3 첫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철수의 엄마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혜수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혜수는 부담감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철수 또한 원하는 눈치여서 초대에 응했다.

철수와 함께 도착하니 식탁에 한상 가득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영희도 꽤 밝은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자 철수의 엄마 형자가 혜수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로 둘이 사귀는 사이라고 하던데, 맞아요?”


혜수가 당황하여 철수를 힐끗 바라보았다.


“엄마,오늘은 영희 축하해주는 날이고, 혜수에게 고마워하는 날이니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네, 오빠랑 사귀는 사이 맞아요.”

형자는 만족스러운듯 미소지으며 둘을 바라보았다.


어색해 하는 철수와 혜수를 위해 아빠 정태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영희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우리 영희. 그동안 힘들었던 것 모두 털어내고 기운 차리는 모습이 아빠는 참 고맙고 대견하다.”

“기대는 하지 마요. 아직 그럴 정도 아니니까.”

“아, 그래. 아빠가 너무 기뻐서 좀 오버했지? 하하"


“여보. 영희가 우리를 엄마,아빠라고 불러주는 것만으로 하느님께 감사 드린게 얼마 안되었잖아요. 우리 너무 욕심내지 말아요.”


철수 아빠 정태는 인상이 참 좋았다.

혜수는 그녀의 부모도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지만, 철수의 부모는 자녀의 인성이나 마음까지 깊게 배려하는 것 같아 보여 그런 부모를 둔 철수가 내심 부러웠다.


식사 후 철수와 혜수가 윗층으로 올라가자 영희도 따라 나섰다.


“오빠.나도 같이 이야기해도 돼?”

“그럴래? 혜수도 괜찮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혜수였다.


“영희야. 정말 잘했어. 나는 영희 네가 잘 할거라는 확신이 있었어. 내 믿음이 맞다는걸 확인해줘서 고마워.”


처음 만날 때보다 밝아진 표정의 영희를 보며 혜수는 흐뭇했다.


“뭐,,, 생각해보니 대학에서 독일어를 제대로 공부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아서, 대학 가려고 결심했어요. 그럼 나중에 독일 유학도 갈 수 있고, 거기서 내 기억속의 환상이,,,아니,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할거야!”


“영희 너. 아직도 그 꿈을 못 잊는거야?”

걱정스런 얼굴로 영희에게 질책하듯 묻는 철수 였다.


“오빠. 그건 영희가 결정할 문제에요. 오빠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어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어떠한 기분인지,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영희는 묘한 표정으로 혜수를 바라보았다. 철수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 석연치 않은 미소로 말했다.


“그래, 혜수 말이 맞을 수도 있어. 하지만 이 오빠는 영희 너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너를 보아왔어. 너가 말하는 인생은 없었다고! 영희 네 말을 못믿어줘서 서운하다면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는 사실이야.”


“괜찮아. 처음부터 바로 믿어주는 사람이 더 이상한거 아닌가?”

영희는 눈짓으로 혜수를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다함께 웃었다.


혜수는 철수의 집에서 늦지 않게 일어났다. 인사를 하고 나오는 혜수를 철수가 따라 나섰다.


“나 혼자 갈수 있어요. 그리 멀지도 않은데.”

“아니야, 오히려 우리 엄마가 데려다주고 오라고 난리셔.혜수가 정말 마음에 드시나봐.”

“부모님 두 분 다 참 좋으신 분들 같아요.”

“영희 때문에 그 동안 마음 고생이 심하셨는데, 이제 웃음을 되찾으시는 것 같아 다행이야. 다 혜수 덕분 인것같아 우리 가족 모두 혜수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내가 뭘...자꾸 그러니까 오히려 부담스러워요. 오빠. 영희도 이제 마음을 다잡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젠 너무 걱정 말아요.”


영희는 그런 둘의 모습을 윗층 창가에 서서 커튼 사이로 지켜 보았다.

"꽤나 다정하네..."

영희는 둘의 행복해 하는 모습이 거슬리는 듯 커튼을 휙 잡아 당겨 창문을 가리웠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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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 여행을 떠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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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자기소개, 그리고 올리기에 관하여 19.11.12 27 0 -
27 27. 나 같은 부류의 사람 19.11.21 24 1 12쪽
26 26. 도망 19.11.19 31 1 15쪽
25 25. 나의 미래 19.11.15 32 1 11쪽
24 24. 도피 19.11.15 32 1 13쪽
23 23. 감정을 삼키다. 19.11.11 35 1 13쪽
» 22. 꽤나 다정한 모습 19.11.09 39 1 13쪽
21 21. 만남 19.11.09 41 1 16쪽
20 20. 행복과 불안 19.11.04 52 1 12쪽
19 19. 그와 당신 19.11.01 54 1 14쪽
18 18. 너는 이제 내꺼야 19.10.31 54 1 13쪽
17 17. 영희, 그녀 19.10.28 52 1 13쪽
16 16. 20살의 크리스마스 19.10.25 48 1 14쪽
15 15. 능력있는 사람 19.10.24 49 1 14쪽
14 14. 이성준 19.10.23 54 1 15쪽
13 13. 가족이라는 족쇄 19.10.22 61 1 17쪽
12 12. 비밀 19.10.21 60 1 15쪽
11 11. 느끼지 마! 생각하지 마! 19.10.18 63 1 14쪽
10 10. 그 남자 19.10.17 59 1 16쪽
9 9. 그 남자랑 끝내! 19.10.16 64 1 13쪽
8 8. 제 인생을 구경중이신가요? 19.10.15 68 1 13쪽
7 7. 그와의 로맨스 19.10.14 71 1 13쪽
6 6. 우리 잘해보자. 19.10.14 74 1 7쪽
5 5. 나는 누구였을까? 19.10.13 73 1 9쪽
4 4. 언니, 내가 지켜줄게. 19.10.13 82 1 10쪽
3 3. 유생(幼生) 19.10.12 80 1 10쪽
2 2. 신생(新生) 19.10.11 91 1 16쪽
1 1. 끝의 시작 +2 19.10.11 13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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