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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와 아가타

혜수, 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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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독자
작품등록일 :
2019.10.11 05:14
최근연재일 :
2019.11.2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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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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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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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 제 인생을 구경중이신가요?

DUMMY

그날 이후 혜수는 강의실에서 학준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강의가 비는 시간이면 함께 교내 잔디밭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잠시 학교 밖으로 나가 점심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 한켠 철수의 존재가 자리잡고 있어 학준과 사귄다는 감정은 갖지 않았다.


철수는 최근 동아리 방에 발길이 뜸해지고 있었다. 아마도 의예과에서 의과로 진학하는 막바지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진영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함께했다. 그럼에도 혜수는 철수에 대한 감정을 마음 한켠에 간직하고 있었다.


철수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연말 공연을 위해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지만 혜수는 댄스에 대한 흥미를 차츰 잃고 있었다. 댄스 동아리 활동에 열심히 참석한 가장 큰 이유는 솔직히 김철수 였기 때문이다.


'다함께 댄스 공연을 하는건 참 멋진 일인것 같아. 그러니까 이번 연습 이후에 탈퇴를 생각해 보는게 좋겠지?... 이후에 다른 동아리를 학준과 알아보던지,,,아니면 새로운 동아리에서 새 로맨스를 꿈꾸어 보는것도 좋을거야!'


그날 혜수는 댄스 연습을 마치고 동아리 방으로 돌아와 그곳에 쌓아두었던 짐들을 정리해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뒤돌아 보니 철수였다.


“짐 정리하게?”

“그,,,그게 찾던 물건들이 여기에 있는것 같아서,,,정리해서 집에 가져다 두려고요."

혜수는 너무 티나게 짐을 꾸린것 같아 무안해하며 얼버무렸다.

“괜찮아. 편하게 말해도 돼. 나도 어차피 이제 댄스 동아리 그만 두어야 할것 같으니까.”

“왜요?무슨일 있어요?”

망설이던 철수는 조심히 되물었다.

“우리 같이 차한잔 할까? 시간 되니?”


혜수가 대학 신입생인 당시는 삐삐 세대가 지고 벽돌같은 핸드폰이 나오기 시작하며 슬라이드 폰, 폴더 폰으로 핸드폰이 빠르게 변화해 가기 직전의 시절이었다.

아직 핸드폰은 많이 비싸서, 서로 삐삐로 연락을 해야했고, 그로인해 공중부스에 긴~줄을 서기도 하는 그런 시절말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누군가와 우연히 만났을 때에, 그리고 그 사람이 마음속으로 많이 기다렸지만 표시 할 수 없던 사람이라면 더더욱이나 지나칠 수 없는 기회였다.


#

둘은 교내 인적이 드물어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앉았다.

“미안, 내가 또 조금 있으면 과방으로 가봐야해서,,,좋은 커피숍에 앉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괜찮아요. 저도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요. 우리 학교에 이런 장소가 있는지 몰랐어요. 매일 다니는 곳만 다니게 되서.”

“나는 춤을 추다보면 내가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 그 느낌이 좋아서 지금까지 동아리 활동을 해왔어. 근데 이제 본과 진학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기도 하고, 의과 진학하면 과방에 머무르는 시간도 더 많아지고, 시험때면 도서관에 쳐박혀 있어야 될것 같아.”

“네, 아마도 그렇겠죠.”

“혜수는 앞으로 댄스 동아리에서 나를 못만난다고 생각하면 아쉽거나, 슬프지 않아?”

“당연히. 아쉬워요. 저도 여기서 선배 많이 의존하고, 솔직히 처음에는 선배때문에 이 동아리 시작했는걸요. 근데, 앞으로 선배가 많이 바빠지는것 충분히 이해하니까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니, 내 말은, 나를 이해하느냐 마느냐 그런걸 묻는게 아니야. 동아리 아니더라도 나를 만나고, 보고 싶은 생각이 있냐고. 나는,,,나는 너무 아쉬워서 그러고 싶은데.”


혜수는 마음속으로 철수 선배가 자신에게 명쾌하게 ‘사귀자' 라고 말하는 순간을 여러번 그려 보았다.

그런데 학준과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잘 지내고 있는 이때에!

‘철수오빠 좀 더 일찍 말해주지 그랬어요. 아닌가보다 마음 정리하고 정말 그 사람이랑 사귀어 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답없이 서있는 혜수에게 철수는 조금 당황한듯 보였다.

“지금 당장 말하기 힘들면 생각해보고 알려줘도 돼. 내 이메일 주소랑 핸드폰 번호 알려줄게. 너가 편한대로 골라서 연락줘. 기다릴게. 대신 너무 오래는 말고.”

철수는 수첩에 연락처를 정성스레 적어 혜수에게 건냈다.

“우리 이제 일어날까? 그럼 또 보자.”


멀어져가는 철수를 바라보는 혜수는 왠지 눈물이 날것 같았다.

‘철수 오빠랑 함께 있다 보면 과거 나의 남편 석찬씨가 자꾸 생각난다. 그 부드러움과 배려깊은 마음. 따뜻한 웃음. 참 닮았다. 그래서 두렵다. 자석처럼 딸려가 옆에 딱 붙어 있고 싶다가도 곁에 있으면 과거 일들이 자꾸 생각날 것만 같아 멀리 도망치고 싶어져,,,’


“정말,,,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혜수의 등을 누군가 격하게 내리쳤다.


“야! 뭐해? 오~ 우리 동생. 여기서 연애질하다가 언니한테 들킨거?”

“아 놀래라. 언니! 진짜 놀랐잖아.”

“연애질이 뭐 나쁜거라고 진짜 놀래기까지? 저 사람은 누구냐?”

“저번에 내가 말하던 그 사람.”

“뭐야? 컴퓨터쪽 아니라더니 공대 학생이었어?”

“아니야. 근데 왜 공대?”

“야, 여기 공대 쪽이잖아. 너 여태 언니가 다니는 과건물 위치도 모르던건 아니지? 경영대학 안쪽에 위치해 힘든데 언니네 공대 건물은 정문에서 가까워 좋겠다고 노래부를때는 언제고”

“아, 그러네. 내가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니까.”

혜수의 얼굴을 살피던 지수는 짐짓 밝은 목소리로 동생에게 물었다.

“오늘 수업 다 끝났으면 같이 밥먹으러 갈까?”


#

학교 근처의 착한 가격에 맛있고 양까지 푸짐한 철판 볶음밥집에 언니와 자리를 잡고 앉은 혜수는 조금은 시무룩한 기색이었다.


“너, 아까 차인거야?”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어? 그럼 사랑고백 받은 거? 근데 니 얼굴 모양새가 왜 이러니?”

들고 있던 젓가락으로 혜수의 얼굴 모양을 빙빙 따라 그리며 지수가 물었다.

“타이밍이 너무 안좋아서 고민이야. 사실 나 얼마전 MT갔다가 같은 과 남학생한테 고백 받았거든··· 근데 그러고 받은 고백이라.”

“와 대박! 우리동생 무슨 로또 맞는 꿈이라도 꿨어? 너같은 쑥맥이 사랑고백을 연달아 받고??”

“언니. 호들갑 떨지말고 내 이야기좀 더 들어봐.”

“야. 너 언니한테 호들갑이란 표현은 좀 글타?”

“미안. 진정하고 내 말좀 더 들어봐.”

“이야기 해. 들어줄게.”

“실은 MT에서 고백한 그 사람은 내가 관심도 안두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그동안 나를 쭈욱 지켜봤다면서 고백 하더라고. 그래서 그 이후로 자주 만났는데 꽤 괜찮은 사람이라 진짜 사귀어 볼까? 고민중이었어. 오늘 고백한 사람은 동아리 선배야. 신입생으로 동아리 찾아갔을 때에 만났는데 좋아보여서, 동아리 솔직히 그 사람 만나려고 갔던것도 사실이고...근데, 그동안 아무말 없더니 이제서야,,,”

“그러니까, 간단히 종합해 보면, A라는 남자는 동아리 선배에 네가 혼자 좋아하던 남자인데 뒤늦게 오늘 고백을 했네. B라는 남자는 얼마전 더 빨리 너한테 마음을 알린 남자인데 요즘 만나보며 진짜 사귀어 볼까?생각중이었고... 복잡할거 없어. 누가 먼저 고백한거 다 떠나서 넌 그냥 누가 더 좋은데?”


혜수는 속으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살아보니 결혼 생활에 좋은 남자는 철수 오빠인데,,, 석찬씨가 생각나서 두려운 마음이 자꾸 들어. 학준 오빠는 만나면 재미있고, 돈도 잘쓰고,매너가 넘쳐. 하지만 그게 다야.’

모든 것을 터놓고 말하고 싶었지만, 언니 지수에게 이런 말을 하면 분명 ‘석찬? 그사람은 또 누군데?’ 라고 물을 것이다. 그 질문에 당연히 혜수는 대답을 할 수 없게 된다.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혜수를 보며 지수는 앞에 놓인 소주 한잔을 들이키고는 말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고. 언니가 같이 만나보고 명쾌하게 답을 해주마. 누가 더 괜찮은지. 언니가 남자에 대해 잘 알고, 넌 너무 맹물이라 내가 믿을수가 없거든.”

“됐어~ 이제 대학교 1학년 연애인데 가족이 만나보고 그런거 넘 오버같아.”

“이 언니도 이제 대학 4학년이라 졸업을 앞두고 있고, 사회생활 시작하면 지금처럼 너 못챙겨줘. 그전에 마지막 선행 베푼다 생각하고 말한거니까 잘 생각해 봐라. 그럴땐 제 3자가 같이 보고 결정하는게 후회가 없다!”


집으로 돌아온 혜수는 샤워 후 작은 거실에 놓인 소파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생각했다.

‘이제 사귀자고 한 사람한테 가족을 데리고 나가면 상대가 -너무 오버한다. 한번 만나보려 한건데 부담스럽네?- 하고 도망쳐 버릴지 몰라. 철수씨도 만나보고 학준은,,,아직 확실히 사귀는 건 아니었으니 지금처럼 만나자. 솔직히 스킨쉽도 없었잖아. 남녀관계는 스킨쉽 이후부터가 진짜 아니겠어?'

그러나 이내 다시 진중하게 생각해 보는 혜수였다.

'아니지,,, 학준과 같은 진지한 성격의 사람은 이미 사귀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그래. 일단 학준 오빠에게 진지하게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친구로서 선을 그어 놓는게 좋겠어.'

"그래...수업때 만나면 시간좀 내달라 해서 말하는게 좋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돌아온 주말.

생각을 정리한 혜수는 집 전화기 앞에 앉아 수화기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정한 듯 심호흡을 길게 내뱉은 혜수는 전화기를 들어 천천히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길게 울리던 통화 대기 신호가 끊기고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갔다. 혜수는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오늘 주말이라 집에서 쉴것 같았는데,,,주말에도 바쁜가? 연락처를 남겨 놓을까? 아니야, 모르는 번호라 씹고 연락 안하면 민망하잖아. 이메일은 너무 사무적인것 같아 싫고,,,’

그때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에 놀라는 그녀였다.

“여,여보세요?”

“여보세요. 전 김철수인데요, 전화하신분 계신가요?”

“네. 오빠 저에요. 혜수.”

“아.혜수구나. 잘지냈어?”

“네. 오빠 오늘 시간되면 같이 만날래요?”


오랫만에 만나는 철수는 꽤나 신경쓴 모양새로 혜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둘의 집과 가가운 신촌 영화관에서 만나기로 한 혜수는 서둘러 나온다는 것이 버스 정류장을 놓쳐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늦어지고 말았다.


“미안해요. 오빠. 내가 늦었죠?”

“괜찮아. 영화 이제 곧 시작하니까 일단 들어 갈까?”


둘은 팝콘과 음료를 사들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 나란히 앉았다. 오랫만에 만나 어색해 하지 않도록 철수는 배려깊게 혜수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씽긋 웃어 주었다.

“트루먼 쇼. 내가 보고싶던 영화인거 어떻게 알고? 혜수 너가 이렇게 불러주니까 볼수 있었지, 안그랬음 보고싶다 생각만하고 놓쳤을거야.”


혜수는 과거 이미 트루먼 쇼를 두세번 본적이 있었다. 볼때마다 흥미롭다고 생각한 영화였다. 그런데 정작 영화가 개봉 된 당시에는 관심없이 지나갔던 것이 아쉬웠던 터라, 과거로 돌아온 지금 영화관에서 상영중 이란 것을 알고 함께 보러 온 것이다.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보는 트루먼 쇼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 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과 슬픔이 교차했고 등장 인물과 스토리에 화나다가도 한편으로 모든 등장 인물이 이해되기도 했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산다. 나이가 들수록 더해지고, 점점 진짜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러다보면 사회에서 만들어낸 인간 설명서에 나오는 기능대로 살아가게 되는,,, 그러면서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과거 혜수는 나이가 들어 엄마가 되고나서,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모습을 보일때마다 곤혹스러워 하던 엄마 명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가졌었다. 그 당시에는 자신의 그러한 행동이 부모에게 상처를 주거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듣게 한다는 것을 인지 하지 못한 혜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 아빠에게 과거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사죄하는 말이나 뉘앙스를 내비치지는 않았다. 그러한 모습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자신도 힘들긴 마찬가지였으니. 또한 그러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한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던 중 그녀는 과거로 돌아온 자신을 누군가가 관찰하며 즐거워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소설처럼 혜수를 다른 시공간에 던져두고 이런 저런 이벤트를 베풀며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자신의 유희를 위해...


이러한 생각이 스치자 혜수는 영화관 안을 휘 둘러보았다. 다들 영화에 집중해 있고 그녀에게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신이시여, 지금 저를 이 세상에 가두어 놓고 이번에는 어떻게 살아갈까 즐겁게 감상중 이신가요? 그렇다면 이왕이면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싶네요. 보는 이에게 부러움을 자아내는 인생을 살아갈테니 즐겁게 감상하세요."


혜수는 철수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철수는 혜수가 잡은 손을 보더니 자연스레 자신에게 기대도록 어깨를 내주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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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도망 19.11.19 26 1 15쪽
25 25. 나의 미래 19.11.15 26 1 11쪽
24 24. 도피 19.11.15 27 1 13쪽
23 23. 감정을 삼키다. 19.11.11 31 1 13쪽
22 22. 꽤나 다정한 모습 19.11.09 34 1 13쪽
21 21. 만남 19.11.09 37 1 16쪽
20 20. 행복과 불안 19.11.04 46 1 12쪽
19 19. 그와 당신 19.11.01 49 1 14쪽
18 18. 너는 이제 내꺼야 19.10.31 50 1 13쪽
17 17. 영희, 그녀 19.10.28 48 1 13쪽
16 16. 20살의 크리스마스 19.10.25 44 1 14쪽
15 15. 능력있는 사람 19.10.24 44 1 14쪽
14 14. 이성준 19.10.23 48 1 15쪽
13 13. 가족이라는 족쇄 19.10.22 55 1 17쪽
12 12. 비밀 19.10.21 55 1 15쪽
11 11. 느끼지 마! 생각하지 마! 19.10.18 6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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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그 남자랑 끝내! 19.10.16 59 1 13쪽
» 8. 제 인생을 구경중이신가요? 19.10.15 65 1 13쪽
7 7. 그와의 로맨스 19.10.14 66 1 13쪽
6 6. 우리 잘해보자. 19.10.14 68 1 7쪽
5 5. 나는 누구였을까? 19.10.13 69 1 9쪽
4 4. 언니, 내가 지켜줄게. 19.10.13 76 1 10쪽
3 3. 유생(幼生) 19.10.12 78 1 10쪽
2 2. 신생(新生) 19.10.11 87 1 16쪽
1 1. 끝의 시작 +2 19.10.11 13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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