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조회수 :
560,039
추천수 :
8,825
글자수 :
3,079,228

작성
19.01.31 15:14
조회
174
추천
1
글자
17쪽

[외전]김준후, 강지혜(2)

DUMMY

인천공항.


“한정우 선수! 여기 좀 봐주십시오!”

“선수단 분들! 여기 좀 보세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게이트를 나오는 수백 명의 사람들, 하나 같이 대한민국 국기가 달린 체육복을 입고있는 그들은 아테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한 국가대표 선수단이었다.


“좀 비키세요! 자꾸 이러시면 회견장에서 쫓아내겠습니다!”


선수단 대표의 날선 말 한마디에 서둘러 길을 비키는 기자들, 그 사이로 당당히 들어와 회견장에 자리잡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신들을 찍는 카메라들을 향해 한껏 밝은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아테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하셨는데, 지금 다들 기분이 어떠십니까?”

“김준후 선수, 여기 좀 봐주세요!”

“김준후 선수, 인상적인 뒤돌려차기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있었던겁니까?”

“김준후 선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는데 그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너무 압도적인 경기였다는 평이 있는데, 실제로 마르코선수와의 실력차가 어느정도나 됩니까?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가 200명이 넘었고, 그 중 메달을 획득한 선수만 해도 30명이상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의 모든 질문은 오직 단 한명,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인 김준후에게 쏠리고 있었다.

태권도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KO승을, 그것도 환상적인 뒤돌려차기 한방으로 가져가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김준후, 그에게 모든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기자의 질문을 받은 김준후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요. 그리스의 마르코 선수가 약했던건지, 아니면 한국의 내가 강했던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저에게 그 경기는 식은죽먹기 보다 쉬웠습니다.”


마이크를 입에 댄 국가대표 선수치고는 굉장히 건방진 듯한 발언, 그러자 질문을 한 기자는 오히려 당황하며 말했다.


“아, 네....그러시군요. 자신감이 아주 넘치십니다. 하하하!”

“자신감은 오히려 없습니다. 도저히 질 자신이 없거든요.”

“너무 오만한거 아닙니까?”


좋은 먹잇감을 잡았다 싶었는지 다른쪽에서 연이어 들려오는 질문, 하지만 김준후는 평온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걸 오만하다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진다는 것은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맞으니까요. 전 그냥 솔직한 제 심정을 얘기했을 뿐입니다.”

“평소에는 타류시합을 다니는것을 알고 있는데, 이제까지 무너뜨린 타류 무술은 어떤게 있습니까?”


김준후가 유명해지면서 세상에 드러난 하나의 사실, 그것은 태권도 선수였던 김준후가 공공연히 타류 도장들을 다니며 도장깨기를 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자존심이 센 일부 사범들은 아예 결투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범들은 자신들이 김준후와 타류시합을 한 게 맞다고 밝혔으며, 그 승패 또한 자신들이 진 것을 인정하자 김준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네, 맞습니다. 아마 횟수로 말하자면 셀 수도 없겠죠. 유도와 합기도는 물론이고 복싱, 공수도, 쿵후, 우슈.... 왠만한 타류 고수들은 모두 찾아가 겨뤄봤습니다.”

“전적은요?”

“이미 알고계시지 않나요? 전승 무패입니다.”


입으로만 떠돌던 얘기가 나오자 웅성거리는 기자들, 그러자 맨 뒤에 있던 다른 기자가 손을 번쩍들며 물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데....다 무기가 없는 맨손무술들 뿐이군요.”


그 순간, 김준후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지금, 뭐라고 하신거죠?”

“아, 기분이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태권도가 아무리 그래도 결국은 맨손격투술인데, 그걸로 칼을 든 사람은 이기기가 힘들지 않나 해서...”


회견장에 잠시 찾아온 고요한 정적, 하지만 이내 밝게 웃음 김준후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말했다.


“하하! 제가 그런걸로 기분 나빠할 리가 있겠습니까? 단, 그거 하나는 증명하고 싶군요. 칼을 들었다고 해서 날 이기는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서울, 대한 태권도 협회.


쾅!


기자회견과 해단식을 마치고 태권도 협회를 찾은 김준후는 협회장실 문을 쾅! 하고 발로차며 안으로 들어갔다.


“저 자식이 또... 야 이 자식아! 노크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문은 좀 손으로 열고 다녀!”

“협회장님, 나 시합하나만 잡아줘요.”

“시합? 이제 막 올림픽 끝낸 놈이 무슨 시합?”

“뭐긴 뭐야, 타류시합이지.”

“야 이 자식아, 내가 그 망할 타류시합 때문에 요즘 얼마나 곤란한지 알아? 니가 강사범 꺾은 이후로는 유도협회장이 날 아는척도 안해 임마! 우리 이러다 대한체육회에서 왕따당하게 생겼다고!!”“마지막이니까 한번만 좀 잡아줘요!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또 무슨 일인데?”


회견장에서의 일을 들은 협회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그러니까, 칼든 놈은 이길 수 없지 않겠냐는 말에 잔뜩 화가났고, 그래서 대한민국 최고검사와 반드시 붙어야겠다?”

“잡아줄거죠?”

“이 자식아, 타류시합이 무슨 소개팅인줄 알아? 그리 쉽게 잡히게?”

“마지막이니까 좀 해줘요! 좀!!”


김준후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떼를 쓰자, 협회장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진짜 실력만 아니면 너 같은 놈 진작에 내쳤을텐데....”

“해주는거죠? 네?”

“섭외는 한번 해볼게. 대신, 너 이번이 진짜 마지막인거다.”

“야호! 협회장 형님 최고!!”

“아직 시합이 잡힌것도 아니니까 유난떨지마. 그쪽에서 받을지 안받을지도 모르는거니까.”






며칠 후, 중국에서의 수련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청광검도회 총사범 유순철은 제자들의 인사를 받으며 본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 그간 별 일은 없었느냐?”

“별 일은 아니었지만, 조금 그런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조금 그런 일? 그것이 무어냐?”

“태권도 협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김준후 선수와 사부님의 타류시합을 제안하더군요.”

“타류시합이라...허허! 김준후 그 애송이 놈이 이젠 검도까지 노리는 모양이구나.”

“이미 놈을 알고 계신겁니까?”

“천방지축으로 타류도장을 깨고 다닌다는 얘기는 진작부터 듣고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와 붙을 생각을 하다니....”

“어떻게 할까요?”

“거절하거라. 승패를 떠나서 검을 들고 맨손인 사람과 싸우게 된다면, 온 검도회가 우리 청광검도회를 비웃을게다.”


부총사범 이근상은 사부 유순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확실히 그렇겠군요. 말씀하신대로 바로 거절하겠습니다.”










김준후를 사무실로 부른 협회장은 면목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다. 유사범과의 시합은...좀 힘들 것 같다.”

“아 왜! 왜 안하겠다는건데!!”

“그쪽 입장에선 당연한거야. 칼을 들고 맨손인 사람과 붙어야 하는데, 지면 치욕이고 이긴다해도 욕먹을게 뻔한 시합을 수락할리 있겠어? 그것도 총사범이 직접 나서는 대결을 말이야.”

“쳇! 누가 무기 없으면 못싸우는 놈들 아니랄까봐 졸렬하기는... 그래서, 그 유순철이라는 인간과 대결할 방법은 전혀 없는거에요?”

“그쪽에서 받아주질 않을텐데 방법이 있을 리가.... 아! 하나 방법은 있다.”


뭔가 방법이 있다는 협회장의 말을 들은 김준후는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게 뭔데요? 아, 다짜고짜 들어가서 깽판을 치면 되려나? 맞아! 그럼 그 유순철이라는 사람도 나설 수 밖에 없을거 아냐? 이야! 협회장님, 정말 천재신데요?”

“난 아직 아무말도 안했다만....”

“우리가 한두 해 본 사이입니까? 척! 하면 척! 하고 나와야죠! 오케이! 그럼 난 빨리 청광검도회 본관으로...”


협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준후의 팔을 황급히 잡으며 말했다.


“내가 말한 방법은 그게 아냐 인석아!! 그 밑에 있는 수제자랑 붙으라는거지!”

“수제자? 그게 누군데요?”

“나이는 아마 너랑 거의 비슷할거다. 이름은 박단목, 아직 어린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청광검도회의 차기 총사범이라는 소문이 자자해. 모르긴 몰라도 실력하나는 엄청날거다.”

“나보고 그런 애송이랑 붙으라겁니까?”

“너랑 나이가 비슷하다니까 누가 누구보고 애송이래?”

“나이가 비슷하면 뭐요? 설마 지금 그런 놈이랑 나랑 같다는 겁니까? 그러지 말고 유순철이라는 그 사람하고 붙여줘요!”

“아 글쎄, 이대로는 그쪽에서 받아줄 리가 없다니까?”

“아 씨...그냥 쳐들어가서 깽판칠까?”

“아서라 임마, 청광검도회 잘못 건드렸다가는 이 나라에서 운동은 꿈도 못꿀테니까. 청광검도회에서 배출한 경찰 군인이 몇명인지나 알아? 그중에는 고위직도 부지기수야 임마. 20여년전에 한성검도회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게 청광검도회니까.”

“한성검도회? 그건 또 뭐야? 그런 검도회가 있었어요?”

“아, 넌 어려서 잘 모르겠구나. 옛날에....”


협회장의 얘기를 모두 들은 김준후는 두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러니까, 그 한성검도회를 검사 한명이 다 쓸어버렸다는거죠?”

“그렇다니까? 그때 경찰은 대규모 인원이 습격을 했다고 가정을 하고 수사를 벌였는데, 아무리 근처를 탐문하고 수색해봐도 그 정도의 인원이 한성검도회 본관으로 간 흔적이 전혀 없었대. 게다가 그 참사현장에서 바깥으로 나간 발자국은 오직 한사람 것 밖에 없었다지 뭐야? 그래서 그때당시 그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들은 범인을 이렇게 불렀다고 하더라. '혈야차'라고”

“혈야차라.... 그래서, 그 사람은 경찰에 잡혔대요?”

“아니, 결국은 미제사건으로 남았어. 그때가 88올림픽 유치가 막 결정됐을때였거든. 그래서 검찰도 그 사건을 오래 조사하지 못한 모양이야. 결국 얼마안가서 완전히 덮어졌지.”

“검찰이 그런 사건이 덮었다고요?”

“말했잖아, 올림픽이 얼마 안남았었다고.... 당시에 한성검도회의 체육비리가 세상에 드러나는걸 꺼려하는 높은 분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모양이야. 게다가 아무리 수사를 해봐도 용의자는 한명 뿐이었는데, 그 수백 명을 한명이 죽였다고 발표해봤자 누가 검찰 말을 믿겠어? 오히려 엄한사람 붙잡아다 범인 만든게 아니냐는 소리 안들으면 다행이었을걸? 그때의 검찰 이미지는 그랬으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그런 사건이....혹시 그 혈야차라는 사람, 어디있는지도 알아요?”

“그건 왜?”

“그냥 궁금해서....”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소문은 하나 있지.”

“소문?”


두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는 협회장실을 괜히 한바퀴 둘러본 협회장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성주에 있는 김사범에게 우연히 들은건데, 경북 성주에 있는 천봉산에 이상한 도인하나가 매일같이 검을 수련하고 있다나봐.”

“그 사람이 왜요? 설마 그 사람이 혈야차?”

“확실하진 않아. 하지만 마을 사람들 말로는 천봉산에 그 도인이 나타난 시기가 혈야차 사건이 있었을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고 해. 혈야차가 살아서 이 나라에 있다면 그 도인일 가능성이 제일 높지.”


협회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김준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오케이, 그럼 그 인간을 누르면 되겠구나.”

“뭐? 야, 너 미쳤어?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다 뭐로 들은거야? 그 인간은 수백명의 검사들을 혼자서 도륙한 괴물이라고!”


김준후는 그 어느때보다도 호기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미쳤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피가 끓어오르는건 참으로 오랜만이니까 말이죠.”










경북 성주, 천봉산.


“헉! 헉! 씨팔! 때려죽여도 더 이상은 못가겠다! 아오!!”


거친 산을 몇시간동안 오르던 김준후는 근처 바위에 엉덩이를 털썩 걸치며 중얼거렸다.


“하아! 하아! 살아있다면 나이도 꽤 될텐데 왜 이런 산에 틀어박혀 사는거지? 혹시 아까 그 아줌마가 구라친거 아냐?”


등산로 반대쪽에 살고있다는 한 주민의 말에 무턱대고 산을 올라온 김준후는 슬슬 자신이 헛다리를 짚은게 아닌가하는 불안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평생을 수련으로 살아온 몸이었다. 물론 김준후가 이렇게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제일 큰 이유는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 덕분이었지만, 그 다음으로 큰 이유는 그가 매일 거르지 않은 수련과 훈련, 그리고 단련이었다.


“혈야차가 살아있다면 아무리 어리게 잡아도 최소 사십대 중반 이상 일텐데.... 내가 숨을 헐떡일 정도로 험한 이 산에 정말 오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산다고? 아니지, 최대한 어리게 잡은게 그쯤이니 어쩌면 오십 후반이나 육십을 넘겼을수도 있지. 이거 아무래도 낚인거 같은데?”


하지만 이미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천봉산에 허비한 상황, 이제와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산을 오르던 그때, 김준후의 눈에 투박한 초가집 하나가 보였다.


“집? 그럼 사람이 살긴 한다는건가? 그렇다면....”

“이곳 등산로는 정반대쪽으로 나있어서 이쪽으로 오려면 꽤나 힘들었을텐데....네놈은 누구냐?”


마루에서 앉아있던 한 노인의 물음, 김준후는 지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당신이 혈야차인가? 한성검도회를 혼자 힘으로 멸문시켰다는?”

“내가 한 질문에는 답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답만 바라고 있구나.”


아니라는 대답은 하지 않는 노인, 그러자 김준후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케이, 그럼 내 소개부터 하지. 내 이름은 김준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의 정점에 설 사나이지.”

“모든 무의 정점이라...참으로 오만한 놈이로구나.”

“오만인지 여유인지는 붙어보면 알겠지.”

“다짜고짜 찾아와서 싸움이라니, 네놈 집에는 아비도 없는게냐?”

“막말로 당신이 내 아버지는 아니잖아! 하앗!”


공중으로 뛰어오른 김준후의 발이 마루에 앉아있는 노인을 향해 내리 꽃혔다.


타악!


“이놈! 어린놈이 말투만 고약한줄 알았더니 예의범절도 없구나!!”


옆에 있던 검집으로 김준후의 발차기를 막아낸 노인은 그대로 검을 뽑으며 김준후의 목을 노렸다.


채애앵!


“칫!”


두 눈에서 하얀빛을 잠깐 뿜어내더니 그대로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검을 피하는 김준후, 그러자 노인은 감탄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검로를 살짝 비틀었는데도 그것을 눈치채고 피하다니.... 나이에 비해 경지가 상당한 모양이구나.”

“나도 마찬가지야. 이제까지 내 공격을 막은 사람은 없었거든.”


김준후와 노인은 서로를 보며 생각했다.


‘말도 안돼, 내 공격을 막다니....역시 혈야차가 확실한가보군.’

‘마치 내 공격을 미리 알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피하다니, 쉽게 볼 놈은 아니로구나.’


“당신 소개는 정말 안 할참인가? 난 내 소개를 한걸로 기억하는데?”

“검을 꺼낸 이상 이름정도는 말해줘야 인지상정이겠지. 내 이름은 심정용, 네가 말하는 ‘혈야차’가 뭘 말하는지는 몰라서 답은 못해주겠구나.”

“그럼 질문을 다르게 하지. 한성검도회 본관에서 수백명을 도륙한 검사가 당신이 맞나?”


김준후의 말을 들은 심정용은 그제서야 뭔가 알겠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때의 나를 부르는 말이 혈야차였나보군. 하긴, 나 스스로도 그때의 나를 피에 미친 야차라고 불렀었으니 말이야.”

“역시 당신이...”

“근데 네놈이 날 왜 찾아온거지? 설마 그때 죽은 사람의 아들이라도 되나?”

“그런 스토리도 괜찮은 것 같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감정적인 이유로 당신을 찾은건 아냐.”

“그럼 여기까진 왜 온거지?”

“최강의 검사를 내 손으로 쓰러뜨리기 위해서지.”

“허허! 참으로 한심한 놈이로구나. 고작 그런 치기로 나를 찾아온것이냐? 수백명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나를?”

“당신이 수백명을 죽였든 말든, 명백한 사실은 단 하나뿐이야. 내가 당신을 이길거라는 것.”


김준후를 대충 혼내주고 돌려보낼 생각이었던 심정용은 검을 고쳐쥐며 생각했다.


‘엄청난 재능을 가졌지만 너무나도 안하무인인 성격을 가지고 있구나. 저대로 놔두면 필시 이후에도 뭔가 문제를 일으킬터, 확실하게 제압을 해두는게 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겠구나.’


“이제 갓 약관이 넘은 애송이에게 전력을 다하는 것은 내 성격과 맞질 않으나, 안하무인인 네놈을 보고있으니 하늘높은줄 모르는 기세를 조금 꺾어놔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구나.”

“뭐, 어쨌든 나와 싸울 마음은 생겼다는건가?”

“가소로운 놈, 그 말을 평생 후회하게 해주마.”


치지지직!


갑자기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하는 심정용의 검, 그러자 뭔가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김준후는 두 눈을 하얗게 만들며 중얼거렸다.


“이런 말도 안되는...”

“협격!”


정용의 검에서 X자 모양으로 뿜어져 날아가는 푸른빛의 검기, 그것을 본 김준후의 얼굴에는 말도 안된다는 듯한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드디어 에필로그까지 모두 완결이 되었습니다. +1 18.12.05 296 0 -
공지 몸살감기에 걸려서 며칠 쉽니다..ㅠㅜ 17.11.07 812 0 -
공지 달을 가린 구름, 구름을 가린 손 챕터의 첫화가 에러가 있었습니다. 17.05.30 495 0 -
공지 다음 챕터는 29일부터 시작합니다. 17.05.26 351 0 -
공지 연재 요일 변경 (2018.02.13 수정) +1 16.09.06 932 0 -
공지 연재시간에 관해...... 16.05.31 4,192 0 -
383 [외전]김준후, 강지혜(4) 19.01.31 228 3 23쪽
382 [외전]김준후, 강지혜(3) 19.01.31 171 2 16쪽
» [외전]김준후, 강지혜(2) 19.01.31 175 1 17쪽
380 [외전]김준후, 강지혜(1) 19.01.31 209 2 14쪽
379 [외전]심정용(6) 19.01.04 193 4 15쪽
378 [외전]심정용(5) 19.01.04 173 2 15쪽
377 [외전]심정용(4) 19.01.04 174 0 16쪽
376 [외전]심정용(3) 19.01.04 179 1 16쪽
375 [외전]심정용(2) 19.01.04 182 1 17쪽
374 [외전]심정용(1) 19.01.04 248 2 16쪽
373 에필로그 18.12.05 373 4 14쪽
372 에필로그 18.12.05 322 2 15쪽
371 최후의 결전 +3 18.11.23 348 6 17쪽
370 최후의 결전 18.11.23 265 3 17쪽
369 최후의 결전 18.11.23 243 3 17쪽
368 최후의 결전 +1 18.11.16 245 5 16쪽
367 최후의 결전 18.11.16 224 2 15쪽
366 최후의 결전 18.11.09 260 3 16쪽
365 최후의 결전 18.11.09 224 2 15쪽
364 최후의 결전 18.11.06 260 5 15쪽
363 최후의 결전 +2 18.11.01 259 4 16쪽
362 최후의 결전 18.10.31 240 4 15쪽
361 최후의 결전 18.10.26 242 4 16쪽
360 최후의 결전 18.10.23 244 3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