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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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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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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4
글자수 :
3,079,228

작성
19.01.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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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외전]심정용(3)

DUMMY

그날 오후, 심정용의 학교.


“요즘 여러명이 몰려다니면서 모범생들 돈 뺏는다는 소리가 있던데, 우리반에는 그런애들 아무도 없겠지?”

“네!”

“대답은..... 반장! 인사하고 끝내!”

“차렷! 경례!”


종례가 끝나자 신난 얼굴로 가방을 메며 교실을 나가는 학생들, 맨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정용은 쓸쓸한 얼굴로 일어나며 지팡이를 짚었다.


“괴물, 너 아직도 집에 안간거야?”

“이 목소리...경준선배?”

“그래 임마! 나다!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거야?”

“네. 선배는요?”

“나야 뭐 늘 그렇듯이 안나오는 날이 더 많지. 알잖냐? 나 공부랑은 별로 안 친한거.”

“여전하시네요.”

“야, 근데 니 깔은 어디갔냐?”

“깔이요?”

“이 자식이 모르는척하네? 마! 니 여자친구 말이야!”

“여자친구요? 전 그런거 없는데요.”

“웃기시네! 그럼 맨날 붙어다니던 선화는?”

“아, 걔는 그냥 친구에요.”


경준은 정용의 등을 탁! 하고 치며 말했다.


“야 이 자식아! 친구인데 여자면 그게 여자친구지, 여자친구가 뭐 별거냐?”

“정말 친구에요. 그리고 안본지도 꽤 됐고...”

“뭐? 안본지가 오래돼? 설마 너 장님되었다고 차버린거야?”

“아니, 그런게...”

“참 못된년이네. 그전에는 너랑 딱 붙어다니더니...내가 가서 혼내줄까?”

“그런애 아니에요. 뭔가 사정이 있겠죠.”

“사정은 지랄... 야, 기분도 꿀꿀한데 술이나 한잔 할래?”

“술이요? 선배 우리는 아직...”

“미성년자라고? 어휴, 이 순진한자식.... 잔말말고 따라와!”

“돈도 없는데...”

“걱정마, 오늘 서울에서 잘나가는 형님이 와서 한턱 크게 쏜다고 했으니까. 우린 가서 얻어먹기만 하면 되는거야. 야,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경준은 정용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형님이 대학생 누나들도 데려온대.”

“대학생...누나요?”

“너 한국대학교 들어봤지? 서울에서 제일 잘나가는 대학! 그 중에서도 무용과 누나들이 온대 임마! 우리가 언제 그런 선녀들을 만나보겠냐? 어때? 좀 끌리지?”

“어차피 전 눈도 안보여서...”

“눈이 안보이는거지 얘기도 못하는건 아니잖아. 혹시 아냐? 얘기 좀 섞다보면 너한테 호감 갖는 누나가 있을지?”

“그럼 잠깐만 가서...”


붉어진 얼굴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정용, 그러자 경준은 씨익 웃으며 정용의 팔을 잡았다.


“그래 임마, 인생 별거 없다니까? 그냥 이렇게 놀고 마시고 하면서...”


경준이 정용을 데리고 교실나가려던 그 순간, 가느다란 팔 하나가 경준의 손을 탁! 하고 쳤다.


“경준 오빠, 지금 정용이를 어디로 데려간다고 했죠?”

“서, 선화 왔니? 오랜만이네....?”

“몇달만에 학교나와서 한다는 짓이 아주.... 그리고 지저분하게 놀거면 혼자 놀것이지, 순진한 애는 왜 꼬드겨요!?”

“누가 꼬드겼다고 그래? 난 그냥.... 정용아, 난 간다!”

“서, 선배! 저도 같이....!”


덥석!


정용의 뒷덜미를 잡은 선화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왜? 한국대 무용과 언니들이 그렇게 보고싶어?”

“꼭 그런건 아니고...근데 네가 무슨 상관인데?”

“오호~ 무슨 상관? 심정용, 너 많이 컸다.”


정용은 퉁명스런 말투로 말했다.


“그동안 내가 학교를 다니는지 마는지 관심도 없었잖아. 근데 왜 이제와서 참견인데!”

“누가 관심도 없었다는건데!? 너 정말 철이 없구나.”

“내가 무슨 철이 없다는건데!!”

“이 바보야! 아저씨가 너 때문에 매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알기나 해?”

“아빠가 고생?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눈치도 없기는...”






3개월전, 심정용의 집 근처 골목.


슈퍼에 다녀오다 정용을 본 선화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 정용아, 두 눈에 그게 뭐야?”

“이 목소리는..선화?”

“응, 나야. 요 며칠 보이지도 않더니 갑자기 눈에 붕대라니.... 무슨 일 있어요?”


자연스레 정용의 뒤를 보며 묻는 선화, 그녀가 질문을 던진 사람은 정용의 뒤를 몰래 따라오던 심학수였다.


“뭐야? 갑자기 왠 존댓말?”

“응? 그게....”


선화가 뭔가를 말하려 하자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는 심학수, 그것을 본 선화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 하하...내가 갑자기 네가 존경스럽나봐. 근데, 그 눈은 어떻게 된거야?”

“나...이제 안보여 선화야.”

“뭐? 왜!!? 무슨 일이 있었던건데!!!”

“나중에...아주 나중에 얘기해줄게.”

“어떻게 이런 일이...일단 집에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고마워, 선화야.”

“고맙긴 뭘, 당연한걸 가지고.... 조심해서 걸어, 오늘 비가와서 많이 미끄러우니까.”


그날 저녁, 자신을 찾아온 학수의 말을 들은 선화는 울먹이며 말했다.


“아저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당분간 정용이를 만나면 안된다니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정용이는 이제 두 눈으로 세상을 볼수가 없단다. 그런 정용이가 이 세상을 무리없게 살아가기 위해선 훈련이 필요하지. 네가 그걸 도와줬으면 좋겠구나.”

“아저씨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부탁이다 선화야. 나도 이러고 싶지는 않지만, 정용이가 너와 함께 다니게되면 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해버릴까 두렵구나. 정용이는 지금보다 강해져야만 한단다. 그래야만 혼자서도 얼마든지 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정용이가 왜 혼자에요? 아저씨가 있잖아요!”

“나라고 천년만년 살수는 없지 않겠니?”

“그렇긴 하지만...”

“부탁한다 선화야. 정용이 걱정은 하지말거라. 앞으로 정용이는 내가 알아서 잘 돌볼테니 말이다.”







선화의 얘기를 모두 들은 정용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버지가...그렇게 말씀하셨다고?”

“그래! 너는 몰랐겠지만 너 등교할 때, 그리고 하교할때마다 매일같이 널 따라다니셨어. 멀리서 아무도 눈치 못채게 널 따라다니면서 자기자식이 어디서 다치지는 않을까, 길을 잃지는 않을까,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매일같이 애쓰셨다고!”

“오늘도 오셨어?”

“오늘은 안오셨어. 그래서 나도 이제 네 훈련이 끝났구나 싶어서 이렇게 찾아온거구. 근데 뭐? 대학생 누나들이라는 소리에 헬렐레 하며 술을 먹으러가?”

“누, 누가 헬렐레 했다고 그래!!?”

“아, 헬렐레가 아니라 헤벨레 했던가?”


선화의 말에 얼굴을 붉힌 정용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화제를 돌렸다.


“어, 어쨌든....아버지가 그랬다 이거지?”

“그래. 얼른 집에나 가봐. 이제 너 혼자둬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얼른가서 씩씩하게 학교 잘 다니고 있는 모습 보여드려야지.”

“아버지....고마워 선화야, 나 먼저 가볼게.”

“먼저가긴 어딜 먼저가?”


선화는 정용의 팔에 팔짱을 꼭 끼며 말했다.


“이제 훈련 끝났으니, 나한테서 털어질 생각마. 넌 앞으로 내가 꼭 붙들고 다닐테니까.”

“왜, 왜 그래... 누가보면....”

“보면 뭐? 까짓거 사귄다고 하면 되는거 아냐?”

“뭐..뭐?”

“아! 덥다! 빨리 가기나 해!”




부산, 해운대.


늘씬 미녀들이 가득한 해운대를 바라보며 차에서 내린 강민규는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


“요즘은 송도보단 해운대라더니, 이거 완전 장난아닌데? 물이 완전 좋잖아?”

“피~ 오빠, 우리 데려와놓고 자꾸 물타령할거야?”

“질투하기는.... 그나저나 이 새끼는 왜 이렇게 안와?”

“선배님! 여깁니다!”


강민규가 있는쪽으로 헐레벌떡 뛰어온 경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인사드립니다 선배님! 한성검도회 41기, 이경준입니다!”

“그래, 얘기는 들었다. 그놈은?”

“저 그게...죄송합니다. 거의 데려올 수 있었는데 왠 계집하나가 방해를 하는 바람에...”

“계집? 누구?”

“이선화라고, 그놈과 매일같이 붙어다니는 동급생입니다. 못데려와서 죄송합니다! 선배님!”


선글라스 다리끝으로 뒤통수를 긁적이던 강민규는 혀를 차며 말했다.


“쳇! 놈이 어떤 꼬라지가 됐는지 꼭 보고싶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는거냐?”

“네, 그렇습니다. 아예 걸어다닐수도 없어서 늘 지팡이로 땅을 더듬으며 등교하고 있죠.”

“병신같은새끼, 그러기에 대들사람에게 대들어야지.... 뭐 그 새끼는 그걸로 됐고, 괜찮은 술집이나 좀 안내해봐.”

“걱정마십시오 선배님,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강민규를 나이트클럽으로 안내하는 이경준, 그런 그의 얼굴에서 정용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화와 함께 집앞까지 같이 걸어온 정용은 고민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그동안 많이 힘드셨겠지?”

“당연한거 아냐? 자식 등하교 하는걸 매일같이 봐주는게 어디 쉬운일이니? 게다가 요즘은 공장일까지 하시잖아.”

“공장? 아버지가 공장엘 다니신다고?”

“아차! 이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버지.....”

“대신 아버지한테 네가 잘해주면 되잖아. 안그래?”

“그래, 더 잘해드려야지...”

“알았으면 얼른 들어가. 왜? 같이 들어가줘?”

“그래 선화야, 같이 들어가자. 왠지 오늘은....아버지 보기가 조금 민망하네.”

“하여간 남자들이란... 알았어, 같이 들어가자. 아저씨! 우리 왔어요!!”


조그만 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하지만 집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뭐지? 주무시고 계시나? 아저씨~ 저희....꺄아아아아악!”

“왜 그래 선화야! 무슨 일인데?”

“아...아저씨가....아저씨가...”

“아버지가 왜?”

“흐흐흐흑! 아저씨가....목을...매다셨어...”

“자..장난치지마....이선화....아버지가 왜...”



선화의 말에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방안으로 걸어가는 정용, 그의 지팡이에 무언가가 툭! 하고 걸렸다.


“이건 아버지....안돼...아버지가 왜....아아아아악!!”


싸늘하게 식은 심학수의 시신을 붙들고 오열하는 심정용, 옆 탁자에는 그의 것으로 보이는 장문의 유서가 보란 듯이 펼쳐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 해운대의 한 호텔.


쾅! 쾅!


“선배님! 큰일났습니다!! 선배님!!”

“아 시끄럽게 진짜.... 누구야!!!”


자신의 잠을 깨우는 목소리에 성질을 부리며 문을 여는 강민규, 그러자 경준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하지만 워낙 급한일이라...”

“너....그게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내손에 뒤진다.”

“정말 급한일입니다. 정말로...”

“뭔일인데?”

“일단 TV를 켜보십시오.”

“대체 뭔일인데 TV를 보라고...”


경준의 말대로 TV를 켠 강민규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검도단체로 알려져있는 한성검도회가 특성 선수를 밀어주기위해 조직적인 승부조작을 행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습니다.

이 사건은 자살한 한 학부모의 유서를 통해 밝혀졌으며, 유서에는 총사범인 강모씨가 자신의 아들을 세계 선수권대회에 내보내기 위해 심판들을 매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 강모씨가 피해 학생을 찾아와 눈을 실명시키는 악랄한 짓을 저질렀다는 내용도 같이 담겨져 있어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는 가운데, 현재 한성검도회에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런 씨팔.... 전화! 전화 어디있어!!!??”

“네? 아! 여, 여기...”


다급한 표정으로 다이얼을 돌리는 강민규, 하지만 그가 전화를 건 한성검도회 총사범실은 계속 통화중이었다.








한성검도회 총사범실.


“이대표! 우리사이에 자꾸 이러기야!!? 기사 하나만 내지말라는게 뭐가 그리 힘들다는건가!!?”


-미안하네. 하지만 온 국민의 눈이 이 사건을 향하고 있는데 우리 신문사만 안낼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막말로, 지금 상황이 어디 우리 신문사 하나 기사 안낸다고 해결될 일인가? 한 가장이 자살까지 하며 폭로한 사건이야. 그냥 대충 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란 말일세.


“그러니 이렇게 부탁하는거 아니겠나? 최소한 오늘 석간신문만이라도 막아주게. 내일 아침까지만 시간을 벌면 내가 어떻게든....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나보군. 이미 TV뉴스를 통해서 전국에 보도가 된 사건이야. 사람들 입에 하루종일 오르내리는 사건을, 우리 신문만 싣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나? 구독 해지는 물론이고 신문사 이름에 먹칠까지 하게된단 말이야!


“이런 망할...”


-말 나온김에 하나만 묻지. 자네, 대체 왜 그런 짓을 한건가? 민규 때문에 열받은거야 이해는 간다만, 그렇다고 그 어린애를 장님으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었잖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 아이에게가서 사죄라도...


“안 도와줄거면 닥쳐!!!”


쾅!


수화기를 부서질 듯이 내려놓은 강세훈은 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감히 버러지만도 못한 양민새끼들이 내 얼굴에 똥을 끼얹어? 이 새끼들을..”

“총사범님, 민규한테 전화가 왔는데 지금 부산에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 새끼는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고 해! 그놈 실력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몰리진 않았을거아냐!!”

“그게....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젠장! 상황은 이 지경인데 도움되는 새끼가 하나도 없다니.... 가만, 지금 민규가 부산에 있다고 했나?”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강세훈은 옆에 걸려있던 겉옷을 걸쳐입으며 총사범실을 나갔다.








부산의 한 장례식장.


선화는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정용을 보며 말했다.


“정용아, 향은 내가 지킬테니까 넌 잠시 들어가서 쉬어.”

“.....”

“정용아, 너 밤새 한숨도 못잤잖아. 들어가서 눈이라도 잠깐 붙여.”

“괜찮아. 그리고... 도와줘서 고마워 선화야.”

“고맙긴, 당연한걸 가지고....근데 정말 안잘거야?”

“....”


결국 정용을 그대로 놔두고 분향소를 나온 선화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아저씨, 이번엔 아저씨가 정말 잘못하셨어요. 정용이는 자신의 억울함을 푸는것보다 아버지와 함께하는걸 더 원하고 있었을텐데...”

“선화야, 정용이가 뭐래? 계속 향 지킬거래?”

“응...”

“고집도 참.... 그럼 꼬박 하루를 안 잔다는거 아냐? 마음이야 알겠지만 저러다 사람 잡는거 아닌지 원....”

“순영아, 뉴스는 어때? 계속 나오고 있어?”


선화의 친구 순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아까 로비에 있는 TV를 잠깐 보고 왔는데 아직도 시끌시끌 해. 게다가 뉴스를 보던 사람들 대부분이 한성검도 욕을 무지하게 하더라.”

“그래, 아마 그럴거야. 아저씨가 자살까지하며 밝힌 사건이니....”

“서, 선화야! 저 사람..”

“응? 누구?”


막 장례식장으로 들어오는 여러명의 남자들 중 하나를 가리킨 순영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저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야. 한성검도회 총사범...”

“뭐? 확실해?”

“내가 오늘 그 뉴스를 몇 번을 봤는지 아니? 강세훈 그 사람이 확실해. 그 옆에 있는 사람은 아들인 강민규고”

“대체 무슨 낯짝으로 여길...”


두툼한 봉투를 조의함에 넣은 강세훈은 멀뚱한 표정으로 서있는 강민규를 노려보며 말했다.


“눈썹 좀 낮추거라.”

“네? 눈썹을 낮추라뇨? 아버지, 그게 무슨....”

“좀 슬픈 표정 좀 지으란 말이다! 우리가 여기 왜 왔는지 몰라?”

“아버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합니까?”

“이딴 놈을 자식이라고....들어가기나 해!”


강민규를 데리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간 강세훈은 심학수의 영정사진 앞에 큰 절을 한 다음 옆에 서있던 정용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젊은나이에 참으로 안되었구만.... 아버지 장례비용은 내가 다 부담하겠네.”

“이 목소리는...”


탁!


강세훈의 손을 뿌리친 정용은 분향실 출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가....”

“정용군, 그리 화만내지말고 일단 얘기를 좀...”

“나가라고!! 당신과는 같은 공기도 마시고 싶지 않으니까!!”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겠나? 내 자네가 원하는건 뭐든 들어주겠네. 검사로서의 명예회복은 물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도 돈으로나마...”


정용은 목에 시퍼런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나가라고!!!!!”


-지이이이이잉


그 순간, 극도로 분노한 정용의 귓가에 자그마한 이명이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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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외전]김준후, 강지혜(3) 19.01.31 170 2 16쪽
381 [외전]김준후, 강지혜(2) 19.01.31 174 1 17쪽
380 [외전]김준후, 강지혜(1) 19.01.31 209 2 14쪽
379 [외전]심정용(6) 19.01.04 192 4 15쪽
378 [외전]심정용(5) 19.01.04 172 2 15쪽
377 [외전]심정용(4) 19.01.04 174 0 16쪽
» [외전]심정용(3) 19.01.04 179 1 16쪽
375 [외전]심정용(2) 19.01.04 182 1 17쪽
374 [외전]심정용(1) 19.01.04 248 2 16쪽
373 에필로그 18.12.05 373 4 14쪽
372 에필로그 18.12.05 322 2 15쪽
371 최후의 결전 +3 18.11.23 348 6 17쪽
370 최후의 결전 18.11.23 265 3 17쪽
369 최후의 결전 18.11.23 242 3 17쪽
368 최후의 결전 +1 18.11.16 244 5 16쪽
367 최후의 결전 18.11.16 224 2 15쪽
366 최후의 결전 18.11.09 260 3 16쪽
365 최후의 결전 18.11.09 224 2 15쪽
364 최후의 결전 18.11.06 260 5 15쪽
363 최후의 결전 +2 18.11.01 259 4 16쪽
362 최후의 결전 18.10.31 240 4 15쪽
361 최후의 결전 18.10.26 242 4 16쪽
360 최후의 결전 18.10.23 244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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