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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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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7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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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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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외전]심정용(4)

DUMMY

나가라는 정용의 외침을 듣고 분향소로 들어온 선화는 강세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분향소에서 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장 나가세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학생은 빠져! 어디 어른이 말하는데...”

“어디 어른 같아야 어른 대접을 해주지! 지금 당사자가 원치도 않는데도 억지로 사과를 밀어붙이고 있잖아!”

“뭐? 이년이 근데...”


강세훈은 자신을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따지는 선화를 보며 한쪽 손을 올렸다.


덥석!


“저..정용군? 눈이 안보이는거 아니었나?”


강세훈의 손목을 움켜쥔 정용은 날이 바짝 선 목소리로 말했다.


“두 번 말 안해.....당장 나가....”

“크윽! 아, 알겠네...당장 나갈테니 이것좀...”


던져버리듯이 강세훈의 손목을 놓는 정용, 그러자 잠시 몸을 휘청한 강세훈은 옆에 서있던 강민규의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민규야..가자...”

“아버지, 설마 저놈 말 한마디에 나가자는건...”

“가자면 갈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거의 내쫓기다시피 분향소를 나온 강민규는 짜증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대체 왜 저딴 놈에게 쩔쩔매는거에요?”

“이걸 봐라.”

“대체 뭘 보라고...아버지! 이 멍은 뭐에요!? 설마 아까...”


강세훈의 손목에는 사람 손모양의 멍이 시퍼렇게 들어있었다.


“눈이 멀었다 해도 절대 가볍게 볼 놈이 아니다. 일단 저놈 아비의 장례식이 끝나기를 기다려야겠어.”

“기다린 다음에는요?”

“그것이...”


잠시 주변을 살핀 강세훈은 강민규에게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분향소로 돌아온 선화는 지친 표정의 정용을 보며 말했다.


“정용아, 너 이번에는 진짜 쉬어야 할 것 같아. 잠시만 들어가 있어.”

“괜찮아. 나는...”

“하여간 고집은...근데 아까 강세훈의 손목은 어떻게 잡은거야? 너 앞이 안보이는거 아니었어?”

“응, 맞아. 난 앞이 전혀 안보였어. 근데....”

“근데?”


-지이이이잉


좀 전보다 조금 더 시끄러운 이명이 정용의 귀를 강타했다.


“으....이건 대체....”

“정용아 왜 그래!? 어디 아파?”

“괜찮아....잠시....윽!”

“정용아! 왜 그래!!!”


-찌이이이잉! 끼리리릭! 콰드르르! 크그그그그...


살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작은 소리들이 엄청난 크기로 증폭되어 정용의 고막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조문객들이 신발을 벗는 소리, 육개장을 먹는 사람들의 숟가락질 소리, 조의금을 내기위해 돈을 세는 작은 소리, 심지어 건물 안을 날아다니는 파리의 날개짓 소리마저도 정용에게는 귀가 찢어질 듯한 소음이 되어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서..선화야...나 귀가....”

“귀가 왜? 설마 귀도 안들리는거야?”

“아니..그게 아니라....너무....으아아아악!”

“정용아!!!”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두 귀를 틀어막는 심정용, 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귀는 더욱 많은 소리들을 빨아들이며 정용의 고통을 배가시켰다.


-살살 달래보려 했지만 그건 이미 글른 것 같고, 심학수의 장례식이 끝나는대로 저놈을 처리해야겠다.

-처리라면....죽인다는 말씀이세요?

-어차피 심학수가 죽고나면 천애고아나 다름없는 놈이야. 자주 연락하고 있는 친척도 없어서 행방불명으로 처리해버리면 누구도 찾을 사람이 없지.

-괜찮을까요? 지금 저놈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저놈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당연히 언론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건 시간만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수습할 수 있는 문제다. 그 사이 큰 이슈라도 생긴다면 더욱 빨라질테고 말이야. 하지만 저놈이 기자들 앞에서 한마디라도 입을 열게된다면, 그땐 무슨 짓을 해도 수습할 수가 없을거다. 차라리 그전에....


시끄러운 소음들 사이로 들려오는 강세훈의 목소리, 그것을 들은 심정용은 두 눈을 하얗게 빛내며 이를 악물었다.


“강세훈....네놈이 감히.....아버지로도 모자라서...”

“강세훈? 그 사람이 왜? 정용아! 말을 좀 해봐!”

“선화야...그놈이...날...죽....으으...”


털썩!


“정용아! 정용아!!!”


정용이 쓰러지자 소스라치게 놀란 선화는 그의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엄청난 소음데미지로 인해 깊이 혼절해버린 정용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강성일보, 사장실.


똑똑!


“사장님, 청와대로부터 보도자료가 내려왔습니다.”


비서의 말을 들은 이양준은 두 귀를 의심하며 말했다.


“뭐? 단순 보도지침이 아니라 보도자료가 내려왔다고?”

“네, 10분전에 내려왔습니다. 내일 아침 조간신문부터 당장 실으라는 명령입니다. 그것도 1면으로요.”

“대체 어떤 자료길래....”


비서가 건넨 보도자료를 읽어보던 이양준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강세훈 이 인간.... 정말 운 하나는 기가 막히게 타고났군 그래.”









다음날 아침, 부산 병원.


“하아! 하아! 분명 203호라고 했는데...”


정용이 입원한 병실로 헐레벌떡 달려간 순영은 침대 옆에 앉아있는 선화를 소리쳐 불렀다.


“선화야!”

“순영아, 네가 여긴 왜.... 아저씨 장례식은?”

“장례식이야 정용이 친구들과 아저씨 공장 동료들이 알아서 하겠지. 선화야,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냐.”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아저씨 장례식보다 중요한게 뭐가있다고....”

“아저씨가 유서로 남긴게 모두 허사가 됐단 말이야!”

“뭐...?”

“오늘 아침 신문에...아니다, 직접 보는게 낫겠지.”


순영이 병실 한켠에 놓인 TV를 켜자 맑은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참으로 감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날짜로 어제인 9월 30일, 서독의 바덴바덴에서 열린 올림픽 총회에서 한국의 서울이 일본의 나고야를 52대 27로 꺾으면서 제 24회의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되는 이 기록적인 업적을 치하하며 아시아에서 두 번째 열리는 올림픽 경기의 준비를 위해 위원회를 조직할 것을....


“올림픽?”

“올림픽이라고, 전 세계가 참여하는 체육경기인데 그게 한국에서 열린다나봐. 그래서 지금 신문 뉴스는 온통 그 얘기뿐이야.”“근데 그게 아저씨랑 무슨 상관인데?”

“너 바보니? 이제 세상 사람들은 학수 아저씨의 유서 따위에는 관심도 없어. 모두가 올림픽 개최에 열광하고 있단 말이야!”

“서, 설마...”


침대에 누운 정용을 잠시 바라보던 선화는 옆에 걸려있던 겉옷을 걸치며 말했다.


“순영아, 잠시만 정용이 좀 돌봐줘. 형사님을 만나봐야겠어.”






부산경찰서.


하루만에 완전히 달라진 경찰들의 태도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선화는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수사 종결이라뇨! 어제 정용이 앞에서는 끝까지 파헤친다고 하셨잖아요!”

“어제야 그랬지. 근데...”

“근데 뭐요!? 설마 한성검도회에서 돈이라도 받은거에요?”

“학생! 말이 너무 심하군 그래! 누가 누구한테 뭘 받았다는거야!! 김형사! 끌어내!”

“이거 놔! 놓으라고!!!!”


경찰서 밖으로 쫓겨나는 선화를 바라보던 이형사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선배형사에게 말했다.


“선배, 그렇다고 쫓아낼 것 까지는...”

“저렇게 떼쓴다고 다 해주다가는 한도 끝도 없어. 공무집행방해로 잡아넣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줄 알아야지.”

“그렇기야 한데...선배, 근데 왜 갑자기 수사가 종결된거에요?”

“이 자식이 아까부터 참....그건 왜 자꾸 물어?”

“이상하잖아요. 보통 수사가 종결되려면 증거부족이라든가 하는 사유가 달려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으니...”

“본청에서 내려온 명령이야.”

“본청에서요? 왜요?”

“왜긴, 그놈의 올림픽 때문이지. 곧 세계 최고의 체육대회가 열리는 나라에서 이렇게 큰 체육비리가 터져봐, 그 후폭풍이 어떻겠어?”

“그런...”

“이게 다 나라를 위한 일이야. 그러니 너도 괜히 이상한 생각하지말고 다른 사건이나 신경써.”


선배의 말에 잠시 표정을 굳히던 이형사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그도 이 상황이 맘에 들진 않았지만, 본청에서 명령이 떨어진 이상 그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성검도회, 총사범실.


“크하하하핫! 일이 이렇게 풀릴줄은 몰랐군. 이대표, 정말 고맙네.”

“고맙긴, 다 자네의 운이 좋은 덕이지. 이런 타이밍에 올림픽 개최지 선정이라....자네 운은 정말이지 그 누구도 못따라올 것 같군.”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는 돕는 법이니까.”

“근데 그놈은 어떻게 할 작정이야? 설마, 살려두려는건 아니겠지?”


강세훈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제거해야지. 하지만 놈이 병원에 있다는게 문제인데...”

“놈이 병원에 있다고? 설마 벌써 건드린건가?”

“아니, 장례식 도중에 갑자기 쓰러져버렸다더군. 그래서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야. 한성검도회를 건드린 놈을 살려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병원에 누워있는 놈을 죽일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든 퇴원할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강민규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뇨 아버지, 놈이 퇴원할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겁니다. 놈에게 복수를 할 다른 방법이 있거든요.”

“무슨 방법이 있는거냐?”

“그냥 저에게만 맡겨주세요 아버지. 놈이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도록 만들어드릴테니까.”







어두운 저녁, 너털거리는 걸음으로 병원 앞까지 걸어온 선화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정용아,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거니..... 경찰들은 이제 수사도 안하고, 사람들은 올림픽에만 열광하고, 너는 깨어날 생각도 안하고....”

“선화야.”

“이 목소리는...경준오빠?”


으슥한 구석에 서있는 사내가 경준임을 알아본 선화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왜 사람 무섭게 이런데 서있는건데? 귀신놀이라도 하려고?”

“그게 아니라....선화야, 잠깐 나 좀 따라올래?”

“안돼.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용이가 아직 병실에 누워있어. 얼른 올라가봐야...”

“강세훈을 잡을 증거를 찾았어.”

“뭐? 그게 정말이야? 그게 뭔데?”


잠시 머뭇거리던 경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일단 따라와, 증거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줄테니까.”






경준을 따라 근처 공사장으로 간 선화는 아무도 없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오빠, 여기에 정말 그 증거가 있어? 아무리봐도 아무것도 없어보이는데...”

“....”

“경준오빠, 뭐라고 말을 좀.... 오빠, 근데 얼굴이 왜 이래? 누구한테 맞았어?”


밝은곳에서 본 경준의 얼굴은 온통 상처투성이었다.


“미안해 선화야...나도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저벅, 저벅, 저벅...


경준의 뒤쪽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들, 그 주인공을 확인한 선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경준이에게 얘기는 많이 들었다. 저 씹쌔끼가 갑자기 없던 의리가 생겼는지 도통 입을 안열어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말이야.”

“강민규....”


강민규는 새끼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말했다.


“네가 심정용 그 새끼 이거라며? 장님주제에 여자 보는 눈은 있나보군.”

“저, 저리가....”

“야 이 썅년아, 네가 여기로 왔지 우리가 여기로 왔냐? 어디서 가라마라 지랄이야!”

“키키킥! 표정보니 대충 눈치 챈 것 같은데, 험한 꼴 당하기 전에 알아서 벗는게 어때? 혹시 알아? 네가 적극적이면 우리가 딱 한번씩만 하고 놓아줄지?”


덥석!


뒷걸음질치는 선화의 어깨를 양쪽에서 붙드는 두 사내, 선화는 있는대로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이거 놔! 놓으라고!! 사람살려요!!! 정용아!!!”


선화가 정용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은 강민규는 큭큭하고 웃으며 말했다.


“이 와중에 그 장님새끼를 찾는건가? 참으로 애틋한 사랑이군. 더더욱 처절한 복수가 되겠어. 크크크크!”






부산병원, 정용의 병실.


“으....”

“정용아! 정신이 드는거야!?”

“조...조용..”

“그래, 말해봐. 뭐가 필요한데? 조...용?”

“조용히 해줘..너무 시끄러워...”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여기가 얼마나 조용한데?”

“너무 시끄럽다고...으으윽!”

“아, 알았어. 최대한 조용하게 해볼게.”


정용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최대한 조용하게 해보겠다고 대답 하는 순영,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병실을 한번 쓱 둘러보는 것뿐이었다.

늦은 시간의 병실은 그 어느때보다도 조용한 상태였다. TV나 라디오가 켜져있지도 않았고 다른 병상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잠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용은 계속 귀를 막으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너무 충격이 커서 머리가 어떻게 된게 아닐까? 어떻게 이게 시끄럽다고 할 수가...참! 근데 올림픽 얘기는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그냥 선화에게 맡길까?’


“서, 선화는?”

“선화? 아까 경찰서로 간다고 하며 나갔어. 그러고보니 올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경찰서? 선화가 거긴 왜?”

“왜긴, 경찰에서 네 아버지 수사를 종결시킨다는 소리를 듣고 그걸 따지러...아차!”

“아버지 수사가 종결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말하자면 긴데....”


순영의 말을 들은 정용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이를 악물었다.


“올림픽.....그게 우리나라에서 열린다고?”

“응, 그래서 모든 신문과 뉴스에선 이제 아저씨의 유서 얘기를 하지 않아.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경찰에서도...”

“당연히 수사를 하지 않겠지. 올림픽이 유치되는 나라에서 체육비리가 터지는건 그 누구도 반기지 않을테니까. 결국 우리 아버지 죽음은...윽!”


-지이이이이잉!


또다시 정용에게 찾아오는 이명, 하지만 그 이명은 다른 이명과 조금 달랐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섞여있었어. 그것도 굉장히 익숙한...설마 선화?’


-정용아!!! 으흐흐흐흑!


‘선화가...울고 있다?’


화아아아악!


정용의 꼭 감은 눈꺼풀 사이로 하얀 빛이 뿜어져나왔다.


“방금..그게 뭐야? 하얀 빛이..”

“선화가 위험해.....”

“선화가? 그러고보니 이 기지배는 왜 아직도.... 어머!? 정용아! 어딜가!!”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병실을 뛰쳐나가는 정용, 그런 그의 뒤를 쫓아가던 순영은 숨을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하아! 하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네. 눈도 안보이면서 뭐 저리 빠른지...”








병원 근처의 공사장.


찌익! 찌이이익!


칼로 선화의 티셔츠를 모두 잘라낸 강민규는 속옷만 남은 선화의 상체를 보며 말했다.


“자~ 이제 가슴을 한번 보실까요?”

“놔 이 개새끼들아....흐흐흑!”

“그래, 이렇게 울어야지. 그래야 심정용 그 새끼가 더 절망할테니 말이야.”


차가운 칼날이 선화의 브래지어사이로 들어갔다.


“멈춰!!!”

“응? 이 목소리는...”


목소리가 들려온쪽으로 고개를 돌린 강민규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이야~ 왕자님의 등장이신가?”

“뭐야? 눈도 안보이는 새끼가 여긴 어떻게 알고 왔지?”

“민규선배, 어떻게 할까요?”


선화에게서 칼을 떼어난 강민규는 옆에 놓아두었던 검집을 챙기며 말했다.


“어떻게 하긴, 지 여자를 구하러 온 놈인데 당연히 맞서싸워줘야지.”

“이제 우리가 저 장님새끼한테 처맞고 바닥에 드러누우면 되는건가?”

“선배, 얼른 끝내죠. 벗기나 말았더니 감질맛이 나서 원...”


챙! 챠앙! 챵!


검집에서 검을 빼어들며 정용을 둘러싸는 사내들, 그 틈에 앞섶을 가린 선화는 정용을 향해 소리쳤다.


“정용아! 도망가!!”

“네가 있는 한 그럴수는 없어.”

“눈도 안보이는데 뭘 어쩌려고!! 야 이 개자식들아! 장님 상대로 치사하게 무슨 짓이야!!”

“아, 그러고보니 조금 너무하긴 하군.”


선화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던 강민규는 발밑에 있던 각목을 툭! 하고 차며 말했다.


“그래도 검사인데 무기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치사한 개새끼들...정용아! 그냥 도망가!! 난 상관하지말고!!”

“걱정마, 내가 반드시 이길테니까.”


강민규가 찬 각목을 집어든 정용은 그의 귀를 가득 채우는 소리들을 느끼며 생각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놈들이 느껴지고 있어. 그것도 소리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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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심정용(4) 19.01.04 17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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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외전]심정용(2) 19.01.04 181 1 17쪽
374 [외전]심정용(1) 19.01.04 248 2 16쪽
373 에필로그 18.12.05 372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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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최후의 결전 18.11.23 265 3 17쪽
369 최후의 결전 18.11.23 242 3 17쪽
368 최후의 결전 +1 18.11.16 244 5 16쪽
367 최후의 결전 18.11.16 223 2 15쪽
366 최후의 결전 18.11.09 260 3 16쪽
365 최후의 결전 18.11.09 224 2 15쪽
364 최후의 결전 18.11.06 259 5 15쪽
363 최후의 결전 +2 18.11.01 259 4 16쪽
362 최후의 결전 18.10.31 239 4 15쪽
361 최후의 결전 18.10.26 242 4 16쪽
360 최후의 결전 18.10.23 244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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