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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영주는 복수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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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작품등록일 :
2023.04.02 05:39
최근연재일 :
2023.06.25 06:0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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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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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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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8화

DUMMY

지하 세계의 카지노.

회귀 전, 데미안은 이곳의 존재를 몰랐다.

알게 된 것은 먼 훗날의 일.

지금은 원수가 된 마법사 녀석의 헛소리 덕분이었다.


"참나. 네 녀석은 카를로스 영지 출신이라면서 거기 도박장도 몰랐단 말야?"

"도박장? 그럴 리가, 이스테리안. 카를로스는 척박한 북부의 땅이다. 사냥과 광업으로 겨우 명맥을 이었던 작은 영지이기도 했고. 관광도시도 아니고 그런 불법 도박장 따윈 있을 수가 없었지."

"하하하. 그건 그렇지. 하지만 바를로스 그곳은 다르다, 이 말이야. 지금이야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지만, 거기 지하 세계 도박장은 꽤나 유명했다고."

"설마."

"어허이. 진짜라니까, 이 친구야. 거기서 제일 허름한 외곽 음식점에서 특식을 주문하고 몇 가지 신호를 보내면 지하 신세계로 데려다 준다, 이 말이야. 심지어 대마법사 카를린 님도 거기의 명예회원.... 아차! 이건 비밀이었던가!?"


녀석의 아차!싶었는지, 양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순간, 이스테리안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하던 제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無言)의 대마법사 카를린.

가진 마나 하트의 용적률은 일반적인 마법사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 머리 안에 든 지식과 마나 감응 능력만큼은 마탑의 100년 역사에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자.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환영의 대마법사 이스테리안을 있게 한 장본인이자 그의 스승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스승에 관해서는 농을 하지 않는 이 잔혹한 마법사의 말이 거짓일리가 없었다.


"진짠가 보구만."

"그래. 어쨌든 좋은 도박장 하나가 없어져서 안타까워. 아차, 자네 앞에서 할 말은 아니었나? 하하하하하!"


그 말과 함께 이스테리안은 연신 웃으며 자신의 실험실로 사라졌다.

오늘의 전쟁으로 새로운 '실험체'를 발견했다나 뭐라나.


물론 그 실험체는 포로로 잡힌 적군이었다.


원정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나서부터.

녀석은 자신의 인체 실험을 굳이 감추지도 않았다.


모두의 비난과 의심을 무시할 만한 지위.

그것이 바로 5영웅의 힘이었으니까.


"하하하! 오늘은 어떤 놈의 내장을 헤집을까나. 아니면 심장을 두 개로 개조해 볼까나."

'.....'


그의 역겨운 말을 뒤로 하고, 용병왕 제크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대마법사 카를린이 카를로스 영지에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니.


'만약 그때 내가 온전한 마나 하트를 지닌 상태로 대마법사 카를린 님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전형적인 잡생각.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의 데미안은 그렇게 생각했다.



***



촤라라라라락!


주사위 2개가 보드 위를 구른다.


테이블에 여러 사람이 앉았다.

딜러는 하나.

플레이어는 셋이다.


그 중 한 명.

가슴이 파인 롱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있었다.

적발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다리를 꼬며 교태를 부렸다.

겉 보기에는 아름다운 고급 창기 같았다.

하지만 그 눈에는 요염함과 함께 현묘함이 동시에 깃들었다.


주사위를 쥐고 휙!하니 테이블에 던진 그녀가 곧 요염한 미소를 짓는다.

숫자를 확인한 딜러가 선언했다.


"넘버 5, 넘버 2. 도합 넘버 7. 플레이어 윈!"

"땡큐."


그 한 마디에 여인은 판 위의 칩을 모조리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함성이 터져 나온다.


"오오오오오오!"

"또 이겼어!"

"세상에나 무슨, 다이스 포커를 했다 하면 다 이기냐 이 말이야!"

"딜러랑 짠 거 아냐!?"

"겜블의 여왕님답구만!"


수근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찾았군.'


대마법사 카를린.

무려 무언의 대마법사라 불리며 마탑의 경외와 무시를 동시에 받았던 여인이자, 고령의 나이에도 젊음을 잃지 않은 마법사.

먼 발치에서 그녀를 본 기억이 있다.

그때에도 그녀는 전혀 늙지 않았고, 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했었지.


그때의 그녀가 이곳에 있었다.


뚜벅.

뚜벅.


데미안이 천천히 테이블로 걸어갔다.

곧, 그녀의 옆을 지키던 두 명의 가드가 데미안을 가로막는다.


"누구냐!?"

"새로운 플레이어다."

"훗. 플레이어? 여기가 어떤 자리인 줄 알고, 감히!"


데미안의 행색을 가늠하며 가드가 위아래로 눈을 훑는다.


데미안의 나이는 많아 봤자 이십대 초반.

뽀얀 피부와 아름다운 이목구비.

얼굴만 보면 어느 돈 많은 상단의 도련님 같았다.

큰 판에 낄 사람이 아니라는 눈치다.


하지만, 데미안은 두 가드를 무시하고 카를린을 응시했다.

가드인지 친위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 이 덩치 큰 사내들이 아니다.

데미안은 천천히 허리를 굽히며 오른손을 내렸다.

그리고 마치 레이디를 대하듯, 카를린의 손을 한 손으로 조심히 맞잡았다.


귀족의 예법.

바로 레이디를 향해 허락을 받을 때의 예법이다.


곧 테이블에 앉았던, 카를린의 두 눈이 동그래진다.


"레이디. 저와 함께 재미있는 게임을 하나 하시겠습니까?"

"호오!? 레이디? 내가 어디의 누구인 줄 알고?"

"후후. 그게 중요할까요?"


데미안의 눈이 호선을 그리며 매혹적인 웃음을 지었다.

당돌하면서도 귀품이 서려있는 동작. 그리고 청산유수 같은 달변이었다.

그것이 카를린의 이목을 끌었다.


"호호호. 이거, 참 재미있는 신사분이네. 여기는 아무나 끼는 자리가 아닌데?"

"아무나 끼는 자리가 아니라서 온 것입니다, 레이디."

"오랜만에 재미난 도련님이 오셨네. 그래, 그래. 난 허락해요. 그러면 나머지 플레이어 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 말과 함께 카를린이 다른 플레이어 2명을 둘러보았다.

그들이 곧 서로 시선을 마주치더니, 카를린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겜블장의 여왕.

그녀의 부탁을 거절한 사람 치고, 판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

그들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제 빠질 테니, 내 대신 들어오면 좋겠군."

"나도 빠질 테니 알아서들 하슈."


그 말과 함께 노신사와 중년인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내 자리를 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함께 그녀가 웃었다.

그리고 딜러가 입을 열었다.


"새로운 플레이어 분은 한 명입니다. 한 명이 부족하군요. 다른 플레이어를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뇨. 여기 둘 모두 모였습니다."


그 말과 함께 데미안은 옆에 선 메이린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꺄악!"

"이렇게 하면 플레이어는 셋이 되지요."

"호오. 이거 진짜 재미있는 신사 분이시네? 같은 편을 두고 2대1로 싸우겠다, 이건가요?"


당돌했다.

다이스 포커는 딜러가 중재하는 플레이어 세 명의 전쟁.

이건 두 명의 플레이어가 한 명을 잡아먹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하지만 데미안은 이 제안을 눈앞의 카를린이 받아들일 것이라 장담했다.


그의 확신의 이유.

간단했다.


'무언의 대마법사 카를린. 그녀는 도박에 관해서는 호전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졌지. 거기다가 취향적으로도 젊은 선남선녀를 선호하고, 무엇보다.....'


킁!

킁!


제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가 데미안의 앞에 섰다.

이윽고 한 행동.

데미안의 가슴팍에 얼굴을 들이밀며 데미안의 체취를 맡았다.

이윽고, 데미안의 복장과 귀금속을 자세히 살폈다.


"어, 어머!"


가만히 지켜보던 메이린의 얼굴이 붉어지며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하지만 카를린을 알 바 아니라는 듯, 이어서 데미안의 손목을 걷었고, 이윽고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허어!"


순간, 주위 사내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호기심 어린 눈빛에서 순간, 질투심 어린 시선으로.


그만큼 뛰어난 미녀의 관심을 사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법.

카를린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신사 분. 잘생긴 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쓰네?"

"예. 까트린느 올 데블린입니다. 시계는 크리스티앙 데 모르긴이고."

"후후. 거기다가 연미복은 샤르넬 데옹 꺼네?"

"정확하십니다."

"통과! 완벽할 정도로 내 취향이야. 뭐, 좋아! 레이디 쪽도 내 취향이니 더 좋지. 둘이서 지지고 볶던, 말든 상관 안 할게. 대신 판돈을 잃으면 서로 원하는 걸 들어주기로 하는 건 어때?"

"도박 속에 도박이로군요."

"정답!"


카를린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난스러운 그녀의 말에 데미안은 씨익 웃었다.

그녀는 천상 타고난 도박꾼.

내기 속에 또 내기를 거는 위험한 인물이다.


심지어.


"어이, 우리 여왕님은 이 지하 도박장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신 적이 없다고."

"신세 망치기 싫으면 이제 거기까지만 까불지?"

"도박의 여왕님과 척을 져서 두 발로 걸어나간 사람이 있을 거 같나?"


주위의 모든 사내들이 경고했다.

그만큼 위험한 승부.

신세를 망치기 딱 좋다.


하지만.

그건 데미안이 바라던 바다.


"물론이지요. 레이디. 함께 영혼을 건 도박을 시작해 보실까요."


그 말과 함께 게임이 시작되었다.



***



촤라라라라락!


포커의 패가 돌려졌다.

주사위가 구른다.


다이스 포커.

크랩스와 포커를 적당히 섞은 이 게임은 다섯 개의 트럼프 카드로 승패를 결정하고, 주사위 2개로 베팅의 액수를 정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역시나 도박의 꽃은 주사위(Dice)의 숫자였다.

베팅의 액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일종의 히든 카드였다.

두 개의 주사위의 합이 7과 11이 되면, 포커의 점수와 관련 없이 승리가 결정된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주사위를 잘 굴리는 사람이 위너가 되는 거지.'


전형적인 확률게임.

카를린이 플레이어 1으로서 가장 먼저 주사위를 던졌다.


촤라라라락!


뱅글뱅글 돌던 다이스가 멈춘다.

주사위의 눈은 3과 4.


"넘버 3. 넘버 4. 도합 넘버 7. 플레이어 1 윈(Win)."

"꺄하하하하하!"


벌써 3번째 연승.

카를린은 당연하다는 듯, 판돈을 쓸어갔다.

메이린이 당황하며 속삭인다.


"소영주님! 어떻게 해요!"

"뭐가."

"저 여자 진짜 돈 방석에 올라탄 양반인가 봐요! 무슨 굴렸다만 하면 주사위가 7이랑 11만 뜨냐구요. 포커 패를 다 받아보지도 못했다구요!"


사실이다.

지금 데미안과 메이린은 철저하게 농락 당하고 있었다.

주사위는 블랙잭이나 포커와 달리, 심리전도 전략도 없었다.

오로지 운.

그 운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그런데.

지금 데미안은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압도적인 패배.

굴러가는 주사위는 카를린이 잡았다 하면 원하는 숫자만 척!하니 뜬다.

메이린의 눈초리가 무섭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라던데, 이건 정도가 너무 심했다.


그런 메이린의 눈치에 카를린이 어깨를 으쓱했다.


"어머, 설마 사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아닙니까?"

"후후후. 원한다면 직접 주사위를 가져와도 좋아요. 아니면 다른 테이블의 주사위를 사용해도 좋구요."

"자신 있으시군요."

"물론이죠. 저는 도박의 여신의 사랑을 독차지한 귀인이니까요."


그녀의 호탕함에 관전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불쌍한 데미안을 조롱했다.


"크하하하핫! 이거, 또 카를린 님이 두 선남선녀를 다 털어먹겠구만."

"예전에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녀석은 빨게벗겨져서 쫓겨났지, 아마?"

"흐흐흐. 오늘 또 재미있는 꼴을 보겠구만."

"여왕님께서는 오늘 어떤 내기를 요구하실까나, 크하핫!"


관전자들은 벌써부터 데미안의 패배를 점치며 앞으로 벌어질 광경을 기대했다.

메이린이 불안한 듯 시선을 굴렸다.

가지고 온 판돈도 이제 반 이상 줄었다.

이대로면 확실한 패배.

다이스 포커에서 포커를 전부 받지도 못하고 턴 종료인 것이다.


그렇게 불안감이 감돌 때.

데미안은 여유롭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그리고 자신의 감각을 확장했다.


우우우우웅.


데미안의 마나가 일렁이며, 눈앞의 여인에 집중했다.

정확히는 여인의 손가락 끝 마디에.


샥!

샤샥!


손동작이 예사롭지 않다.

피식 웃었다.


'재미있군.'


데미안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비록 마나량이 부족해서 마탑의 주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온 위대한 마법사.

그 지식의 넓이와 깊이는 마탑주조차 한 수 접어준다는데, 그런 위대한 그녀가 지금 눈앞에서 벌이는 행위.


그건, 사기극이었다.


또르르르르.


그녀가 주사위를 굴렸다.


우우우우웅.


그녀의 손가락에서 움직이는 마나를 확인했다.

평생을 부셔진 마나 하트와 마나 코어로 살았던 데미안이다.

최소한의 마나로 최대의 효율을 이끄는 것은 수십 년간 자행했다.

그러니,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 그가 평생을 했던 마나 컨트롤의 흔적이 그녀의 손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미세할 정도의 마나가 스치듯 주사위와 포커를 오갔다.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하아! 이스테리안, 그 녀석 말이 진짜였잖아.'


카를린의 유일한 제자였던 그 빌어먹을 마법사 새끼가 한 말을 기억했다.

절대로 제자를 두지 않는다는 카를린의 철학.

그것을 깨트릴 수 있었던 이유를.


'분명, 도박 중독인 그녀를 상대로 마나를 이용한 사기 도박을 잡아내고, 판돈을 키워서 내기에서 이겼다고 했었지.'


마탑주가 아무리 닦달해도 제자를 두지 않았던 카를린의 밑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간단했다.

그게 바로 도박의 내기조건이었으니까.

물론 그 빌어먹을 이스테리안이 그녀의 마법사가 되는 것은 10년 후의 일.


"훗."


데미안이 슬쩍 웃었다.

그 작은 여유를 마주하며 카를린이 고개를 갸웃댔다.


"뭐죠? 뭐가 그렇게 신나죠? 우리 신사분은 혹시 새디스트나 뭐 그런 쪽이신가? 패배를 즐기는 쪽일 줄은 몰랐는데?"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데미안을 약올렸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우우우웅.


데미안의 마나가 이미 대마법사의 주사위에 간섭하기 시작했으니까.


"음!?"


데미안의 마나의 기류를 확인한 그녀의 표정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 순간. 주사위는 굴려졌다.


또르르르르.


주사위가 섰을 때.

딜러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다, 다이스 넘버 1, 1. 더블입니다. 플레이어 1 패배입니다."


넘버 1과 1이 동시에 뜨는 것은 포커를 뒤집을 필요도 없이 패배를 의미한다.


패배.

도박장의 여왕이라 불렸던 카를린의 유일무이한 패배였다.


"....!"


카를린은 경악했다.

자신의 패배 때문만은 아니었다.


놀랄 만한 마나 감응력과 마나 응용력.

감히 자신의 마나에 간섭할 수 있는 눈앞의 어린 신사가 평범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 어떻게!?"

"예!? 무엇이...."

"지금 어떻게 한 거예요!"


그녀가 발끈했다.

데미안은 모른 체 씨익 웃었다.


"운이죠, 뭐. 지금까지 레이디 카를린께서 그러했던 것처럼!"

"그리고 내, 내 이름은 어떻게!"

"글쎄요. 그냥 느껴지는 걸요. 레이디의 이름이라든가 어디에서 오신 분이라든가. 지금 여기 있는 걸 알면 깜짝 놀랄 사람이라든가."


능글 맞은 데미안의 대처에 카를린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그녀가 처음으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데미안은 자신했다.


비록.

회귀 전에는 그 빌어먹을 음흉한 마법사 놈이 이 눈앞의 대마법사의 제자가 되는 걸 막지 못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아니다.


대마법사의 제자.

그 유일무이한 자리는 이제 데미안의 첫 번째 원수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바로 자신의 것이 될 테네까.


그런 다짐과 함께 데미안은 주사위를 잡았다.


"제 턴이군요. 이제 주사위는 제가 굴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데미안은 두 개의 주사위를 던졌다.

카를린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의 미세한 마나를 담아서.


미량의 마나를 컨트롤하는 것.

이것만은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있었다.

마나 중독에 빠진 이후. 평생 해왔던 것이니까.


또르르르르르.


한참을 테이블 위를 구르던 주사위가 멈췄다.

그리고 딜러를 위시한 모든 자들이 그 눈을 확인했다.


"5, 2! 도합 7입니다. 플레이어 2 윈!"


데미안의 승리였다.

주위가 경악에 잠기며 침묵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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