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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카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영주는 복수를 원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우카카
작품등록일 :
2023.04.0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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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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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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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6화

DUMMY

“그러니까 지금. 쓸 만한 말을 구한다굽쇼, 소영주님?”


마구간 지기가 두 눈을 껌뻑이며 데미안에게 반문했다.


메이린을 대동하고 데미안이 향한 곳.

바로 영주성의 외각에 위치한 마구간이었다.


마구간.

군마를 양육하는 영지의 중요 시설 중 하나다.

사람도 훈련과 실전을 통해 한 명의 병사로 거듭나듯, 마구간에서 자라는 말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쳐 군마로 거듭난다.


기사라는 말의 원류가 말을 탄 무사라는 것을 상기하면 군사적인 의미에서 마구간 시설의 중요도는 상상이상이었다.

데미안은 마구간을 가득 메운 군마와 건초를 응시하며 과거를 상기했다.


‘옛날에 전쟁터에서 말을 탄 기병들이 나타나기만 해도 동료들이 무참히 썰려나갔지.’


전마는 귀족과 기사의 특권.

특히나 용병대장 시절. 전신에 철갑을 두른 기사의 랜스 차지는 너무나 두려운 것이었다.

철갑으로 무장한 전마의 돌진. 그 한 번의 공격에 경갑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말 그대로 갈려나갔다.

그것들이 지나간 자리는 아비규환.

병사들의 팔과 다리는 부러지고, 내장과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용병대의 보병으로 뛰었던 젊은 시절.

기마를 탄 기사들과 중장기병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가졌을 때는 그 가치를 몰랐고. 잃고서야 그 가치를 알았다.

그런 이유로 다시 귀족이 된 데미안에게 있어 이 전마의 가치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데미안과 눈을 마주친 마구간 지기는 곧 퉁명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가로저었다.


“크흥. 소영주님께서 타실 만한 말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만.”

“설마, 말이 부족한가?”

“아뇨. 그런게 아니라. 말 그대로 소영주님께서 탈 수 있는 말이 없다는 그 말입니다.”

“흐음!?”


데미안의 미간이 좁아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카를로스 영지가 비록 재력적인 부분은 부족할지 몰라도, 군비 지출은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


기사들은 물론, 스콰이어조차 자신의 전용 전마는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데이비스가 타던 전마 또한 북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명마.

그런데 그런 전마가 하나 없다니.

마구간을 가득 채운 말을 응시하던 데미안은 입을 삐쭉 내민, 마구간 관리인을 응시했다.

피골이 상접해 광대가 드러나고, 눈 밑 안구 주위 흑륜이 볼까지 내려왔다.


‘아!’


그리고 몇 달 전의 사건을 떠올렸다.

아니, 회귀한 데미안에겐 무려 수십 년 전의 과거인 사건이다.

이맘 때쯤 한 말상인에게 속아 대량의 말을 비싸게 매수한 기억이 났다.

거의 사기를 당한 거나 다름없어서 영지 내에서 마구간의 인심을 잃었다.

데미안의 시선이 가장 큰 마구간을 향했다.


“저건가?”


데미안이 물었고.


“예.”


주름이 깊게 패인 관리사가 피곤에 절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의 시선이 건초로 가득찬 구유를 넘어 구릿빛의 근육을 자랑하는 열 마리의 흑마를 향했다.

데미안과 시선이 마주친 전마들.

훈련받은 일반적인 저남보다 1.5배는 덩치가 컸다.


-푸르르릉!

-이히이이이잉!


투레질을 하며 위협적인 콧김을 씩 내뿜었다.

데미안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보인 반응


-이히이이이잉!


위협적인 툭레질과 함께 상체를 일으키더니, 이내 앞발로 마구간의 목책을 내리쳤다.

이윽고.


콰앙!


매캐한 연기와 함께 목책이 반파되었다.

말도 안 되는 괴력.

그리고 야생성.


“허억!”


순간 나이든 숙련된 관리사과 그의 제자들이 공포심에 파랗게 질렸다.


“워, 워! 진정 좀 해라 녀석들아!”

“누, 눈을 마주치지 마라! 또 저 녀석들이 날뛴다!”

“젠장할. 성질 더러운 녀석들! 눈 한번 마주쳤다고 또 저 지랄이야!”

“이래서 뷜란트 지방의 야생마들은 전마로 쓰는 게 아닌데!”


순간, 관리사들의 무언의 비난과 함께 데미안을 향해 원망스러운 눈빛을 쏘았다.

결국 숙련 조련사 하나가 데미안의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소영주님. 세 달 전에 저 녀석들을 길들이라고 사오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랬지. 말 상인에게 비싼 값을 치른 게 기억이 나는군."

"예. 뷜란트 지방의 야생마는 워낙 희귀하기에 그 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지요. 물론 잘 길들였다는 한정 하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내가 사기를 당했다, 그 말인가?"

"뭐. 그렇게 되겠군요."


말을 잇는 그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당연한 반응이다.


단순한 전마가 아니다.

뷜란트 지방의 야생마.

흑색 갈기와 흑색 털을 자랑하는 녀석들은 괴마(怪馬)라 불린다.

체력은 일반적인 전마의 2배에 달하고, 속도와 이동거리는 4배에 달하는 괴물 중의 괴물.

거기에 수명까지 길고 지능도 뛰어나서 장군의 친우라는 별명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

뷜란트 지방의 야생마는 절대 길들일 수 없는 녀석들이다.


‘기억나는군. 한 때 황제조차 저 녀석들을 양산해서 길들이려고 무단이 애를 썼지.’


황제조차 그런 욕심을 부릴 만했다.

말은 기본적으로 겁이 많은 생물이다.

창칼의 반사빛에도 쉽게 흥분하고, 포탄과 마법의 폭발에도 쉽게 겁에 질린다.

그렇게 겁에 질려 트라우마가 생긴 말은 말고삐 하나로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나중에는 전마로도 사용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고.


하지만 저 괴마들은 다르다.

흑마(黑馬).

그것들은 오히려 전투를 즐기고, 호전성이 강하다.

전쟁에 걸맞은 야생의 전마들.

하지만 저 녀석들은 자신이 인정한 자만을 주인으로 섬기고, 또한 인간을 자신의 아래로 여긴다.


성질머리도 대단해서 자신이 죽을지언정 고집을 꺾지 않는다.

심지어 건초조차 먹지 않는다.


"보아하니, 덩치는 크지만 영양상태는 좋아보이지 않는군."

"예. 세 달 전 이곳에 왔을 때부터 건초는 입에도 안 댔습니다. 귀리나 보리는 조금 먹는 것 같긴한데, 그것도 그냥 입에만 대는 정도라....."

"결국은 이러다가 굶어죽기만 할 거 다 그 말인가?"

"예.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되겠군요."


사육 이전에 빼빼 말라 굶어 죽는 녀석도 흔했다.

길들여지느니 굶어 죽어버리겠다는 그런 녀석들이다.


‘백 년 전 제국의 황제조차 뷜란트 흑마를 길들이는 건 결국 실패했지.’


특히나 자신이 인정한 주인만을 섬긴다는 조건.

그 조건이 어지간한 기사의 수준을 아득히 상회한다.


길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길들일 수 없는 말은 야생의 얼룩말과 다르지 않다.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저것들이 카를로스 내성의 마구간에 있는 이유.

간단했다.


“그래. 내가 저것들을 길들이라고 했지.”

"이제야 기억하시는군요! 떠흡."


데미안의 말에 노회한 사육사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것 때문에 저희 관리사들은 아주 죽을 노릇입니다요. 크흡.”

“살려주십쇼. 진짜 저 미친 녀석들은 매일 같이 아무리 밥을 챙겨줘도 친해질 수가 없습니다. 아니, 우리가 무슨 집사도 아니고 지들이 아주 상전이라니까요.”

“목책 보수도 이번 달만 해도 여섯 번째입니다. 눈만 마주치면 저런다니까요.”


불만이 상당했다.

하긴. 망나니 소영주랍시고, 어디서 들은 것 있어서 누구도 길들일 수 없는 말을 길들인다고 엄청나게 닦달했다.

세 달 내로 길들이지 못하면 목을 베어버린다고 협박도 했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던 게 과거의 자신이라는 사실.

순간 데미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과거의 업보다.


“어쩔 수 없군.”


데미안의 그 말에 순간 사육사들의 낯빛이 환해졌다.

아니, 죽은 듯이 검던 눈빛에 순간 활력이 가득찼다.


“오, 옳으신 선택이십니다!”

“저런 미친 광마(狂馬)들은 그냥 다시 야생에 풀어버리시면 됩니다.”

“아니, 그냥 버리면 아까우니 말고기로 샤브샤브라도 해먹으면 좋겠습니다! 내 저것 때문에 왼팔에 금이 갔다구요.”


그 동안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기쁨에 들뜬 사육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동안 쌓인 원한이 상당했다.

격양된 목소리와 함께 그 눈은 광기마저 머금었다.


하지만.


“무슨 소린가. 저걸 구하는 데 없는 살림에 꽤나 엄청난 돈을 쓴 걸로 아는데. 자네들이 못한다면, 내가 직접 나서야겠군.”

“예...!? 나선다구요? 그게 무슨...!?”

“내가 직접 길들이겠다, 그 말이야.”

“예엑!?”


숙련된 사육사들조차 포기한 조련.

데미안은 자신 있었다.



***



잠시 외유한 데미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구간으로 돌아왔다.

데미안을 기다렸던 사육사들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소영주님. 아무리 소영주님이라도 말에 관해서는 저희를 뛰어넘으실 수 없습니다.”

“저 뷜란트 흑마는 길들일 수 있는 녀석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혹시 저희를 삼류 조련사라고 무시하시는 겁니까?"


광오한 데미안의 발언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들은 처음보다 더욱 격하게 반응했다.

그런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데미안은 몇 가지 포대를 그들에게 건냈다.


“이건?”

“녀석을 길들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들이지.”

“흐음.”


곧 호기심을 참지 못한 사육사가 포대를 열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이건 또 뭡니까!?”

"보겠나?"

"예!"


황급히 포대자루를 열었다.

데미안이 가지고 온 것.

그것은 고기였다.

그것도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갓 잡은 생고기.


“고기?”

“그건 왜 갑자기...!?”


사육사들이 두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당연했다.


일반적인 말들이 먹는 것은 건초.

기껏해야 특식으로 귀리와 보리 등을 섞은 사료가 전부다.

간식으로는 당근이나 야채가 전부랄까.


데미안이 가져온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고기는 도저히 말이 먹을 것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도 생으로는 먹기 힘들었다.

심지어 데미안이 가져온 다른 것은....


“꺄아악!”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상황을 주시하던 메이린이 날카로운 비명성을 내질렀다.

데미안이 가져온 포대를 열고 새하얗게 질린 채, 포대를 그대로 내동댕이쳤다.


“지, 지네! 뱀! 벌레! 으아아아앗!”


메이린이 펄쩍 뛰며,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치, 예전의 메이드 시절의 호들갑을 보는 것 같다.


그럴 만했다.


샤샤샤샤샷.

스르르르르륵.


포대 속에서 온갖 징그러운 벌레들과 뱀.

그리고 지네가 꿈틀거리며 뛰쳐나왔다.


“꺄앙! 꺅! 어, 엄마! 엄마야!”


안경조차 던져버리고 발작하는 메이린의 흐트러진 모습.

오랜만이다.

그것에 흐뭇한 미소를 짓던 데미안은 곧 사육사들의 열렬한 격노를 마주했다.


“아니, 뷜란트 전마들을 독으로 죽이실 생각이십니까?”

“저 녀석들이 아무리 싫다고 해도, 독살이라니. 차라리 푸줏간의 고기로 쓰는 게....”


그들의 반응.

당연했다.


데미안이 해답이랍시고, 가져온 것들. 모두 상식에서 아득히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데미안은 달랐다.


“뷜란트 지방은 워낙 오지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그곳의 환경과 생활이 알려지지 않았지. 그곳은 표범과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이 서식하는 곳. 까마득한 산세와 함께 그곳 생물들의 생식은 쉽게 알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래서 이 뷜란트 흑마가 무슨 고기라도 먹는다는 겁니까?”

“그래, 잘 알고 있군.”

“예에!?”


순간, 데미안이 자신을 놀리나 싶어 사육사 노인이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은 육식성이 아니다. 심지어 잡식성도 아니고.

초식동물.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이다.


세상에 개가 풀을 뜯어 먹는다는 소리를 믿을 사람도 없는데, 말이 고기를 먹는다니.

그것만큼 헛소리는 있을 수 없었다.


그 말에 메이린도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맞아요, 소영주님. 물론 말이 귀리와 보리를 먹는 경우는 있어도 육식이라니요. 그건 상식에서 벗어난 상상력이에요.”


똑똑한 메이린조차 사육사들을 거들었다.

사육사들의 기세가 등등하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히이이이잉!

-히이이이이이잉!


사람들이 모여 갑론을박하는 사이.

무너진 목책 사이로 뷜란트 흑마들이 우르르 빠져나왔다.


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지진이 난 것 같다.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그 무게가 육중하다.

진짜 몇 달이나 식음을 전폐한 게 맞나 싶을 정도.


두두두두두두두!


다가오는 거리가 멀지 않았다.

그 진동이 발밑으로 온전히 느껴진다.


“미친! 저놈들은 또 왜 저렇게 흥분한 거냐!”

“도, 도망쳐!”

“젠장. 저 녀석들한테 치이면 골절로 끝나지 않는다!”

“모두 산개해서 흩어져라! 어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보다 빠른 기세로 몸을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다행이랄까.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한 흑마들이 향한 곳.

평소에 자신들을 조련한 사육사와 관리사가 아니었다.


바로 메이린과 사육사들이 팽개친 행랑과 포대.

벌레와 고기의 핏물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히이이이이이이잉!


앞발을 들며 흑마가 포효했다.

이윽고.


우걱우걱.

우걱우걱우걱.

우거걱, 우걱. 우거거거걱!


흥분한 뷜란트 흑마들이 미친 듯이 독충과 독사. 그리고 핏물이 가득한 고기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하던 사육사들의 두 눈이 커졌다.

벙찐 표정으로 두 눈을 껌뻑이며 망연자실하게 질려버렸다.


“미, 미친!?”

“내가 도대체 뭘 보는 거지?”


그들의 눈빛.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놀랄 것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뚜벅.

뚜벅.


흥분한 흑마들을 향해 데미안이 천천히 걸어갔다.

사육사들처럼 조심스러운 걸음이 아니었다.

위풍당당한 걸음.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만방에 드러내는 호쾌함이 담겨 있었다.


순간.

데미안의 존재를 확인한 우두머리 한 마리가 독사를 뜯어먹다 말고 포효했다.


-크워어어어억!


‘이히힝!’ 따위의 반응이 아니다.

마치 맹수라도 되는 듯.

사자처럼 포효했다.

그 기세에 순간, 사육사들의 어깨도 움츠러든다.


하지만.

그런 우두머리 흑마와 마주친 데미안은 웃었다.


“훌륭한 기세군.”


그것이 평가의 전부였다.

두려움따윈 없었다.


오히려 더욱 신이 난 듯,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윽고 데미안은 흑마의 앞에 섰다.


그리고 자신의 기세를 드러냈다.


우우우우웅.


데미안의 주위로 마나가 일렁였다.


“헉!”


순간 주위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데미안의 마나.

물론 듣기는 했지만, 그저 낭설로만 여겼던 사육사들에게 있어 그것은 경악과 경탄의 대상이었다.

인간이 그러한데, 본능에 충실한 말들은 더욱 격렬했다.


-히이이이잉!

-이히이이이잉!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행위를 멈추고, 데미안을 둘러쌌다.

당장이라도 데미안에게 앞발의 굽을 날릴 것만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데미안의 입이 다시 한번 싸악 찢어졌다.

이윽고.


콰앙!


데미안이 마나를 담은 진각을 밟았다.

말발굽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충격이 지면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히힝!

-히잉!

-히이이이잉!


말들이 하나같이 두려움에 떨며, 데미안을 향해 상체를 굽히며 엎드렸다.

그리고 그런 흑마들 가운데 가장 앞에 선 녀석.

바로 괴수의 울음소리를 내던 가장 덩치가 큰 흑마였다.


상체를 굽혀 등을 보인다는 것.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


“이 녀석들을 모조리 길들인 거 같은데 말이지. 여기 제일 덩치 큰 녀석을 타고 잠깐 성 밖으로 나갔다 와도 되겠나?”

"아, 예! 예! 알겠습니다."


데미안의 말에 사육사들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뷜란트 지방의 전마를 길들였다니.

이 소식을 다른 영지의 사육사들이 듣는다면, 깜짝 놀랄 게 분명했다.

아니, 대혁명이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사건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사육사들의 눈은 길들여진 전마에 꽂혀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이히잉!


"꺄아아악!"


메이린을 뒤에 태운 데미안이 말에 박차를 가했다.

데미안의 행성지는 정해져 있었다.


"어, 어디로 가는 거예요, 소영주님."

"바를로스. 관문마을 바를로스다."

"베이런 경과 집사장은 어떻게 하구요!"

"알아서 잘 쫓아오겠지."


그 말과 함께.


두두두두두두두!


일반적인 말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내성을 빠져나갔다.


"미, 미쳤군."

"저런 속도라니. 뷜란트의 전마는 정말 괴물 중의 괴물이야."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본 사육사들은 감탄사를 터트렸다.


과연.

괴마란 말이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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