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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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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66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8.20 12:00
조회
56
추천
2
글자
9쪽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DUMMY

김이사는 결혼 이후 일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신혼살림이 궤도를 찾아가면서 심심해졌다. 다시 복직해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홍보이사직에 복귀했다. 검찰청에 휴직계를 내고 쉬고 있던 김검사도 다시 복직해 일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서울과 파리의 시차가 문제였다.


비차를 이용해 출퇴근은 할 수 있다고 해도 1년 365일 서로 다른 시간대를 가진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살기는 육체적으로 버티기 어려웠다. 나와 길동2는 의논 끝에 김검사에게 유럽지역 Vice President 직책을 맡기기로 했다. 물론 길동2는 까다로운 제수씨와 사전 상의를 해야 했다.


“검찰청에 복직하는 것보다는 유럽에서 일자리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내심 복직 문제를 고민하던 제수씨는 길동2의 제안에 반색했다.


“저도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게 현실적으로 쉬울 것 같진 않아요”


“그렇죠? 자, 그러면 비차의 유럽 법인에서 일을 하는 건 어때요?”


“비차 유럽 법인이요? 그렇게 되면 나야 좋죠.”


”유럽법인에서 일을 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음... 나야 전공이 법이니까 법률 관련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자리가 있을까요?”


“만들면 되죠. 내 회사인데요, 뭐.”


그 말에 얼굴이 확 피어났다.


“아, 그렇네요. 하기야 뭐,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네요.”


“자, 그래서 내가 생각을 좀 해 봤는데... 유럽 법인 부회장 자리를 만들어서 일하면 어떨까요? 앞으로 비차가 유럽지역에 진출하게 되면 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을 거예요.”


“어머, 고마워요. 아, 잘 됐다.”


“그렇게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네요.”


“그렇죠? 역시 내가 결혼을 잘했나 봐요. 호호호”


“뭘, 그렇게까지...”


“그런데...”


뭔가 시원찮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뭐요?”


“모르겠어요? 꼭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내가 뭘 실수했나요?”


“약간... 그런 것 같아요.”


“글쎄요, 뭘 실수했을까요? 그냥 말해주면 안 되나요?”


“그럼 어쩔 수 없죠. 구차하지만 내 입으로 말하는 수밖에”


“네, 그러는 게 좋겠어요. 빨리 말하세요”


“연봉이요. 연봉은 얼마로 할 건지 아무 말이 없었잖아요.”


길동2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아차차... 내가 그걸 미처 생각 못 했군요. 맞습니다. 연봉 이야기를 빠뜨렸네요. 자, 말 나온 김에 이야기해 보죠. 얼마 정도 드리면 되겠어요? 김 부회장님?”


제수씨, 아니 김부회장의 표정이 새침하게 변한다.


“아이 참, 어이가 조금 없네요. 아니, 어떻게 연봉 생각도 안 하고 자리만 덩그러니 만들어서 나에게 제안했대요?”


“아, 그러게 말입니다. 내가 이렇게 빈틈이 많습니다. 당신이 메워주면 좋지요. 뭐, 우리 사이니까 너무 화내지 말고 지금이라도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 얼마 정도 드리면 되겠어요?”


“아, 이건 완전히 엎드려서 절 받기네요. 아 놔, 자존심, 심하게 상하는데요?”


길동2의 장난기가 살짝 발동됐다.


“아, 그러십니까? 정 자존심이 상하면 저희랑 계약 안 해도 괜찮습니다. 김검사님 능력이면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을 테니 저희들은 더 이상 붙잡지 않겠습니다. 그리 하시죠, 뭐.”


나와 동일체인 길동2도 나와 똑같이 짓궂은 데가 있었다. 길동2가 뜻밖에 역습을 하자 제수씨가 당황했다.


“아니, 뭐라고요? 지금 당신, 내가 일자리 얻으러 면접 보러온 일반 구직자로 보여요? 어떻게 나를 이렇게 대할 수 있어요?”


“아니, 나와 특수관계인 건 특수관계인 거고 일자리 문제는 공적인 문제라...”


“당신 정말 끝까지 이럴 거예요?”


“구직자가 이렇게 화를 내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정 원하지 않으면 됐습니 다. 우리 회사 정도면 오겠다는 사람, 널리고 널려있습니다.”


길동2가 대화를 끝내려 하자 제수씨가 정말 화가 났다.


“나, 안 해. 나, 서울 갈 거야.”


길동2는 ‘너무 나갔나?’하고 와이프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로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서둘러 연봉 얘기로 다시 돌아갔다.


“서울 갈 때 가시더라도 연봉 얘기는 좀 하고 가시죠?”


제수씨가 다시 솔깃해졌다.


“연봉, 지금 얼마 받고 계시죠? 이것저것 다 해서 1억 정도 되나요?”


“...”


“그러면... 우리는 민간부문이기도 하고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회사이기도 하니 까...”


제수씨가 침을 꼴깍 삼키며 집중한다.


“그 문제는 길동1과 상의한 다음 알려줄게요. 물론 섭섭지 않은 수준이 될 겁니다. 서울의 김연 이사님 수준에 맞춰서요. 됐죠?”


제수씨의 얼굴이 순식간에 풀어졌다. 그러나 입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여보, 이제 화 풀면 안 될까요? 우리 앞으로 이곳 파리에서 회장과 부회장으로서 멋있게 일해봅시다.”


처음부터 농담인 줄 알았던 터라 그리 화가 많이 나지는 않은 모양이다.


“당신 앞으로 조심해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진짜 국물도 없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나올 것이지. 괜히 약을 올리고 난리람”


“나의 유머 스타일이에요. 이제 됐죠?”


“되긴 뭐가 돼요? 김연 이사님 연봉은 얼만데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알았어요. 내가 서울에 물어봐서 알려줄게요. 아마 많을 거예요. 아주요. 이제 밥 먹으러 갈까요?”


“아니요. 아직요. 그리고 사무실은 어디에요? 비서는 있겠죠? 한국말하고 영어하고 여기가 프랑스니까 불어도 동시에 잘하는 비서가 있으면 좋겠네요”


“아, 예. 사무실은 라데팡스에 지금 구하고 있는 중이고요. 부회장 비서는 따로 없 습니다. 내 비서가 부회장도 함께 챙겨줄 겁니다. 언어 문제는 그냥 AI 통역기 쓰셔도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나도 그러고 있으니까요.”


“알았어요. 뭐. 할 수 없죠.”


누가 면접관이고 누가 구직자인지 모를 면접이 가까스로 끝났다. 유럽 법인 설치와 제수씨의 직장 문제가 매듭지어지면서 길동2는 유럽 각국 투자 유치청에 비차 생산공장 유치 조건을 제시해 달라고 공문을 띄웠다. 기다렸다는 듯 각국은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했다. 공장 부지 무료 또는 100년 무료 제공은 기본이고 법인세 5년 또는 10년 면제, 건설자금 무이자 대출 등 비슷비슷한 조건들을 제시했다.


어느 나라를 선택해도 별 상관없어 보였다. 그리고 EU 내에서는 어느 나라에 공장을 짓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 아무 나라나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물밑에서의 경쟁은 치열했다. 아무리 EU 체제이지만 첨단 기술을 자국 국경 내에 갖고 있느냐의 여부는 국격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국의 젊은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비차 제조공장에 근무할 경우 비차의 미래 기술을 습득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길동2가 라데팡스의 가장 높은 빌딩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건너편 개선문을 멀리 건너다보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이라고 했다. 여성인 문화부 장관은 상의할 일이 있다며 티타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티타임을 갖자는 장소가 샹보르성이었다. 길동2는 무슨 일일까 궁금해 하면서 김수영 부회장과 함께 비차를 타고 샹보르 성으로 날아갔다.


문화부 장관은 초록색 잔디가 드넓게 깔린 성 앞의 정원에서 길동2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원 가운데에 그늘막이 쳐진 티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길동2 부부가 도착하자 문화부 장관은 하얀색 철물로 만든 야외 티 테이블로 안내했다. 문화부 장관은 길동2 부부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길동2 부부와 문화부 장관은 잠시 다향을 음미하며 정원과 주변 숲의 녹색을 바라보며 눈의 피로를 풀었다. 숲이 얼마나 넓은지 비차를 타고 서서히 날아오다 보니 숲의 바다에서 샹보르성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듯했었다.


샹보르성은 규모부터 방문객들을 압도했다. 426개의 방과 365개의 굴뚝과 망루, 종루 그리고 77개의 계단이 있다고 했다. 성안에는 아직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벌써 르네상스 시대 건축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전해져오는 듯 했다.


“샹보르성을 달나라에 짓는다고요?”


문화부 장관은 전혀 예상치 않은 질문을 툭 던졌다. 길동2 부부는 그야말로 화들짝 놀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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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61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50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50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2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50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9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4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6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60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3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3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2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4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1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8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7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7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3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5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80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9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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