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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박 님의 서재입니다.

톱스타 떡잎 줍는 괴물 신입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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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박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5
최근연재일 :
2024.07.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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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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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간택당하다

DUMMY

"하이! 큐!"


큐 사인과 함께 모상호 감독이 날카로운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짧은 컷이고 비중이 높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모테일이라는 별명답게 특유의 고집스러운 눈으로 배우들 연기에 집중했다.


등장은 나쁘지 않았다.

붉은 매화가 그려진 전모를 뒤집어쓴 기생 애월이 얼굴을 드러내자 확실히 임팩트가 있었다.


"비주얼 하나는 참 괜찮단 말이지."


장미 같은 화려한 미녀는 아니었지만 쌍꺼풀 없는 눈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청초한 물망초와 같은 매력이 있었다.

전형적인 한국형 미인이라 불릴만했고 특히 이런 역사극에 무척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근데 뭔가 2% 아쉬워."


연기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감독이 주문하면 곧잘 따라오는 편이었고, 대본 숙지도 게을리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확 잡아끄는 그런 맛이 없었다.

다 식은 밍밍한 숭늉을 먹는 느낌이랄까?


물론 그런 것을 감안하고 캐스팅한 것이기에 그저 평균치만 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어차피 별로 중요한 캐릭터는 아니었으니깐.


기생 애월의 본격적인 춤사위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목적은 가문의 원수인 영의정 최원술의 하나뿐인 아들을 춤으로 유혹하는 것.

모상호는 리허설때 봤던 홍슬기의 부채춤을 떠올렸다.


"역시 무난해."


특별할 것 없는 부채춤.

하지만 열심히 연습은 했던지 움직임 자체는 큰 군더더기가 없었다.

편집으로 다듬으면 그럭저럭 쓸만해 보일 정도.


"어?"


애월의 춤사위가 시작되자 모상호는 자신도 모르게 당혹성을 터트렸다.


"나한테 보여준 춤이랑 전혀 다르잖아?"


순간 화가 치민 모상호는 컷을 외쳐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애초에 그는 애드립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그의 입에서 당혹성이 터져 나왔다.

처음 것과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른.


"맙소사···."


모상호의 입이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정작 본인은 그것에 대해 인지도 하지 못했다.


기생 애월의 몸짓은 나풀나풀 자유롭게 하늘을 노니는 어여쁜 나비와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바뀌어갔다.


똑같이 웃는 표정이었지만 구슬픈 비애가 묻어나왔고, 이내 강렬한 매혹으로 꽃을 피웠다.

가락지던 움직임은 어느새 우아하고 고혹적으로 변하여 봄날 꽃가루처럼 흩날렸다.


문득 모상호 감독은 저 춤이 애월의 인생과 닮았다고 느꼈다.

양반가에서 태어나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역모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며 복수를 위해 꽃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했던 기생 애월의 삶.


모상호는 홍슬기, 아니 애월의 춤사위에 흠뻑 빠져들었다.

하지만 진짜 경악할만한 일은 뒤이어 벌어졌다.


띵!


가야금 줄 하나가 뜬금없이 터져버린 것이었다.

연주는 당연하게 멈추었고, 가야금을 전공한 단역 여배우 역시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그야말로 명백한 NG 상황.


현장 스텝들은 모상호 감독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손을 앞으로 휘젓는 모상호 감독.

계속 이어가라는 신호였다.


'아직 애월의 춤은 끝나지 않았다.'


놀라웠다.

가야금 음률이 끊겼음에도 애월의 춤사위는 계속 이어졌다.

분명 반주가 없는 춤사위라 하면 관중 없는 야구장처럼 텅 빈 느낌이 있어야 했지만, 전혀 그런 괴리감이 없었다.


"오히려 춤에 더욱 집중이 된다···."


모상호가 모니터에 담긴 애월의 모습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강물에 아른거리는 희뿌연 달빛,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촛불,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풀벌레 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한대 어우러지자 애월의 독무가 놀랍도록 풍성하게 채워졌다.


모두가 홀린 듯 입을 벌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와중, 부채를 접은 애월이 고혹적인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소녀의 재주는 마음에 드셨사옵니까?"


"커, 컷트!!!"


말까지 더듬은 모상호 감독이 비명이라도 지르듯 컷을 외쳤다.

짧은 정적과 함께 곧 현장에 웅성거림이 커져갔다.


"내, 내가 방금 뭘 본거지?"

"와···. 근데 부채춤이라는 게 저렇게 아름다운 거였나?"

"허, 말이 제대로 안 나오네···."


이내, 현장은 스탭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 들어찼다.


"모, 모감독···!"


이장원 작가가 떨리는 동공을 숨기지 못하고 모상호를 불렀다.

하지만 모상호는 조금 전 찍은 장면을 돌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들부들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는 모상호 감독.


"모 감독님?"

"됐어! 됐다고! 이거야! 하! 하하하 세상에!


희열에 가득 찬 목소리로 연신 주먹을 움켜쥔 모상호가 벌떡 일어나더니 홍슬기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홍 배우! 아주 좋았어! 아니, 최고야! 아니, 대체 그 춤은 어디서 배운거야? 나한테 보여준 거랑 완전 다르잖아? 이런 반전을 숨겨놨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정말. 하하하. 암. 모름지기 배우라면 숨겨둔 한 수는 있어야지. 내가 이번에 홍 배우를 아주 다시 보게 됐어? 이런 보석이 우리 작품에 숨어있을 줄이야. 으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터트린 모상호가 연신 홍슬기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칭찬에 무척이나 인색한 모상호였기에 스텝들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괜찮았나요 감독님?"


양 볼이 발그레해진 홍슬기가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아 괜찮다마다! 내 감독질로 밥 벌어 먹고살면서 배우 연기보고 벅차오르는 경험은 정말 몇 안 되거든? 그걸 홍 배우가 해낸 거라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 감독의 격찬에 홍슬기의 눈가가 조금씩 붉어졌다.

촬영장에서 혼이 나면 났지 이렇게 칭찬받은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빡빡한 디렉팅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모상호 감독이 아니던가.


모 감독 옆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던 이장원 작가가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홍슬기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명인한테 전수라도 받았어? 갑자기 이렇게 바뀔 수가 있나?"


"그건 아니고 저희 매니저한테 큰 도움 받았어요.“

"매니저? 매니저 누구? 아! 설마 그 돌머...리가 아니고 사고당했던 그 매니저?"


순간 두 사람의 이목이 나에게 집중됐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고.


"하하하···. 뭔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네요. 그냥 어쭙잖은 조언 정도 한 겁니다."


하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홍슬기의 입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매니저님이 제 춤을 보고는 씬에 맞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설국이라고 기생들이 추는 춤을 살짝 개량해서 제게 알려준거구요."

"으잉?"


눈을 한껏 치켜뜬 모상호와 이장원이 나에게 물었다.


"자네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었어? 보아하니 연배도 높지 않아 보이는데···."

"하하···. 그러게요. 저도 궁금하네요."


난감했다.

내 머리와 부딪혀 박살 난 도자기 때문에 저절로 알게 되었다고 말하면 껄껄껄 웃으며 곧장 정신병원으로 보낼 것 같았다.


"별건 아니고 제가 원래 한국사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전통 무용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의 얼을 담은 아름다운 춤사위! 크으.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궁색한 답변에 두 사람의 얼굴이 괴이하게 일그러졌다.


"어찌 됐건 제 배우가 등장하는 첫 씬인데 좀 더 임팩트 있게 나올 순 없을까 싶어서 나름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홍슬기 배우한테 더 잘맞는 춤을 발견해서 알려드렸을 뿐 입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랄까요? 하하하."


이건 어느 정도 답변이 됐던지 모상호 감독과 이장원 작가의 고개가 살짝 끄덕여졌다.

나는 감독과 작가의 눈치를 살피다가 넌지시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지금 타이밍이 아니면 꺼낼 수 없는 말이기도 했고.


"아······. 저 그리고 말씀드릴게 있는데 아까 대본을 살짝 봤는데 중전 배역을 맡으신 백진주 배우님 대사 중에 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로 '물귀원주'라는 단어를 쓰던데 그거 한자 표기가 잘못됐습니다. [物归原主]는 중국어 표기법이라 [物歸原主]를 써야 맞습니다. 물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중국풍 논란이 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뭐, 뭐라고?"


"그리고 소품을 보니 대부분 '양날 검'을 쓰고 있더군요. 조선 시대에는 '외날 도'를 사용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활을 어깨나 등에 달고 다니는 무인은 없습니다. 끈을 묶어 허리에 패용하는게 맞습니다."


연배 지긋한 감독과 작가가 입을 떡 벌리고 나를 쳐다본다.


너무 나댔나 싶었지만, 눈에 보이는데 그냥 넘기는 것도 찝찝했다.

모 감독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이장원이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적이 타당성 있다는 무언의 신호이었다.


"자네···. 올해로 몇 년 차 매니저지?"

"이제 3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3년···. 뭐! 3개월!?"


이제 막 수습 딱지 뗀 초짜나 다름없다는 말이었다.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나?"

"SH엔터 배우 매니지먼트 1팀 송주포 입니다."


나는 냉큼 명함을 꺼내 모상호 감독에게 건넸다.

명함을 손에 든 모상호 감독이 연신 내 이름을 곱씹었다.


"송주포···. 송주포···. 이름도 범상치 않구만. 기억하고 있겠네. 그리고 지적해준 부분은 고맙네. 안 그래도 요즘 고증 때문에 민감한 시기라."


그때 홀로 생각에 잠겨있던 이장원이 모상호 감독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그러자 놀란 기색을 보이는 모상호.


"응? 애월이의 분량을 늘리자고?"

"아까 그 씬을 보고 팍 하고 영감이 떠오르지 뭐요? 안 그래도 시나리오 짜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이제야 채워진 느낌이랄까?"


모상호가 얼떨떨한 얼굴로 이장원을 쳐다봤다.

이장원과 이십여 년 가까이 알고 지내면서 중간에 대본을 수정하겠다는 경우는 또 처음이었기에.

하지만 모상호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 역시 기생 애월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깐.


"홍 배우? 시간이 없어서 쪽대본으로 아슬아슬하게 나올 거 같은데 괜찮지?"


잠깐 당황하던 홍슬기가 이내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케이! 좋아요. 모 감독? 나 먼저 들어갑니다. 어서 빨리 수정 작업 해야겠어요."


그 말을 끝으로 부리나케 현장을 떠나가 버린 이장원.

이 모든 게 불과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


다음 날. 출근을 위해 버스를 타고 SH엔터테이먼트 사옥으로 향하는 길.


버스 창 너머로 회사 건물이 어렴풋이 보였다.


'건물 하나는 멋들어진단 말이지.'


비록 국내 4대 기획사에 속하진 못했지만, 대기업 계열사에 편입되면서 나름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는 종합 엔터테이먼트 회사였다.


"혹시나 꿈이 아닐까 했는데 역시 꿈은 아니구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시나 꿈일까 싶어 얼굴을 후려쳐봤지만, 뺨만 뒈지게 아팠다.

오히려 자고 일어났더니 채홍사 정만수의 기억은 더욱 선명해졌고,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자질구레한 기억까지 떠올랐다.


"하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그리고 인정하기로 했다.

내 머릿 속에 덧 씌워진 정만수의 기억은 악성 종양처럼 뿌리깊게 자리 잡아 버렸고,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평생 안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뭐···.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깐···."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지장 있었다.

처음엔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어있던 나와 정만수의 기억이 조금씩 뒤섞여 간다는 게 느껴졌으니깐.

그 부작용으로 나도 모르게 사극 말투가 종종 튀어나올 때가 있었다.


다행히 성격에 변화가 있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앞으로 두고 볼 일이었지만.


회사에 도착하여 곧장 내가 속한 배우 매니지먼트 1팀으로 향했다.

그러자 내 사수였던 김태영 실장이 다급히 나를 잡아끌었다.


"너 인마! 어제 홍슬기랑 무슨 일 있었어?"

"네? 아뇨 뭐 딱히···."


무슨 일 있었지.

그런데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었는데 왜 저리 호들갑일까?


"홍슬기가 다짜고짜 팀장님한테 전화해서 요구했다던데? 너를 전담 매니저로 무조건 배정해달라고. 다른 매니저는 필요없다고 그냥 못 박았댄다. 그래서 팀장님 너 빨리 데려오라고 난리야."


아마도 제대로 간택 당한듯싶었다.


작가의말

추천 선작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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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맨땅에 헤딩 +8 24.05.22 17,235 325 12쪽
16 16화 포텐터진 날 +8 24.05.21 17,256 350 11쪽
15 15화 뺏기지 않을거에요 +11 24.05.20 17,326 342 11쪽
14 14화 그쪽 정말 대단하네요 +13 24.05.19 17,356 350 13쪽
13 13화 어떻게 아는 사이죠? +9 24.05.18 17,534 368 14쪽
12 12화 부담스러운 관심 +19 24.05.17 17,556 355 11쪽
11 11화 제가 감이 좀 좋습니다 +9 24.05.16 17,779 3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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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오빠는 내 운명 +11 24.05.15 18,200 3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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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이능과 업보 +8 24.05.12 19,327 391 13쪽
5 5화 이상한게 보인다 +8 24.05.11 19,982 380 11쪽
» 4화 간택당하다 +16 24.05.10 20,313 403 12쪽
3 3화 단기속성과외 +15 24.05.09 20,727 407 11쪽
2 2화 삿된 것이 씌였다 +29 24.05.08 23,307 4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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