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견디기 힘든
어스름한 새벽
무언가 홀린 듯 집 밖으로 나와
안갯속 밤거리를 걷는다.
저 멀리 희미하기 부서지는
달빛에 의지해 의미 없는
발걸음을 흘러가듯 내딛는다.
아쉬움인지 미련인지
연민인지 사랑인지
단정 지을 수 없는 마음이
가슴속에서 휘몰아치지만
오롯이 달빛이 이끄는 대로
걷고 또 걸을 뿐이다.
결국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간은 흐르고 아픔은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성과 같이
세월에 쓸려 휘몰아치는 마음도
잠잠해지겠지만,
이성과 감성은 다른 꿈을 꾸고
다른 길로 걸어 가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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