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다
사라졌다.
세월의 기류 속으로
일상의 평범함은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진다.
그 안에 있는 추억도
일상도 모두 잃어버렸지만
아무렴 어떤가.
결국 우리는 세월의 기류를
벗어날 수 없는데.
세월에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다 보면
잊어버린 줄 알았던 기억들이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일상에서 영원히
떨어져 나갔다고 여겼던 너를
우연히 마주쳐
봇물 터지듯 떠오르는 기억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지만
그 역시 세월의 흐름에 편입돼
사라지고 다시 떠오를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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