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이름 없이 살길 바라던 그대여
무명으로 산다는 것이
세상에 속박되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거닐 수
있는 것이라 말하던 그대여.
이름 없는 들꽃들처럼
길들여지지 않고 자유롭게 피고 지며
비록 아름답지는 않다 하여도
그 아름다움이란 것은
이름 있는 자들이 내린 정의일 뿐,
비록 세상에 필요하지 않다 하여도
그 또한 이름 있는 자들의 생각일 뿐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고
쓸모없는 것 또한 없다 하던 그대.
이름 없다 하던 들꽃들은
정말 이름이 없는 것일까요?
분명 세상에 태어난 들꽃들도 저마다의
이름이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언어를 쓰고
우리가 들을 수 없는 것이 아닐런지요.
이름이 있다는 것이 세상에
속박되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자유를
자신의 이름으로 정의하여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란 생각은 어떠한지요.
이름 없길 바라는 그대여,
제가 그대의 이름을 궁금해 하는 것은
그대의 자유로움을 방해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대와 함께 평범한 자유를 특별한 자유로
만들고 싶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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