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다
쉬울 거라 생각했다.
네가 좋아하던 짧은 머리가
질끈 묶일 만큼 시간도 흘렀고,
이제는 더 이상 너의 향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옅어졌다.
하지만,
각오가 무색해질 만큼
너를 묻는 것은 쉽지 않았다.
너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별거 아니라
말했지만, 여전히 힘든 일이었다.
어렵게 준비한 가슴 한켠 작은 공간은
너를 묻기도 전에 무너졌고
다시 준비하는 동안 어쩔 수 없다며
너를 묻지 못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며
아직은 멀었나 싶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붙잡기 위해 노력해 볼 것을
오늘도 후회한다.
너를 묻기 위해 오늘도 가슴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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