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침묵
공허한 눈동자 속
무심한 듯 서있는 네 모습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결단코 단언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등지고 침묵을 지킨다.
침묵은 공허함을 채우고
침묵으로 가득 찬 공허함은
허망한 꿈을 꾸게 한다.
하지만 결국
침묵을 깨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꿈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 사이의 침묵은 너무도 깊고 어둡다.
사랑으로 시작했고 여전히 그러하다
믿고 있지만, 오랜 침묵은
우리의 믿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점점 더 깊고 어두워진다.
짙은 어둠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허한 눈동자를 만들고
서로를 향했던 사랑을 볼 수 없는
눈뜬장님으로 만들고 만다.
어쩌면 우리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엇을 잘못했고 잘못되었는지는
진정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멀어진 것은
우리 사이에 조금씩 생겨난 침묵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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