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흐릿한 기억처럼 아련한 추억처럼
눈을 감으면 희미하게 보이지만
현실에선 손 내밀면 닿을 수 없는
사막의 신기루와 같아.
오히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면,
기억도 추억도 없었다면
너를 그리워 하지도 슬퍼할 일도 없었을 테지.
아무생각 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낯설지 않은 곳으로 발걸음이 닿고
마음의 평온을 위해 앉아
명상을 할 때면 공허함이 찾아와
안개 속에 갇힌 것 처럼
생각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너한테서 막혀.
차라리 너에게서 떠날 수 없다면
그저 매달리고 붙잡아보려 할 테지만
어째서 인지 희미한 너의 모습만 떠올라
떠나지도 남지도 못하는 미련에 살아.
오늘도 벗어날 수 없는 안개처럼
너의 기억과 너와의 추억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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