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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호기심 님의 서재입니다.

마검사로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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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호기심
작품등록일 :
2020.12.07 20:50
최근연재일 :
2021.01.01 22:37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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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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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수 :
149,987

작성
20.12.1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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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추천
4
글자
12쪽

취조

DUMMY

***


"됐어 가봐"


샤인은 자신을 호되게 혼을 낼 모습을 상상하고 왔는데 이 곳 검술학교 선생들은 별말 없이 쉽게 놔주었다.

의외였다.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잠시 예전의 빅터 화이트를 떠올렸다.

제자들끼리 치고 박고 싸움이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리라.


그래. 만약 두 제자가 싸움을 했더라면

호되게 혼내주었을 것이다.

마수 중에서도 악명 높은 붉은 베어라도 잡아오게 내 쫓았을 것이다.


"학생 중에 안 죽었으면 다행이네요. 인원이 안 맞으면. 큰일이죠."


샤인의 뒤로 어느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쉿 저 녀석 아직 안 갔습니다."



샤인을 불러 세운 선생은 이마를 손으로 누르며

지끈거리는 두통을 가라앉히려고 노력 하고 있다.

그러더니 샤인을 한 번 노려본 후

손을 들어 흔들어 저으면서 이만 가보라고 손짓했다.

이대로 샤인을 숙소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대충 훈계의 시늉도 없는 선생들의 태도가 의아했지만.

샤인도 별 대답 없이 물러나기로 했다.

굳이 싫은 소리를 자처해서 들을 필요가 없었다.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곧장 어색하게 선생에게 대답하였다.

아직까지 이전의 자신과 현재의 나이에서 겪는 괴리감으로 말과 행동에 제약이 걸렸다.


"조금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는 걸."


샤인은 자신이 속해 있던 기숙사 방으로 들어왔다.


"어 지금 왔어? 왜이리. 늦었어."


룸메이트가 말을 건네 온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빨간 머리에 주근깨가 있는 소년.


정보를 얻기엔 현재 이 녀석이 제격이다.


어린 시절 말투를 떠올리며 학창시절 모습으로 돌아가 행동하기로 한다.

취조하듯 필요한 정보를 캐내는 건 최후의 방법이다.


일단 부드럽게 가보자.


"어. 사소한 일이 있었다. 피거란 패거리들이 대결을 신청했다. 별 수 없이 흠씬 패주었다, 그래서 선생한테 끌려가서 훈계를 들었다."

덤덤하게 방금 겪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 말에 룸메이트는 들고 있던 칫솔을 떨어뜨렸다.


"뭐? "


샤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말투가 아직 이상한가.


"아니 그 피거 그 패거리들을 패줬다고? 맞은 거 아냐? 너 그것 때문에 한동안 괴로워했잖아?"


아 그게 문제였나보군


룸메이트가 흥분해선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어 댄다. 침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이 녀석은 수다스러워 다른 정보들이 뒤섞여 버렸다.


샤인은 흥분한 상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진정시키자.


환술마법이랑, 단번에 그를 기절시킬 26가지의 마법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지나갔지만, 애써 무시했다.

어차피 마나도 없잖은가.


"음. 일단 양치마저 하고 와. 너 더럽다"


진정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를 세면장으로 내보냈다.


"아참, 미안."


룸메이트가 방을 나가자 난 눈길이 가는 책상을 훑어보기 시작하였다.


샤인은 자신의 소유로 보이는 가방을 발견하고선 그 속을 들여다봤다.


책이다.


책을 발견하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책들을 죽 늘어놨다.

여러 책들을 꺼내 책상에 늘어놓았다.

하나씩 살피니 특유의 양피지 묵은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손을 뻗어 책을 쓱 만져 내려갔다.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시간표가 분명하다.

거기에는 자신이 들어야 할 수업시간들이 표시되어있었다.


수업이라 그리웠다.


오랜만에 가리키는 일이 아닌 수업을 들을 생각에 가슴이 설레어온 것이다.


들뜬 마음에 자신의 수업들을 살펴보았다.

배울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이었다.


"어서. 샤인 빨리. 얘기해줘."


룸메이트가 방에 돌아 왔나보다. 책과 수업에 들뜬 마음이 방해를 받자

샤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은 내게도 정보 몇 가지를 알아낼 기회다.

머릿속으로 필요한 정보들이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가 원하는 걸 내주자.

그리곤 자신이 필요한 것을 받는다.

일종의 거래다.


내가 들고 있는 게 보잘 품 없는 게 흠이다.

그가 요구한 건 오늘 벌어졌던 스토리였다.


샤인은 간단히 아침에 겪은 무용담을 담담이 늘어놓았다.


"뭐? 그게 가능하다니. 혈이면 급소잖아. 그걸 다 외웠어? 아니 그 순간에 그걸 노리고 정확히 찔렀다는 게 더 놀라워 이건 대단한거야 우와 너 다시 봤어."


마른체격의 소년이 침을 꼴깍 삼키며 샤인의 이야기에 심하게 몰입하였던 것이다.

손에 땀이라도 나는 듯 꽉 쥐고 듣는 것이 꽤 흥미진진한가 보다.


샤인은 이전에 수많은 마수를 상대로 강력한 마법으로 펼쳐서 휩쓸어 었었다.

대마법사가 들려주는 최신작 무용담치곤

퍽 소박한 이야기다.


세명의 아이를 늘씬 패준 이야기를 영움담으로 만들어 들려주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건네야

필요한 정보를 얻을 테니

그가 만족할 만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룸메이트는 마치 전장을 휩쓴 대 영웅의 서사기라도 집중해서 듣는다.

샤인은 이야기가 그는 꽤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이 상황이 낯설다.


"그래서 그 헤어스타일이 독특한 장발로 기른 선생 이름 뭐였지? 그 사람한테 끌려갔어. 별 말은 없더군."


"길버트 선생 말이지. 여긴 내가 생각해도 이상해 체벌이나 규율에 대해 꽤 관대하지 그래도 벌점정도는 부과 될 거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듣던 룸메이트가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턱에 손을 괴고 목소리를 깔더니 말을 잇는다.


"벌점이 쌓이면 순위가 내려가겠지. 너나 나나 여기서 버티는 게 목표잖아? 이렇게 벌점이 여러번 쌓이면 유급을 넘어 여기서 쫓겨날 수도 있어."


유급이라.

샤인에게는 그리 친숙한 단어는 아니었다.


"알겠다."


룸메이트의 얘기에 기계적으로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래야 저 수다가 빨리 끝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분명하다니깐. 내가 정보가 빠삭하잖아. 하인스의 정보는 다 나한테 들어오게 되어있지."


이제 샤인은 겪은 오늘일은 다 전해주었다.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때가 왔다


어떻게 물어야 자연스러울지 고민되었지만, 지금 이 몸의 이미지나 평판을 따질 고려할 때가 아니다.

얼빵 해보여도 할 수 없다.

아까부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문제가 있었다.


한참을 생각해 힘겹게 찾아낸 해답을 제시하기로 했다.


"근데 아까 싸움에서 불행히 목검으로 머리를 맞았더니, 지금 여러 기억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아쉬움을 담아 말하였다.


"뭐? 그럼 큰일이잖아. 구호실에 안가도 돼?"

이야기를 듣던 룸메이트가 꽤 호들갑을 떤다.


"괜찮다 외상은 없으니. 이정도면 부분 기억상실증쯤 일거다 그럼 이제 몇 가지 물어볼게 카인드 왕국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나?"


가장 궁금했기에 먼저 나온 샤인의 질문이다.

자신의 주변 상황보다 생전의 일들이 어찌 되었을 지 궁금했다.


자신이 목숨을 다 바쳐 지키려했던 왕국,

나를 충실히 따르던 제자들.

죽기직전 마지막에 봤던 그리운 고향.

이미지처럼 머릿속으로 촤르르 펼쳐지나갔다.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지금 필시 지신이 위치한 이 나라는 카인드 왕국이 아닐 것이기에 다른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듯이 자연스레 물어보기 위해 노력했다.


"어? 카인드 왕국 말이야? 몇 년 전에 마계에게 침공 받았잖아. 지금은 많이 피폐해졌는데, 멸망에 이르진 않았나봐. 전쟁은 잠시 냉전중이라고 배웠지. 지금도 산발적인 전쟁에 꽤 고전하는 상태 인가봐. "


"여기에 역사책 있지? 어디 있어 "


샤인은 다급히 물었다. 몇 년 전 이었다면 필시 기록이 남았을 터이다.


"도서관에 있을 걸? 잃어버렸다는 기억이 겨우 이거야?"

그는 샤인의 다급한 목소리와 표정에 수상쩍음을 느끼는 듯 갸웃거렸다.

그러나 그런 건 중요치 않다.


"지금 몇 년도지?"


"헉, 그 정도로 기억이 날아간 거야? 지금은 문력 561년이잖아. 9월이고, 너 진짜 구호실 가봐야겠다. 심각해 보여 설마 내 이름까지 모르진 않지?"


샤인이 그의 물음에 가만있었다.

룸메이트는 당황해 난리법석을 피운다.

중요한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라면 중증이라고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도

샤인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분명 베르마르와 격전을 벌인 것은 문력 554년이었다.

그로부터 무려 7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을 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이리도 흘렀다니.


이제야 자신이 다른 사람 몸으로 옮겨진 것이 현실로 느껴진다.


저 수다쟁이 룸메이트 가니스의 말대로라면, 이곳은 자신이 거주하였던 북부왕국 카인드와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한 대륙 남부의 블랑왕국이었다.


"..그래서 도서관은 어디지?"

지금 알아야할 정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시라도 급히 책에 파묻혀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싶었다.

궁금증은 샤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가볼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그건 있다가 알려 주께. 수업 늦겠어. 일단 가자."


바로 못 간 건 아쉽지만.

..그래도 수업시간이라니 기쁘다.


눈치껏 가니스를 따라 아침훈련용 도복을 벗고 수업용 제복을 입었다.

고급 원단으로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 옷이다.

이곳은 꽤나 높은 가문의 자제들만이 다니는 검술학교임이 틀림없다.

신기하게도 시설은 그리 좋지 않았다.

자신이라면 이곳의 비리를 조사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학도들 옷만 그럴 듯 해보이고 시설이 터무니없이 비루하였다.


가니스의 안내에 따라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2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이론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몇 자리가 비어져 있다.

오전에 시비를 걸던 피거 일행은 치료라도 하러 간 것처럼 보인다.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길버트 선생이 교실에 등장하였다.

교탁에 책을 거칠게 내려놓는다.

수군거리던 교실은 일순간 적막해졌다.


"자. 조용. 이제 학기말이 되는데도 아직 어린 티가 풀풀 나는 학도들이 많아. 선생님은 실망이다. 그리고 아직도 몰려다니면서 싸움질을 하다니. 검을 쥔 자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때만 검을 사용한다. 그걸 잊지 마라.

어떻게 가문을 대표하는 자들이 될 수 있겠는가. 검술을 배우러 왔지만, 지식에 대한 노력도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그리고 교양도 쌓고 말이다."


샤인은 선생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두서없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의 폼을 보니, 썩 좋은 선생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


어찌 이 귀중한 수업시간에 다른 얘기를 늘어놓는단 말인가.

지식을 설파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자신이라면 수업시간을 꽉꽉 채워서 설명했을 텐데.

아니 보충수업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학업정진을 위해서라면


나라면 귀중한 수업 시간을 아깝지 않게 사용할 것이다.


샤인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그러뜨렸다.


"자 그럼 수업 시작한다. 전술 책을 펴도록."


모든 학도들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였다.


"그렇기에 마수들이 쳐들어올 때는 여러 명이 둘러쌓아서 협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능력을 고려해 포지션을 잡고 상대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마수 하나씩 줄여나간다. “


수업은 10대 학도들에게 맞춰져있었다.

내용이 빈약한 것이 문제였다.

전장을 오로지 검술로만을 상정한 후 대비한 전술구성이었다.


샤인은 오래 만에 듣는 수업에 눈을 빛내며 집중하여 수업을 들어보았다.

틈틈이 책 전체를 훑어내 모든 내용을 머리에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업 뒷내용이 너무도 궁금해 참지를 못한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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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처단(2) 20.12.29 86 2 13쪽
23 처단 20.12.28 104 1 12쪽
22 역습 20.12.27 11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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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샤롯(1) 20.12.25 130 1 12쪽
19 듀얼캐스팅 20.12.24 141 1 12쪽
18 공격대 20.12.23 166 1 13쪽
17 기습 20.12.22 171 2 13쪽
16 심문 20.12.21 184 1 12쪽
15 소탕 20.12.20 194 1 13쪽
14 재등장 20.12.19 214 1 12쪽
13 야영(2) 20.12.18 221 2 12쪽
12 야영 20.12.17 226 1 13쪽
11 인질 +2 20.12.16 266 1 12쪽
10 재정비 20.12.15 270 2 12쪽
9 결전(2) 20.12.14 303 1 12쪽
8 결전 20.12.13 330 2 12쪽
7 훈련(2) 20.12.12 360 2 13쪽
6 훈련 20.12.11 386 3 13쪽
» 취조 20.12.10 429 4 12쪽
4 대결 20.12.09 448 5 11쪽
3 검술시범 20.12.08 488 5 12쪽
2 새로운 곳 20.12.07 648 4 12쪽
1 대악마의 군주 20.12.07 80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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