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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호기심 님의 서재입니다.

마검사로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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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호기심
작품등록일 :
2020.12.07 20:50
최근연재일 :
2021.01.01 22:37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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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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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수 :
149,987

작성
20.12.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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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새로운 곳

DUMMY

***


"일어나. 일어나 "

누군가 거칠게 붙들어 몸을 흔든다.

귀가 위잉 울리면서 머릿속을 고통으로 헤집어놓는다.


소리치던 상대가 포기한 듯 돌아섰다.


차차 몸이 들썩여지면서 정신이 돌아온다.


"하. 샤인 아침연습 지각이다. 난 간다. 분명 깨웠다. 원망하지 마라"


다급하게 외치던 상대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 소리는 끝내 눈이 떠지게 만들었다.


죽어가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역시 난 죽은 것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퀴퀴한 먼지 냄새

비스듬한 시야를 뚫고 나오는 사물의 형태

바스럭거리는 침대시트의 소리


지금 느껴지는 감각은 필시 꿈이 아니다.

아직 살아있는 것이 분명하다.


서서히 주변을 살폈다.

처음 보는 곳,

자신이 낮선 환경에 덩그러니 홀로 놓아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내가 누워있던 허름한 침대 밑으로 발을 내려놓았다.


-삐걱

낡은 침대는 요란한 소리를 질러낸다.


"여기는 도대체"


내뱉은 목소리는 평소 그가 내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목을 매만져보았다.


그리고 주위를 살폈다.


좁은 방, 탁자 겸 책상 두개, 자신이 여태껏 기대있던 이층 침대도

눈에 들어왔다.


대악마와 결전 후 큰 중상을 입었었다.

그렇다면 제자들이 왜이리. 수상한 곳으로 데려왔는지 모를 영문이었다.


기묘하다.


목숨이라도 내놓은 듯 충실히 따르던 제자들이 한 녀석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평소대로라면 열이라도 날 시에는 제자들이 간호랍시고 철썩 붙어서 있어 꽤 귀찮을 지경이었다.

지금의 상황이 퍽 이상할 노릇이었다.



방 문 옆 작은 거울을 발견하고 자신의 형색을 살피기 위해 발걸음을 천천히 뗐다.


"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거울 속에는 낯선 소년이 홀연히 서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신이 맞는지 확인하기위해 손을 들어올려

얼굴을 매만져보았다.

거울 속의 소년도 꼭 닮은 행동을 그대로 행하였다.

그리고 배에 난 상처를 보기 위해 윗옷을 들어 올리고 거울을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도 맴돌며 괴롭히던 극심한 고통이 사라져갔다.

배는 상처하나 없이 깨끗하였다.


2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대현자의 마법사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20대 후반에 전쟁에 나섰다.

이제 그는 낯선 모습의 10대 후반의 소년이 되어있었다.


마법일까.

남의 몸에서 깨어나는 마법이라.

이런 마법을 자신도 구현할 자신이 없다.

내가 할 수 없다면 그 누구도 못해낼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일까.

혹여나 자신이 죽고 다른 사람이 되기라도 했단 말인가.


말도 안 돼지.

비음을 흘리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자신이 누워있던 침대를 살펴보았다.


현재의 이 몸의 주인이름으로 보이는 명찰이 눈에 들어왔다.

샤인 로베르트


괴롭힘을 당하기라도 하는지 명찰 주위에는 그를 욕하는 말귀들이 휘갈겨 적혀있다.


-약골, 검에 휘둘린 자, 하인스 최고의 겁쟁이


책상 앞으로 몸을 이끌었다.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정보를 얻을 요량으로 손을 뻗었다.


"....."

어?


노트가 날아와 자신의 손에 잡히기를 바랐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금 호흡을 가다듬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역시 노트는 책상위에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그는 지금의 상황들 속에서 가장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법이 발동 안 된 것이다.

평생을 마법연구에 몰 둘해 온 내겐 적잖은 충격이었다.

지금의 이 몸, 어린 나이라도 마나가 존재할 것이다.

비록 몸이 바뀌었어도

이런 하위마법정도는 자신이라면 바로 발동 시킬 수 있을 자신이 있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대로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곤 몸 속 단전과 주변 대기 마나의 흐름을 느껴보기 위해

온 신경을 쏟아 집중하였다.


등 뒤로 땀이 솟구치며 옷을 적셔나갔다.


놀랍게도 마나는 느껴지지 않았다.

몸과 주변 대기 어디에서는 마나 한줌 잡히지 않는다.

기이한 일이었다.

마나가 어느 곳에서도 잡히지 않다니.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실마리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마법에 대해는 좀 더 파악해 보기로 하고 지금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좀 전에 살피려했던 책상 위 노트를 손을 뻗어서 직접 들어 올려서 펴보였다.


[강해지고 싶어. 젠장.]


한 문장만 휘갈겨져 있다.

다음 장을 넘기자 또 한 문구가 쓰여 있다.

[강해지고 싶다고 내가 다 죽여 버릴 거야. 빌어먹을.]


"흠."

노트의 필사만으로 몸의 주인이었던 자의 분노가 눈에 선하였다.


그는 한참을 의자에 앉아 생각했다.

이제 다른 사람 몸에 들어온 이상.

이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야 하는 걸까.

모든 일에는 필연과 이유가 있는 법.

무슨 연유로 자신을 이리로 보낸 것인가.


좀 더 정보를 얻을 생각에 방을 천천히 벗어났다.


"샤인!"


-쿵쿵

멀리서 자신을 발견한 자가 신경질을 내며 내게 걸어왔다

다짜고짜 와서 다그친다.


깬지 얼마 안 된 후여서 정신이 없던 샤인은 물끄러미 상대를 바라보기만 했다.


"너 또 몰래 아침훈련 제 꼈지? 후. 얼른 가서 연무장으로 튀어나가 안 그럼 이번엔 진짜 죽인다 하나 둘"


연무장이 어딘지 알 턱이 없는 샤인은 그의 말에 순순히 따르기로 했다.

지금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달리 갈 곳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침 이 곳에 대한 호기심도 스물 스물 올라오던 차였다.


다시금 느린 걸음으로 발을 떼자 화를 내던 상대가 샤인을 향해 다시 소리를 질러댄다.


"야, 목검 쳐들고 가. 가서 맨팔만 휘저을래? 하. 잠이 덜 깬 거야? 미치겠네."


이 곳 선생이라도 되는 듯 보이는 자가 한껏 화를 내며 가버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곤 샤인은 지금까지의 정보를 조합했다.


지금까지 얻은 단어들은 목검, 연무장, 훈련, 조교, 기숙사이다.

"그래. 이곳은 검술학교쯤 되겠군."

들어본 적이 있다.

전쟁을 대비해 가문에서 차출해낸 자들을 선별해 검술이나 무술 따위 등을 가르치는 곳이 있었다.

거기서 배운 검술훈련으로 몬스터의 침공이나 마왕 군에 대항하며

가문을 지킬 힘을 기르는 곳이었다.


계속해서 이렇게 혼자 돌아다니면서 눈에 띄면 안 되겠다.

저 조교처럼 화를 내거나 계속 소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참여해볼까."


마법도 쓰지 못하는 마당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이 몸의 주인이었던 샤인 인 채로 행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분간 이 상황을 지켜보며 이곳의 순리대로 움직이자.


방으로 돌아가 목검을 찾았다.

그의 것으로 보이는 목검과 진검이 눈에 들어왔다.

목검을 들어올렸다.

가벼운 무게였다.

거칠게 깎아 만든 훈련용 목검이다.

손잡이는 매끄럽게 잘 다듬어져 있다.

목검을 챙겨선 건물 밖을 벗어났다.


연무장은 건물 앞에 위치하여 다행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악, 아악"

수십 명의 학도들이 목검을 휘두르며 아침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다 같이 이 곳 검술을 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대열 앞 선생이 구호를 외치자 학도들은 합을 맞추어 같은 동작으로 검을 휘두른다.

당장 전쟁이라도 나갈 태세로 사뭇 진지하게 구슬땀을 흘리며 매진하고 있다.


"야 거기 늦게 왔으면 안 뛰어? 엉?"

누군가의 고합이 사납게 들려왔다.


이내 자신을 부르는 소리인지 깨달았다.

여기 사람들은 왜 고함만 빽 질러대는 걸까.



"잠이 덜 깼나. 맞아야 정신 차리나. 얼른 튀어들어간다. 실시"


전장에서 험하게 구른 듯 얼굴에 긴 상처가 그어진 덩치 큰 자가 소리친 것이었다.

험상궂은 표정으로 소리치는 자를 샤인은 쳐다보다가 그의 지시대로 몸을 움직였다.


이제 연무장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위치가 어딜까 고민하였다.

그러다 깨어난 방의 책상위에 있던 사진으로 얼핏 본 자가 눈에 들어왔다.

룸메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옆자리가 비워져 있는 걸 본 후 그 쪽을 향해가서 섰다.


"샤인 왜 이렇게 늦어. 어서 시작해 "


룸메이트 쯤 되어 보이는 자가 재촉하였다.

역시 아침에 샤인을 깨우던 목소리와 일치하였다.


어정쩡한 자세로 목검을 움켜쥐었다.

생소한 훈련.

자신의 신체능력 향상과 검술을 배우기 위해 훈련 중인 듯하다.


그러나 생전 대마법사 시절에는 이런 훈련을 해본 적이 없었다.


마법이 아닌 칼에 의지하다니. 꽤 비효율적이다.

공격과 방어를 오로지 이 허술한 검 한 자루에 맡길 순 없지 않은가.


생전 대마법사 빅터 화이트로 있을 때에는 무술이나 검술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굳이 검술을 익힐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검을 쥐어본 적이 언제인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매진하고 연구하여 나갔던 길은 오직 마법사의 길이다.

처음엔 마법을 접하자 알았다.

이건 내 운명이다.

마법으로 펼쳐진 길로 깊이 빨려들어갔던 것이다.


점차 강력한 마법을 하나하나 깨우쳐 나가고 수련할수록

마법의 그 강인함과 방대함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와 심오함에 매료되었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마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 되었다.

온종일 연구하며 테스트하는 것이 퍽 즐거운 일이었다.

시간가는 줄 몰랐을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무술이나 검술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전혀 없었다.


'난 지금 마법을 다룰 수 없다.'

임시방편으로 이 목검이라도 휘둘러봐야하는 걸까.


발가벗겨진 기분이 샤인을 휘감았다.

아무능력도 없이 지금의 몸을 지켜낼 수가 있을까.

당장 마수라도 마주친다면 바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지금 내 신세는 또 어떠한가.

비루하다.

수많은 군사들을 지휘하며 전장을 휩쓸던 총사령관이

하루아침에 일개 졸병이 되어버리다니.

얄궂은 운명이다.


"하."

갑작스런 보직변경에 샤인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가 튀어나온다.


"아악 아악"


모두가 같은 동작으로 검을 휘두른다.

꽤 오랫동안 반복해 익힌 것이 분명하다.


우선 다른 이들을 눈여겨보기 로하며

천천히 살폈다

수백 가지 동작을 펼치면 하나의 초식을 이루는 학도들을 위한 검술이었다.


샤인도 이제 학도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곤 검을 들어 저들처럼 훈련을 천천히 따라했다.

목검을 쥔 팔을 위로 쳐들고 다시 밑으로 내리친다.

-스윽


"흠."

자신이 생각해도 영 어색한 동작이다.


검을 쥐고 팔을 휘두른다는 것이 꽤나 불편하고 익숙지 않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그의 눈은 계속 다른 주변을 향했다.


"그렇군. 이렇게 휘두르고 이 간격의 깊이로 움직인다. 다음엔 이렇게. 방어와 공격을 이어서 동작을 취하는군."

샤인은 검을 휘두르며 되뇌었다.


시범을 보이는 선생과 그 무술을 숙달하는 다른 학도들을 계속 바라보았다.

펼치는 검무의 동작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선,


하나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다 담아 넣었다.


-퍽


돌이 뒤에서 내 뒤통수를 향해 날아왔다.


갑작스런 공격.


샤인은 누군지 찾기 위해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큭큭, 누군지 찾아서 어쩌려고, 나다 나. 확 죽으려고 눈 안 깔아?"


뒤쪽에 위치해 있던 덩치 큰 녀석이 샤인을 향해 돌을 던진 것이다.

샤인은 돌을 쥐어 만지작거리며 상대를 노려보았다.


"저 새끼 또 울 거다 키킥 하나 둘"


돌을 던진 사내가 그 옆에 동무와 함께 비웃음을 흘린다.


상대가 옆 친구와 웃고 떠드느라 그의 시선이 옆으로 옮겨갔다.

그 찰나의 틈에 맞춰 들고 있던 돌을 그 녀석의 안면에 냅다 던져버렸다.


-퍽


설마 돌을 던질 거라 생각지 못한 녀석은 날라든 돌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얼굴로 받아버렸다.


"아아악"

그는 고통을 느끼자 자신의 얼굴을 움켜쥐며 욕을 내뱉는다.


"빌어먹을 넌 있다가 뒤졌어."


주변에 학도들도 꽤 놀랐나보다.

동그랗게 눈이 커져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특히 자신의 룸메이트인 자는 검을 쥔 손이 파르르 떨리기까지 하고 있다.


"야 샤인, 저 피거한테 대들다니 왜 그래. 미쳤어?"


샤인은 묵묵히 아까 외웠던 검술 동작을 그대로 빠짐없이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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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사로 다시 시작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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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비밀공간 21.01.01 88 2 12쪽
26 마검 율리우스 20.12.31 74 2 12쪽
25 처단(3) +1 20.12.30 87 2 13쪽
24 처단(2) 20.12.29 87 2 13쪽
23 처단 20.12.28 104 1 12쪽
22 역습 20.12.27 110 1 13쪽
21 샤롯(2) 20.12.26 107 1 12쪽
20 샤롯(1) 20.12.25 131 1 12쪽
19 듀얼캐스팅 20.12.24 141 1 12쪽
18 공격대 20.12.23 166 1 13쪽
17 기습 20.12.22 171 2 13쪽
16 심문 20.12.21 184 1 12쪽
15 소탕 20.12.20 194 1 13쪽
14 재등장 20.12.19 214 1 12쪽
13 야영(2) 20.12.18 222 2 12쪽
12 야영 20.12.17 227 1 13쪽
11 인질 +2 20.12.16 266 1 12쪽
10 재정비 20.12.15 270 2 12쪽
9 결전(2) 20.12.14 304 1 12쪽
8 결전 20.12.13 330 2 12쪽
7 훈련(2) 20.12.12 361 2 13쪽
6 훈련 20.12.11 386 3 13쪽
5 취조 20.12.10 429 4 12쪽
4 대결 20.12.09 449 5 11쪽
3 검술시범 20.12.08 488 5 12쪽
» 새로운 곳 20.12.07 649 4 12쪽
1 대악마의 군주 20.12.07 80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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