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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1,336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10.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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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추천
2
글자
12쪽

해후

DUMMY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썰렁한 강의실과는 달리 밖은 햇빛이 대지의 푸르름을 독려하며, 사람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야~ 아놀드!"


우드는 잔디밭에 벌러덩 누워있는 아놀드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갔고, 윌과 제니는 뚱뚱한 우드가 피우는 소란이 재미있다는 듯이 서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아놀드는 우드가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팔베개를 한 채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우드는 그 육중한 몸으로 아놀드를 향해 돌진하다가 그만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


이 소리는 비록 우드의 입에서 나오긴 했지만, 모르긴 몰라도 우드가 넘어지면서 짓누른 잔디들이 합심해서 지르는 소리처럼 들렸다.


아놀드는 우드가 잔디 위로 넘어지는 통에 땅의 울림이라도 느꼈다는 듯이 그제서야 친구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야~, 왜 이렇게 늦게 와~. 커피 다 식었겠다."


"괜찮아, 난 식은 커피도 맛있으니까~."


제니는 자연이 주는 선물에 의해 특유의 발랄함을 되찾았다는 듯이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윌은 여전히 잠이 덜 깬듯한 얼굴이었지만, 따사로운 햇살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놀드와 우드가 누운 자리 옆에 덩달아 드러누웠다.


제니는 커피를 홀짝이며 마시더니, 셋이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자신도 뒤처지기 싫다는 듯이 그들 옆에 드러누웠는데 넷이 머리를 한 데 모으고 다리는 각기 마음대로 뻗어 있는 모양이 마치 바람개비의 날개처럼 보였다.


"아~ 좋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야!"


제니가 기지개를 켜며 말하자, 우드는 그것 보라는 듯이 제니를 바라보았다가 제니가 거들떠보지 않자 다시 하늘로 시선을 향했다.


"윌~, 그런데 다른 차원으로 여행이 가능하긴 한 거야?"


아놀드는 방금 제니가 노트와의 사투를 벌이다 이제 막 자연의 품에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한 것을 시샘이라도 하려는 듯이 윌에게 물었다.


"글쎄~, 가능은 할 것 같은데......"


"제니, 네가 보기에는 어때?"


우드는 언제라도 제니에게 말을 걸 기회를 노리는 사람처럼 윌이 아놀드의 물음에 답하자마자 제니에게 물었다.


"글쎄~, 가능은 할 것 같은데......"


제니는 언제나 윌 바라기인 것처럼 윌의 대답을 흉내내며 말했다.


이 광경을 본 아놀드는 '우하하하~!' 웃음을 내질렀고, 윌과 우드 그리고 제니도 곧 그 웃음의 행렬에 동참하였다.


"그런데, 아놀드! 사람을 서로 바꾸게 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는 잘되고 있는 거야?"


윌은 문뜩 생각났다는 듯이 아놀드에게 물었다.


"글쎄~, 가능은 할 것 같은데......"


아놀드는 윌의 화법을 따라 대답했고, 아놀드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다시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


우드의 방에 아직 마주 앉아있는 두 사람은 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 듯했다.


"우드, 넌 제니가 아직도 그렇게 좋니?"


아놀드가 묻자, 우드는 머리 한 가운데 놓인 고속도로의 양 옆으로 난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 당연한 걸 묻고 그래~. 난 제니가 머리가 허옇게 된 할머니가 되어도 이 감정이 변하지 않을 것 같아~."


"흠..."


아놀드는 심각한 눈빛으로 우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넌 도리도리를 언제 돌려보낼 거야?"


"언제 보내다니?"


우드의 말에 아놀드는 뜬금없다는 듯이 물었다.


"몇천 년 전의 사람을 여기로 불러놓고도 넌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니? 도리도리도 하나의 인격체잖아~."


"내가 알게 뭐람~."


아놀드는 도리도리에 관한 얘기가 더 이상 하기 싫다는 듯이 얼렁뚱땅 마무리 지으려 했다.


"야, 아놀드!"


우드는 갑자기 심각해진 얼굴로 아놀드를 노려보며 말했다.


"도리도리의 엄마가 대제사장인 걸 설마 잊은 건 아니지?"


아놀드는 순간 자신이 잊고 있었던 걸 우드가 일깨워주기라도 한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 목소리로 말했다.


"맞어~! 내가 그걸 잊고 있었다니......"


아놀드가 흥분한 듯 말하자, 우드는 아놀드가 혹시 미친 건 아닌가 싶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우드 ,비프에게 연락해서 도리도리를 여기로 보내라고 해~, 당장!"


"야, 제니가 눈치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제니는 이미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키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니까 염려 안해도 돼! 저길 봐!"


연구소장의 방 옆에는 관찰이 용이하도록 투명 유리로 된 또 다른 방이 있었고, 거기에는 제니가 눈을 감은 채 머리와 온몸에 장치를 매달고 누워 있었다. 그리고 아놀드가 가리킨 것은 제니의 머리에 연결된 장치가 그려내고 있는 그래프였다.


"지금 제니가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위해 에너지를 급격히 모으고 있잖아~. 이럴 땐 제니도 다른 것엔 신경쓰지 못한다니까."


아놀드의 말에 우드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얼마 안 있어 비프와 제니의 외모를 가진 도리도리가 연구소장의 방에 등장했다.


"어서 와, 비프!"


아놀드는 반갑게 비프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비프는 친숙한 얼굴로 아놀드에게 인사를 한 후 우드에게도 눈인사를 했다.


도리도리는 그녀가 이미 연구원으로 알고 있던 아놀드와 구면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인양 아놀드와 우드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언니, 인사해요. 이쪽은 연구소장님이에요. 그리고, 이쪽은 박사님이시구요."


비프의 소개를 받은 우드와 아놀드는 도리도리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고, 도리도리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비프, 도리도리님에게 우리가 지금 할 일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어?"


"네. 박사님!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언니도 무척 기뻐하던 걸요~."


아놀드의 말에 비프는 모범생처럼 반듯한 자세와 목소리로 대답했고, 도리도리는 엄마를 만난다는 말을 다시 듣자 생긋 웃으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자 그럼 비프가 도리도리님을 방으로 안내해 드렸으면 좋겠는데, 어때 비프?"


"네. 괜찮아요! "


비프는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아놀드의 말에 대답하고는 도리도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언니, 저랑 같이 가요!"


비프는 제니의 팔짱을 끼더니, 제니가 누워있는 옆방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그 방에 들어서자 제니가 누워있는 걸 본 도리도리는 제니에게 매달려 있는 장치들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비프를 쳐다보았다.


"언니, 괜찮아요. 저건 언니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언니가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들이에요."


도리도리는 아무 말없이 비프가 시키는 대로 자리에 누워 가슴에 손을 모은 채 자신의 긴장감을 드러내었다.


여기서 여러분은 도리도리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이 부분에 대해 의아해하지 않았는가?


도리도리는 자신이 제니의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을 거울을 통해서 보게 된 후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고, 그 이후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말을 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아놀드는 비프에게 도리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것에 대해 고심하고 있던 차에 방금 우드로부터 그녀의 어머니가 대제사장인 걸 떠올려서 그녀를 이 자리에 부른 것이다.


"언니, 긴장하지 말아요. 이제 곧 엄마를 만나게 될 테니까, 호흡을 차분히 해요. 제가 장치를 연결하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거에요. 알았죠~?"


말을 마친 비프는 윙크를 하며 도리도리를 안심시켜 주었고, 이내 능숙하게 도리도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치를 연결하였다.


"언니, 그럼 이제 눈을 감고 조금만 기다려요. 곧 꿈나라로 가게 될 거에요."


도리도리가 눈을 감자, 비프는 조용히 방을 나와 소장실로 돌아갔다.


"비프, 이번엔 실수없이 잘 했겠지?"


"그럼요~."


우드의 말에 비프는 쑥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지난 번에 윌이 고양이로 차원 여행을 했을 때 말이군?"


아놀드가 비프를 보며 말을 꺼내자, 우드가 다시 거들었다.


"그 때 윌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뱀이 갑자기 등장하게 되는 바람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 몸부림치는 윌을 진정시키느라 엄청 애를 먹었다니까~."


우드의 말에 비프는 더 이상 그것에 관해 언급하지 말라는 듯이 입술 중앙에 집게 손가락을 세워서 갖다 대며 둘을 번갈아 보았다.


"하하, 알았어 알았어! 우리의 아리따운 비프 박사님~!"


우드는 비프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지었고, 이내 셋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도리도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리도리는 금세 꿈나라로 들어갔는지 그녀가 가슴에 모으고 있던 손은 어느새 몸의 양옆으로 가지런히 놓이게 되었고, 그녀의 눈꺼풀은 급격히 빨라지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반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었다.


***


"엄마~!"


도리도리는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가며 소리쳤다.


단상의 의자에 앉아있던 대제사장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놀란 토끼눈을 뜨고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오~, 내 딸 도리도리가 아니더냐?"


자신의 딸을 알아 본 대제사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도리도리를 향해 내달렸다. 두 모녀는 반가움에 서로 얼싸안았고, 도리도리의 눈에서는 그녀의 마음 고생을 반영하는 듯한 눈물이 흘려내렸다.


"그래, 여행은 괜찮았고?"


"엄마~, 흑~흑~!"


그녀는 대답 대신 엄마를 다시 격하게 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우리 제사장님이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구나~! 그래 괜찮다, 괜찮아 내 딸~!"


대제사장은 그녀를 안은 채 한쪽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참, 안 그래도 왕이 얼마 전 다녀가셨는데 너의 안부를 물으시더구나~."


"왕께서 제 안부를 물으셨다구요?"


도리도리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엄마와의 포옹을 풀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왜 그러냐, 도리도리?"


"아...아니에요!"


대제사장은 오랜만에 만난 딸의 반응이 신통치 않게 느껴진 모양이었는지 계속 도리도리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도리도리는 그런 엄마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대제사장님은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


대제사장은 도리도리가 뭔가 숨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지만, 그녀에게는 딸이 돌아온 것이 더 중요하다는 듯이 모른 체하고 대답했다.


"그럼~, 우리 딸이 엄마를 위해서 그토록 먼 여행을 갔는데 당연히 잘 있었단다~."


대제사장은 자신이 잠시 잊고 있었던 딸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한 눈빛을 어느새 되찾고선 다정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래, 갔던 일은 잘 되었고?"


대제사장의 물음에 도리도리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자신이 앉던 의자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는 그리로 달려 갔다.


"아~, 난 이 푹신한 의자가 너무 좋아~! 얼마나 이 의자가 보고 싶었다구요~!"


도리도리가 방석이 깔린 의자에 앉아 의자와 해후하는 사이, 대제사장은 시중을 드는 사람들에게 도리도리가 먹을 것과 그녀의 목욕물을 준비시키게 하고 다시 돌아왔다.


"참, 도리도리! 너 우리 제사장의 징표인 '희망의 보석'은 어디에 있니?"


"뭐? 희망의 보석?"


대제사장의 말에 도리도리는 갑자기 생각난 듯 자신의 이마와 머리를 두 손으로 더듬거리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어? 이게 어디 갔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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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제니의 말 +2 18.10.12 123 2 11쪽
68 다시 연구소로 18.10.11 105 2 12쪽
» 해후 18.10.09 131 2 12쪽
66 이중 첩자 +2 18.10.08 116 2 12쪽
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6 2 11쪽
62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4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7 2 16쪽
60 우드의 변신 18.09.28 166 2 12쪽
59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58 배고픈 우드 18.09.27 129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1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6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4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9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1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7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1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5 4 15쪽
45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3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1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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