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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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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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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0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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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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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철학자 폴

DUMMY

폴의 말에 우드는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아직 안 끝난 거였어?"


"나도 그간 대화할 상대가 없어서 입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으니까, 우드 네가 이해 좀 해줘. 야, 너 배고픈 것도 해결해 줬잖아~."


"짜식, 생색내기는~. 알았어! 그러니까 너무 지루하지 않게 해봐~."


우드가 폴의 말에 이렇게 반응을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지금 목숨을 위협받고 쫓기는 도망자 신세였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제니퍼의 집이 아니라 폴 앞에 있는 것이긴 해도 말이다.


"내가 이런 말을 네게 하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 세계에 살아가야 할 네가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야."


"알았어~, 알았다구~!"


우드는 자신을 위해주는 척하며, 오랜만에 스스로의 말문을 트이게 만들려는 폴의 속셈을 이미 알아차렸으면서도 넉살 좋게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우리는 살아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각각 생물과 무생물이라고 얘기하고 있지."


'어, 그건 내가 막 살기 시작한 세계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데?'


우드는 폴이 말한 생물과 무생물에 관한 것이 자신이 살고 있던 세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폴의 말을 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우리 세계에서 인간들은 생물을 아주 중요시하며, 그것에 대해 칭송하는 반면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 생물들은 무생물들을 더 중요시하고 있어."


"그러니까 같은 세계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고 있는 거구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우리에게 가장 존중 받는 것은 원래 무생물이었던 존재이고, 그 다음은 생물이었다가 그 생명이 사라진 존재 그리고 마지막이 생명이 있는 생물이야."


"생명이 있는 것이 가장 존중받지 못하다는 거야?"


"그럼, 당연하지!"


우드는 폴의 말을 들으며, 별 이상한 논리도 다 있다고 속으로 투덜댔다.


"반대로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장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하며, 우리와 같은 동물들과 나머지 생물들 그리고 무생물들을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마음대로 다루고 있거든."


이 때 우드의 머리 속에서는 윌이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이 깨어나면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가만, 그런데 네 말을 듣다 보니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많이 다른 것 같아 머리가 지끈지끈거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잘못된 정보를 진리로 생각하고 그것을 절대시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이전에 사람이었으니까 아마 네가 절대 진리로 믿던 것에 대한 혼란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거야."


우드는 머리가 아픈 것을 떨치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자~ 우드, 그러지 말고 마음을 한번 비워 봐. 그리고 세상에 절대 진리는 없다고 생각해 봐. 그러면 한결 나아질 거야."


우드는 속는 셈치고 폴이 시키는 대로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고 나니 한결 머리가 맑고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세상은 네가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에 따라 돌아가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잘못된 것을 믿게 되면 왜곡된 세상이 네 앞에 펼쳐지는 거지.


흔히 우리 세계 사람들은 미래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 자신의 생각과 선택에 의해 미래가 펼쳐지는 것이거든. 그래서 가치관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한 거야."


우드는 폴의 철학적 얘기에 다시 머리가 지끈거릴 만도 했지만, 폴의 말대로 마음을 비우고 나니 한결 이해가 쉬웠고 몸 또한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네 말대로 사람들은 무생물보다 생물을 더 중요시 여기고, 너희들은 무생물을 더 중요시한다고 쳐. 그게 내가 여기에서 살아가는데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거야?"


"야, 우드 뭐가 그렇게 급하니?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말야."


"알았어. 하지만, 너무 지루하게 하면 난 그냥 가버릴 테니까 그렇게 알아!"


"참, 녀석 성질두......"


폴은 우드의 성화에 가급적 간결하게 얘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자신의 미래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펼쳐진다고 했지?"


"응."


"그러니까 지금 내가 말하는 생물과 무생물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것에 대한 하나의 가치관이 형성될 것이고 또 그것에 의해 미래가 영향을 받게된다는 얘기를 내가 하고 있다는 거야."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주면 좋겠어. 지금 네 말은 약간 뜬구름 잡는 느낌처럼 들려서 말야."


"그러면, 이렇게 얘기를 해보자. 넌 먹는 걸 좋아하니까, 내가 먹는 걸로 예를 들어 볼게."


"야, 내가 무슨 먹는 걸 좋아한다고 그래? 아까는 정말 배가 고팠을 뿐이라구~."


"하하. 알았어 알았어!"


폴은 미안하다는 듯이 앞다리를 내젓더니, 다시 말을 이어 갔다.


" 가령, 네가 배가 고픈데 네 앞에 아까 네가 먹은 사료가 있고 또 다른 그릇엔 고기가 있다고 생각해 봐. 넌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가 있어. 그렇다면 넌 무엇을 선택할 거니?"


"그거야 당연히 고기지."


이미 고양이의 습성이 완전히 몸에 젖은 우드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자, 그렇다면 고기를 먹은 후 너의 몸의 변화와 사료를 먹은 후 너의 몸의 변화가 같을까?"


이번 질문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지 우드는 곰곰히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아무래도 고기를 먹은 쪽이 더 에너지가 커지지 않을까 싶어. 그러니까 결론은 다르다가 내 생각이야."


"그렇지. 네 말이 맞아. 그 이유에 대해서 따로 얘기하진 않겠지만, 고기를 먹은 쪽이 아무래도 더 나을 거야. 그러면 그 달라진 몸상태로 어떤 선택을 한다고 생각해 봐. 예를 들면, 사냥을 한다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나와 이렇게 심도깊은 대화를 나눈다든지 하는 거 말야."


"아무래도 에너지가 넘치는 쪽이 더 생산력 있는 일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다니까! 우드 너도 나처럼 머리가 똑똑한가 보구나?"


"하하. 자식 고양이 띄우기는......"


그러면서 폴은 다시 진지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간단한 예로 음식의 선택으로 인한 미래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얘기했는데, 실제 우리 생활에서는 잠을 잘 자거나 그렇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간단한 음료의 선택으로 인해서도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는 걸 명심해야 돼."


"음...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하는 것 같은데, 아주 크게 와 닿지는 않는 것 같아."


폴은 우드의 말에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만약 한 나라의 왕이 있다고 쳐. 지금 이 왕은 자신의 나라를 공격해 오는 적들을 물리치기 위한 선택을 해야 돼. 하나는 자신들의 군사들만으로 나가 싸우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웃 나라에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싸우는 거야."


"이야~ 이번에는 스케일이 조금 커졌는데?"


"싸움의 결과는 우리가 미리 예상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순간에 왕이 만약에 선택을 내리기 전에 노심초사하여 잠을 잘 못잤다고 가정하는 거야. 왕의 컨디션이 좋을까? 아니면 그렇지 않을까?"


"당연히 안 좋겠지."


"그러면 왕이 그런 상황에서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했다고 해봐. 어떤 선택이냐에 따라 물론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똑같은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왕의 컨디션이 좋을 때의 선택과 그렇지 않을 때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


"일종의 나비 효과 같은 거구나?"


"나비 효과라니 그게 뭔데?"


우드의 나비 효과라는 말에 폴은 호기심이 잔뜩 어린 눈으로 질문했다.


"응...나비 효과라는 건 쉽게 말하면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나비의 날개짓 하나가 주위로 전달되면서 그 파급효과가 커져 나중에는 거대한 폭풍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이론이야."


"아~, 그러니까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사소한 원인으로부터 비롯된 선택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같다는 말이구나?"


"그렇지."


"오호, 우드 다시 봐야 겠는 걸? 그렇게 유식한 말도 할 줄 알고 말이야~."


"그러니까 폴 네가 방금 예를 든 왕의 선택에 관한 얘기에서 왕이 잠을 잘못 자서 컨디션이 나쁜 상태로 어떤 선택이든 결정을 하는 것과 반대로 똑같은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컨디션이 좋을 때 하는 선택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거구나?"


"맞어. 네가 방금 말한 나비 효과처럼 출발은 '왕의 잠'이었는데 결과는 전쟁의 승리나 패배와 직결되는 아주 큰 문제로 바뀌는 것이지. 수 많은 전투원들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거니까 말야."


폴의 말에 우드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한 개체의 가치관도 지금 네가 예로 든 것처럼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게 맞지?"


"하하하~!"


폴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는데, 거기에는 우드가 자신의 말을 100% 이해했다는 뜻이 내포되어 만족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에 질세라 우드는 또 다시 말을 이어 갔다.


"그래서 네가 지금 생물과 무생물 중 어느 것을 더 존중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것이고 말야."


"그래. 야 우드 너 정말 대단하다~! 내가 여태까지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하면서 너처럼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를 처음 봤어! 정말 감탄이다 진짜~!"


우드가 만족스런 표정과 함께 손뼉을 치면서 이렇게 말하자, 우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맞장구쳤다.


"그런 의미에서 외계인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하는데 어때?"


"뭐? 외계인이라구?"


폴의 말을 듣는 순간. 우드는 윌에 의해 담겨져 있던 머리 속 지식 중 외계인과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되면서 무수한 화학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에 자신의 머리가 열기를 품어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응, 우리 세계의 인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천체 밖에 어떤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믿고 있는 모양이야. 그래서 그들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할 뿐더러, 이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도 무수히 생산해 내고 있지."


"그래. 그건 나도 이미 알고 있어."


"야~ 우드 착각하지마. 여긴 네가 원래 살고 있던 세계가 아니라구."


"아하~ 맞다. 내가 잠시 착각을 했구나~."


우드는 폴의 적절한 지적에 고맙다는 의미로 자신의 앞다리를 이용해 머리를 쥐어박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내가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인간은 인간 위주의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외계의 생명체가 반드시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방금 네 말은, 아까 네가 얘기한 인간이 다른 생물이나 무생물을 자신의 소유처럼 여기는 가치관을 말하는 거야?"


"그렇지. 생명이 있는 것을 가장 높이 여기는 가치관 때문에 그들은 외계 그러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천체 외에 이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반드시 어떤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이지."


"그럼, 폴 너는 그런 외계 생명체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내가 여기를 떠나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야."


"그렇다면, 네가 말하고 있는 이 세계 사람들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생각이 맞고 틀리는 것에 관해 얘기하기가 좀 그렇지 않아?"


"그래, 물론 네 말도 맞아. 하지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사람들이 너무 편협된 시각에서만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답답해서 그러는 거야."


"편협된 시각이라면 인간 위주의 이기적인 시각을 말하는 거야?"


"그렇지. 뭐 굳이 이기적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고......"


폴은 애써 자신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얘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기라도 하려는 듯이 우드의 '이기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바로 반기를 들더니 다시 자신의 말을 이어 갔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수 많은 우주 입자가 우리가 살고 있는 천체로 날마다 날아 드는 걸로 알고 있거든. 물론 그 중에는 천체로 유입되지 못하고 다시 날아가 버리는 것도 있겠지만 말야."


"그런데?"


"이런 종류의 유입된 우주 입자를 보고 있으면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바라던 외계 생명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유입되는 것이 단순히 입자라면 그걸 생명체로 보는 건 무리가 아닐까?"


"맞아. 생명체로 단정짓기엔 무리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사람들은 생명체를 무생물보다 더 고등 존재로 인식하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니까."


"그것도 네 주장일 뿐일 수도 있고 말야."


우드는 어느 새 폴의 극단적 입장을 제지하려는 쪽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정한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단순히 우리가 살고 있는 천체만 놓고 봤을 때도 일종의 자연 재해라고 일컫는 것들로 인해 인간은 많은 피해를 보고 있지. 자연 재해가 생명 현상인가? 원인이야 어떻든지 간에 무생물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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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해후 18.10.09 13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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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5 2 11쪽
62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4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6 2 16쪽
60 우드의 변신 18.09.28 165 2 12쪽
»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58 배고픈 우드 18.09.27 128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0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5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3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8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0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6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0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4 4 15쪽
45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2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0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6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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