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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1,331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27 20:28
조회
128
추천
2
글자
12쪽

배고픈 우드

DUMMY

우드는 이제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던 짓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거기에는 하얀 개 한 마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우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야, 물었으면 대답을 해야할 거 아냐! 왜 남의 영역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고 난리야~!"


하얀 개는 자신이 무척 화가 났다는 것을 강조라도 하려는 듯 목청을 높여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 미안 미안!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랬어!"


"배가 고프다고? 오~ 이런, 또 신참이 오셨나?"


"신참이라니?"


"너 또 혹시 쓰레기 더미에서 고양이 무리에게 쫓겨 이리로 온 거야?"


우드는 화들짝 놀라며 하얀 개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그런데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아? 다른 고양이가 말해 준 거야?"


"말해주긴 뭘 말해줘. 여긴 모두 구역이 정해져 있어서 함부로 남의 영역으로 이동하면 안돼. 그러다간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게 되니까 말야. 그러니까 내 말은 아무도 내 영역에 와서 내게 그런 얘길 해준 적이 없다는 거야."


"그러면 내가 쓰레기 더미에서 고양이들에게 쫓겨 나왔다는 걸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뭘 어떻게 알아~. 너랑 똑같이 생긴 고양이가 얼마 전에 왔다 갔거든. 아까도 말했지만,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기억하고 있을 뿐이야."


"나랑 똑같이 생겼다고?"


"그래. 너도 혹시 이전에 사람이었니?"


"뭐?"


우드는 너무 놀라 기절할 뻔했다.


"아...아니 너 내가 사람이었던 것도 알아?"


"맞구나. 어쩐지 비슷하게 생겼다 싶었지. 하는 짓도 비슷하고 말야. 예전에 왔던 고양이는 이름이 뭐라고 하더라?"


하얀 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는 듯하더니, 포기한 듯 말했다.


"에이 몰라~ 내가 그걸 기억한다고 뭐 좋은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야! 넌 근데 이름이 뭐니?"


우드는 친근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하얀 개가 고맙긴 했지만, 왠지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자신이 고양이가 된 것이 꿈일지도 모르므로 일단 그를 의지하기로 했다.


"난 우드라고 해!"


"그래 우드, 난 폴이야!"


그러다 폴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맞아, 나도 통성명을 한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그 때 온 고양이도 이름이 나처럼 외자였어."


우드는 그 고양이가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듯이 폴의 말을 흘려 들었다.


"야, 우드 너 지금 배가 무지 고프다고 그랬지?"


"응."


"그럼, 날 따라와. 대모라고 불리는 여자가 우릴 위해 진수성찬을 차려 놓은 곳으로 내가 안내할 테니까 말야."


우드는 진수성찬이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흘리며 잽싸게 폴을 따라 나섰다.


폴을 따라 황량한 벌판을 지나고 보니, 하얀 건물이 보였다. 폴은 하얀 건물의 마당을 가로질러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 모퉁이를 돌아섰다.


"전에는 저기 대모가 음식을 차려 놓았는데, 이젠 이쪽에 있어."


폴이 가리킨 곳은 붉은 벽돌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수풀더미였다.


"왜 전엔 저쪽에 있었는데, 지금은 여기 있는 거야?"


우드도 윌의 성격을 닮은 것일까? 자신의 배고픔보다 궁금증을 먼저 해결해야 했던 우드는 폴에게 물었다.


"응~, 붉은 벽돌의 건물 주인이 거기 두지 말라고 했대. 그래서 우리의 대모가 먹이통을 이리로 옮긴 거야."


"그렇구나~. 그렇다면 건물 주인이 대모보다 힘이 쎈 거야?"


"아니, 뭐 대모가 좀 왜소하긴 하지만 꼭 그래서 그런 건 아니구. 우리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건물 주인의 영역에 대모가 먹이통을 둬서 그런 거니까,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아~."


"야, 배고프다면서 뭔 말이 그리 많냐? 어서 먹어! 다른 놈들이 오기 전에 말야. 요즘은 경쟁이 심해서 늦게 오면 먹지도 못해."


우드는 폴의 말에 허겁지겁 먹이통에 담긴 진수성찬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여러분에게 한 가지 알려줘야 할 사실은 우드가 비록 복제 인간이긴 하지만, 마치 신생아처럼 아무 지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발달된 과학 기술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복제 인간으로 태어난 우드의 머리 속에는 이미 윌이 가지고 있던 지식이 다 들어 있었다.


다만, 그의 지식들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언제든 활성화될 수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우드가 모든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식사를 마친 우드는 '꺼억~'하며 트림을 한바탕 하고 나더니, 그 자리에 그대로 풀썩 드러누웠다.


"야~, 여긴 그렇게 누워서 자면 안돼! 이곳은 공공 구역이기 때문에 자신의 용무가 끝나면 얼른 자리를 떠야 한단 말야."


"아니, 공공 구역이라면서 왜 일을 마치면 자리를 떠야 한다는 거야?"


"남의 영역을 침범하면 안되듯이 공공 구역은 모두를 위한 구역이기 때문에 독점해서 사용하면 안된다는 거야. 만약 독점해서 사용하게 되면 땅의 주인이 경고를 줘. 경고를 세 번 받으면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게 돼."


"그러면 난 내 영역이 없으니까, 뭐 아무 상관없잖아~?"


"아니야, 너처럼 영역이 없는 경우에는 땅의 주인이 또 다른 벌을 줄 거야. 땅의 주인은 우리 모두에게 늘 공평하게 대했으니까."


"땅의 주인이 도대체 누군데 그래?"


"나도 정확히는 몰라! 그냥 우리는 그 대리인을 통해 그를 접할 뿐이야~."


"그러면 그 대리인은 누군데?"


"때론 인간이기도 하고, 또 너나 나처럼 동물이기도 하고 그래. 가끔 나쁜 대리인이 있어서 그게 문제긴 하지만 말야."


"나쁜 대리인이라니?"


"땅의 주인의 이름을 악용해서 자신의 명예와 부를 챙기는 것들을 말하는 거야."


"그러면 그들에게 땅의 주인은 아무런 벌을 주지 않는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나처럼 평범한 존재가 그런 걸 알 턱이 있나~."


폴은 우드와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자신의 존재가 초라하다고 느껴졌는지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된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나쁜 대리인이 있다면, 좋은 대리인도 있겠네?"


폴의 침묵이 길어지자, 우드는 자신의 궁금증이 된 먹잇감을 폴에게 던졌다.


"아니, 좋은 대리인은 없어!"


"왜?"


우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대리인은 그냥 대리인일 뿐이야. 아무리 잘해도 우리는 그들을 좋은 대리인이라고 부르지 않아."


"그렇다면 나쁜 대리인은?"


"대리인과 구별하기 위해 우리가 붙인 이름이야. 우리가 나쁘다고 말하는 존재들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믿음을 우린 모두 가지고 있거든."


"이왕이면 좋은 대리인이라는 이름도 붙여줘서 그들을 칭찬해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모르겠어. 그냥 과거부터 그렇게 해 왔으니까 우리는 그것에 따르는 것 뿐이야. 우리는 칭찬이라는 걸 결코 하지 않아."


"그러면 잘못한 것에 대해서 비난만 한다는 거야?"


"그렇지. 땅의 주인이 정한 규칙을 대리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면 우린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되거든. 만약 그것을 어긴 경우 대리인들이 그들에게 벌을 주지."


"어떤 벌을 주는데?"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안 좋은 벌이 파리로 변해 버리는 거야."


"파리라고?"


"응. 가끔 대리인과 나쁜 대리인이 힘겨루기를 해서 진 쪽이 파리가 되기도 해. 그들은 서로가 공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꼭 상대를 파리로 만들어 버리더라구. 내가 본 것 중 가장 안 좋은 벌은 아무튼 파리로 변하게 한 거였어."


우드는 폴의 말을 들으며 파리로 변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벌이라는 것이 어쩌면 폴의 개인적 경험에 의한 결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안 좋은 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파리보다 더 하찮은 존재도 있을 텐데, 왜 하필 파리지?'


우드는 이런 의문이 생겼지만, 어차피 폴도 자세히 모를 것 같아 이 질문은 삼켜 버리고 말았다.


"참, 너도 영역을 가져야 할테니까 일단 나를 따라 와~."


우드는 자신의 영역을 폴이 챙겨주려는 줄 알고 기쁜 마음에 그를 따라 나섰다.


"너 혹시 돈 가진 거 있어?"


"돈이라니?"


우드는 갑자기 뜬금없다는 듯이 폴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긴 당연히 없겠지."


"영역을 가지려면 돈이 있어야 되는 거야?"


"응. 돈이 있으면 좋은 영역을 훨씬 수월하게 가질 수 있거든."


"그러면 땅의 주인에게 돈을 바치는 거구나?"


"맞아. 그런데 직접 바치는 건 아니고 대리인에게 바치는 거야. 그러면 대리인이 때론 다른 것들의 영역을 조금씩 빼앗아 주는 거야."


"아니, 왜 줬다가 빼앗는 거야?"


"여기도 예전에는 영역이 남아 돌아서 그냥 대리인들이 여기저기 마음대로 나눠줬는데, 그러다 보니 이젠 영역이 모자라게 되어서 돈을 바치는 자에게만 좋은 영역을 주고 있어."


"그러면, 대리인들은 그 돈을 땅의 주인에게 바치는 거야?"


"아니, 그건 나도 몰라. 들리는 소문에는 대리인들은 그 돈으로 땅의 주인에게 제사를 지내는 건물을 아름답고 크게 짓는대. 그리고 그것들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물려준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대리인 자식들은 거저 먹는 거네. 이야~!"


"그 뿐만이 아니야. 우린 매번 우리가 벌어들이는 것의 일정 부분을 대리인에게 바쳐야 해."


"그건 또 왜?"


"몰라, 땅의 주인이 그렇게 시켰대. 우리야 뭐 땅의 주인을 직접 만날 일이 없으니 시키는 대로 해야지."


우드는 뭔가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대리인들은 내가 지금 말한 이 정도까지만 우리에게 요구하지만, 나쁜 대리인들은 이보다 더 해."


"어떻게?"


"얘네들은 구렁이를 자신의 부하로 만들어서 이 세계에 들어오는 신참들을 현혹시키거든. 뭐 땅의 주인을 만나면 문제를 풀어야 되고, 문제를 풀게 되면 영역을 준다는 식으로 현혹하는 거지."


"그게 무슨 현혹이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얘네들은 상대방이 문제에 집중하면서 에너지를 쓸 때 그 에너지를 빼앗아 버려."


"보이지도 않는 에너지를 어떻게 빼앗는다는 거야?"


"뭐 글쎄 그런 게 있어! 상대에게 문제를 내거나 곤란한 상황에 빠뜨려서 머리 속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이들의 방법이래. 때로는 파리나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니까 조심하는 게 좋아."


우드는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보이지도 않는 에너지를 빼앗아서 뭘 어쩐다는 거야?'


"참, 너는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아니 폴, 갑자기 또 뜬금없이 그런 어려운 질문을 하고 그러니?"


"뭐 관심없다면 할 수 없고...내가 원래 그런 것에 관심이 많거든."


"참, 철학자 나셨네 철학자 나셨어~!"


"철학자라니?"


"그런 게 있어~."


우드는 폴이 갑자기 이상하게 여겨지기 시작했지만,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어느 덧 둘은 폴의 영역에 도착했기 때문에 햇빛이 감도는 따스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게 되었다.


"우리는 죽음을 아주 고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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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제니의 말 +2 18.10.12 123 2 11쪽
68 다시 연구소로 18.10.11 105 2 12쪽
67 해후 18.10.09 130 2 12쪽
66 이중 첩자 +2 18.10.08 116 2 12쪽
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6 2 11쪽
62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4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7 2 16쪽
60 우드의 변신 18.09.28 166 2 12쪽
59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 배고픈 우드 18.09.27 129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0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5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4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9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1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6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1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5 4 15쪽
45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2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1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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