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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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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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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4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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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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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DUMMY

윌은 이제 본격적인 청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걸 느꼈는지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청년에게 집중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날따라 수업이 다 끝났는데도 저는 학교에 남아 있게 되었어요. 친하게 어울리는 아이들은 학교를 안 나오거나 모두 중간에 집에 가 버렸는데, 왠지 그날은 그냥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싫어서 혼자 있었던 것 같아요.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교실 앞문이 드르륵 열리는 거에요. 저는 그 때 수업이 다 끝난 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잠결에 그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잠시 후에 누가 제 몸을 흔드는 거에요."


윌은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저는 원래 반 아이들이 제게 다가올 엄두를 못 내었기 때문에 욕을 하며 건드리지 말라고 했죠. 누군지 걸리면 가만 안둔다고 말하면서요.


그런데도 계속 겁도 없이 제 몸을 흔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어이가 없어서 "이게 죽을라고~"하면서 화를 내며 일어났는데..."


"그래. 일어났는데?"


윌은 자신도 모르게 추임새를 넣고 말았다.


"거기에 교무부장 선생님이 계신 거에요. 저는 속으로 짜증을 내면서 앉아 있었죠.


'어이~ 골탱이! 네가 지금까지 학교에 남아 있고 웬일이냐? 또 무슨 사고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하면서 실실 쪼개는 거에요. 제가 학교 다닐 때 골칫덩어리라고 교무부장이 제게 붙여준 별명이 '골탱이'였거든요. 물론 아이들은 아무도 저를 그렇게 부르지 못했지만요.


저는 짜증이 나서 인상을 쓰며 가방을 챙겨 들고 일어났죠. 교무부장의 말을 듣고 아이들이 집에 모두 다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교무부장이 갑자기 제 가방을 열어 보라는 거에요. 아무래도 트집을 잡는 것 같았지만,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냥 가방을 열어 가방 속에 든 걸 모두 땅에 쏟아버렸죠. 전 원래 교무부장과 사이가 안 좋았거든요.


교무부장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들이 나오지 않자, 제가 반항적으로 행동했다는 걸 꼬투리 잡고 물고 늘어지는 거에요. 그러면서 제 뺨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하는데, 저도 웬만하면 참으려했지만, 그날따라 기분이 많이 울적한 상태여서 저도 모르게 그만 폭발해 버렸죠.


제 뺨을 때리는 교무부장의 손을 뿌리치자, 더 화를 내면서 이제는 주먹으로 절 때리기 시작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저도 당황해서 조금 맞고 있다가 그다음부턴 저도 제 손바닥으로 교무부장의 주먹을 계속 뿌리쳤죠."


윌은 청년의 말을 들으면서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보았는데, 별로 유쾌하지 않은 상태의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교무부장은 자신의 주먹을 계속 막아내자,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았는지 씩씩대면서 절 노려보았어요. 저도 나름대로 화가 나 있었기 때문에 저도 씩씩대면서 교무부장을 노려봤죠."


청년은 당시의 감정이 떠올랐는지 말이 조금 빨라지면서 약간 흥분된 상태가 된 듯했다.


"그 때 열린 교실 앞문에서 누군가 소리쳤어요.


'선생님, 이제 그만하시죠!'


둘 다 낯선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거기에 음악 선생님이 화가 난 표정으로 서 있었어요. 교무부장은 음악 선생님을 보자 얼른 꼬리를 내리더군요.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지만, 교무부장은 다음부터 조심하라는 말을 제게 한 뒤 헛기침을 하고 사라졌어요.


그가 사라지자, 음악 선생님도 사라졌어요. 저는 화가 아직 식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 길로 교실을 나왔죠. 그리고 운동장을 가로 질러 교문을 나서는데, 누가 절 불렀어요."


"혹시 음악 선생님?"


"네. 차에서 절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윌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러브 스토리가 시작되는가 싶어 조금 설레이는 마음으로 청년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타라고 하는 선생님의 말에 저는 저도 모르게 이끌려 차에 타고 말았어요. 마음은 안 타고 싶었는데, 몸이 이상하게도 제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죠. 제가 차를 타자 선생님은 말없이 운전만 했어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길을 계속 운전을 하시더니, 조그만 레스토랑 앞에 도착해서는 내리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약간 언짢은 표정으로 차를 내렸고, 선생님은 저를 내려놓고는 차를 타고 그냥 가버렸어요."


"엥~? 차를 타고 그냥 가버렸다고?"


"네. 저는 거기가 어딘지 몰랐지만, 어떻게든 걸어서라도 집에 갈까 망설이다가 그 레스토랑에 들어 갔어요. 주머니에 돈도 하나도 없었는데, 그냥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 들어간 거에요.


레스토랑은 조금 스산한 분위기였어요. 조용한 음악만 나오고 손님도 하나도 없고 주인도 보이지 않았어요. 한쪽 구석에 피아노가 외롭게 있었는데, 이상하게 피아노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거기 앉아 연주를 하기 시작했죠."


'오~ 피아노를 칠 줄 알았던 모양이군.'


윌은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청년이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소리에 그에 대한 호감이 더 커졌다.


"저는 사실 피아노를 칠 줄 몰랐어요. 그냥 몸이 이끌리는 대로 연주를 했을 뿐이에요. 피아노는 마치 저를 아주 오랫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아름다운 선율로 제게 화답했죠. 제가 들어도 아름다운 곡이었어요."


"그럼, 그전에는 피아노를 칠 줄 몰랐단 말인가?"


"네."


윌은 조금 전에 청년이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소리에 가졌던 호감이 조금 누그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저도 알지 못하는 저의 피아노 연주 실력에 저도 놀랐지만, 제 몸은 저의 의지와는 다르게 계속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죠. 그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선생님이 음식을 요리해서 탁자 위에 올려 놓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저는 선생님을 의식하긴 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아노 연주를 계속했고, 선생님은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며 저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었죠."


윌은 청년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아노 연주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지만, 자신에게 부탁을 하러 온 청년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진실로 받아들이며 듣고 있었다.


"어느 덧 제 연주가 끝나자, 저는 으레 그랬다는 듯이 일어나 선생님이 준비한 테이블에 가서 앉아 선생님과 식사를 했어요. 선생님은 음식을 먹는 내내 아무 말이 없었고, 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냥 분위기에 압도된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윌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장면을 떠올리며, 선생님과 청년이 이전에 어떤 관계를 맺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음식을 다 먹고 난 후 선생님은 저를 태워 집에 데려다 주고 갔어요. 그 사이에도 아무 말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저희 집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 땐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 날 밤에 잠을 자는데, 그 레스토랑 안에 제가 또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다가 선생님이 음식을 준비해 오면 저는 웃으면서 선생님과 같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 계속 반복되었어요."


윌은 청년이 겪은 일이 범상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뭐라고 꼬집어 낼 만한 꺼리가 없었기 때문에 감을 잡지 못한 채 계속 듣기만 했다.


"그 다음부터 제 생활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어요. 불량 써클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언제나 혼자였던 것처럼 지내게 되었죠. 그전에는 지각과 결석을 밥 먹듯이 했었는데, 매번 저도 모르게 학교로 발걸음이 옮겨졌기 때문에 저는 충실히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윌은 단순히 그런 경험으로 청년의 행동이 바뀐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항상 학교를 마치면 음악 선생님 차를 타고 그 레스토랑을 갔고, 또 거기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또 선생님이 만들어 준 음식을 먹고 집에 오곤 했거든요. 그리고 매일 아까 말씀드린 꿈을 똑같이 꾸었죠."


'음...음악 선생님이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걸까?'


윌은 석연치 않은 청년의 사연에 점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첫사랑이라고 하지 않았나!"


윌은 더 이상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요지를 파고들었다.


"저도 처음엔 그게 사랑이라는 감정인 줄 몰랐어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 드린 것처럼 저도 모르게 학교를 가게 되고 또 마칠 때까지 설레임을 안고 기다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제 가슴이 막 두근거리기도 하구요. 그런데,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도 그렇고 저와 단 둘이 함께 있는 시간조차도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어요. 저도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냥 선생님을 항상 기다렸던 것 같아요."


'음...이건 사랑이라기엔 뭔가 애매한 것 같은데...'


윌은 청년의 선생님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개념을 잡아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또 선생님의 윌에 대한 감정도 무척 궁금해졌다. 그래서 자신만의 느낌이라도 잡아보기 위해 묵묵히 청년의 얘기를 듣기로 했다.


"선생님과 저 사이에는 계속 이런 행동만 반복되었고, 뭔가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다만, 제 마음이 문제였죠. 그냥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좋았거든요. 이런 관계가 졸업할 때까지 계속 되었어요."


'졸업할 때까지?'


윌은 2년 동안 아무런 진전없이 그런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뭔가 특별한 스토리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니 아마 실망감도 조금은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학교에서는 아무도 우리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어요. 저는 항상 아이들이 모두 집에 가고 나면 학교를 나섰거든요. 그리고, 교무부장도 그 일이 있고난 이후부터는 저를 건들지 않았어요."


윌은 음악 선생님이 뭔가 이사장의 자녀라든가 하는 특별한 배경이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우연히 하게 되었다.


"그 2년 동안은 정말 저는 천국에서 사는 기분이었어요. 선생님은 때가 되면 제게 용돈을 챙겨 주시고, 제가 필요한 옷 같은 것들을 사다 주시곤 했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여전히 바빴기 때문에 그런 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셨죠."


'이건 정말 특이한 관계인 걸? 그런데 청년이야 그런 선생님이 좋았을 수 있지만, 선생님은 특별한 감정이 없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이 청년이 혼자만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윌은 청년의 얘기를 듣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런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대학 진학 원서를 쓰게 되었는데, 저는 집안 형편도 그렇고 해서 대학 진학을 하지 않으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제게 음대를 지원하게 하셨어요. 피아노 연주로 말이죠.


나중에 알았지만, 선생님이 졸업한 학교로 제가 지원을 해서 합격을 하게 된 거에요. 제가 합격을 한 날 선생님과 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평소와는 뭔가 다른 분위기였던 기억이 나요. 선생님이 조금 들떠 있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도 선생님은 평소처럼 아무 말없이 식사만 했죠.


저는 뭔가 선생님이 우리 사이를 진전시킬 만한 얘기를 꺼내 주기를 바랐지만, 선생님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이셨어요. 수업 시간에는 그렇게 밝고 활발한 선생님이 저와 단 둘이 있을 때는 항상 말없은 모습이셨죠.


저도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선생님과의 사이를 발전시키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선생님과 단 둘이 있을 때면 저는 순한 양이 되어 버렸어요. 물론 리드를 하거나 그런 걸 전혀 생각할 수도 없었죠."


윌은 참 독특한 둘의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윌은 청년의 감정보다 선생님의 청년에 대한 감정이 더 궁금해졌다.


"그럼, 졸업을 하고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어떻게 되었나?"


윌은 설마 둘의 이런 관계가 청년이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이어지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물었다.


"그보다 졸업을 하던 날 저희 부모님은 바빠서 졸업식에 올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또 선생님과 함께 레스토랑에 가게 되었어요. 거기서부터 일은 시작된 거에요."


"일이 시작되었다고?"


윌은 드디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가 밝혀지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며 더 또렷이 청년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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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6 2 11쪽
62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4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7 2 16쪽
60 우드의 변신 18.09.28 166 2 12쪽
59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58 배고픈 우드 18.09.27 129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1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6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4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9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1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6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1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5 4 15쪽
»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3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1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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