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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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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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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6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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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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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우드의 변신

DUMMY

폴이 자연 재해에 대해 얘기하자, 우드는 폴의 입장이 좀 더 잘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그건 네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


"지진이나 해일, 화산, 폭풍 등 수많은 자연 재해들에 대해 그나마 예민한 생물들은 조금 일찍 대피를 할 뿐이고, 인간들은 아직 불안정한 예보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감당해야 하잖아."


"그래서 넌 지금 인간들이 자신들 위주의 사고 방식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로구나?"


"그래. 맞아! 인간이 가장 월등하고 우월한 존재라는 시각을 버리고 인간이 아닌 다른 우리 세계의 생물들이 가지고 있듯이 무생물이 가장 존중받는 우리와 같은 시각을 가졌으면 해."


우드는 폴의 말을 듣다가 잠깐 고심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네가 말한 것에 따르면, 인간의 시각이 편협되었듯이 너희들의 시각도 편협된 건 아닐까?"


우드의 말에 폴은 약간 놀란 듯이 움찔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우드 넌 참 대단하구나!"


"아니야, 대단하다기보단 폴 네가 좀 더 열린 시각의 인간을 원하고 있길래, 나도 네가 편협되지 않은 열린 시각을 가지길 원하는 것 뿐이야~."


"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난 우리 세계의 인간들이 너무 편협된 시각만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 그게 답답했는데, 오히려 그러고 보니 우리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 옳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우드와 폴의 토론 내용처럼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이런 식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내 생각과 주장만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이 틀렸다는 식의 흑백 논리만 적용된다면 발전이 더딜 것이기 때문이다.


우드는 잠자코 있더니, 폴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야, 네 말을 듣고 보니 뭔가 하나 생각나는 게 있어."


"그게 뭔데, 우드?"


"네가 아까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미래가 다르게 전개된다고 했잖아. 그리고 생물과 무생물 중 어느 것을 더 존중하느냐도 하나의 가치관이라고 했고."


"응, 그래서?"


"지금 네가 말한 걸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생물보다 무생물이 훨씬 더 많은 것 같거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네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


"무생물이 생물보다 많은 것이 무슨 상관인데?"


폴은 우드가 어떤 대답을 할지 무척 궁금했으므로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물론, 하나의 개체마다 어떤 에너지 또는 그것이 가진 기운의 크기가 다르긴 하겠지만, 만약 한 개체가 가진 절대적 에너지의 크기가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전제를 한다면 말야."


"그래서?"


폴의 눈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개체수가 훨씬 많은 무생물이 그들의 에너지로 우리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러니까 우드 네 말은 각 개체의 절대적 에너지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무생물의 개체수가 생물보다 많으니까 우리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그렇지."


폴은 갑자기 우드를 존경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드, 넌 정말 천재구나?"


"아니, 천재라니?"


"혹시 어려울까봐 내가 미처 네게 말하지 않은 부분을 이미 넌 다 꿰뚫었으니까. 인정이야 인정!"


폴은 우드를 향해 '엄지 척!' 아 아니, 두 앞다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다만, 한 가지만 더 덧붙이면, 어떤 가치관을 각 개체가 가졌느냐에 따라 주위의 생물이나 무생물이 거기에 반응을 하여 자신의 에너지를 발휘하게 되어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 같아."


폴의 말에 우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


한편, 작가 일행들은 어느 덧 제니퍼의 집앞에 모였고 제니퍼의 매니저도 조금 있으니 헐레벌떡 그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헉! 헉! 자...작가님!"


"응. 그래, 요셉! 생각보다 빨리 왔네!"


"이 밤중에 제니퍼 누나를 깜짝 놀래켜 줄 일이 뭔데 그러세요?"


"응~, 별 거 아냐! 자넨 제니퍼가 문을 열게 하기만 하면 돼!"


"아~, 간단하네요. 전 또 뭐라고......"


작가는 자신이 문을 열라고 하면 제니퍼가 그 특유의 자존심을 앞세워 또 문을 안 열어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요셉을 부른 것이었다.


요셉은 지체없이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딩~동'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요셉은 다시 한번 세차게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초인종이 여러 번 울렸으나, 제니퍼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


"아니, 누나가 어디 갔나? 아까 윌 형이랑 같이 있겠다고 하는 걸 보면, 이 시간에 어디 가진 않았을 텐데......"


작가는 그런 요셉을 다그쳤다.


"요셉, 너 현관 비밀번호 몰라? 매니저면 알 거 아냐~!"


"아...네...알긴 아는데, 누나가 집안에 있을 땐 절대 사용하면 안되거든요."


작가는 실망스런 눈빛을 거두며 말했다.


"내가 책임질 테니까, 어서 문 열어 봐~!"


"아이~ 정말 큰일난다구요. 작가님도 누나 성질 아시잖아요~. 저 그러다 짤려요."


작가에게는 문을 부수는 최후의 수단이 있었고, 또 요셉을 협박해서 문을 강제로 열게 할 수도 있었지만 작가는 의외로 침착한 모습을 요셉에게 보이고 있었다.


"요셉, 이거 문만 열어 주면, 다음 작품에 제니퍼를 원탑 주연으로 내가 쓸 테니까 어서 열어 봐."


"정말요?"


요셉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작가는 당대 베테랑 작가 중 독보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님, 분명히 약속하신 거죠?"


"요셉, 내가 누군가? 나 김 작가야! 내가 한 입에 두 말 할 것 같아?"


요셉은 김 작가의 호언장담에 군말없이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노출되지 않게 가리며 입력했다.


'띠리릭~'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으나, 아뿔싸 안으로 걸쇠가 걸려 있었다.


"나 원 참~!"


작가는


"왠지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더라!"


는 쓴 말을 삼키며 요셉에게 제니퍼를 불러 보라고 했다.


요셉은 늦은 밤이라 큰 소리로 부르면 옆집에 다 들릴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원탑 주연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버린 탓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으려는 듯했다.


"누나~! 저 요셉이에요. 제니퍼 누나~."


요셉은 우람한 몸통에서 울려 퍼지는 웅장한 목소리로 제니퍼를 연거푸 불러 댔다.


제니퍼는 열이 받은 채 와인을 듬뿍 마셨기 때문에 도무지 이런 요셉의 목소리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지만, 우드는 그렇지 않았다.


현관문 쪽에서 요셉이 만들어 낸 음파가 마치 파도처럼 점점 커지더니 회절과 간섭 현상을 일으키면서 우드의 주위를 교란시켰다.


똑같은 현상이 제니퍼 주위에도 일어났지만, 제니퍼는 우드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였으므로 제니퍼 주위에 일어난 현상들도 오히려 우드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


폴과 얘기를 나누던 고양이 우드는 갑자기 귀가 아픈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드러누운 채 앞발로 두 귀를 틀어 막았고, 폴은 그런 우드를 보며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야, 이거 심상치 않은 걸~.'


폴은 우드 주위에 생기는 공간의 휘어짐 현상을 목격하고는 우드로부터 멀찍이 도망쳐서 우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평평한 양탄자가 우드의 주위만 쑥 꺼진 것처럼 공간이 휘어지더니, 점점 그 휘어지는 현상이 커지게 되었고 결국 우드는 양탄자에 구멍이 생긴 것처럼 움푹 파여진 곳을 통해 사라져버렸다.


'엥?'


폴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앞발을 들어 눈을 비벼 보았으나, 우드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고 우드 주위로 휘어졌던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평범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허허~, 살다 보니 내가 별 일을 다 겪는 군~!'


폴은 마치 자기가 절대주의론자가 아닌 상대주의론자였던 것처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우드가 사라진 자리로 가서 잠을 청했다.


폴의 이런 행동은 그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우드를 만났던 것이 마치 꿈인 것 마냥 믿으려는 그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우드가 폴의 시야에서 공간의 왜곡된 휘어짐으로 인해 사라질 즈음, 제니퍼의 집에서 우드 주위에 몰려 있던 현상들도 마찬가지로 이상한 현상을 빚어내고 있었다.


조금 전에도 보았듯이 요셉이 만들어 낸 중후한 음파가 회절과 간섭 현상을 통해 우드 주위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파장들의 모양을 만들어 내었는데, 제니퍼 주위로 몰려들었던 파장들 또한 민감한 우드의 심리 상태로 인해 마치 저울추가 기울어지듯 우드 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에 더 다채로운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우드 주위의 3차원 공간 속에 숨어 있던 다양한 차원들 중 우드가 폴을 만난 차원으로 우드를 다시 보내려 했는데, 그곳엔 이미 우드가 고양이로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같은 차원 속에 사람인 우드와 고양이인 우드가 존재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순간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인 우드보다 고양이인 우드가 폴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지식을 급진전시켰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고양이 우드의 에너지가 증가하여 사람인 우드는 사라지게 되었고, 우드가 누워 있던 자리에 사람이 아닌 고양이 우드가 누워서 자고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저쪽 차원에 고양이 우드가 없었다면 사람인 우드가 제니퍼 집에서 폴의 차원으로 넘어가겠지만, 저쪽 차원에 이미 고양이 우드가 있었으므로 저쪽 차원의 고양이 우드가 오히려 제니퍼 집으로 오게 되면서 사람인 우드는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같은 차원에서 동일한 존재가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예를 들어 어떤 신이 '나는 어디에나 있다.'라는 말을 했다면 그 어디에나는 같은 차원이 아닌 다양한 차원을 말하는 것이 된다.


즉, 우리의 3차원 내에서도 동일한 존재는 하나만 존재할 수 있고, 그 3차원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차원들에 그 신이 존재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제니퍼는 고양이 우드가 곁에 누워 자는지도 모르고, 사람인 우드가 고양이 우드로 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공간의 요동 때문에 잠결에 변화를 느끼게 되었고, 깊은 잠에서 아주 살짝 깨어난 제니퍼는 우드 쪽으로 돌아누우며 다리를 우드에게 올렸다.


'어머~ 이게 뭐야!'


꿈결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가는 상황이었지만, 사람의 몸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털의 감촉 때문에 제니퍼는 화들짝 놀라며 깨어나게 되었다.


"어머나! 아니, 윌은 어디 가고 그 자리에 고양이가 있는 거야?"


제니퍼는 자신이 헛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자신의 뺨을 툭툭 때렸다.


자존심이 쎈 데다가 이렇게 스스로를 스스럼없이 때릴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할 때, 제니퍼에게는 아마 여전사 역할이 제격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제니퍼는 평소 고양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비록 윌이 없어졌고 생전 처음 보는 고양이가 그 자리에 있었지만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처럼 그리 놀라진 않은 모양이다.


'아니, 윌은 나한테 말도 안하고 가버린 거야? 그런데 고양이는 왜 갖다 놨대?'


제니퍼가 이렇게 잠을 깨고 있는 사이, 요셉은 아직도 애타게 제니퍼를 부르고 있었다.


"누나~, 제니퍼 누나~!"


여러분은 우드가 폴과 만나고 있다가 제니퍼 집에 고양이의 모습으로 오기까지 아주 긴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것도 아주 짧은 그러니까 찰나의 순간이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기 바란다.


"아니, 이 밤중에 요셉은 또 웬일이야?"


제니퍼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 우드를 안고 현관문으로 쪼르르 달려 갔다.


"요셉, 이 시간에 웬일이야?"


제니퍼가 현관문을 열어 주자 기뻐한 것은 요셉만이 아니었다. 작가는 문이 열리자 마자 제니퍼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요셉이 기뻐한 이유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제니퍼가 원탑 주연의 작품을 방금 따냈기 때문이고, 작가가 기뻐한 이유는 드디어 우드를 잡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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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이중 첩자 +2 18.10.08 116 2 12쪽
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6 2 11쪽
62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4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6 2 16쪽
» 우드의 변신 18.09.28 166 2 12쪽
59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58 배고픈 우드 18.09.27 128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0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5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4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9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0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6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1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4 4 15쪽
45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2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1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6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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