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1,339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10.01 00:06
조회
194
추천
2
글자
11쪽

윌, 다시 교주로

DUMMY

윌은 제니의 말을 듣고 비록 불안감을 조금 떨쳐내긴 했지만, 완벽주의에 가까운 그의 성격 탓에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불편했다.


"제니, 어쨌든 여기 이렇게 계속 있으면 감기에 걸릴 것 같으니까 우리 그만 자리를 옮기는 게 어때?"


제니는 윌이 비록 교주이긴 하지만, 자신이 깨어났을 때부터 계속 반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주님, 근데 계속 아까부터 말을 놓으시는 것 같은데요?"


윌은 제니가 도리도리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말이 익숙했던 것인데, 또 갑자기 말을 높이려고 하니 선뜻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음...많이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그냥 이렇게 말을 놓으면 안될까...요?"


제니는 교주인 윌이 부탁을 하는 것이라 흔쾌히 그러시라고 했다. 다만, 제니 스스로는 이런 절차가 있고 난 다음에 자신에게 말을 놓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제니도 자존심이 쎈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럼, 교주님 어디로 가실 건가요?"


"일단, 숙소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가서 몸도 좀 녹이고 샤워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네. 알았어요."


제니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멀리 도로에서 이리저리 오가는 차들을 지켜 보았다. 잠시 후 차 한 대가 어둠을 뚫고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고, 제니는 윌에게 타자고 말했다.


"아니, 택시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제가 불렀어요. 그러니 아무 말 말고 그냥 타세요."


윌은 제니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떠올렸지만, 이런 능력까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므로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한 윌은 자신을 옥죄고 있던 긴장감이 풀어졌는지 그새 잠이 들었고, 제니는 그런 교주와 차의 라이트가 비추는 도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하얀 건물 앞에 도착했고, 제니는 윌을 깨웠는데 택시 안이라서 그런지 '교주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다 왔어요. 일어 나세요!"


윌은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단잠을 자고 일어난 모양이었다. 훨씬 개운한 표정으로 택시에서 내린 윌은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윌이 택시에서 내리니 사장과 사장 부인이 건물 앞에 이미 나와 서 있었던 것이다.


"아니, 사장님! 이 늦은 시각에 어쩐 일로?"


"아 예 교주님, 저희는 제니님의 연락을 미리 받고 교주님을 기다리고 있던 중입니다."


윌이 도리도리의 세계에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조금 더 잘 생겨진 얼굴을 가진 의사였는데, 지금 하루 종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다음 제니와 함께 돌아온 곳은 윌이 이전에 근무하던 곳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에 윌이 한 차례 놀란 것이다.


윌이 놀란 또 한 가지 이유는 방금 여러분이 본 것처럼 제니가 어떻게 연락을 미리 한 것인지 모르지만, 사장과 사장 부인이 제니의 연락을 받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 순간 윌에게 당혹스러운 점은 자신에게 아무런 변화없이 차원의 변동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도리도리와 함께 자신의 3차원 세계로 돌아왔을 때 그가 의사가 된 것까지는 윌도 그동안의 차원 여행을 통한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도리도리와 식사를 하러 간 식당에서부터의 일은 윌의 여태까지 차원 여행과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 윌은 계속 이 부분이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교주님,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윌은 사장의 안내에 따라 사장실로 제니와 함께 들어갔다.


"그래, 지난 번 여행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사장은 아주 공손한 태도로 윌에게 물었다. 윌은 사장의 물음에 답변할 만한 건덕지가 아무 것도 없었으므로 그냥 대충 얼버무리는 특유의 기술을 또 발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네..."


제니는 아무 말없이 그런 윌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고, 사장 부인은 익숙한 솜씨로 그들에게 차를 대접했다.


"이 늦은 시각에 오시느라 피곤하시겠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제니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을 하고는 두 손으로 찻잔을 감싸 쥐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쌀쌀한 데다가 비까지 내린 날씨여서 몸의 한기를 떨쳐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 때 윌의 배에서 분위기 파악을 못했다는 듯이 '꼬르륵' 소리가 났다. 제니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장과 사장 부인은 서로 마주 보며 눈짓을 교환했다.


"교주님, 지금은 시간이 늦어 제가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윌은 예의상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그는 점심 때 도리도리와 식당에서 '아무거나'를 먹은 이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몹시 허기가 진 상태였다.


쫓기느라 계속 긴장한 상태였기에 배고픔을 못 느꼈던 그였지만, 지금 긴장이 조금 풀린 상태여서 그런지 어서 뭐라도 먹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여러분이 만약 이런 상태에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의 배고픔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먹을 것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윌처럼 예의를 중시하며 배고픔을 돌봐주지 않을 것인가?


나는 이럴 때 예의를 차리기보다 먹어서 자신의 기운을 차리는 것이 더 우선이므로 반드시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윌이 괜찮다고 했지만, 사장 부인은 방을 살며시 나가더니 부리나케 회사 식당으로 올라가 냉장고를 뒤져서 이것저것 준비를 한 다음 간단하게 그릇 두 개를 쟁반에 담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교주님, 여기 회덮밥입니다. 마땅히 다른 걸 준비하기는 그렇고 해서 간단하게 준비했습니다. 맛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장 부인은 교양있는 웃음을 선보이며, 제니와 윌 앞에 한 그릇씩 보기 좋고 가지런하게 놓았다.


먹을 것이 앞에 놓이자, 윌의 배 속에서는 먹을 것을 달라고 연신 소리를 쳐댔다.


'꼬르륵~ 꼬르륵~~'


윌은 모두에게 들리는 배고픔의 아우성이 민망했는지 호쾌한 웃음과 함께 식사를 시작하려고 숟가락을 들며 말했다.


"하하~, 그럼 잘 먹겠습니다."


윌이 막 식사를 하려던 찰나, 제니는 숟가락을 쥔 윌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교주님, 아무리 급하시더라도 기도는 하셔야지요."


윌은 기도라는 말에 당황하였는데, 사장 부인은 재치있게 윌을 도와주었다.


"교주님, 그러면 오늘은 교주님께서 비록 계시지만 제가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지요?"


사장 부인이 웃으며 말하자, 윌은 십년감수했다는 듯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 부인은 두 손을 손바닥이 마주 보도록 하고 머리 위로 들었는데, 사장과 제니도 같은 동작을 연이어 취했으므로 윌도 이에 힌트를 얻어 따라했다.


'이 땅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주관하시는 교주님, 영광과 부귀를 누리소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자~!'


사장 부인이 선창을 하자, 사장과 제니도 뒤이어 따라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자'를 제창했고, 윌은 차마 이것은 타이밍을 제 때 잡지 못하여 입만 벙긋거릴 수 밖에 없었다.


"교주님, 오늘 이 순간도 이렇게 교주님께 기도를 드리게 되어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어서 드시지요~!"


사장 부인은 조금 전에 기도를 하기 전보다 더 밝아진 얼굴과 목소리로 말했다.


윌은 이제 기도를 했으므로 식사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숟가락을 막 집어 들었는데, 다시 제니가 그의 팔을 제지했다.


"아니, 교주님! 너무 배가 고프셨나 봐요~. 교주님께 기도를 올린 사모님한테 안수하고 축복하셔야지요."


윌은 '안수하라'는 제니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멀뚱거리고 있으니, 제니는 조용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윌은 그 때 제니의 입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제니는 아무 말없이 가만히 있었지만 지금 윌에게 제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주님, 사모님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세요!'


윌은 너무나 선명한 제니의 목소리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조금 전에 택시를 부른 것과 사장과 사장 부인이 미리 나온 것이 이런 제니의 능력 때문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었기 때문에 말없이 일어나 사장 부인의 머리에 그의 손을 얹었다.


사장 부인은 너무나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고 있었는데, 윌은 어떻게 축복을 해야할지 몰랐으므로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얼굴에 영원히 웃음이 떠나지 말 것을 축복하노라~!"


윌이 자기 마음대로 축복을 하고 난 다음 자리에 앉자, 사장 부인은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이 되어 윌을 바라보았는데 윌이 보기에도 너무나 상냥하고 온화한 웃음이었기에 윌은 자신의 소임을 다한 양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교주님, 저희가 잠깐 볼 일이 있어서 나가 있겠습니다. 편히 식사하십시오~!"


사장은 윌이 막 식사를 하려던 찰나 다시 이런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기 때문에 윌은 또 다시 식사를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서 답례를 해야 했다.


사장과 사장 부인이 사장실을 나가고 난 다음 그제서야 숟가락을 든 제니는 윌보다 빠른 속도로 그릇 속의 음식들로 배를 채우기 시작했는데, 정작 윌보다 더 배가 고팠던 것은 그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윌과 제니가 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 아직 식지 않은 차를 마시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장과 사장 부인이 들어 왔다. 사장 부인은 여전히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었는데, 윌은 이것이 자신의 축복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이 때 사장 부인이 무언가를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교주님, 이거 저희 통장입니다."


"아니, 이게 웬 통장입니까?"


윌은 뜬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저희가 교주님을 위해 준비한 겁니다. 부디 사양마시고 받아 주십시오."


윌은 영문을 몰라 얼떨떨한 표정이 되어 제니를 바라보았는데, 제니는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윌을 쳐다보았다.


"10억 밖에 안됩니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닙니다."


윌은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계속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윌이 통장을 받지 않고 가만히 있자 이번에는 사장이 나섰다.


"교주님, 저희가 이걸 교주님께 드려야 저희 마음이 더 기쁠 것 같아서 준비한 것입니다. 제발 받아 주십시오."


사장은 말을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통장을 윌의 손에 꼭 쥐어주었기 때문에 윌은 엉겁결에 통장을 받게 된 셈이었다.


그러자, 사장 부인도 덩달아 일어나 사장과 함께 감사하다는 표시로 윌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들이 인사를 하는 사이 윌은 '이왕이면 도장도 같이 줄 것이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윌의 생각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사장 부인은 자리에 앉자마자 말했다.


"그 통장은 교주님 외에는 아무도 찾을 수 없도록 해 놓았습니다. 저희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윌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사이,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누군가 문에 노크를 했다.


작가의말

*재밌어요* 추천과 선호작 버튼을 눌러 주면 작가에게 힘을 주는 멋진 여러분이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41 강건한
    작성일
    18.10.01 06:32
    No. 1

    금강산도 식후경!!

    배고프면 먹어야!!

    간단하게 있는 걸로 준비해도 회덮밥이 나오는 집에

    놀러가고 싶은 워러깍 ^0^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로덴킹
    작성일
    18.10.01 11:57
    No. 2

    멋진 워러깍님 감사 드립니다.
    맛있는 점심 드세요 ^^

    찬성: 1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pia에 놀러간 will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공지입니다 +2 18.09.26 107 0 -
70 제니의 말(2)...The End +2 18.10.12 151 2 5쪽
69 제니의 말 +2 18.10.12 123 2 11쪽
68 다시 연구소로 18.10.11 105 2 12쪽
67 해후 18.10.09 131 2 12쪽
66 이중 첩자 +2 18.10.08 116 2 12쪽
65 해답을 찾다 18.10.05 90 2 12쪽
64 피닉스 연구소 18.10.04 113 2 12쪽
63 첩보원 18.10.02 146 2 11쪽
» 윌, 다시 교주로 +2 18.10.01 195 2 11쪽
61 제니의 등장 +2 18.09.29 137 2 16쪽
60 우드의 변신 18.09.28 166 2 12쪽
59 철학자 폴 18.09.28 130 2 13쪽
58 배고픈 우드 18.09.27 129 2 12쪽
57 위기의 우드 18.09.27 141 2 14쪽
56 추격과 재회 18.09.25 151 2 15쪽
55 윌과 추격자 18.09.24 166 4 14쪽
54 어둠의 손님 18.09.23 154 4 14쪽
53 불청객 등장 +2 18.09.22 178 4 15쪽
52 윌과 제니퍼 18.09.22 171 4 18쪽
51 제니퍼의 등장 18.09.21 179 4 10쪽
50 뜻밖의 만남 18.09.21 171 4 14쪽
49 차가운 이별 +2 18.09.20 207 4 16쪽
48 그녀의 증언 18.09.20 161 4 9쪽
47 그녀의 등장 +2 18.09.19 246 3 7쪽
46 46. 청년의 부탁 +2 18.09.18 185 4 15쪽
45 45. 음악 선생님과 청년 18.09.17 173 5 13쪽
44 44. 윌(will)을 찾아온 망자 18.09.17 171 5 12쪽
43 43. 망자의 대화 18.09.15 167 5 15쪽
42 42. 의사가 된 윌(will) 18.09.14 177 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