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그코크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입니다 아마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카그코크
작품등록일 :
2023.05.11 21:42
최근연재일 :
2024.05.28 08: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6,969
추천수 :
69
글자수 :
604,358

작성
23.09.24 22:05
조회
12
추천
0
글자
12쪽

DUMMY

미르터 후작가의 영지에 도착하기 며칠 전.

네인 일행은 수도의 인을 통해 미르터 후작가 저택에 도착했다.

수도와 아스트라 공작가의 거리는 마차로 며칠을 걸리는 거리를 1초도 안 돼서 도착하니 에이는 네인에게 말을 걸었다.


“네인.”

“왜?”

“인은 강한가?”

“약할걸? 왜?”


약하긴 해도 비교 대상이 각 인격들. 그들과 비교하면 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다른 인격들이 비정상적으로 강한 것도 있지만 인의 능력과 테마는 전투와 거리가 멀다.


“싸워보고 싶다.”

“.. 진심이야?”

“진심이다.”


에이한테 몰랐던 점이 있는데 에이는 꽤 호전적인 성격이다.

레코드한테 덤벼들었던 일도 그렇고 싸움 자체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는데? 인.”


네인의 물음에 일행이 나왔던 게이트에서 애꾸눈의 낭인 모습을 한 인간이 나타났다.


“인?”

“어. 나다.”

“와. 네 인간 모습 처음 봐.”

“싸움에 있어서 표적이 있는 건 중요하니까. 그것보다 네인.”


인은 대문 너머로 손을 가르키며 말했다.


“말 잘해야 할 거다.”


인이 가르킨 손의 끝에는 적탑주 필가논 미르터가 있었다.


“어서 오거라. 혹을 참 많이도 달고 왔구나.”


혹은 필시 퀸과 케이를 뜻하는 걸 거다.


“할아버지가 직접 나오시나요?”

“네가 왔으니 응당 나오는 건 나지. 어차피 그놈들도 각자의 연구에 빠져 밖에 나올 생각이 없으니까.”


마법사가 연구에 빠지는 건 좋은 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상황에 만족 못 하고 더 발전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니까.


“들어오거라. 방은 전에 썼던 걸 쓰면 된다.”

“네. 근데, 바로 알아보시네요? 많이 변했는데.”


키는 이전보다 훨씬 크고 마법의 경지도 5써클에서 6써클로 올라섰다. 보통이라면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법한데 필가논 미르터는 동요나 간단한 의문조차 가지지 않고 네인을 대했다.


“저기 눈깔한테 들었으니까.”

“눈깔이라니 말이... 어?”


네인은 곧바로 인한테 시선을 돌렸다.


“내가 말했다.”


그리고 인은 당당하게 자신이 범인이라고 말했다. 물론 겨우 그런 거 말하는 걸로 범인이니 뭐니 하는 것도 할 말은 없지만 문제는 누구까지 말했냐는 거다.


“누구한테 말했어.”

“역시 본체답군. 보통이라면 어디까지 말했냐고 반문할 텐데. 지인이라고 할법한 인물들 전부.”

“가족 포함?”

“가족 포함.”


자 이제 어디부터 걱정해야 할까?

황제? 솔직히 그쪽은 무시하면 된다.

진짜 중요한 건 레비탄 백작가다.


“X됐다.”


돌아가면 변명이고 뭐고 빼도 박도 못한다.

생각을 위해 중얼거리는 네인을 뒤로하고 에이, 퀸, 케이는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아... 이건 아닌데.”


이후의 일을 생각하며 중얼거리는 네인을 보며 인은 생각했다.

역시 본체는 힘들구나.

인은 네인을 옮기면서 에이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의 싸움방식은 준비가 필요하니까.

그런 와중에 네인은 생각을 계속했다.


‘사실대로? 일단은 인이 말한 거면 대부분은 파악하고 있을 텐데.’

‘거짓말을 섞는 건 어떻지? 90%의 진실과 10%의 거짓. 이건 꽤 유용한 방식이야.’

‘애초에 거짓말이 통하기나 할까? 아니, 필요한 건가?’

‘이유? 실리? 왜?’

‘왜...’


쾅!


큰 충격음에 네인은 생각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다.

미르터 후작가의 저택에서 배정받았던 자신의 방안이었다.


‘인이 옮겼나? 근데 갑자기 큰소리라... 아!’


인이랑 에이 싸운다고 했었지. 그럼, 방금 큰소리는 분명...


“내가 한 짓이다.”


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주변 풍경이 저택 내에 구비되어 있는 연무장으로 변했다.

연무장에는 인 그리고 쓰러져 있는 에이가 있었다.


“네인. 너는 생각이 많아.”

“살면서 생각을 안 하는 인간은 없어.”

“가끔은 멈출 줄도 알아야지.”

“그건 너한테 듣는 것도 좀...”

“그것도 그렇군.”


네인은 에이에게 눈을 돌렸다. 커다란 굉음이 들렸음에도 연무장은 깨끗했다. 이건 인의 작품일 거고 한편 에이의 등 뒤에는 돌멩이 하나가 있었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돌멩이가.


“인. 그래도 조절은 좀 해라.”

“전력으로 오라는 헛소리를 하길래 조금 힘 좀 썼다.”

“아무리 그래도 ‘미티어’는 좀 아니지.”


미티어.

운석을 뜻하는 단어로 메테오로도 발음하기도 하는데 또 다른 단어로는 슈팅 스타도 있다.

뭐.. 이건 그렇다 치고 미티어, 메테오는 인의 최강이자 유일한 질량 공격수단이다.

인의 테마는 세계.

능력은 테마처럼 공간 그 자체다.

다만 공간을 다룬다고 공간을 절단한다거나 파괴하거나 공간을 파손시킬 만한 힘은 능력의 범주에 넣지 않았다.

크랙과 능력이 겹치는 것도 이유이긴 하지만 네인이 생각하는 세계라는 테마는 그런 게 아니었다는 게 주 의견이었다.

인은 여기서 큰 불평을 하지 않았다.

인도 네인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싸움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의외일지 모르지만, 네인은 호전적인 성향이 짙은 인간이다. 다만 그걸 평생 억누를 뿐.

네인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성향을 억눌러와서 잘 모르지만, 인은 네인의 인격.

모를 수가 없었다.

네인의 호전적인 성향에서 파생된 존재가 2번, 6번(크랙), 10번.

다시 인의 얘기로 돌아와서 인은 싸움을 가급적이면 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공격력이 없다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능력을 어떻게 하면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 자체는 길지 않았다.

10분. 그 정도 고민으로 인은 자신의 능력에 메테오라는 기술을 만들었다.

인이 사용하는 메테오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질량을 가진 물건.

이 경우에는 대부분 돌멩이로 해결한다.

두 번째는 시간.

돌멩이를 높은 곳에 떨어트려 속도를 높인다.

세 번째는 집중.

운석도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그리고 지구에 떨어질 때 공기저항으로 많은 부분이 깎인다.

위력이 강한 공격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위치에서 돌멩이 자체에 대해 일부 물리법칙을 뒤틀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기저항을 무시한다거나 가속도의 증폭. 마지막으로 일정 구간의 반복.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게 인의 유일한 그리고 최강의 질량 공격.

미티어.


“그래도 하나만 사용했으니까 상관없지 않나?”


인의 무서운 점은 이거다.

실패의 경우 다수의 미티어를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인의 능력은 공간.

운석과 같은 질량 무기가 바로 몸 위에서 소환된다면?

보통은 즉사다.


“에이가 튼튼해서 망정이지 보통은 맞으면 죽어.”


맞으면 죽는다는 말에 연무장 밖에서 구경하던 케이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근데 신기하긴 하더군. 나름 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미티어인데 옷이 찢어진 것 외에 상처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확실히 에이의 방어력은 비정상적이다.

보통 그 정도면 뼈에 금이라도 가야 하는데 뼈에 금이 가기는커녕 피부에 생채기 하나도 없었다.

저게 사람 몸이야?

아! 내가 저렇게 만들었지?


“근데 얘는 늘 이렇게 기절하고 끝나네.”

“좀더 강해지면 기절할 일도 없겠지.”

“지금이 그나마 몇 안 되는 기절 방법이라는 건가.”


완만하지만 에이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천재와 비교하기에는 확실히 더딘 성장 속도이지만 재능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


“에이는 직접적으로 건들 이유는 이제 없나?”


네인은 고개를 돌려 퀸과 케이를 봤다.

퀸은 살아온 세월이 길어서인지 힘을 사용하는 데 능숙하지만, 네인이 봤을 때 아쉬운 구석이 조금 있었다.

케이의 경우 10세 전후의 인간과 비슷한 상황이라서 뭐라 할 수도 없고.

케이는 곁에 두고 차근차근 가르치고 퀸의 경우 숙제형식으로 뭐라도 해야겠다.


“아. 그리고 필가논 미르터의 전언이 있었다.”

“할아버지? 왜?”

“밀린 얘기가 많을 것 같으니 서재로 오라더군.”

“아하! 그럼, 뒤처리 좀 부탁할게.”

“그래.”


연무장을 뒤로하고 달려가는 네인을 보면서 인은 연무장의 인원을 격리, 이동시키고 연무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한편 네인은 생각이 많이 복잡했다.


‘뭘 어떻게 말해야 하지?’


대화의 시작 부분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그리고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네인은 이런 부분이 제일 약했다.


“뭐.. 생각해도 어쩔 수 없나? 그냥 되는대로 해야지.”


끼익-


필가논 미르터의 서재로 들어가니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방 구조가 네인을 반겼다.


“많이도 변했구나. 네인.”

“오랜만에 뵙네요. 할아버지.”


6개월,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네인과 필가논은 다시 만났다.


“키는 많이 컸고. 써클은 6써클인가? 올릴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산 정상의 경치가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산 위라... 너 다운 말이로구나.”


필가논은 네인에게 경지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 이전에는 경지에 대한 집착이 없어서 실행하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 때마침 6써클도 됐으며 경지에 대한 욕심도 확인했으니까.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럼,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됐군.”

“.. 네?”

“네인. 적탑으로 가자꾸나.”

“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


“그러니까.. 제가 적탑의 장로로 들어간다는 거죠?”

“그렇다.”


상상도 하지 않았던 적탑의 장로가 되게 생겼다.


“장로라는 직위가 이렇게 쉽게 얻어져도 되는 거예요?”

“쉽게라.. 너는 지금 네 마법사로서의 경지를 제대로 모르나 보구나.”

“알긴 아는데.. 솔직히 11살이 오를 위치가 아닌 것도 알죠.”“그 11살이 오른 마법사의 경지도 보통의 11살짜리 마법사가 오를 경지도 아니고 말이지.”


네인은 필가논과 이동하면서 그간의 마법의 성취에 대해서 얘기했다.

무영창, 마법의 의념, 그로 인한 리미트 다운으로 구현할 수 있는 9써클.

다른 6써클은 물론이고 7, 8써클조차 감히 현재 네인의 성취에 대해 얕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9써클은?


“솔직히 다른 건 몰라도 무영창만큼은 가히 기적을 보는 것 같았지.”


9써클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무영창이 가능한 마법사는 없나요?”

“내가 알기로는 없다. 애초에 무영창은 불가능이라고 치부할만한 일이니까.”


확실히 무영창은 불가능에 가깝긴 하다.

마법을 발동할 때 허공에 마나로 새기는 술식이며 마법을 발동할 때 외치는 영창이 그 이유다.

예를 들어 마법이 기계라 한다면 영창과 술식은 기계 부품으로 비교할 수 있다.

기계 부품의 경우는 일부를 하나의 장치로 바꿀 수 있지만 결국 기계는 부품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무영창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는 이런 이유다.


“솔직히 저도 이게 왜 되는지 몰라요.”


네인의 무영창은 순수한 우연의 산물이었으니까.

물론 네인의 무언가가 무영창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온 것이겠지만 그걸 파악하지 못한 네인의 역량은 무영창이라는 결과물을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라는 결론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모른다는 건 아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무영창은 왠지 연구하기 싫단 말이죠?”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섬뜩한 기분이 들고 또 어딘가 날카로워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네인은 무영창을 연구하지 않았다.


“그렇군.”

“뭐.. 현재 제가 연구하고 있는 9써클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요.”


네인이 6써클에 도달하고 얻은 의념인 현실과 가상.

그걸로 토대를 쌓은 9써클 마법은 네인에게 있어서 마치 소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내가 처음으로 살아있다고 자신의 입으로 단언할 수 있었던 그때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입니다 아마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7 저주 23.10.13 10 0 13쪽
86 파탄 23.10.05 10 0 11쪽
85 적탑의 장로 23.09.29 11 0 12쪽
» 23.09.24 13 0 12쪽
83 집지키는 개 23.09.20 12 0 11쪽
82 시스템 23.09.16 14 0 12쪽
81 과정 23.09.12 13 0 13쪽
80 악의(惡意) 23.09.09 15 0 10쪽
79 심상(沈想) 23.09.06 16 0 11쪽
78 이변 23.09.01 13 0 11쪽
77 6개월 23.08.27 15 0 12쪽
76 문답 23.08.24 15 0 12쪽
75 깨어남 23.08.21 17 0 11쪽
74 네인(8) 23.08.18 16 0 11쪽
73 네인(7) 23.08.15 16 0 12쪽
72 네인(6) 23.08.10 16 0 12쪽
71 네인(5) 23.08.08 15 0 13쪽
70 네인(4) 23.08.04 19 1 12쪽
69 네인(3) 23.08.02 21 1 11쪽
68 네인(2) 23.08.01 18 1 14쪽
67 네인 23.07.29 22 0 14쪽
66 심상 세계 23.07.26 20 0 11쪽
65 갈림길 23.07.21 23 0 11쪽
64 또 다른 이야기 23.07.20 22 0 11쪽
63 마지막의 마지막 23.07.19 27 0 11쪽
62 제약 혹은 약속 23.07.18 23 0 12쪽
61 인간의 의미 23.07.17 27 0 11쪽
60 싸움의 기준 23.07.12 27 0 11쪽
59 이야기의 방향 23.07.11 29 0 11쪽
58 세번째 권유 23.07.10 29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