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그코크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입니다 아마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카그코크
작품등록일 :
2023.05.11 21:42
최근연재일 :
2024.05.28 08: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7,027
추천수 :
69
글자수 :
604,358

작성
23.09.06 22:00
조회
17
추천
0
글자
11쪽

심상(沈想)

DUMMY

처음은 2번.

그다음으로는 3번과 8번.


“네인.. 어디서 뭘 하는 거야?”

[..!]


그다음으로는 5번부터 순차적으로 네인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1번은 가장 늦게 눈치챘다.


“흠.. 확실히 이 시기가 네인이 가장 불안한 시기였긴 했는데.. 당신도 그걸 눈치챈 건가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네인은 알 수 없는 곳에 자신과 닮은 모습을 한 남자, 혹은 인간이라고 하기 뭐한 존재와 마주 보고 앉았다.


“질문은 있나?”

“질문은 많죠.”


지금 상황에서 가장 평범한 대화는 여기는 어디며 당신은 누구냐. 이게 보편적이지만...


“제가 왜 이곳으로 오게 된 건가요?”

“호오?”


궁금하지만 중요한 요소는 아니며 충분히 추측이 가능한 문제다. 질문은 때에 따라 궁금한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잠깐 기다려 주겠나?”


남자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배.. 피시나요?”

“자주 피지. 답답할 때 이것만 한 것도 없으니까.”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담배를 피우는 남자.

행동거지는 익숙해 보이는데 그게 자신의 모습을 한 남자가 자연스럽게 행동하니 네인은 으로써는 어색해 보이기도 하다.


“네가 이곳에 온 이유라.. 곧 터질 폭탄처럼 보였으니까.”

“아하하하..”


그건 솔직히 입이 두 개였어도 할 말은 없다. 주관적으로 봐도 어딘가 자신은 맛이 간 생태였으니까.


“사춘기라는 시기도 겹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사실이니까.”

“.. 사춘기요?”

“전생에서는 초등학생 중, 고학년때 중2병이 왔었으니까.”

“....”


확실히.. 초등학생 때는 그 시절이 전부 흑역사라고 할 정도로 쪽팔렸고 중학생 때는 그 시기를 점점 벗어나는 시기였으니까. 그와 동시에 나태해지긴 했지만...


“근데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전생에서부터 봐왔으니까.”


전생이라는 말에 네인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했다.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아네?”

“굳이 보일 필요가 없는 표정이었으니까요.”

“네가 자주 웃는 이유도 그렇겠지. 아! 정확히는 그 이유의 반대인가?”

“그렇죠.”


웃을 이유가 있어서 웃었다. 자주, 그것뿐.


“.. 근데 이러면 비밀이랄게 없는 것 같은데.”

“그렇지.”

“와.. 내가 자주 웃는 이유는 ‘타인’은 모르는데.”

“네가 말을 안 했으니까.”

“그렇죠.”


별거 없는 이유긴 하지만 남에게 말하긴 껄끄러운 이유다.


“뭐, 그런 자질구레한 건 넘어가자고.”

“이게 자질구레한 거라고요?”

“아니야?”

“하하하... 맞죠.”


확실히 자주 웃는 이유라던가 사춘기라던가 그건 자질구레한 건 맞다.


쿠르릉~!


이 세계에 비하면 말이다.


“좋아. 그럼, 잠시 같이 걸을까?”“네.”


네인과 남자는 물로된 땅을 걸으며 안쪽으로 걸었다.


“아까 나는 여기를 너의 내부라 말했는데. 내부는 맞아. 좀 더 정확히는 너의 심상 세계 중 하나지.”

“심상 세계. 한 개가 아닌가요?”

“보통은 한 개지. 네가 열 개로 인격을 안 쪼갰으면 아마도 한 개였을 거야.”

“아마도라면 확실하지 않다는 소리네요.”

“그렇지. 너는 절대 한 가지를 고집하는 성격은 아니잖아?”

“그렇죠.”


정확히는 한가지 신념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옳다고 한 정의가 정의가 아닐 경우 사람은 쉽게 무너진다. 그게 현실이든 가상이든.

신념에 있어서 중요한 건 없다.

신이 옳다고 믿는 이들은 신을 믿으면 된다. 믿지 않는 자는 믿지 않으면 된다.

불신자니 악마니 그런 소리를 해도 신념에는 중요한 건 없다.

선의든 악의든 뭐든 간에 신념은 사람의 삶에 늘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건 가치관이지.

뭐. 통괄적으로 보면 같은 의미이지만 신념보다 더 넓은 의미로 가치관이라는 말을 썼다.


“그래도 네가 인격을 쪼개진 않았어도 심상 세계가 하나일 가능성은 적겠지. 적어도 둘, 많아야 세 개겠지. 네가 좋아하는 숫자에 4는 없으니까.”

“2, 3, 5, 9. 제가 좋아하는 숫자죠.”


2와 3은 단순하다고 할만한 숫자라 좋아했고 1은 싫어했다. 왜인지는 모른다.

4는 좋아하냐 싫어하냐를 판단하기 애매했고 5는 나름 밸런스가 잡혀있어 보여 좋아했다.

9는 10에서 1을 뺀 숫자라 좋아한다. 나머지 숫자는 그냥 생각에 없었다.


“근데 그 얘기는 왜?”

“이제부터 중요한 얘기인데. 이곳은 본래 네 심상 세계가 있어야 할 곳이 응축된 곳이거든.”

“네.”

“근데 원래 세 개 여야 할 세계가 하나로 응축되어 버려 문제가 생겼지.”

“네.”

“해결해.”

“네? 당신은요?”

“나는 이곳 안 터지게 계속해서 잡고 있었는데?”“아하!”


그러니 본인은 이곳을 가두고 있으니, 문제해결은 내가 해라?


“근데 어떻게 해요?”

“... 힌트를 주지. 여기는 전지전능의 힘 안이기도 해.”

“그래서요?”

“... 됐다. 이건 설명하기 까다로우니까.”


덜컹!


네인의 바닥이 꺼졌다.


“어?”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봐.”

“에에엑~!!!!”


꺼진 바닥 밑으로 떨어진 네인을 확인한 남자는 다시 바닥을 닫았다.


“숨긴다고 능사는 아니지. 너도 잘 알거라고 생각해. 네인. 아니... 뭐 ‘이름’ 같은 건 상관없으려나?”


돌아올 때 쯤이면 여러 가지로 네인은 바뀌어있을테니까.


“그것보다 밖은 난리이려나? 2번은 어떻게 되려나?”


네인의 존재는 2번에게 있어서 자물쇠나 다름이 없는데. 지금은 그 자물쇠가 없다.


“대체재는 많으니까 상관없으려나?”


스읍~

후우...


남자는 담배를 한모금 마시고 난 뒤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밖에 나갔다 겠다.”




검은 공간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 네인은 생각했다.

내가 정말로 떨어지고 있는 건가?

몸이 붕 뜬 느낌은 들지만 떨어지면서 생기는 바람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공기가 없는 건가? 라고 하기에는 숨은 제대로 쉬어진다.


“이대로 쭉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네인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나를 찾아?”


이번엔 고개를 돌린 반대쪽. 네인은 이번에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굳은 거야?”

“아니. 대충 짐작이 가서.”


네인은 앞을 가리켰다.


“거기 있지?”

“아니야. 나는 거기 없어.”

“진짜?”

“맞아 없어.”

“그럼 내가 가르키는 건 뭐지?”

“....”


쩌억..


어둠이 갈라지고 세상이 흑색과 백색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정말 추측하기 빡세네.”

“그런 것치고는 잘 맞췄어.”


하얀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아직 혼란스러워.”


검은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 너희들을 뭐라 부르면 돼?”

“나는, 우리는, 이름이 없어.”


이번에는 양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래? 그렇구나.”

“이름, 없어.”

“이름이 없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놀리는 거야?”


네인은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것 같아?”

“... 아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네인이 활짝 웃는 웃음은 그런 웃음이었다.


“너는 이름이 있지. 하지만 왜 이름이 없는 기분을 알고 싶은 거야?”

“이름이 싫으니까.”


순도 100% 진심이며 50% 정답이다.

나머지 50%의 정답은 이름에 대한 어떤 갈망 때문에 정답이 50%로 나뉘어져 버렸으니까.


“왜 이름을 싫어하는 건데.”

“이름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 하겠어. 그리고 사는 게 불편해.”

“하면 되잖아?”

“할 수 없어.”“사는 게 불편하면 죽으면 되잖아?”

“죽을 수가 없어.”

“왜?”“왜?”

“이름 때문에.”


정확히는 이름에 들어간 한 단어 때문이다.

바를 정(正)

하는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네인은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이 옳고 그름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짜증 나는 일이 참 많았다.


“근데 놀리냐는 말은 당연한 질문이긴 하네. 이름이 있는 이가 없는 이한테 나는 있는데 너는 없는 기분이 뭐냐 하면 당연히 화나겠지.”

“이상해.”

“신기해.”

“.. 뭐가?”

“너는 화를 내고 있어.”

“자기 자신한테.”

“..?”

““흥미로워.””


지끈!


갑자기 두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게 뭔..!”

“너는.”

“나는.”

“누구지.”“누굴까?”


밀려오는 두통 속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네인은 천천히 대답했다.


“무슨 의미야?”

“나는.”

“너는.”

““우리는.””


지끈!


계속해서 커지는 두통에 네인은 어떻게든 정신 줄을 붙잡고 있었다.


“우리가 뭔데.”

““우리는....””


네인은 천천히 감기는 눈을 인식했지만 차마 더 이상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젠.. 장...”


한계였다.





네인의 바깥, 현실.


“아 좀! 진정하라니까?”

[너 같으면 진정이 되겠나?]


말 한마디에 땅이 끓고 하늘이 끓는다.


“젠장.. 2번!”


정신을 잃은 네인의 몸에 고깃덩이가 덕지덕지 붙은 외견.


[네인..]

“젠장. 이놈은 도대체 어디를 간 거야? 야. 인!”

“수습 중이다. 말 걸지 마라.”


어느샌가 인간의 외견으로 나타난 인이 주변을 격리했다.


“에이 쪽 들은?”

“공작가랑 같이 빼돌렸다. 여긴 외부랑 단절된 완전히 다른 세계고.”

“좋아!”


레코드를 포함한 다른 인격들 모두 폭주하는 2번을 막을 힘은 없다. 물론 온전한 상태에서의 폭주일 때에만 해당되지만.

현재 2번은 네인의 외부와 내부를 살피기 위해 자신을 반으로 나눴다.

힘도 마찬가지로 반절. 그럼 충분히 막는다.

제압은 불가능하지만, 폭주의 여파가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걸 막을 수는 있다.


“네인 이 자식은 어디로 가서..”

“미안하군. 잠깐 볼일이 있어서 어디로 데려갔는데.”


팟!


레코드와 인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없어?”

“없다?”

“후.. 바꿔치기 성공!”


다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린 레코드와 인 그리고 2번은 봐버렸다.


정신을 잃은 네인을 어깨에 들쳐메고 있는 네인의 모습을 한 누군가.


“인!”

“알고 있다.”


쩌억-


공간에 구멍이 뚫린 듯 검은 구멍이 7개가 열렸다.


“정말 바람 잘 날이 없군, 우리 본체는.”


3번


“근데 이거 괜찮은 거 맞아? 나는 왜 이리 불안하냐.”


4번.


“상대는 알 수가 없어. 전력으로 가야 해.”


6번.


“전력이라.. 네인이랑 전혀 안 맞는 말인데.”


7번.


“전력..”


9번.


“전력은 몰라도 최선을 다하긴 해야지. 그게 도리니까.”


1번.


“어라? 10번은?”

“몰라. 귀찮은가 보지.”

“흐음...”


10번을 제외한 모든 인격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편 그 광경을 본 네인을 들쳐맨 남자는 생각했다.


‘어X져스가 생각나는 광경이군.’


작가의말

망했어요...

지금 이것도 제대로 쓰기 힘든데 다른 작품 쓰고 싶어졌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입니다 아마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7 저주 23.10.13 10 0 13쪽
86 파탄 23.10.05 11 0 11쪽
85 적탑의 장로 23.09.29 11 0 12쪽
84 23.09.24 13 0 12쪽
83 집지키는 개 23.09.20 13 0 11쪽
82 시스템 23.09.16 14 0 12쪽
81 과정 23.09.12 13 0 13쪽
80 악의(惡意) 23.09.09 15 0 10쪽
» 심상(沈想) 23.09.06 18 0 11쪽
78 이변 23.09.01 13 0 11쪽
77 6개월 23.08.27 15 0 12쪽
76 문답 23.08.24 15 0 12쪽
75 깨어남 23.08.21 18 0 11쪽
74 네인(8) 23.08.18 16 0 11쪽
73 네인(7) 23.08.15 16 0 12쪽
72 네인(6) 23.08.10 16 0 12쪽
71 네인(5) 23.08.08 15 0 13쪽
70 네인(4) 23.08.04 19 1 12쪽
69 네인(3) 23.08.02 21 1 11쪽
68 네인(2) 23.08.01 19 1 14쪽
67 네인 23.07.29 22 0 14쪽
66 심상 세계 23.07.26 20 0 11쪽
65 갈림길 23.07.21 23 0 11쪽
64 또 다른 이야기 23.07.20 23 0 11쪽
63 마지막의 마지막 23.07.19 27 0 11쪽
62 제약 혹은 약속 23.07.18 23 0 12쪽
61 인간의 의미 23.07.17 27 0 11쪽
60 싸움의 기준 23.07.12 27 0 11쪽
59 이야기의 방향 23.07.11 30 0 11쪽
58 세번째 권유 23.07.10 3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